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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99,815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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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51,747

작성
15.09.1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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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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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0쪽

월묘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포대귀신. 포댓자루를 끌고 다니며, 살아 움직이는 거라면 뭐든지 죽여서 자루 안에 넣는다는 괴상한 몬스터다.

녀석의 머리 위로 몬스터 등급이 떠오른다. D-11.

황악조보다 강하다. 그러나 흑연호보단 훨씬 약하다. 이쪽은 한층 더 강해졌다.

"꿰에엑."

놈이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공호는 레벨에 비해 비정상적인 스텟을 지녔다.

S급 개척자라 할지라도, 정말 우연이 만들어낸 그동안의 칭호들은 얻기 어렵다. 게다가 부가적인 육체능력 상승 칭호까지. 육체능력만 하더라도 과거 같은 레벨 대의 경험자들도 달성하지 못하는 능력이다. 그에 더해 육체능력을 웃도는 음의 마나까지.

이것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공호의 레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레벨이 1 상승하셨습니다.


정말 금방금방 낚시라도 하는 듯 레벨이 오른다. 애초에 레벨 90대의 개척자가 D등급 계열의 몬스터를 상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다시 말해서, 잡기만 하면 폭풍 같은 세포 포인트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육체등급:S 레벨:96 육체랭킹:412432222위

이름:공호 칭호:11세대의 선구자,그외...


힘:1090 민첩:1350 순발력:395 체력:230 육감:385

마나 친화도:625 마나 제어력:610

부여가능 스탯포인트:120


현재 축적된 고통: 133.


몸을 한계까지 몰아가며 몬스터를 사냥하고 얻은 고통도 상당했다. 고통은 포인트처럼 전환되어 이용하는 공호만의 시스템. 레벨에 비해 파죽지세로 스텟은 상승해간다. 육체랭킹은 현저히 낮았지만, 레벨이 오를 때마다 빠르게 상승한다. 그야말로 남들은 사냥하는데, 혼자 학살하고 다닌다.

콰앙!

공호가 있던 자리에 충격파가 몰아친다.

지금쯤이면 얼음이 묠드의 숲에 가까이 갔을 것이다. 공호가 있는 지점부터 얼음까지의 거리는 약 7800km.

가까운 거리다.


공호네 가족과 진은 예부터 알고 있는 사이였다. 진의 어머니가 불이웃 돕기 캠페인을 참여하며 연탄을 나른 곳이 공호네 집이었다. 그때 당시 월묘와 진이 죽이 잘 맞았고, 섬천과 공호에게 진은 동네 아는 동생 같은 사이였다.

"머리는 또 왜 길렀습니까? 처음에 단순 양아치인 줄 알았습니다."

"형이야 말로 그 얼굴로 공호 형과 붙어있기 부담스럽지 않습니까잉?"

"나니까 다행입니다. 만약 네가 붙어 다녔으면 오징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선전포고. 분명 선전포고다. 남자들의 자존심 대결이 언제나 그렇듯, 진은 먼 옛적 이야기까지 꺼내온다.

"아, 그래도 나는 속이 시커멓지는 않아잉. 세상에. 어떻게 6살짜리 아이가 직박구리 폴더에.. 아악!"

날카로운 바람이 진의 뒷 꽁무니를 노린다. 진은 모발보호를 위해, 본능적으로 쭈그려 앉아 바람을 피했다.

"왜? 왜 그렇게 놀랍니까? 거울 봤습니까?"

그러고 나서 터지는 몸싸움을 빙자한 개싸움. 월묘는 말리다 지쳐 나가 떨어진 지 오래다.

마침 공호가 들어왔다. 원래 하는 짓이 인간을 넘어 섰다지만, 상공 3만5천 피트까지 단순 점프로 올라오는 것에 월묘는 학을 뗐다.

지칠 대로 지친 월묘는 공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원했다.

"제발, 제발. 제발 저것들 좀 말려줘."

어느정도 고생했긴 했나보다. '저것들'이라니.

