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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일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snownun
그림/삽화
원one
작품등록일 :
2020.07.17 19:55
최근연재일 :
2020.12.07 19:54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487
추천수 :
228
글자수 :
196,698

작성
20.08.02 18:42
조회
36
추천
5
글자
8쪽

베어내지 못하는 것

DUMMY

검이 붉게 변해버린 건 뒤로하고 다시 기를 담아보았다. 이번엔 주황색 빛이 자주빛으로 변했다. 프로메테우스의 말로는 저주받은 무기의 특성이라고 한다. 확실히 인간보다 오래 사는 거인인 만큼 유식했다.


"자, 검에 기를 담았다면 이제 기를 날카롭게 만들보게."


뭔가 설명이 좀 빠진 듯한 기분이 들지만 일단 검에 집중해 보았다. 하지만 기가 날카롭게 변한다거나 하는 건 없었다.


"아, 설명을 안해줬구만. 지금 알려주는 건 샤프 엣지다. 기를 사용하여 검의 날카로움을 강화하는 기술이지. 이번엔 검에 담긴 기에 집중해서 날카로운 모습을 생각해봐."


역시 설명이 빠진 거였다. 은근 허당이로군.


프로메테우스의 말대로 기에 집중하며 날카로운 칼날을 상상했다. 하지만 기에 집중하기란 검에 집중하는 거보다 어려웠다. 기에 집중하려 하니 자꾸 검에 집중이 분산되었다. 방법을 바꿔 보자. 손의 힘을 살짝 풀고 검을 내려 알버 자세를 취했다. 검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칼날 가장자리의 기를 보았다. 날카로운 칼날을 생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자, 검에 담긴 기가 조금 커졌다.


"[샤프 엣지]."

"된 거 같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여기 통나무를 베어보게나."


프로메테우스가 나무 한 그루를 통째로 들고 왔다. 그리고 난 그것을 내려쳤다. 나무가 매우 가볍게 반토막이 났다. 깔끔하게 절단된 나무의 단면이 샤프 엣지의 위력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기는 스킬과 같은 건지 약간 피로감이 느껴졌다.


"샤프 엣지가 된다면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네. 주먹에 기를 담을 수도 있고, 방패처럼 쓸 수도 있지. 뭐 됐고, 이제 진짜 본론이다. 얼어붙은 팔을 사용하는 방법이 알고 싶다고 했지?"

"그렇다네."

"내가 기를 먼저 가르친 건 다 이유가 있다. 그 얼어붙은 팔을 다루는 데도 기를 다룰 때와 거의 비슷한 정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니깐 말이지."


확실히 전에는 지금보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이 왼팔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걸수도 있다.


"그럼 이제 왼팔에 집중하고, 네가 원하는 걸 상상해보게나."


난 오른손으로 내 왼팔을 잡으며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아이시 버스트를 시전했다.


"[아이시 버스트]."


그러자 원래보다 두 배나 더 큰 얼음기둥들이 생성되었다. 마치 커다란 크리스탈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성공적이군. 이제 다른 스킬도 써봐."

"난 저것밖에 못쓴다네."

"뭐? 이 얼어붙은 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구만. 이 팔로는 이런 것도 가능하다고. [프로즌 픽]."


프로메테우스가 손을 뻗자 그 손끝에서 거대한 얼음 가시가 만들어져 날아갔다. 얼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이용한 응용 기술인 건가.


"[아이스 픽]."


나도 프로메테우스와 같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가시를 만들어 날려보았다. 위력 면에서는 한참 떨어지는 것 같지만 집중력을 단련하다 보면 해결될 문제다. 이제 다른 응용기도 사용해보았다.


"[얼음 기둥]."


이번에는 땅에서 얼어붙은 기둥이 튀어나왔다. 전에 프로메테우스가 시전한 프로스트 퀘이크와 비슷한 스킬이다. 당연히 크기나 기둥의 개수는 프로메테우스보다 떨어졌다.


이상하게도 스킬을 3번이나 썼는 데 전보다 지치지 않았다.


"이정도면 된 거 같구만. 이제 드래곤과 싸울 방법을 알려주지."


웨어울프와 싸우는 방법 다음엔 드래곤과 싸우는 방법인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금의 네 힘으론 못이겨. 드래곤을 베기는 커녕 순식간에 얼어붙거나, 사지가 부서져서 죽을 거다. 거인인 우리들조차 혼자선 버거운 상대가 드래곤이니까 말이지."


드래곤이 그렇게나 강력한 존재였던 건가. 확실히 전에는 거인 여러 명이서 싸웠기에 쉽게 죽일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한다. 근데 그럼 도와줄 수도 없지 않나?


"그러니 내가 너를 강하게 만들어주마. 드래곤 한 마리쯤은 거뜬할 정도로."

"어떻게 말인가?"

"그야 당연하잖나? 넌 해골이라 근육 단련이 안되니, 기를 단련해야지. 앞으로 엄청 굴릴 거니까 마음 단단히 먹게."


프로메테우스가 이빨을 보이며 입가에 썩쏘를 지었다. 귀신이란 게 있다면 이런 건가, 그런 생각도 들 정도였다.


"자, 딱 한 번 움직여서 이 얼음을 반으로 가르게나."


