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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서재입니다.

나락 일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snownun
그림/삽화
원one
작품등록일 :
2020.07.17 19:55
최근연재일 :
2020.12.07 19:54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481
추천수 :
228
글자수 :
196,698

작성
20.10.17 19:37
조회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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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9쪽

2부-창백의 일대기

DUMMY

아인즈가 저주받은 대지의 산 위에서 얼어붙은 뒤, 셀 수 없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적게는 1~2년, 길게는 몇 백년이라 할 수도 있겠지.




휘몰아치는 눈보라. 새하얀 세상. 이게 방금 막 눈을 뜬 어느 불사자(스켈레톤)의 감상이었다.


왜, 어째서 태어났는 지도 모른 채 그저 기었고, 빛나는 무언가를 만졌다. 그리고 수많은 빛의 끈이 그를 덮쳤다.


동시에 새겨져가는 수많은 마법과 지식, 그리고 힘. 그 원리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억지로라도 이해한 척은 할 수 있었다.




"...아아...."


시험삼아 내뱉어본 매마른 목소리.


이젠 제대로 말할 수 있다. 그보다 여긴 어디지? 난...누구인 거지?


내가 만진 건 아마 신비의 결정일 것이다. 맞는 지는 몰라도 그냥 이 수정이 그렇게 알려줬다.


[불의 심장], [충격파], [하위 근거리 내성], [저주 해제], [마법 화살], [관통], [드래곤 라이트닝], [마법 강화:], [공격력 강화], [통찰], [생명 변환], [대지의 기둥], [마법 최강화:], [하위 악마 구축], [무영창:], [불사자의 불꽃], [연속시전:], [전격구], [감지], [은신], [하위 방어력 강화], [마법 방패], [전언], [저항: 찌르기], [저항: 베기], [프로스트 랜스], [허위정보], [하위 속성 내성], [간파], [하위 결계], [다중 결계], [상위 결계], [버스트], [영체화], [저주의 불길], [죽음], [오로라의 용], [저항 관통:], [무취].


아직 더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습득한 마법은 대략 이 정도이다. 전부 다 어떤 건지도, 어떤 원리가 있는 지도, 어떤 효과가 있는 건지도 알 수가 없었지만 이름은 알 수 있었다.


뭐, 하나하나씩 써 보면 되겠지.


내 앞에 무언가가 있다. 새빨간 무언가가. 어째서 눈치채지 못한 거지?


난 왠지 모를 호기심이 생겨 한 번 다가가보았다. 하지만 그건 그 어떤 것도 아니었다.


그냥 검이었다. 그것도 아까 전에 내가 만진 신비의 결정 뒤에 있는 검.


주인은 없는 듯해서 그냥 가져가기로 했다. 이름은...여명이라 해두자. 나에게 찾아온 희망의 뒤에 있던 검이니까.


잡담은 됐고, 빨리 여길 빠져나가야 한다. 여기에 있어선 '마법'을 써보는 것도 힘든 데다가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추위 때문에 얼어죽을 것 같다. 온 몸이 따끔따끔하고, 굳어가는 느낌이다.


힘겹게 눈보라를 막아내며 어느정도 걸어가자 감쪽같이 맑은 곳으로 왔다. 가랑눈(세설)이 살짝 오긴 했지만 눈보라에 비할 바는 못됐다.


"어!? 뭐야, 오랜만이잖아! 이봐 해골!!"


멀리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지?


그 사람의 정체는 진한 금발에 잿빛 눈동자를 한 인간이었다. 그리고 내게 다가와 웃으며 말을 걸었다.


아니, 난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말도 해본 적 없고, 애초에 만난 적도 없는 초면이다.


"...어, 뭐야. 아니네. 미안, 내 지인과 비슷하게 생겨서 말야!"


잠시 어리둥절해하던 그는 별 상관 없다는 듯이 말을 이어갔다.


뭐지...잠깐, 그보다 이 사람, 차림새가...이런 날씨에 전혀 어울리는 복장이 아니다. 헐렁한 옷에, 얇은 가죽 갑옷이라니, 얼어죽지 않은 게 이상하다.


