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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일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snownun
그림/삽화
원one
작품등록일 :
2020.07.17 19:55
최근연재일 :
2020.12.07 19:54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486
추천수 :
228
글자수 :
196,698

작성
20.08.08 21:57
조회
28
추천
4
글자
9쪽

베어내지 못했던 것

DUMMY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프로메테우스 일행이 프로스트 드래곤들을 사냥할 동안에 난 검을 휘둘렀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구력이 다해 쓰러질 때까지 말이다. 쓰러지더라도 일어나면 바로 다시 검을 휘둘렀다. 생각없이 계속 같은 행동을 하는 건 익숙하다.


어느새 팔의 얼음도 팔꿈치를 다 덮었다. 하지만 아무리 검을 휘두르고 기를 단련해도 바위는 베이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이 반복되는 일상의 연쇄를 끊을 것이다. 이제 베어낼 수 있다. 몸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난 알버 자세를 취한 채 집중했다. 주변의 그 무엇도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주변의 그 무엇이든 느껴질 때까지. 검에 기를 담는 것도 이젠 쉬워졌다. 이제 이 정도로는 잘 지치지도 않는다.


"[샤프 엣지]."


손잡이를 바로 잡고, 검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내려쳤다.


손은 아래로 향해 있다. 검이 부서진 걸까, 검이 날라간 걸까, 바위가 부서진 걸까, 아직은 알 수 없다. 나의 의식은 그저 검을 기를 향해 있을 뿐이었니까. 검에서 손을 놓았다. 그러자 검이 떨어지지 않고 떠 있었다. 그리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바위는 반으로 잘려 있었고 검은 땅에 박혀 있었다. 드디어...드디어 베어냈다.


"오, 드디어 성공했구만! 대단한데?"


방금 막 사냥에서 돌아온 프로메테우스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것도 성공했다면 이제 드래곤의 약점을 알려주지."

"드래곤의 약점...?"

"그래, 드래곤의 약점. 먼저 드래곤의 비늘은 열 겹의 방패와도 같다. 즉, 방패 사이를 찌르거나, 방패를 부숴버리는 수밖에 없지. 하지만 넌 우리만큼 힘이 센 것도 아니니 방패 사이를 찔러야 하겠군. 그리고 드래곤의 공격은 무조건 피하는 게 좋다. 한 방에 꿰뚫려 죽기 싫다면. 브레스도 있긴 한데, 이건 피하기 힘드니까 어떻게든 막게나."


요약하자면 공격은 비늘 틈으로, 공격은 무조건 회피, 브레스는 방어하라는 소리다. 역시 강력한 종족인 만큼 상대하기도 상당히 까다롭다.


"뭐 됐고, 이런 건 원래 경험이라네."


또다시 프로메테우스가 입꼬리를 올렸다. 뭔가 불안하다. 뭘 하려는 거지, 이 악마. 프로메테우스는 가학적인 미소를 지으며 날 들어올렸다.

그리고 잠시 걸어가더니, 소리를 질렀다.


"야!!!! 이 도마뱀 놈들아!!!!"


도마뱀...? 설마, 설마, 설마, 설마. 불길한 예감은 항상 들어맞더라니, 최악의 상황이 나타났다. 내가 당황하는 사이에 프로메테우스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잠시 후 드래곤이 나에게 날아와 냉기의 브레스를 뱉어냈다.


"크윽!! [얼음 기둥]!"


얼어붙은 브레스가 땅을 뒤덮자, 난 순발력을 발휘해 얼음 기둥 뒤에 숨었다. 브레스를 맞은 땅은 매섭게 얼어붙어 가시가 되었다. 만약 저걸 맞았더라면...생각하기도 싫다. 드래곤은 내가 숨은 곳을 발견하고 다시 입에 냉기를 담았다.


이대로 숨기만 해서는 내 지구력이 다해 잡아먹힐 뿐이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곧장 달려가 드래곤의 발에 검을 찔러넣었다. 비늘 틈 사이로 말이다. 당황한 드래곤이 하늘로 올라갔고, 난 드래곤의 다리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내가 드래곤의 몸을 타고 올라갈수록 드래곤의 반항이 거세져갔다. 이대로는 떨어진다. 그렇게 생각한 찰나, 드래곤이 땅으로 떨어졌다. 그 충격에 난 던져져버렸다. 뭐지...?


드래곤은 다시 일어나더니 나에게 날아와 대검과도 같은 발톱으로 공격해왔다. 일부러 떨어진 건가...! 순식간에 드래곤의 발톱이 공허한 나의 눈을 스쳐갔다. 맞았다면 머리가 깨졌을 것이다.


"[샤프 엣지]."