뭔 소린가 했다. 프로메테우스가 가져온 얼음은 프로메테우스보다 조금 작은 정도의 크기였다. 근데 이걸 한 번만에 베어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다.


"말도 안되네. 이걸 어떻게 베어내나!?"

"난 부술 수 있다네! 나도 가능한 걸 자네가 못하겠나?"


쾅.


단 한 방만에 얼음을 부서버리는 프로메테우스를 보자니, 저절로 탄식이 흘러나왔다. 난 내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돌렸다. 뭐, 어쩔 수 없나. 해 볼 수밖에.


"[샤프 엣지]!"


난 내 검에 모든 집중력을 쏟아부어 샤프 엣지를 시전했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얼음을 내려찍었다. 내 검을 올려들어도 얼음의 높이보다는 조금 작았다.


당연하게도, 얼음의 반하고도 조금 위를 베어냈을 때, 내 검은 튕겨나왔다. 이런 걸 단 한 방만에, 그것도 맨주먹으로 부서버리는 프로메테우스는 얼마나 괴물인 건가.


"실패! 다시 해보게!"


프로메테우스가 가증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새로운 얼음을 가져왔다. 이대로 가다간 내 지구력이 버티질 못할 것이다. 일단 잠시 쉬면서 어떻게 베어낼 지 생각해보자.


난 잠시 앉아서 고민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얼음을 깰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내 집중력과 기력을 높여서 베어내는 것. 그래서 검에 더 집중해보았다. 머리가 깨질 정도로. 주먹이 으깨질 정도로. 내 모든 집중력을 검에 담았다. 하지만 이정도로는 부족하다. 좀 더, 좀 더. 왼팔의 얼음에 금이 갈 때쯤, 샤프 엣지를 시전했다.


"[샤프 엣지]!!!"

"호오, 이번엔 좀 다른데?"


프로메테우스가 뭐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내가 신경쓸 건 검과 얼음, 이 두 개 뿐이다. 그리고, 얼음을 다시 내려쳤다.


쾅.


집중을 풀고 주변을 보니 검이 땅에 박혀 있었다. 그리고 얼음은 반으로 나눠져 넘어졌다.


"대단한 성장속도로구만. 그럼 이제 이 바위를 베어보게나. 조건은 방금과 같다."


프로메테우스의 눈가에 희미한 미소가 베어 있었다. 악마같은 놈. 평소엔 잘 하지도 않는 독설이 저절로 나오게 하는 사람이다. 그냥 계란으로 바위 깨기 아닌가.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할 수밖에.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도 실력을 높이는 데 좋다는 프로메테우스의 조언을 따라 방금 전과 같은 느낌으로 계속 검을 휘둘러 보았다. 그렇게 계속 검을 휘두르다 보니 어느새 그 느낌이 손에 감기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경험이라는 건가. 하지만 이정도론 부족하다. 이번에는 바위다. 얼음과 같은 힘으로 베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아까 전보다 더 강한 힘이 필요하다. 그래도 일단 한 번 베어보자. 혹시나 될 지도 모른다.


깡!


검의 이가 조금 나간 것 이외에 일어나는 일은 없었다. 검은 바위에 흠집만 내고 튕겨나갔다. 역시 힘이 더 필요하다.


작가의말

오버로드 14권과 전생슬 16권을 샀습니다! 지금은 다른 책을 읽고 있어서 바로 읽은 건 아니지만 꽤 오래 기다린 만큼 기대되네요!


잠시 설정에 대해 얘기하자면, 제 세계관에는 스텟? 같은 게 존재합니다. hp라고 불리우는 생명력과 mp라고 불리우는 마력을 제외하고 그 외에 민첩성, 지구력, 기력, 신앙심이 있는데요. 민첩성은 말 그대로 속도, 지구력은 기력과 스킬을 사용하기 위한 체력, 신앙심은 신앙 계열 마법, 즉 기적을 사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구력이 떨어지면 기력과 스킬의 위력이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아예 지구력이 회복 될 때까지 기력과 스킬을 쓰지 못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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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마법의 검사 +2 20.10.22 31 4 10쪽
34 신비의 결정, 푸른 세상 +6 20.10.20 33 6 11쪽
33 2부-창백의 일대기 +2 20.10.17 44 4 9쪽
32 하나의 육체, 두 명의 영혼, 동일한 운명. +6 20.10.16 29 5 13쪽
31 불멸자와 필멸자(삽화) +4 20.10.14 29 5 14쪽
30 반복되는 하루의 끝 +4 20.10.12 18 5 11쪽
29 복수의 여정 +8 20.09.23 40 7 13쪽
28 허무함(삽화) +4 20.09.19 37 4 12쪽
27 되돌아가다 +8 20.09.13 33 6 15쪽
26 되돌아오다 +6 20.09.08 32 5 15쪽
25 불사의 존재(삽화) +2 20.08.31 50 3 13쪽
24 결전의 날(삽화) +8 20.08.17 57 7 19쪽
23 다시 만난 웨어울프들 +6 20.08.16 40 6 10쪽
22 지하실 +4 20.08.14 32 5 12쪽
21 괴뢰와 마녀 +6 20.08.12 40 6 9쪽
20 잠시의 휴식 +2 20.08.10 35 6 12쪽
19 베어내지 못했던 것 20.08.08 29 4 9쪽
» 베어내지 못하는 것 +2 20.08.02 37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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