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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일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snownun
그림/삽화
원one
작품등록일 :
2020.07.17 19:55
최근연재일 :
2020.12.07 19:54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496
추천수 :
228
글자수 :
196,698

작성
20.10.20 09:47
조회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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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신비의 결정, 푸른 세상

DUMMY

어딘지도 모를 땅을 걷던 도중, 지크프리트가 나에게 물었다.


"근데, 그런 마법들은 어디서 배운 거야?"

"음...'신비의 결정'이라는 수정을 만지니까 습득됐어."


조금 의아한 반응이다.


"호오, 신비의 결정이라...들어보긴 했는 데, 그런 효과가 있었던 거였군...그럼 마법을 쓸 수 있는 것도, 마력을 다루는 재능도, 그 수정 때문?"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맞을 것이다. 그 수정을 만짐과 동시에 그런 것들을 얻었으니까.


"잠깐, 신비의 결정을 얻었다는 건 그 역고드름을 탔다는 거야?"


역고드름...이라니? 뭔 말이지?


"뭐야, 몰라? 그 북쪽 끝에 있는 극한의 대지 중심에 세워진 거. 신비의 결정은 역고드름의 꼭대기에서만 얻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아니야?"


극한의 대지는 수정으로부터 얻은 지식 중에 하나였는데, 역고드름은 도저히 모르겠다.


"그냥 눈을 뜨니까 앞에 놓여져 있었어. 이 검이랑 같이."


난 내 검을 뽑아 들며 설명해줬다.


이 검을 본 지크프리트의 얼굴은 조금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너, 그 검 어디서 난 거야?"


어디서 났냐니? 방금 말해줬지 않나?


"그 내가 말한 수정 뒤에...."

"그냥 꽂혀있었다고?"

"어...응."


그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다시 웃는 얼굴로 날 마주했다.


"아, 지인이 그 검을 들고 있었어서 말야. 미안. 다른 검이라도 얻었나 보네."


? 조금 복잡한 일에 엮인 느낌인데...뭐,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리라. 애초에 전 주인 이야기니까.


"그보다, 마법이 어려운 이유가 원리를 기억해야 한다는 거거든. 한 두개라면 모를까, 배우는 마법의 수가 많을수록, 마법이 더 복잡해질수록 외우기 힘들어지지."

"외워야 한다니?"


...참 의문점 덩어리다. 하나의 궁금증을 풀면 또다른 하나의 궁금증이 생기고, 또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난 딱히 외우거나 한 게 없다. 그저 마법의 영창을 생각하니 자동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랐을 뿐이다.


"뭐야, 다 외운 거 아니었어? 외우는 거 이외에 뭔 방법이 있는 데?"


그도 똑같이 의문을 제기했다.


"난 그냥 영창을 생각하니까 자동으로 떠오르던데?"


그는 잠시 알 수 없다는 듯이 날 쳐다보더니, 이내 납득 할 수 있다는 표정으로 다시 앞을 걸어갔다.


"뭐, 이런 경우도 있는 거겠지. 이것도 그 신비의 결정 때문이야?"


아무래도 평범한 마법사는 마법의 원리를 하나하나 외워 가며 쓰는 것 같다. 난 신비의 결정으로 마법을 얻은, 특이한 경우다 보니 이런 것이고.


"아마 그럴 거야."


그는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군...잠깐, 그렇다면 마법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도 자동?"


뭐...? 마법을 쓰려면 마법의 원리를 생각함과 동시에 원리를 이해하는 것까지 해야 하는 건가? 마법이 이렇게 복잡한 것이었다니...신비의 결정에게 감사해야 겠다.


"...어...원리가 보이기만 했지 제대로 이해해 본 적은 없으니까...자동일걸?"


내가 이렇게 대답하자 그가 대단하다는 듯이 눈빛을 반짝거렸다.


"오오, 그것까지 된다면 진짜 대단한 건데? 그런 건 처음 듣는 얘기라고."


