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듀랭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손자는 세상을 구하기로 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혜일
작품등록일 :
2021.12.15 22:54
최근연재일 :
2022.02.03 12:10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13,139
추천수 :
2,121
글자수 :
334,100

작성
22.01.30 12:10
조회
883
추천
21
글자
12쪽

담임의 실력

DUMMY

51화


담임의 실력



“아!!! 이길 수 있었는데.”


“아깝긴 했지.”


체육관에서 식당으로 향하는 길. 나와 아린이, 정소율, 그리고 우릴 졸졸 따라오는 이무영 이렇게 네 명의 무리가 다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짜증 나. 그 몸은 반칙 아니야?”


불평하는 건 정소율이었다. 뭐 정소율의 불평은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제외한 학생 수준에서는 그 육체는 확실히 반칙이다.


랭킹전은 끝났고 랭킹 1위는 케빈의 차지가 되었다.


“에이 친구들 너무 상심하지 마. 기회는 많다고.”


“기권한 당신에게 듣고 싶은 말은 아닌데요.”


능글거리는 이무영에게 칼같이 선을 긋는 아린이.


그렇다. 이무영 저 뺀질거리는 놈은 기권에 성공했다. 운이 좋게도 케빈은 이상하리만큼 이무영에게 관심이 없었다.


‘암살자는 싫다!’


확고하기도 하지. 케빈은 암살자는 비겁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사냥꾼이나 암살자나 비슷하지 않나?


담임은 뭔가 불만인 표정이었지만 어찌하겠는가. 학생이 싫다는데.


“괜찮아, 괜찮아. 나도 걔는 못 이겼을걸?”


이무영은 자기가 못 이겼을 거라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검성과의 싸움에서 보여줬던 그 기술이라면 충분히 케빈의 방어를 뚫어냈을 거 같은데···. 무슨 페널티라도 있는 건가?


“아 씨. 이길 수 있었는데.”


가장 아까웠던 건 역시 정소율의 대련이었다. 정소율의 기술 버닝소드. 거대한 대검이 화염을 압축시켜 만들어낸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검.


그 기술은 강력했지만, 수인화에 마력까지 두른 케빈의 방어를 뚫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저 짜증 난다는 말만 벌써 여섯 번째다. 대충 맞춰주고 입 다물게 하는 게 내 위 건강에 도움이 되겠지.


“봐준 거 아니야? 그 하얀 불을 쓰면 케빈이 다칠까 봐?”


내 말에 정소율의 귀가 쫑긋거렸다. 마치 완벽한 변명을 찾았다는 듯이 말이다.


“흠흠, 그렇지. 그걸 썼다가는 안전장치건 뭐건 크게 다쳤을걸? 그냥 내가 한 번 봐준 거지.”


히죽거리며 그렇다고 동의하는 정소율. 뻔뻔하다. 하얀 불은 제어도 못 하면서.


뭐 그래도 조금만 성장한다면 케빈의 방어 정도는 쉽게 뚫어낼 녀석이다.


백염(白炎)을 완벽하게 다루거나 백염보다 더 상위의 불꽃. 정소율을 청화라고 부르게 한 불꽃인 청염(靑炎)을 피워내기만 한다면 케빈은 정소율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흠흠···. 나도 아쉬웠어.”


그때 아린이 마저 아쉽다는 듯 말을 뱉었다. 아이고 아린아 너까지 왜 그러니.


‘저 여우만 선우의 관심을 끌게 할 수 없어.’


신아린이 정소율을 견제하기 위해 내뱉은 말이지만 우리의 둔감한 한선우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선우는 신아린과 정소율 둘 다 그저 동료로만 보고 있었다. 미래에 자신과 함께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울 동료 말이다.


그런 아린의 마음을 모르는 둔감한 선우는 그저 아린의 패배를 아쉬워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린이도 아쉽긴 했다. 역시 결정력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신아린과 케빈의 전투는 원사이드 하게 진행됐다. 케빈은 공격 아린은 방어. 케빈의 공격을 아린은 얼음을 이용해 모두 방어했다. 그렇게 진행된 대결은 결국 고착상태에 빠졌다.


“쳇.”


“고작 이게 전부냐!”


