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님의 서재입니다.

나락 일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snownun
그림/삽화
원one
작품등록일 :
2020.07.17 19:55
최근연재일 :
2020.12.07 19:54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484
추천수 :
228
글자수 :
196,698

작성
20.08.16 13:59
조회
39
추천
6
글자
10쪽

다시 만난 웨어울프들

DUMMY

축복받은 대지를 벗어난 나는 방해석과 아문센이 선물해준 지도를 보았다. 반만 그려진 저주받은 대지와 극한의 대지, 그리고 축복받은 대지 이렇게 세 곳과 칼리트 마을 이외엔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은 지도였다.


루가루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대강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 지는 알 수 있었다. 축복받은 대지의 온건파 웨어울프가 있었던 동굴에서 북서쪽으로 직진하다 보면 나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바로 몸을 움직였다.


해가 지고 다시 뜨는 걸 몇 번이나 본 뒤, 난 드디어 저 멀리에 있는 마을 하나를 발견했다. 아마도 루가루이리라. 역시, 내 예상은 바로 적중했다.


마을 주변에는 웨어울프들이 있었고, 그 사이에는 피어리도 있었다.


"설마, 아인즈!? 언제 온 건가?"

"오랜만이로군."


내가 조금 더 걸어가자 날 발견한 것처럼 보이는 피어리가 달려와 환영해주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피어리의 왼쪽 다리가 나무 의족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다리가...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아, 그냥 저번에 혼돈파 웨어울프들과 싸우다 생긴 상처라네. 뭐 이제는 완전히 회복했으니까 걱정하지 말게나."


일단 마을로 들어간 나는 제일 먼저 발레리우스를 만나러 갔다. 예전보다 체격이 더 커지고 흉터도 조금 더 많아진 모습이었다.


"오랜만이네, 아인즈! 그동안 잘 지냈어?"

"잘 지냈다네. 자네야 말로 잘 지냈나?"

"나? 당연히 잘 지냈지.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발레리우스는 한 명의 아기를 안고 있었고 그 옆에는 벨라가 서 있었다. 아기는 행복하게 웃으며 자고 있었고, 벨라는 예전의 날카로운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 아기는 뭔가?"

"아, 우리 아들이야. 이름은 벨리우스 화이트로 지었어. 나, 벨라랑 결혼했거든."

"...?"


순간적으로 사고가 잠시 멈추었다. 그 둘이 결혼했다니. 확실히 둘의 사이가 좋아보이기는 하다...뭐, 좋은 일이니 축하해 줘야겠지.


"뭐...일단 축하하네. 건강해보이는구만."

"고마워. 하하, 조금 놀랐지?"


조금이 아니라 살짝 많이긴 하지만 이건 잠시 접어두고,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었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무슨 일이라니? 아, 피어리의 다리 때문에...최근에 혼돈파 쪽에서 반란을 일으켜서 말이야...그 때 기습을 당해서 피어리 혼자 웨어울프 8명이랑 싸우다가 그렇게 됐어...내가 빨리 가지 않았다면...."

"그...렇군...."


아무래도 발레리우스는 피어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피어리는 괜찮다는 듯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상관없다네. 고작 다리 한짝뿐이었잖나. 자네가 왔던 것만으로 충분하니, 그렇게 죄책감 가지지 말게나. 근데, 아인즈 자네는 어땠나? 서리 거인은 만났나?"


난 아문센에게 했던 듯이 피어리와 발레리우스에게도 똑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칼리트 마을에서 있었던 일도 말해주었다.


"드래곤에서부터 마법사까지...꽤나 고생했겠군."

"그러게 말이야. 그래도 다친 곳 없이 멀쩡해 보이니 다행이네."


내 이야기를 마친 나는 아문센이 부탁한 대로 마법과 저주에 대한 기록이 적힌 종이를 건냈다.


"이런 귀한 걸 왜 나한테 주는 건가...?"

"적어도 우리보다는 마력이 많은 자네에게 주는 거라네. 아니면 다른 웨어울프들에게 줘도 상관없고."