공호는 고개를 쓰윽 돌려서 서로 볼을 잡아당기고 있는 섬천과 진을 응시했다. 물론 정수리에는 쿠나이와 단검이 사이좋게 박혀있다.

"사이가 좋아 보이네."

그걸로 끝. 딱히 목숨에 지장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서로 죽일 의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서로 은근 즐기는 듯한데, 나설 필요는 없다.

"그나저나.."

이 얼음은 묠드의 숲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미 숲은 들어왔다. 문제는 묠드가 사는 숲의 중심부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묠드는 숲의 영역이 넓어질수록 강해지는 생물. 숲 속의 나무에서 태어난 반요정이다.

만약 이 숲이 묠드의 숲이라면..

숲의 상태는 곧 묠드의 상태. 이 숲은 맑다. 있는 것만으로도 마나가 살아 숨쉬는 그런 장소 같다. 어둠을 품었던 예전의 숲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변했다.

이 말은 즉, 숲의 중심이었던 묠드의 나무가 완치했다는 것이다.

"보입니다."

한참을 더 들어가자, 변함없는 묠드의 목재 집이 보였다.

하늘 위에 공호가 뚫렸던 세상의 틈을 이어주는 결계는 어째서인지 사라졌다. 아니, 세상의 틈과 이어주는 통로자체가 사라졌다.

공호의 눈동자 깊숙히 예기가 번득거린다.

묠드, 그에게 꼭 물을 것이 있다.

공호가 섬천을 돌아본다. 섬천이 고개를 끄떡거리더니, 손에 끼워져있는 검은 반지를 보인다.

"월묘야 아이들 좀 모아주시겠습니까."

"응."

월묘는 섬천의 부탁에 바로 아이들을 모았다. 귀찮다는 둥 아무런 핑계도 대지 않았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섬천의 앞에 모여들었다.

곧 섬천을 둘러싸고 수백의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많긴.. 많네"

다 모여놓고 보니 당장 운동회를 열어도 괜찮을 숫자다.

섬천은 부드러운 웃음을 입에 걸었다.

"꿈이 뭡니까?"

뜬금없는 질문에 아이들은 잠시 조용해졌다. 그러나 구름을 만지며 풀렸던 분위기가 어디 가지는 않았다. 곧 자유롭게 말을 꺼내 놓았다.

"평화롭게 살고 싶어."

"배 터지도록 먹어 보는 거!"

"가족 찾는 거!"

모두 열 살을 넘기지 않은 아이치고는 꿈에 고생이 베어 있다. 그런 아이들을 월묘가 측은하게 바라본다. 한 아이가 소극적이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자유로워지는 거."

섬천의 눈이 반달모양으로 웃는다. 원하던 대답이다.

"조금은 이뤄주겠습니다. 그 꿈."

츠스스스.

공호가 얼음을 흡수한다. 비대한 몸집을 가졌던 얼음덩어리가 점점 줄어든다.

"... 자, 급하강이 있사오니 당황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얼음이 줄어들어 불안해하던 가운데 섬천의 말이 울린다.

"급.. 하강 입니까잉?"

이 정도면 피해는 없겠지만, 진이라도 꽤 아찔한 높이다.

츠스스스.

순간 얼음이 흡수되는 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순식간에 작은 얼은 조각으로 변한 거대한 얼음 덩어리. 만유인력의 법칙에 의해, 더 이상 수직항력을 받을 물체가 없는 일행에게는 냉혹한 중력이 기다린다. 쉽게 말해, 떨어진다.

"으아아! 미쳤냐잉!"

진이 월묘를 보호하기 위해 끌어 앉으며 말했다.

"어딜 감히!"

퍽.

섬천은 그런 진에게 돌려차기를 먹여 월묘를 보호하고, 풍의 마나를 발현시킨다.

우웅.

반응하는 검은 반지. 촘촘히 짜인 보석들이 빛을 내며 풍의 마나를 증폭시킨다.