아린의 공격이 케빈에게 소용이 없던 건 아니지만, 케빈을 끝장내지는 못했다. 꽁꽁 얼어붙은 케빈은 움직임이 봉쇄당했지만, 결정력이 부족한 아린이는 끝을 내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크아아아.”


얼음을 부수고 나온 케빈에게 패배했다.


“엄청 아쉬웠지. 뭐 그래도 괜찮아. 아마 우리가 조금만 더 성장하면 케빈도 이길 수 있을걸?”


“큭큭 역시 한선우야. 긍정적이기도 해라. 그런데 말이야. 케빈은 이겨도 담임은 못 이기겠던데?”


이무영의 말이 맞다. 그 무식한 케빈 놈 때문에···.


*****


랭킹전이 종료된 시점의 체육관. 일렬로 정렬한 학생들 앞에 담임인 최윤재가 서 있었다.


“자 랭킹을 발표한다.”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굳이 다시 한번 선언하는 담임이었다. 랭킹을 상기시킴으로 학생들의 경쟁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역시 악랄하기로 유명한 미르 아카데미답다.


“9위 블러드 메리. 이번엔 기권이지만 다음에는 대련을 할 수 있으면 좋겠군. 힐러라고 몬스터가 봐주는 건 아니란 걸 알아라.”


“네···.”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다. 어쩜 저리 자기 언니와는 다른지.


“8위 독고린. 아쉬운 대련이었다. 무공의 특성상 내공의 성장이 느린 건 어쩔 수 없지. 그래도 가문의 영단이나 내공을 뒷받침할 무언가를 찾는 게 좋아 보인다.”


“알겠습니다.”


“7위 스즈키 하야테. 훌륭한 대련이었다. 프레이에게 진 건 아쉽지만 검술이 더 발전한다면 프레이 보다 더 단단한 적을 상대로도 이길 수 있을 거다.”


“저 스즈키 하야테 평생 정진하면서 살아온 남자. 한 번의 패배로는 제 마음을 꺾을 수 없습니다!”


“6위 프레이 버틀러. 역시 수인왕님의 자식답더군. 벌써 수인화를 그렇게 자연스럽게 다루다니. 훌륭했다. 다음부터는 더 높은 랭킹을 노려보도록.”


“네 선생님.”


“다음···. 5위 한선우. 넌 왜 능력을 쓰지 않았지? 체페쉬와의 대련에서 보여준 능력. 꽤 괜찮아 보이던데?”


‘왜 나한테만 질문이야.’


“상대가 상대인지라 쓰지 않았습니다. 프레이가 말한 아직 오빠를 이길 자신 없다는 말은 아직은 케빈이 프레이 보다 더 강하다는 이야기겠죠. 스즈키의 검술 실력으로도 뚫지 못한 육체를 제 창으로 뚫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흐음···. 일리는 있군. 그럼 마지막으로 한 가지. 깔끔한 업어치기던데 누구에게 배운 거지?”


‘왜 나만 취조를 받는 거야?’


“스승님이 계십니다.”


“호오 나도 만나보고 싶은데?”


‘나도 소개해주고 싶네요. 나 괴롭히는 선생이라고.’


“자 다음은 4위 이무영. 넌 할 말이 없다. 기권했으니까. 다음에는 싸워 할 거다.”


“넵. 알겠습니다.”


“3위 정소율. 나쁘지 않은 실력이었다. 검에 불을 담는 테크닉도 제법이었고 적염가 직계답게 화력도 훌륭하더군. 하지만 능력의 컨트롤이 미숙하다. 입학시험에서 보여줬던 백염은 아직 컨트롤이 불안정한가?”


“네.”


시무룩한 표정의 정소율이 답했다.


“그럼 정해졌군. 앞으로는 능력 제어 훈련에 더 시간을 할애하도록.”


“네.”


“2위는 신아린. 정말 아쉬운 전투였다. 상대가 저놈이 아니었다면 백이면 백. 네 승리였겠지.”


“아니에요. 제 부족한 점을 깨닫게 된 좋은 전투였어요.”


“좋은 자세다. 방어는 완벽했다. 앞으로는 방어기술보다는 공격기술 개발에 힘쓰도록.”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케빈. 1위 축하한다.”


“고맙다. 선생.”


또 튀어나온 맥락 없는 반말. 훈훈한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싸해졌다.


“내가 분명 반말을 하지 말라 했을 텐데.”


