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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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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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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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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51,747

작성
15.10.06 00:04
조회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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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7쪽

월묘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그날이다. 여자들에게 그날이 있다면, 공호에게도 그날이 있다. 이 감정이라곤 내다 팔은 소년에게 그날이라니. 45일 마다 찾아오는 고통. 흑미호의 특징. 흑미호가 된 계기인, 비밀의 마나 페인을 뚫었을 때의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야 한다.

이 고통에는 칭호 '끝자락에 서 본 자'의 고통에 대한 이성적 판단능력 상승효과도 들어먹지를 않는다. 아마 고통이 너무 심해 묻혀버린다는 게 알맞은 표현일 것이다.

이 고통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 여우요괴를 제외한 레스토의 생간을 먹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 먹었던 것이 동생의 것이었고.

생간을 먹으면 벗어날 수 있다. 그 지독한 악취미적 고통에서 벗어날 유일한 탈출구인 셈이다. 하지만 공호는 다른 선택을 했다.

'잠깐의 고통에도 엄청난 고통 포인트가 쌓였을 것이다. 그럼 엄청난 스텟을 얻을 수 있어. 고통은 잠시다.'

위기 속의 기회가 아니라, 고통 속의 기회다. 시스템이 완전 악취미적이다. 이러다간 고통을 참는 게 모자라 즐겨버리는 날이 올 수 있다. 그때야말로 미치기 시작한 거겠지. 그 고통 속에서 언제나 미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순 없었다.

'그렇기에 하 빨리 가족을 찾고, 조용히 나 혼자 어디 가서 처리해 봐야지.'

부르르.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속에서 꽃이라도 피는 듯 배가 뒤틀려 왔다.


-고통이 3만큼 축적되었습니다.


벌써부터 고통이 3씩이나 쌓였다. 간도 안 봤는데 말이다. 긴장했다. 공호가 아무리 강심장이라 하더라도 이 고통 앞에서는, 주삿바늘을 앞에 둔 어린아이의 심정이다. 무서웠고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해야지.'

앞뒤 사정없이 그저 해야만 한다. 그게 나의 트임 없는 심정이었으니.

그래도 다행이다. 일석이조를 노리고 한 가지 비책을 세웠다. 여기는 몬스터의 소굴이라는 땅, 백만 종이 넘는 몬스터가 서식하는 곳으로 알려진 이곳. 코모션 트라이앵글(Commotion triangle).

이름 그대로 몬스터가 무질서하게 난무하는 삼각형의 반도지대다. 해안가에 맞닿아 있어 기본적으로 항구지만, 도심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기에 이곳에 레스토는 없었다.

A급 용병도 웬만하면 여기는 꺼리는 판국에 어떤 미친 레스토가 이곳에서 어슬렁거릴까.

'충분하다.'

섬천과 월묘가 있는 곳으로부터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기에, 혹여나 미친 상태로 여기를 떠난다 하더라도 딱히 벌여질 큰 일따윈 없다. 공호의 속도로도 여기 오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렸으니.

'미친다면 또 학살하겠지. 몬스터든 뭐든. 세포포인트가 되어 들어오는 거다.'

고통 포인트도 포인트지만, 몬스터가 벌레 수 만큼 있는 여기에서 날뛴다면 막대한 세포포인트가 몰려올 것이 분명하다. 몬스터도 A급 용병이 꺼릴 괴물 같은 녀석들만 있는 곳이니. 잘하면 무지막지한 녀석과 만나 살해당할지도 모른다.

'이번만 잘 넘어가자.'

이것만 견딘다면 월묘에게 부탁해 달의 축복을 받고 비밀의 마나페인에 도전할 차례다. 바랬고 바라던 사미호에 도전한다.

'혹여나 이곳엔 레스토도 없으니 본능적으로 간을 빼 먹는다고 하더라도.. 고통이 끝날 일은 없겠지.'