사람 대여섯명 밖에 날 수 없는 섬천의 풍의 마나가, 반지를 만나며 비현실적으로 증폭한다.

백팔 천기(百八 天器)중 하나인, 풍(風)의 반지.

그리고 곁들어 지는 섬천의 미친듯한 풍의 마나에 대한 연산. 개척자가 풍의 마나를 다루기 위해서 필요한, 유체 방정식을 이용한 초고난도 연산.

오두막부터 시작해서 모든 개척자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급감하는 하강속도. 그러나 겁에 질려 시퍼런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대부분 눈을 감고 비명만을 질러댔다.

"까아악!"

반지를 끼면 은치에게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반지를 끼기만 하면 은치는 기지개를 펴며 상쾌해 한다.

섬천은 월묘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눈을 떠 주십시오."

월묘는 움츠렸던 몸을 슬쩍 폈다. 그리고 찔끔 감았던 눈을 조금 열었다. 반쯤 감긴 눈 안으로 순수한 동공이 살아난다.

확 퍼지는 빛과 함께 떨어지지 않는 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날고.. 있어?"

월묘는 기뻐하며 파닥파닥 대었다. 너무 몸부림이 심했는지 진과 머리가 부딪쳤다.

다시 눈물을 찔끔 쏟고는 월묘는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눈을 떠! 떠 있어. 떠 있다고!"

월묘는 아이들의 손을 덥썩 잡았다.

한 아이가 슬며시 눈을 떳다.

"날고있어!"

그를 시작으로 모든 아이가 팟 눈을 떴다.

파앗.

적지 않은 풍압이 머리카락을 사정없이 흔들어 댄다. 뜬 눈을 따갑게 만든다. 그러나 눈을 감지 않았다. 이 굉장한 광경을 두고 눈을 감을 수는 없었다.

"날아. 내가 새처럼. 날아..."

아이들의 표정이 급히 밝아졌다.

웃음을 피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붙잡고 좋아하는 월묘.

섬천은 순간 그들에게서 가족을 봤다. 조금 들떳는지도 모른다. 풍의 마나를 남용하는 것을 보니.

그래서인지 괜스레 진에게 다가가 트집을 잡았다.

"아하. 그렇습니까? 우리 진이는 높은 곳을 무서워 하는 겁니까? 몰랐네. 마나 천재가 고소공포증이었다니."

사실, 어렸을 때부터 알던 사실이었다. 섬천은 까먹은 척하며 이용한 것이다.

정신을 놓고 이리저리 허우적 대던 진을 보며 섬천이 비웃었다.

퍽, 진의 주먹이 날아든다. 섬천은 가볍게 피하고는 진 주위에 바람을 밀어 넣는다.

고속 회전 팽이처럼 도는 진! 공중에서 바람에 잡힌 이상, 억지로 내려갈 방법은 몇 없다. 어딘가로 튀어 나갈 지지대가 없기 때문이다.

진은 일반마나를 다룬다. 아무리 천재여도 아직 방출은 무리다. 초월점에 다다라야 방출이 가능하니.

진은 맥을 못 추리고 빙빙 돌기만 했다.

묠드가 오두막을 나와 해맑게 손을 흔든다.

휘잉.

마침 바람에 풀잎이 날아든다. 우리 곁으로 날아오른 풀잎이 팽글팽들 돌며 반겨준다.

월묘는 공호와 섬천 앞에서 만나고 나서 해맑게 웃었다.

"웃어! 얘들이 웃어!"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웃으려 하지 않았던 아이들. 사방에서 위협해오는 하이에나들의 존재와 죽음의 공포가 뇌리를 장악한, 그 악독한 환경.

꿈과 희망이 없던 아이들이 너무나 불쌍했다.

"우리가 날고있다고오오!"

아이들의 눈에 환상이 들이찼다.

이 순간이 즐거웠다.

물론 노인들은 심장마비가 올 뻔한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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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월묘 15.09.12 279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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