“화난 건가? 오히려 좋다.”


저건 또 무슨 소리야. 오히려 좋다니. 설마 도발이라도 하는 거야?


“오히려? 일부러 이러는 거란 소리냐?”


“그렇다. 당신과도 싸워보고 싶다.”


케빈의 돌발 행동에 프레이가 뛰쳐나갔다. 다시 한번 오빠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케빈의 저항에 실패했다.


“오빠 제발!”


“조금만 기다려라.”


케빈의 당당한 도전에 최윤재는 황당함을 느꼈다.


“지금 나와 싸우자는 거냐? 학생인 너와 선생이 내가?”


“나는 이 반 모든 학우의 실력을 확인했다. 메리와 무영이 기권하기는 했지만 메리는 힐러지. 그리고 무영의 실력은 입학시험 때 확인했다. 그러니 이 학급에서 실력이 검증되지는 않은 사람은 당신 하나밖에 없다. 당신의 실력을 확인해야겠다.”


케빈의 진지한 말에 최윤재는 황당을 넘어 이젠 상식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딴 게 학생? 수인이 강함을 중요시하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아니 프레이는 멀쩡한 걸 보니 이 녀석이 이상한 거겠지.’


“지금 네 말은 나 따위가 선생을 할 자격이 있는지 테스트해 보겠다 이거지.”


“그렇다.”


‘이거 기분 더럽네. 그냥 다 패버리고 때려치워?’


최윤재 주변에서 살기가 폭사했다. 빌런을 사냥하던 숙련된 사냥꾼의 정련된 살기. 그 당당하던 케빈마저 소름이 돋았다.


“크큭 역시는 역시인가. 덤벼라. 담임 내가 널 꺾고 이 반의 최강자가 되겠다.”


“아 나도 이제 모르겠다. 이놈들아! 첫 번째 수업이다!”


이렇게 갑자기? 도대체 뭘 시키려고?


“첫 번째 수업의 내용은 담임과의 대련이다. 모조리 덤벼라. 1분 안에 정리해주지. 애송이들아,”


최윤재의 광역 도발이 훈련장을 휩쓸었다. 최윤재의 발언이 기분을 상하게 했는지 모두 한판 해볼 생각이 가득한 눈빛으로 최윤재를 바라봤다.


나랑 메리만 빼고.


최윤재가 아공간 주머니에서 탄환 한 발을 꺼냈다.


“이 탄환이 바닥에 내려앉는 순간 시작이다. 모두 이해했나?”

이무영이 히죽거리며 말했다.


“진짜 괜찮으시겠어요? 9대1이에요 선생님 다쳐도 모릅니다?”


“진짜 최윤재 다 죽었네. 애들아. 랭킹 77위라는 건 딱지치기로 먹은 자리가 아니란다.”


최윤재는 자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탄환을 집어 던졌다.


탄환이 바닥에 떨어지는 그 짧은 시간. 모두 전투준비에 들어갔다. 검사인 독고린과 스즈키는 검을 뽑았고 수인인 케빈과 프레이는 수인화를 시전했다.


이무영은 자신의 단검 두 자루에 그림자를 둘렀고 신아린과 정소율은 능력을 쓰기 위해 마력을 끌어올렸다.


나와 메리를 제외한 모두 완벽한 전투태세를 갖췄다. 하지만 저 전투준비는 명백한 실수다.


‘바보들 담임을 너무 얕보고 있어. 공격 준비가 아닌 방어 준비를 했어야지.’


탄환이 바닥에 떨어진다.


땡그랑.


탄환이 바닥에 떨어지는 그 순간. 최윤재의 손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움직인다. 아공간 주머니에서 나타난 두 정의 리볼버가 학생들을 노린다.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거의 동시에 들려오는 여덟 발의 총성. 탄환이 떨어지고 고작 3초가 지나지 않았을 시점. 레인저 최윤재의 신들린 사격술이 학생들에게 비명을 선물했다.



“크윽.”


“까약.”


“으악.”


“크하.”


“젠장.”


“큭.”


‘호오 두 명은 막았다 이건가?’


여덟 발의 총성과 여섯 명의 비명이 훈련장을 어지럽혔다. 총상을 입은 사람은 여섯 명. 총상을 입지 않은 사람은 애초에 전투의지가 없기에 노리지 않은 메리.


