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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58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9.24 06:00
조회
402
추천
4
글자
9쪽

서부와 동부

DUMMY

1.


"이곳이 퓨레스트 연방이란 말이지..."


"그렇습니다. 여긴 남부이니. 수도가 있는 중부까지 가려면 한 3주 정도 걸릴 겁니다."


"3주라..."


초셀 대통령은 침음성을 삼켰다. 3주. 중부까지 가는 데 3주라. 웨슬턴의 국토를 순회하는 데는 1달이 걸리거늘. 이쪽은 최단거리를 최속으로 가는 것이 3주라!


"확실히 영토가 큰 것은 부럽구만."


"서부에서 정복전쟁을 치를수는 없잖습니까. 있는 영토도 불안한 마당에..."


부관은 큰 영토를 부러워하는 대통령의 정신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는 자신들을 데려와준 선장과 선원들에게 큰 주머니를 던져주었다.


"그동안 수고했네. 돌아갈 때도 부탁하지."


"헤헤. 저희같은 뱃사람들이야 술과 염장고기만 있으면 언제나 출항 가능합니다!"


선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를 바라보는 선원들을 향해 주머니를 들어올렸다. 멀찍이 떨어져 있었음에도 환호성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렇게 부관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을 즈음. 항구에는 검은색과 흰색이 조합된 단정한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초셀 대통령 일행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이거. 먼저 맞이해 드렸어야 했는데. 마차가 늦어져서 말입니다. 각하를 퓨렌까지 안전하게 호위할 호위대장 에베루시 포렌입니다."


"초셀 마티온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호위대장이라 말하는 자가 초셀 대통령과 독대하자. 대통령도 악수로 응대했다.


"대총통 폐하께서 교시하시길. 먼 길을 오시느라 여독이 쌓이셨을테니 처음 하루는 남부에서 푹 쉬게 하시라고 하셨습니다."


"오오. 폐하의 배려.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곳 남부는 해산물 요리와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합니다. 가시죠. 1등급 호텔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호위대장은 실실 웃으며 초셀 대통령과 일행을 마차에 태웠다. 최고급 흑단나무로 이루어진 마차는 내부에도 마법이 걸려있어 무척이나 고급지고 편안했다.


"국빈을 대접하는 법을 아는 것 같군요."


"어허! 우린 손님일세! 그렇게 비아냥 대듯이 말하지 말게."


"실례."


초셀 대통령의 일행은 총 4명이었다. 대통령인 초셀 마티온. 전속부관인 크릴슨 벤. 사관인 제임스 마크. 그리고 대통령 직속 호위부관인 커스토스 레진이었다.


네 사람이 마차에 전부 오르자. 텅 텅 거리는 소리가 나고는 이내 마차가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마차가 달리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그나저나 해산물 요리라. 기대가 되는군요."


"그러고보니 자네 고향이 항구도시였지?"


"예. 좋은 대구가 참 많이 잡혀서 어렸을 때는 물리도록 먹었더랬죠. 크고 나서는 꼴도 보기 싫어 일부러 내륙으로 이사갔는데. 막상 이 나이가 되니 다시 해산물 요리가 끌리더군요."


"뭐. 나이가 들면 다 그런 법이지요. 저도 어렸을 때 살았던 천막이 생각날 때가 있으니 말입니다."


2.


약 3시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국빈 일행들은 사전에 미리 전세를 내놓은 최고급 해산물 식당에 들어갔다.


안에는 서민들은 입구컷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식기들과. 은은한 조명이 화음을 이루고 있었다.


"분위기가 좋은 식당이군요. 어떤 요리가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그렇게 말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자. 자리에 앉으시죠. 저희는 미리 먹어두어서 괜찮습니다."


"허허. 이것 참. 배려만 받는 것 같아서 미안하군요."


"아닙니다. 이게 저희의 역할인걸요."


호위대장은 손을 내저으며 일행을 앉히고선. 손가락을 딱! 하고 튀겨 요리를 내오라고 명령했다. 긴장한 표정의 종업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텅 비어있던 테이블은 어느새 진귀한 해산물 요리들로 가득차게 되었다.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십시오."


"허허. 이런 진수성찬이라니.. 그럼 감사하며 먹겠습니다."


가장 먼저 초셀 대통령이 새우 수프를 숟가락으로 뜨자. 눈치만 보고 있던 일행들도 서서히 시식을 시작했다.


전속부관은 참치회를 입에 넣고 우물거렸고. 사관은 대하구이를 입에 넣고 뜨거워하며 괴로워했다.


그리고 호위부관은 어떻게 알았는지 그 많은 요리들 중에서 대구튀김을 척하고 골라내더니 이내 소금에 찍어 크게 한 입 베어물었다.


그렇게 시작된 저녁식사가 끝나고. 초셀 대통령 일행들은 바다가 보이는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작전 회의를 나누었다.


"퓨레스트 연방은 지금껏 변변한 동맹 없이 홀로 국가를 유지해왔네. 이번 기회에 우리 웨슬턴 공화국과의 연대가 연방의 국익이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어필해야 해."


"하지만 물리적인 거리를 생각한다면. 국가간의 기본적인 인적.물적 교류는 사실상 제국을 거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그게 문제가 아니야. 제국은 현재 쿠데타 세력이 준동하고 있고. 황실은 눈치채지도 못하고 있지. 그 정보를 대총통에게 전하면 일단 반절은 먹고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어. 적어도 우리가 그런 정보를 아무런 댓가 없이 넘겼다는 것이니. 그쪽에서도 무엇인가를 댓가로 내놔야겠지."