"아, 내 소개를 안했었네. 난 불멸자 지크프리트야."


불멸자......확실히 불멸자라고 한다면 사라지지 않는 존재란 말이니...죽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면 이런 옷으로도 살아 있는 게 말이 된다.


그보다 이름이라...내 이름은 뭐지? 난 이름이 없다. 내가 정확히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는 데 이름을 알 리가.


"...미안하지만, 난 이름이 없어."


약간 수상한 사람같지만 여기선 솔직하게 나가는 게 좋겠지.


"그래? 그럼...두개골이 하얀 색이니까 화이트, 아니, 와이트라 부를게. 이거면 되지?"


뭐, 이름은 딱히 어떻든 상관 없으니까, 와이트인 걸로 하자.


"뭐, 더 할 말이 없네. 안녕! 난 이만 여행을 떠나러 가야 해서!"


여행을 떠난다고? 그에게서 여행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내 머릿속에서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난 아직 이 곳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혼자라 여러모로 위험하다. 이런 나에게 여행을 떠난다는 건 꽤 괜찮은 선택이리라.


난 떠나가는 그를 붙잡으며 말했다.


"자...잠깐! 나도 데려가줬으면 해!"


내 말을 들은 그는 발을 채 떼기도 전에 뒤를 돌아보며 날 쳐다보았고,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흔쾌히 승낙했다.


"뭐, 상관은 없겠지. 그래! 따라올려면 따라와!"


난 그렇게 그와 같이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를 따라다니면서, 마법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내가 직접 알려달라고 하긴 했지만 말이다.


지크프리트에게는 절친한 마법사가 있는 데, 세상에서 첫 번째로 마법을 발견해 신으로부터 '마도서'라는 것까지 받을 정도로 천재라고 한다. 여기서 마도서는 대충 신이 하사하는 강력한 15가지의 힘이라고 들었다. 정확히 어떤 건지, 어떻게 얻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도 그 마법사에게서 마법을 배웠으며 실력도 좋은 편에 속한다는 듯하다.


그는 내게 마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었다.


마법. 마력을 변화시켜 쓰는 것. 마력을 변화시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마법사의 마법은 영혼 내의 마력을 손으로 끌어내 쓴다고 한다.


그 마력을 끌어내는 방법은 단 하나. 마력을 다루는 재능을 가졌을 때 뿐이다. 하지만 난 내게 그런 재능이 있는 지도 모르겠다.


"자, 일단 네가 쓰고 싶은 마법의 이름, 다른 말로 하자면 영창을 생각해봐."


마법의 이름...그래, 이걸로 정했다. 가장 눈에 띄였던 마법. 불사자의 불꽃.


이제 [불사자의 불꽃]을 생각하고....


"그리고 영창에 담긴 의미, 즉, 마법의 마력 소모량(필요량)과 이미지를 생각해. 정확히 말하자면 이미지라기 보다는 작동 원리라고도 할 수 있지."


마법의 마력 소모량? 불사자의 불꽃을 생각하자마자 어느 숫자가 어렴풋이 들리긴 하는 데, 이걸 말하는 건가?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그걸 생각하고, 이제 이것의 이미지라...또다시 머릿속에 어느 형체가 떠올랐다. 강력한 폭발을 머금고 있는 하늘색의 불꽃. 마치 원할 때 터트릴 수 있는 것만 같다.


"이제 그걸 손 밖으로 꺼내. 꺼낼 수 있으면 마력을 다루는 재능이 있는 거고, 없으면 없는 거야."


손 밖으로 꺼내라고? 내가 수정을 만졌을 때 들렸던 소리에선 마력을 다루는 방법에 손 끝을 집중하고, 마력의 흐름을 읽어라고 했는 데, 한 번 해보면 알겠지.


먼저 마력의 흐름을 읽어보자. 마력은 내 머리부터 시작해서 전신을 돌고 있다. 그럼 팔을 돌고 있는 마력에 집중해서...손 끝으로 내보내면...!


"[불사자의 불꽃]."