난 샤프 엣지를 시전하고 이번에는 드래곤의 팔에 검을 찔러넣었다. 그리고 검을 다시 빼내고는, 드래곤의 팔뚝을 베어냈다. 단단한 드래곤의 뼈에 검이 튕겨져 나가는 바람에 팔을 완전히 잘라내지는 못했다. 그리고 한층 더 분노한 드래곤이 포효를 내뱉었다. 드래곤이 포효를 내뱉기 위해 고개를 위로 올리자 난 드래곤의 목에 검을 찔러넣었다.


"크와아아아아!!!!!!!!!!!!!!!!!!!!!!!!!!!!!!!!!!!!!!!!!"


머리가 깨질 것만 같은 소리다. 드래곤의 목에 매달려 있으니 그 포효의 울림이 온몸을 타고 전해져내려왔다.


"[아이시 버스트]!!!!"


난 검을 빼내며 동시에 드래곤의 목을 얼렸다. 그리고 다시 얼어붙은 목을 강타했다. 드래곤의 목에 금이 갔다. 넓게 퍼지던 포효의 울림이 잠재워지고 목이 갈리는 소리가 났다.


다시 한 번 목을 내려치려 했으나, 그건 드래곤이 다시 날아가는 바람에 실패했다. 또 브레스인가. 난 브레스를 대비해 얼음 기둥을 시전할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드래곤의 입가에 냉기가 담기기는 커녕 조금 금이 간 목 사이로 냉기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드래곤은 다시 고통스러워하며 온몸을 비틀며 휘청거리더니, 이내 땅으로 떨어졌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멀리서 프로메테우스의 목소리가 울려퍼져왔다. 이제서야 나타나는군. 악마놈.


프로메테우스는 천천히 걸어오며 다같이 드래곤 사냥에 가자며 말했고, 당연하게도 난 화이트윈드를 토벌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했을 뿐이지, 평범한 드래곤들도 같이 사냥한다고는 하지 않았다며 거절할려고 했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가 내 말을 끊으며 침묵은 승낙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쳤다. 난 어쩔 수 없이 또 드래곤들을 사냥하러 가게 되었다.


"이봐!!! 조심해라!!!"


멀리서부터 목소리의 울림이 퍼짐과 동시에 내 옆으로 거대한 도끼 한 자루가 날아왔다. 그리고 내 등 뒤의 드래곤을 맞췄다. 드래곤 네 마리와 싸우는 게 이렇게 혼란스러울 지는 몰랐군. 그 드래곤은 잠시 뒤로 물러나더니 도끼를 내던진 뒤 브레스를 뱉어냈다.


"[프로스트 퀘이크]!!"

"[얼음 기둥]!!"


나와 저 서리거인 둘 다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동시에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였다. 거의 동시에 시전한 두 기술은 거대한 얼음 기둥 사이에 작은 얼음 기둥이 튀어나와 하나의 탑을 만들어냈다. 이 탑이 튀어나올 때 머리를 맞은 드래곤이 잠시 휘청거리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 탑을 부수며 브레스를 입에 담았다.


"그르릉...!"


드래곤의 콧소리는 마치 뿔피리처럼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울림은 냉기가 되어, 넓게 퍼졌다. 발이 빠른 저 서리거인은 도망쳤지만 난 도망칠 수도 없다. 하지만 다행히도 부서진 탑의 밑동이 조금 남아 있어 그 뒤로 숨을 수가 있었다.


난 브레스 세례가 끝나자마자 탑의 밑동에서 빠져나와 드래곤에게 다가갔고 드래곤의 다리에 검을 찔러넣은 뒤 다시 빼냈다. 그러고는 비늘이 없는 드래곤의 배로 굴러가 검을 휘둘렀다.


"키아아아아!!!"


배에 칼자국이 난 드래곤이 사납게 울자 주변의 드래곤 한 마리가 싸우는 것을 멈추고 이곳으로 날아왔다. 덩치 큰 드래곤이 안착한 대지는 눈이 사방으로 흩뿌려져 나의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나의 시야가 트임과 동시에, 드래곤의 발톱이 내 눈 앞에 있었다. 난 그 대검같은 발톱을 겨우 흘려냈다. 미리 샤프 엣지를 시전해 놨기에 검이 부러지지는 않았다. 만약 막았다면 검이 부러졌을 테고, 그 발톱에 맞았다면 머리가 깨졌을 것이다.


발톱을 흘려낸 나는 곧바로 자리를 떴다. 드래곤 두 마리라니, 싸움이라는 것조차도 성립되지 않는다. 내가 도와달라고 소리치자 드래곤 한 마리를 처리한 서리 거인 두 명이 달려와 같이 싸워줬다.


도끼 자루로 머리를 맞은 드래곤은 입에 냉기를 담기 시작했고, 나머지 한 마리는 도끼에 목이 잘려 죽었다.


"[아이스픽]!!"