확실히, 신비의 결정이 대단하긴 하다. 마법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마법의 원리 구상과 원리의 이해를 완전히 건너뛸 수 있게 해주니까.


내가 수정으로부터 받은 건 이걸로 끝이 아니다. 몇 가지 간단한 지식과 언어, 그리고 아직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기'라고 하는 것이 있다.


우리들은 대충 이런 잡담을 하며 지루하지 않은 여행을 보냈다.


이번엔 조금 다른 땅이다. 새하얀 눈만 있었던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푸른 잔디와 따스한 햇빛이 존재하는 땅이었다. 마치, 축복받은 것처럼. 이런 풍경도 있을 줄이야...신비의 결정에게서 축복받은 대지라는 설명을 듣긴 했지만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다.


정말 이름에 맞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감탄도 잠시, 어디 갈 데가 있다며 지크프리트가 길을 재촉했다.


"여기, 마을이 하나 있거든. 한 번 들렀다 가자."


마을? 신비의 결정에 따르면 여러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랬는데, 진짜인가?


축복받은 대지에서 어느정도 걸어가자 진짜로 통나무 벽으로 둘러쌓인 마을이 나왔다. 저 통나무 벽은 아마 외부의 적을 막기 위함이겠지.


"들여줄 수 없다."


우리들이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문 앞에 서 있던 경비들이 냉혈하게 거절했다. 듣기론, 과거에 경비의 벗이라는 이유로 들여보내준 어느 한 사람이 학살을 일으켰던 일 때문이라는 데, 확실히 그런 이유라면 못 들여보내줄 만도 하다. 허나 이래선....


"뭐야, 저번엔 됐잖아."


지크프리트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따졌다. 전에도 온 적이 있었나 보다.


"아니, 네가 아니라 저 녀석이 문제다."


경비가 나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뭐...? 나? 내가 문제라고?


잠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난 평범한 인간이라 할 수 없는, 인간에게 있어서 특이한 존재니까. 살점 하나 없는 해골 모형이 헐렁한 옷을 걸쳐 입고 심지어 걸어온다면, 누구라도 경계하리라.


"여기, 검을 맡겨두겠습니다. 전신을 다 수색해봐도 됩니다. 들여보내주십시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다.


"그래도 안된다. 한 번 사라진 생명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혹여 네가 누군가를 살해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책임질 건가?"


난 누군가를 살해할 의도도, 이유도 없다. 하지만 아무리 사정해도 경비들의 답은 똑같았다.


조금 난감한 상황이어도, 경비를 탓할 수는 없으리라. 그야 경비 입장에서 보면 이 마을 하나를 자신의 등 뒤에 둔 채 지키는 것과 같고, 혹여 자신이 들여 보낸 누군가가 범죄를 일으킨다면 상당한 죄책감을 안게 될 테니. 그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알겠습니다. 전 여기서 지크프리트를 기다리도록 하죠. 이 검은 잠시 맡고 계서도 됩니다. "


어쩔 수 없지. 내가 이 마을에서 쌓은 신뢰는 단 한 가지도 없다. 여기선 순종적이게 나갈 수밖에.


"어...그럼 난 갔다 올게. 빨리 올 테니까!"


그는 이 말을 끝으로 마을 안에 들어갔다. 그의 말을 봐서 한 두 번 온 게 아닌 것 같은 데,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그 동안 쌓은 신뢰도가 높은 듯하다.


난 지크프리트가 돌아올 때까지 이 곳에 서 있었다. 경비의 경계를 한 눈에 받으며 말이다. 딱히 할 일도 없었고, 그냥 마을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검은 다른 경비가 잠시 가져갔다.


마을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꽤나 다채로웠다. 자잘한 물건들을 팔러 오는 행상인, 물고기를 낚아오는 어부, 동물의 가죽이나 고기를 매고 오는 사냥꾼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그런 만큼 경비도 상당히 엄격했다. 마을의 일원이라는 걸 증명하는 신분증이 없으면 제대로 된 대화도 나누지 않았고, 그 신분증이라는 것도 꼼꼼하게 확인했다. 아마도 아까 말한 그 사건 때문이겠지.