스스로 묶고 매를 받는 짓이다. 어떻게 하면 자신을 한계까지 고통을 줄 수 있을까를 곰곰히 생각하는 자신의 꼴이 좀 우습잖은 게 아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 분명하다.

'몬스터의 간?'

잠깐, 몬스터의 간을 먹는다고? 레스토의 간을 먹었을 때 분명 스텟이 상승했다. 그렇다면...

콰득,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공호는 최대한 정신을 잃기 전에 기억해뒀다.

'나중에 한 번 몬스터 간도 먹어봐야겠어.'

날아가는 이성과 함께, 막대한 고통 포인트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고통이 30만큼 축적되었습니다.


-고통이 42만큼...


-고통이...


쩌저저적.

세 개의 꼬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기형적 얼음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검도 있었고, 창도 있었다. 화살도 있었으며, 도끼도 있었다. 그것들은 공호를 주위로 정신없이 소용돌이쳤다.

처음 고통을 겪었을 때와는 비교되도록 축적한 음의 마나다.

키륵?

몬스터의 몸을 검이 뚫고 지나간다. 자이언트 거북의 등껍질를 가볍게 뛰어넘는 강도를 지닌 놈의 피부를 지닌 녀석을 쉬이 뚫고 넘어간다.

콰과과과.

공간이 갈려지고 얼어버린다. 몬스터들이 울부짖기 시작한다. 이성을 잃어버리며, 그동안 월묘와 사냥하며 조절한 얼음의 위력과 범위. 냉철하게 계산하고 필요한 부분만 써 몬스터를 잡았다. 최대한 잔인함을 보이지 않았고, 월묘에게는 얼음 조각하나 튀지 않게 움직였다.

절제하고, 최대한 줄였다. 커버 가능한 위력의 한도 내에서 움직였다.

그것을 마음껏 개방한다.

미친듯한 학살. 월묘의 축복을 받았을 때보다 더 무지막지 해 보인다.

하나, 분명히 월묘의 축복을 받지도 않은 상태다.

보이는 족족 생명체라곤 뼈를 발라버리고 얼려버린다. 필요에 따라 손톱으로 찢어버리고 입으로 물어뜯는다. 눈은 붉게 충혈, 피는 투두둑 쉴 세 없이 흘린다.

성향이라 할까. 미쳐도 종류가 있다. 이상한 말을 하던가, 기형적 행동을 하던가. 아니면 폭력적으로 과격하게 미치던가. 공호는 극 후자였다.

후천적이지만, 미쳐버린 세상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해가 가라앉고 달이 차오른다. 사용한 음의 마나가 2배의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한다.

들어온 마나는 마나 페인이 만든 길에 돌아가며, 증폭되며 압축된다. 동시에 음의 마나로 걸린다. 압축되기에 끈임 없이 마나가 치고 들어 오더라도 멈춤 없이 감당한다.

위에서 음식물을 소화해 넘기듯이, 분명 마나를 넣을 수 있는 한계량이 존재한다. 그러나 공호의 마나페인 길은 위의 소화력을 극강하게 늘린 것과 같다. 어떤 음식이든 넣자마자 소화시켜 버리니 막힘이 없다. 대신 위액이 과다분비하여 고통이 뒤따르지만.

일반적인 마나페인을 모두 뚫은 자의 특권. 일반 마나 페인만 하더라도 이런 엄청난 효과를 낳았다. 만약, 마나를 한 바퀴 돌릴 정도로 비밀의 마나 페인을 모두 뚫는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역시 아무도 모른다.


-고통이 132 만큼 축적되었습니다.


여전히 고통 포인트는 끝나지 않고 치솟아 오른다.


-레벨이 1 상승하였습니다.


세포포인트도 질세라 치고 올라온다.

이미 공호의 스텟은, 그 어떤 등급의 개척자라도 동레벨에선 비교가 성립되지 않았다.


작가의말

아마 80편 보다 더 길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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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월묘 15.09.12 369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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