드래곤이 브레스를 쏘기 직전에, 난 드래곤의 눈에 아이스픽을 날려 조금의 시간을 벌었다. 저 서리 거인도 내 의도를 알아챘는지, 나를 보며 살짝 웃고는 드래곤의 머리를 강타해 기절시켰다. 아무래도 그 드래곤은 머리가 깨져 죽었을 것이다.


멀리서 드래곤의 시체를 맨 프로메테우스가 보였고 이렇게 해서 드래곤 네 마리 사냥을 마쳤다. 역시 신체의 차이는 엄청난지 기를 배워도 거인들을 따라가기는 힘들었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최근에 중반부 스토리도 갈아엎고 다른 것도 하느라 여기에 신경을 못썼네요. 앞으로는 최소한 2일에 한 편은 올리겠습니다.


종족별 특성(지금까지 나온 종족만):

인간:

여러 인종이 있지만 이 작품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인종은 프로즈키아인으로, 다른 인종보다 월등하게 추위에 잘 적응한 인종입니다. 대부분 동양인의 특징을 가졌는데, 현실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근시가 생길 확률이 가장 적고, 몸이 완전히 얼어붙지 않는 이상 동상에도 거의 면역인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인종에 비해 인구 수는 매우 적어 국가를 형성한다기 보다는 마을이나 도시 단위로만 생활합니다.

웨어울프(늑대인간/랑인족):

프로즈키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종족입니다. 정확히는 프로스트 웨어울프로 눈속에 숨기 쉽게 흰 털을 가졌고 웨어울프 특성상 힘과 체력(지구력), 재생력, 민첩성 모두 매우 뛰어납니다. 늑대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 둘 다 될 수 있으며 모습을 바꾸기 위한 별다른 조건은 없지만 늑대의 모습이 강해보인다는 이유로 대부분 인간의 모습을 하지 않습니다. 약점이라고 한다면 열에 약해 쉽게 화상을 입는다는 것이 있습니다. 웨어울프의 경우 부족이 나뉘어 있는 데, 프로즈키아에서는 화이트 부족이 우위를 점해 다른 부족이 화이트 부족에 합쳐져 이젠 화이트 부족밖에 없습니다.

프로즌 자이언트(서리 거인):

단순히 기본적인 힘만으로는 프로즈키아에서 두 번째로 강력합니다. 중립 성향이 많지만 소수의 악/선 성향도 있습니다(초반의 주인공 일행이 본 거인의 경우 악 성향). 주로 극한의 대지의 동쪽에 살았지만 오아켄트 화이트윈드가 용왕이 되면서 거인의 영역을 침범해 드래곤들과의 사이가 악화되었습니다. 크기의 경우 모두 다 다른데, 대부분 인간(2m일 경우)의 4배에서 적게는 2배, 많게는 8배까지 큽니다. 큰 만큼 힘도 세고 몸을 얼어붙여서 여러 스킬들을 사용합니다.

드래곤(프로스트 드래곤/용/용족):

프로즈키아 내 최강의 종족으로 중립 성향과 원칙주의 성향이 강해 같은 지역에 사는 거인들과도 온화한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중 등장인물인 오아켄트 화이트윈드의 경우 중립 악 성향입니다. 드래곤의 경우 속성이 나뉘는 데, 프로즈키아의 드래곤은 냉기 속성으로 냉기의 브레스를 사용합니다. 드래곤들 중에서는 드래곤들의 우두머리인 드래곤 로드(용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프로즈키아의 드래곤로드는 화이트윈드 일족으로 현재 오아켄트 화이트윈드가 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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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지식 쟁탈전 +2 20.11.17 19 2 16쪽
37 두 개의 동굴 +2 20.10.30 30 3 13쪽
36 드래곤 +4 20.10.25 24 5 14쪽
35 마법의 검사 +2 20.10.22 31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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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하나의 육체, 두 명의 영혼, 동일한 운명. +6 20.10.16 29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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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반복되는 하루의 끝 +4 20.10.12 1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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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허무함(삽화) +4 20.09.19 37 4 12쪽
27 되돌아가다 +8 20.09.13 33 6 15쪽
26 되돌아오다 +6 20.09.08 32 5 15쪽
25 불사의 존재(삽화) +2 20.08.31 50 3 13쪽
24 결전의 날(삽화) +8 20.08.17 57 7 19쪽
23 다시 만난 웨어울프들 +6 20.08.16 40 6 10쪽
22 지하실 +4 20.08.14 32 5 12쪽
21 괴뢰와 마녀 +6 20.08.12 40 6 9쪽
20 잠시의 휴식 +2 20.08.10 35 6 12쪽
» 베어내지 못했던 것 20.08.08 29 4 9쪽
18 베어내지 못하는 것 +2 20.08.02 36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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