"그런가, 뭐 가능하다면 마법은 한 번쯤 써보고 싶었으니, 노력해보겠네. 아, 저번에 로알을 만났다네. 자네도 만났나?"


로알을 만났다고...?


"로알 말인가...? 나도 얼마 전에 만났다네. 날 매우 경계하더군."

"역시 그의 말이 맞았군. 그는 자네를 죽이려고 한다네. 조심하게나."

"조심하도록 하지. 알려줘서 고맙네."


이걸로 이 마을에서의 용건은 끝이니 이제 돌아가자. 그렇게 생각한 나는 마을을 떠날려고 했다. 하지만 발레리우스가 줄 게 있다면서 날 불렀다.


"이제 돌아가는 거야?"

"그렇다네."

"여기, 줄 게 있어."

"줄 거라니, 뭔가?"


그가 나에게 건낸 것은 특이한 장식의, 마치 수많은 방패 문양 심볼이 새겨진 듯한 은빛의 금테 팔뚝 보호대였다.


"이건 얼마 전에 마을에서 구한 판금갑옷이야. 퍼거스 씨가 만들고 미네르바 씨가 인챈트한 하나뿐인 걸작이지. 중요한 순간에 널 보호해줄거야. 내 선물이니까, 받아줘."

"고맙네. 받기만 하니 살짝 미안하군."

"뭐, 그냥 내가 주는 것일 뿐이니까 미안해할 필요없어."


발레리우스가 웃으며 말하였다. 난 그 팔뚝보호대를 바로 오른팔에 착용해보았다. 찬란한 은빛의 팔뚝보호대가 고동색 가죽옷 위로 밝게 빛났고, 금테는 그보다 더하게 반짝거렸다.


내가 팔뚝보호대를 착용한 채로 이리저리 팔을 움직여보자 발레리우스는 흡족했다는 얼굴로 살며시 웃었다.


"그럼 이제 가보도록 하겠네."

"그래, 건투하길 바래! 다치지 말고!"

"몸조심하게나."


아문센과 똑같은 그들의 인사를 들으니 살짝 웃기기까지 했다.


길을 나선 나는 방해석을 보았다. 방해석을 여러 방향으로 돌리며 하늘을 보니 딱 루가루 입구의 왼쪽이 북쪽이었다.


난 북쪽을 향해 정처없이 걸어갔고, 주변이 새하얘질 때까지, 공기의 차가움이 더욱 심각해질 때까지, 한없이 또 걸었다. 하지만 이번엔 살짝 이상했다.


어둑한 하늘의 먹구름 저편에서는 역고드름의 꼭대기가 얼핏 보였지만, 세상이 점점 더 하얘지고 있었지만, 주변의 공기가 차가워지는 건 느낄 수 없었다. 그러다 한 번, 무언가를 떨어뜨렸다. 떨어뜨린 물건의 정체는 얼어붙은 브로치였다. 그리고 내 전신을 통해 약간의 차가움이 느껴졌다.


내가 다시 그 브로치를 줍자, 차가움이 아까 전처럼 사라졌다. 뭔지는 잘 몰라도 이 브로치와 관련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 브로치가 추위를 막아주는 것이라고 난 생각했다. 하지만 정확한 건 알 수 없었다.


브로치를 뒤로 하고, 저 멀리에 역고드름이 보인다는 건 드래곤의 영역임을 알려주는 증표와도 같다. 반면 서리 거인들의 거처에는 역고드름이 없다. 그렇다면...난 북쪽 방향에서 오른쪽을 보았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자 이번에는 산의 정상이 보였다. 역시나. 기억대로라면 저 산에 거인들의 거처가 있을 터이다.


산에 도착한 나는 열심히 무기를 갈고 만들며 전투 준비를 하는 거인들의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프로메테우스를 찾았다.


프로메테우스는 산 뒤에서 날이 넓고 긴 대검을 한 자루 들고 멋지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고 있었다. 내가 프로메테우스를 부르자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아래를 보더니 드디어 날 발견했다.