"연방 정보부에서 그런 정보를 놓쳤을까요? 괜히 설레발을 쳤다가 경계심만 사면 큰일입니다."


"걱정 말게. 연방이 아무리 강대하다고 해도 세워진지 10년도 안 된 신생국이야. 우리 공화국도 40년은 걸려서 완성한 대 제국 정보망에서 얻은 정보를 연방이 어떻게 알고 있겠나?"


"그건 그렇군요. 그럼 일단 무역이나 인적 교류보다는 대 제국 방위 조약의 방향으로 가야겠습니다."


"음. 차질 없도록 하게. 연방으로서도 우리의 이번 방문에 상당히 경계하는 눈치니까 말이야."


3.


"웨슬턴 공화국이라..."


라이투스 대총통은 오른손으로 퓨레스트 국권의 상징인 거대한 세이버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렸다. 불안할 때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만지작거리는 것은 라이투스 1세의 어릴 때부터의 습관이었다.


"폐하. 이 시국에 왜 웨슬턴 공화국이 저희 연방에 방문한 것일까요?"


"그러게나 말이다. 말마따나 우리 연방과는 행성 반대편에 있지 않나."


"아마도 제국에 대한 것이겠지요?"


"그렇겠지. 그쪽은 우리와는 달리 인구도 적고 영토도 적으니... 레이리아 대공국과 비슷한가. 아니. 그래도 그쪽이 대공국보다는 더 강할 터."


"군사 동맹이라면 이미 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


"물론. 그것도 있지만. 그 조약에는 허점이 너무 많아.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다른 나라들도 모두 공격을 해야 한다는 것만 있지. 이행하지 않을 시의 페널티도 없고. 언제 공격해야 한다는 것도 적혀 있지 않잖나."


놀랍게도 라이투스 대총통은 초셀 대통령과 비슷한 관점으로 조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국에게 압박감을 줄 의도라면 조약은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압박감을 넘어 실질적인 방파제로 작용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만약 웨슬턴의 초셀 대통령이 제국에 대한 포위망.... 군사 동맹을 제안할 생각이라면 나는 흔쾌히 들어줄 생각이네. 애초에 제국의 크기는 너무나도 거대해. 한 국가가 맞설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


제국의 귀족이었기 때문에 대총통은 잘 알고 있었다. 제국이 어떻게 대륙 최강국이 되었는지. 그 과정이 어떠하였는지 말이다.


때문에. 제국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라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다고 대총통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장치 중 하나가 군사 동맹이라면. 그는 얼마든지 동맹을 맺을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대총통의 상념을 부순 것은. 때마침 웨슬턴 공화국의 국빈들이 도착했다는 부하의 알림이었다.


4.


"어서 오십시오. 누추한 곳에 모시게 되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아닙니다 폐하. 연방은 아직 신생국이라 들었습니다. 아직 한창 발전할 나라니. 이런 곳이 장차 황제도 부러워 할 곳이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하하. 그렇게 말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자. 이제 앉으실까요?"


시작은 역시나 상투적인 대사들로 가득차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자리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먼 길을 오시느라 피곤하실테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저희 연방에 뭔가 제의하실 게 있으시죠?"


"물론입니다. 저희 웨슬턴 공화국은 퓨레스트 연방과 불가침 조약과 함께 대 제국 수호 동맹을 맺고 싶습니다."


"수호 동맹이라?"


"말 그대로. 한쪽이 제국을 공격하면 다른 한쪽도 동시에 공격하고. 한쪽이 제국에게 공격당하면 다른 한쪽은 동시에 제국의 뒤를 치는 겁니다."


"그것 참.. 파격적인 제안이군요. 그래서. 그 조약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페널티는?"


"으음... 국교 단절과 투자금 전면 회수. 그리고 제국과의 영구 동맹이 있겠지요."


"호오... 그 정도의 페널티라면야 감수할만 하군요."


"그리고 또 하나.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머지 않아. 제국에서 내전이 일어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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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구국의 결단. +1 19.11.04 294 6 9쪽
64 신성모독 19.11.01 292 4 10쪽
63 구휼 +1 19.10.31 290 4 9쪽
62 대리전 19.10.30 288 3 9쪽
61 충성의 댓가 19.10.29 335 3 9쪽
60 대탈출 19.10.28 304 3 10쪽
59 천년의 역사. 19.10.25 309 3 9쪽
58 그들의 땅. 19.10.24 294 4 10쪽
57 흥망성쇠 19.10.23 294 3 9쪽
56 여름의 태양 19.10.22 307 4 10쪽
55 거세지는 전화 19.10.21 308 5 9쪽
54 상징 19.10.18 313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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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승리 아니면 죽음을. 19.10.14 359 5 9쪽
49 또 한번의 결혼 19.09.30 378 5 9쪽
48 신부 교육 19.09.27 385 7 9쪽
47 음지에서 양지로 19.09.26 384 6 9쪽
46 동맹 19.09.25 384 7 9쪽
» 서부와 동부 19.09.24 403 4 9쪽
44 톨레랑스 19.09.23 431 4 9쪽
43 공식적 화답 19.09.20 452 5 9쪽
42 연맹 19.09.19 472 6 10쪽
41 신경전. 19.09.18 482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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