하루, 이틀, 지크프리트가 돌아온 건 약 2일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였다. 가만히 서서 주변을 구경할 뿐이었지만, 이것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미안! 많이 기다렸지! 이곳에서의 용건은 끝났으니 이제 다시 돌아가자."


우리들은 또다시 여행길에 올랐고, 바다에 도착했다.


이 땅에선 잔디도 희귀한 편에 속했지만, 모래라는 건 훨씬 더 희귀했다. 보슬보슬하고도, 잡으면 흘러내리는, 이상한 촉감. 마치 물같지만서도 거칠어서 특이한 느낌을 자아낸다.


멀리서 보이는 이끼 낀 바위도 나의 흥미를 자극했다. 얼어붙은 대지에서 본 바위와는 다르게 미지근하고, 쌓여있는 눈도 없었으며 만지면 부스러지며 떨어져나가는 이끼도 있었다. 이끼도 모래와 비슷한 감촉이었다.


한 걸음, 모래사장 끝에 펼쳐진 푸른 세상에 발을 딛었다. 그리고 밀려들어오는 파도가 다리를 적셔왔다. 얼어붙은 대지의 추위와는 다르게, 시원하다.


넓고 넓은 바다를 구경하던 도중, 갑자기 누군가가 날 밀어서 넘어뜨렸다.


"하하핫!! 그걸 당하냐?"


날 넘어뜨린 사람의 정체는 지크프리트였다.


그는 장난스럽고도, 호탕한 웃음을 내뱉었다.


음...확실히, 앞으로는 기습에 당하지 않도록 경계심을 늘려야겠어.


그의 얼굴에 물을 뿌려 역공격을 하고 싶었지만, 손가락 마디 사이로 전부 흘러내려버려서 할 수가 없었다.


뭐, 딱히 상대할 필요도 없으니, 하지 말자.


"야, 할 일도 없는데, 잠시 검술 수련이라도 할래? 평소엔 바빠서 잘 못한단 말이지."


지크프리트가 한가하게 앉아서 입을 열었다.


검술? 검술은 배운 적이 없다. 하지만 검도 있으니 안하면 손해다. 이런 건 틈틈이 해두는 게 좋겠지.


"그래, 하자."


난 그의 제안을 승낙하며 검을 꺼내들었다.


"힘조절 안해도 돼! 어차피 난 안죽어!"


나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 선 지크프리트가 말했다.


분명 그의 말대로라면 죽진 않아도 고통은 느낀다고 했는 데, 최대한 힘조절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잠깐만, 지크프리트는 검이 없다. 있어봤자 단검 두 자루 정도다. 설마 단검으로...?


"오랜만에 써보네. 이 검."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지크프리트가 검을 꺼냈다. 정확히는 검이라기 보다 검의 형상을 한 막대지만. 어디서 난 거지? 이게 그가 말한 각인인 건가? 하지만 저게 각인으로 새겨둔 마법이라면 마력 소모가 장난이 아닐 텐데? 신비의 결정이 보여준 지식 중에선 이런 내용도 있었다. 마법 중에선 제작 마법이라는, 도구를 만들어내는 마법이 존재하는 데, 도구는 기본적으로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으로 만들어야 해서 마력 입자가 그만큼 촘촘해야 하고, 마력 필요량도 내구도에 따라 늘어난다고 했다. 저 정도 길이의 검이라면 아마 내 마력의 몇 배는 더 필요하리라.


"왜? 놀랐어? 그 마법사 친구가 해준 건데, 무기를 쉽게 부서먹는 나한텐 은근히 유용하더라고. 어쨌든, 시작이다!"


아니, 지금은 저런 고민할 시간이 없다. 저런 생각은 나중에라도 하자. 지금 중요한 건, 그의 검을 막아내는 것.