날아오는 탄환을 확인하고 마그네틱 포스를 발동시켜 막아낸 한선우, 그리고 그저 직감으로 탄환이 노리던 허벅지에 얼음을 생성시켜 막아낸 신아린이 전부였다.


“신경탄이다. 직접적인 데미지를 주는 게 아닌 신경에 데미지를 줘 적을 마비시키는 특수 탄이지. 한 삼십 분 정도 마사지해 주면 멀쩡해질 거다.”


총에 맞은 학생들은 모두 오른쪽 허벅지에 탄환이 박혔다.


“너무 치사해요.”


“치사?”


프레이의 원망 섞인 말에 최윤재가 날카롭게 반응했다.


“이게 실전이라면 어땠을까? 만약 내 탄환이 허벅지가 아닌 머리를 노렸다면 어떻게 됐을까?”


최윤재의 신랄한 말에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아마 한선우와 신아린을 빼면 모두 죽었겠지. 이게 실전이다. 애송이들아. 케빈 아직도 내가 선생인 게 불만인가?”


“아닙니다. 선생님.”


“큭, 위아래가 확실한 건 좋군. 자 오늘 수업은 끝이다. 몸을 풀고 밥이나 먹고 집에들 가라!”


“”네,“”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쏴버리고 훈련장을 나서는 최윤재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있었다.


“한선우, 신아린 그걸 막았다 이거지?”


최윤재의 능력 ‘사격’. 이 심플한 능력은 최윤재를 최고의 사수로 만들어 주었다. 적을 락온 하는 특수한 눈과 락온한 적을 놓치지 않는 마력의 탄환.


사람들은 최윤재의 탄환을 회피 불가의 마탄이라 불렀다.


‘신아린은 직감으로 막았다지만 한선우는 분명 보고 막았어. 그놈 실전 경험이 아주 풍부하다.’


“이번 학생들은 재밌군.”


만족한 표정으로 바깥으로 나간 최윤재는 그제서야 전달해야 할 사항을 떠올렸다.


“아 맞다. 한선우한테 체페쉬가 찾아다닌다고 말해야 했는데···. 뭐 알아서 하겠지.”


그렇게 한선우는 자신의 목 앞까지 드리워진 칼을 모르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손자는 세상을 구하기로 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신작 공지 22.08.16 88 0 -
공지 연중공지 +10 22.02.04 394 0 -
54 검성 vs 한선우(2) +2 22.02.03 704 23 13쪽
53 검성 vs 한선우 +2 22.02.02 755 23 14쪽
52 양아치는 밟아야 제 맛 +1 22.01.31 839 24 14쪽
» 담임의 실력 22.01.30 884 21 12쪽
50 랭킹전(3) +1 22.01.29 941 24 13쪽
49 랭킹전(2) +1 22.01.28 1,002 21 12쪽
48 랭킹전(1) +3 22.01.27 1,106 21 13쪽
47 입학 그리고 S 클래스 +2 22.01.26 1,195 23 13쪽
46 과거의 이야기 수인국 비스티아 +2 22.01.25 1,175 23 14쪽
45 정상회의(3) +2 22.01.24 1,284 23 14쪽
44 정상회의(2) +3 22.01.23 1,352 24 14쪽
43 정상회의(1) +2 22.01.22 1,361 24 13쪽
42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12) +1 22.01.21 1,392 30 14쪽
41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11) +4 22.01.20 1,378 25 14쪽
40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 (10) +4 22.01.19 1,409 24 13쪽
39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9) +2 22.01.18 1,410 25 14쪽
38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8) 22.01.17 1,456 26 14쪽
37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7) +3 22.01.16 1,501 28 14쪽
36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6) +2 22.01.15 1,536 27 13쪽
35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5) 22.01.14 1,585 29 14쪽
34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4) +3 22.01.13 1,622 32 14쪽
33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3) +3 22.01.12 1,662 32 14쪽
32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2) +1 22.01.11 1,717 31 13쪽
31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1) +1 22.01.10 1,857 33 14쪽
30 적염가(3) +2 22.01.09 1,901 31 14쪽
29 적염가(2) 22.01.08 1,887 33 13쪽
28 적염가(1) +2 22.01.07 1,912 35 13쪽
27 결투(2) +5 22.01.06 1,901 37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