성공...했다. 순식간에 내 손바닥으로부터 푸른 불꽃이 나타났다. 다만 몸이 살짝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내가 마력을 썼다는 증거겠지.


"오오, 잘했어. 성공이네. 잠깐, 불사자의 불꽃이라고? 그거 꽤 위험한 마법인데...기다려! 절대로 폭발이라는 생각은 하지마!"


폭발이라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아, 잠만, 생각했다.


내가 폭발이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그 푸른 불꽃은 큰 소리를 내며 터졌다. 이상하게도 내 팔은 멀쩡했다.


"휴...다행히 별다른 피해는 없는 모양이네. 하마터면 나도 터트릴 뻔했다고? 그 마법은 사용자가 원할 때 터지는 마법이니까. 앞으론 조심하도록 해."

"...아, 알겠어."


그건 그렇고 이건 이런 마법이었구나...다른 마법도 써보고 싶어졌다.


난 내가 습득한 마법 중 몇가지를 더 시험해보았다.


[불의 심장]은 날 추위로부터 보호해줬고, [충격파]는 강한 바람을 날리는 마법이었다. 또, [하위 근거리 내성]은 신체를 단단하게 만들어 물리적 공격을 막아주었으며, [마법 화살]은 말 그대로 마력 덩어리의 화살을 만들어 날리는 마법이었다.


이 이상은 마력이란 게 부족한 건지 시전할 수가 없었다. 아직 못 써본 게 많지만, 이것들은 차차 써가면서 알아가면 될 것이다.


"아,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옷 좀 입어. 여기."


...아, 난 아직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었다. 해골이라 옷을 입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약간이라도 추위를 막아줄 거라 생각한 난 그가 건내준 옷을 입었다.


지크프리트의 여행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저 몇몇의 동물과 거인을 제외하면 거의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새하얀 세상을 걸을 뿐이었다.


이런 여행에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어봐도, 모든 것엔 의미가 있다는 대답만 들었다.


작가의말

드디어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2부는 아인즈가 아닌 ‘와이트’의 이야기를 중점으로 풀어나갈 것입니다! 나락 일대기, 2부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나온 신비의 결정은 24화 ‘결전의 날’에서 어느 드래곤에 의해 날아간 그 신비의 결정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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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얽히고 얽힌 이야기 +2 20.11.28 15 1 11쪽
40 수수께끼 +2 20.11.25 14 1 15쪽
39 습격 +2 20.11.20 16 1 14쪽
38 지식 쟁탈전 +2 20.11.17 19 2 16쪽
37 두 개의 동굴 +2 20.10.30 30 3 13쪽
36 드래곤 +4 20.10.25 24 5 14쪽
35 마법의 검사 +2 20.10.22 31 4 10쪽
34 신비의 결정, 푸른 세상 +6 20.10.20 33 6 11쪽
» 2부-창백의 일대기 +2 20.10.17 44 4 9쪽
32 하나의 육체, 두 명의 영혼, 동일한 운명. +6 20.10.16 28 5 13쪽
31 불멸자와 필멸자(삽화) +4 20.10.14 29 5 14쪽
30 반복되는 하루의 끝 +4 20.10.12 18 5 11쪽
29 복수의 여정 +8 20.09.23 40 7 13쪽
28 허무함(삽화) +4 20.09.19 37 4 12쪽
27 되돌아가다 +8 20.09.13 33 6 15쪽
26 되돌아오다 +6 20.09.08 31 5 15쪽
25 불사의 존재(삽화) +2 20.08.31 50 3 13쪽
24 결전의 날(삽화) +8 20.08.17 57 7 19쪽
23 다시 만난 웨어울프들 +6 20.08.16 39 6 10쪽
22 지하실 +4 20.08.14 32 5 12쪽
21 괴뢰와 마녀 +6 20.08.12 39 6 9쪽
20 잠시의 휴식 +2 20.08.10 35 6 12쪽
19 베어내지 못했던 것 20.08.08 28 4 9쪽
18 베어내지 못하는 것 +2 20.08.02 36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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