위에서 아래로 베어 내는, 간단한 동작. 하지만 어떻게 방어하지? 난 검술의 ㄱ자도 모른다.


"아, 너 설마 검술은 안배웠어?"


그의 검이 내 머리에 닿기 직전, 무언가 알아차렸다는 듯이 말했다.


맞다. 신비의 결정에서 검술에 관한 건 본 적이 없다.


"좋아. 그럼 기초부터 하자."


지크프리트의 말은 상당히 이해하기 쉬웠다. 천부적인 재능인 지는 몰라도, 사람들을 많이 가르쳐본 경험이 비쳐 보였다.


먼저, 기본적인 4가지의 자세와 5가지의 베기, 그리고 공격을 흘려내거나 방어하는 방법 등을 배웠다. 검술에서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몸은 보호하면서, 상대에게는 치명상을 입히는 공방일체라는 것도 말이다.


작가의말

와아!! 드디어 일반 연재로 승급이 됐네요!!! 감사합니다!!


등장인물 프로필{등장인물이나 무구의 스텟을 F~SSS로 나타내보았습니다.(스텟 기준: 평범한 서리 거인이 B일 때. 단, 기력과 MP는 E가 기준.)}:


와이트:

소속: 없음.

종족: 스켈레톤 워리어

무장: 붉은 검(가칭)(B--), 삶과 죽음의(해골 모양) 브로치(B--)

스텟:

HP: F+
MP(마력량): E+

물리 공격력: F+

마법 공격력(가진 마법의 양, 가진 마법 중 가장 위력이 센 마법): C+

물리 방어력: E

마법 방어력: E+

민첩성: F+

지구력: F

기력: F--(사실상 없음)

신앙심: F--(사실상 없음)


지크프리트(임탈):

소속: 없음.

종족: ???

무장: 각인([무기 제작])(A), 단검 두 자루(E-), 가죽 갑옷(E-)

스텟:

HP: ???
MP(마력량): ???

물리 공격력: ???

마법 공격력: ???

물리 방어력: ???

마법 방어력: ???

민첩성: ???

지구력: ???

기력: ???

신앙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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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풀려가는 이야기 +2 20.12.02 9 1 12쪽
41 얽히고 얽힌 이야기 +2 20.11.28 16 1 11쪽
40 수수께끼 +2 20.11.25 15 1 15쪽
39 습격 +2 20.11.20 16 1 14쪽
38 지식 쟁탈전 +2 20.11.17 19 2 16쪽
37 두 개의 동굴 +2 20.10.30 31 3 13쪽
36 드래곤 +4 20.10.25 25 5 14쪽
35 마법의 검사 +2 20.10.22 31 4 10쪽
» 신비의 결정, 푸른 세상 +6 20.10.20 34 6 11쪽
33 2부-창백의 일대기 +2 20.10.17 44 4 9쪽
32 하나의 육체, 두 명의 영혼, 동일한 운명. +6 20.10.16 29 5 13쪽
31 불멸자와 필멸자(삽화) +4 20.10.14 30 5 14쪽
30 반복되는 하루의 끝 +4 20.10.12 19 5 11쪽
29 복수의 여정 +8 20.09.23 40 7 13쪽
28 허무함(삽화) +4 20.09.19 37 4 12쪽
27 되돌아가다 +8 20.09.13 33 6 15쪽
26 되돌아오다 +6 20.09.08 32 5 15쪽
25 불사의 존재(삽화) +2 20.08.31 50 3 13쪽
24 결전의 날(삽화) +8 20.08.17 58 7 19쪽
23 다시 만난 웨어울프들 +6 20.08.16 40 6 10쪽
22 지하실 +4 20.08.14 33 5 12쪽
21 괴뢰와 마녀 +6 20.08.12 40 6 9쪽
20 잠시의 휴식 +2 20.08.10 35 6 12쪽
19 베어내지 못했던 것 20.08.08 29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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