"오, 뭐야. 아인즈였구만. 이제 돌아왔나?"

"그렇다네. 준비는 다 되가나?"


내가 질문하자 프로메테우스는 들고 있는 대검을 가리키며 이 무기만 있으면 자신은 무적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난 그의 말을 적당히 흘려들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럼 아직 한달은 남았을 텐데, 그동안 뭘 할건가?"

"한 달이나 남았어도, 준비는 철저할수록 더 좋다네. 상대도 상대니까 말이지. 게다가 난 준비됐다 하더라도 다른 거인들 중에 준비가 덜 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프로메테우스에게서 저런 격언이 나오다니, 난 내 청각을 의심했다.


"그...렇나. 아,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다네. 자네들이 꼭 드래곤을 죽여야 할 이유라도 있나? 그냥 말로 해결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자네들이 다른 곳에 살아도 되지 않나."

"음...그 전에 할 말이 있다네. 신들의 하수인인 드래곤들이 어째서 이 땅에 사는 지 아나? 바로 저 역고드름 때문이라네. 드래곤들은 저 역고드름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지."

"어째서인가?"

"저 역고드름 위엔 절대로 녹지 않고 강철보다 단단한 얼음 영빙괴와 강력한 힘이 잠들어 있는 신비의 결정이 잠들어있다네. 하지만 신비의 결정은 저 역고드름의 꼭대기까지 올라간, 선택받은 자에게만 주어지는 것, 아무나 얻을 수 없도록 드래곤 로드들이 지키고 있지. 지금까지 신비의 결정을 얻은 건 위대한 거인 우라노스뿐. 우라노스께선 혼란스런 우리와 드래곤들의 사이를 평화롭게 만들어 주셨다. 하지만 그 평화를 드래곤들이 깨버렸지. 깨져버린 우리들의 평화를 재구축하기 위해선 저 힘이 필요하다."

"그런 거였군...그 신비의 결정이라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나?"

"그건 나도 잘 모른다. 그저 위대한 우라노스께서 이 산을 만들고 신들과 대화하며 드래곤들과의 평화를 얻는 데 아주 큰 공헌을 했다는 것 밖에."


요약하자면 드래곤들과 싸우는 이유는 신비의 결정을 얻기 위함이고, 그 신비의 결정을 손에 넣는다면 드래곤들과의 평화를 다시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신비의 결정과 우라노스라...들어본 적도 없다. 그나저나 가장 큰 거인과 비교해도 약 세 배 이상 차이나는 이 거대한 산을 만들 정도라면 얼마나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건지, 상상조차 안된다.

KakaoTalk_20200814_222718866.jpg


작가의말
11월에 바이올렛 에버가든 극장판이 국내 개봉한다고 해서 그려봤습니다!
그렇게 잘 그리는 편은 아니지만요.ㅎ
이번 년도에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제3장 스프링 송,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도 각각 9월, 12월에 개봉한다고 하니 기대되네요!
페이트 시리즈는 아직 설정만 조금 알아서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보고 싶네요!

참고: 저 그림은 제 작품과 조금도 관련이 없으며 그저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극장판 영화가 나온다기에 기념으로 한 번 그려본 것일 뿐입니다.

표지도 그려봤습니다! 한 3시간 정도 걸렸는 데, 잘 그리진 못하지만 더 잘 그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등장인물 설정화도 그릴 예정입니다.

캐릭터 프로필:

아인즈:
소속: 온건파 웨어울프, 서리 거인
종족: 데스 엣지(스켈레톤의 상위종)
무장: 가죽 갑옷, 저주받은 검/적색의(붉은) 검(가칭), 얼어붙은 브로치(가칭), 삶과 죽음의(해골 모양) 브로치(가칭), 마스크(가칭), 방패의 완갑, 저주 보호의 목걸이

아문센 유콘:
소속: 온건파 웨어울프, 칼리트 마을(직업: 경비)
종족: 인간(휴먼)
무장: 가죽 갑옷, 사슬갑옷, 플레이트 아머(어깨 보호대, 투구), 창, 아밍 소드, 라운드 실드, 저주 보호의 목걸이

피어리 이누빅:
소속: 온건파 웨어울프
종족: 인간(휴먼)
무장: 가죽 갑옷, 사슬갑옷, 활, 화살, 숏소드 두 자루, 의족, 저주 보호의 목걸이

발레리우스 화이트:
소속: 온건파 웨어울프, 화이트 부족(지위: 족장)
종족: 웨어울프 워리어(웨어울프 상위종)
무장: 가죽 갑옷, 날이 짧고 넓은 대검 두 자루, 데인 액스 두 자루, 저주 보호의 목걸이

프로메테우스:
소속: 서리 거인
종족: 프로즌 자이언트(자이언트 계열)
무장: 거대 버디슈, 중식도같은 모양의 대검, 신체, 맨주먹, 대충 옷의 역할을 하는 드래곤 가죽 조각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32 마카포
    작성일
    20.08.16 15:10
    No. 1

    재밌게 읽었습니다.
    삽화 그리시는 솜씨가 수준급이시네요!
    웹툰제작을 목표로 하시나봅니다. 부럽!
    추천드리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snownun
    작성일
    20.08.16 16:33
    No. 2

    감사합니다! 그림 그리는 건 그냥 취미입니다.ㅎㅎ 저도 웹툰 작가님들처럼 잘 그리고 싶네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pigjeong
    작성일
    20.08.17 14:24
    No. 3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폭염에 지치지 마시고 건필 화이팅입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snownun
    작성일
    20.08.17 14:35
    No. 4

    감사합니다! pigjeong님도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다오랑
    작성일
    20.09.04 17:56
    No. 5

    추천!! 재밌게 읽었어요 화이팅 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snownun
    작성일
    20.09.04 22:04
    No. 6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sun923님도 화이팅 하세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락 일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공지 20.12.09 13 0 -
공지 외전-어느 한 인간의 일대기-31화까지 보셨다면 추천합니다. 20.11.12 16 0 -
공지 연재주기 공지 20.10.17 26 0 -
공지 비평 20.09.21 59 0 -
43 나브, 나즈 20.12.07 9 0 14쪽
42 풀려가는 이야기 +2 20.12.02 9 1 12쪽
41 얽히고 얽힌 이야기 +2 20.11.28 15 1 11쪽
40 수수께끼 +2 20.11.25 14 1 15쪽
39 습격 +2 20.11.20 16 1 14쪽
38 지식 쟁탈전 +2 20.11.17 19 2 16쪽
37 두 개의 동굴 +2 20.10.30 30 3 13쪽
36 드래곤 +4 20.10.25 24 5 14쪽
35 마법의 검사 +2 20.10.22 31 4 10쪽
34 신비의 결정, 푸른 세상 +6 20.10.20 33 6 11쪽
33 2부-창백의 일대기 +2 20.10.17 44 4 9쪽
32 하나의 육체, 두 명의 영혼, 동일한 운명. +6 20.10.16 29 5 13쪽
31 불멸자와 필멸자(삽화) +4 20.10.14 29 5 14쪽
30 반복되는 하루의 끝 +4 20.10.12 18 5 11쪽
29 복수의 여정 +8 20.09.23 40 7 13쪽
28 허무함(삽화) +4 20.09.19 37 4 12쪽
27 되돌아가다 +8 20.09.13 33 6 15쪽
26 되돌아오다 +6 20.09.08 32 5 15쪽
25 불사의 존재(삽화) +2 20.08.31 50 3 13쪽
24 결전의 날(삽화) +8 20.08.17 57 7 19쪽
» 다시 만난 웨어울프들 +6 20.08.16 40 6 10쪽
22 지하실 +4 20.08.14 32 5 12쪽
21 괴뢰와 마녀 +6 20.08.12 39 6 9쪽
20 잠시의 휴식 +2 20.08.10 35 6 12쪽
19 베어내지 못했던 것 20.08.08 28 4 9쪽
18 베어내지 못하는 것 +2 20.08.02 36 5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