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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랭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손자는 세상을 구하기로 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혜일
작품등록일 :
2021.12.15 22:54
최근연재일 :
2022.02.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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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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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적염가(3)

DUMMY

30화



적염가(3)


“망종(亡種)이라 그것참 적절한 단어 선택이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보기엔 너도 똑같은 사람인데 그렇게 말해도 괜찮아?”


“상관없다. 나는 나 스스로 떳떳하다고 생각하니까.”


“음 뭐 넌 여자 문제를 빼면 딱히 나쁜 짓 한 건 없긴 하지.”


또 여자 문제를 언급하는 강지수에게 짜증이 난 염제는 고개를 내저었다.


“후 그래서 회의는 언제지?”


“다음 달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이 끝나면 할 생각이야. 남운이 한테 듣기로는 이번에 수인왕의 자식들도 입학한다던데. 자식을 끔찍하게 아끼는 그놈이 오지 않을 리가 없지.”


“음 그렇게 되면 회의 참석자는 나와 너 그리고 수인 왕 정도인가?”


“아니 파천검가(破天劍家)의 가주와 블러드가(家)의 가주정도는 부르면 올 거야.”


“교황과 아사신가(家)의 가주는?”


“절대 안올걸. 날 죽이고 싶어하는 놈들인데. 잘도 오겠다.”


“하긴 그 두 사람은 널 싫어하다 못해 증오하니까. 부른다고 순순히 오진 않겠지. 뭐 나도 참가하마. 소율이 입학시험도 볼 겸 네 자랑인 선우 군 실력도 볼 겸.”


“아···. 그게···.”


갑자기 당황한 듯한 강지수를 보고 염제는 무언가 수상함을 느꼈다.


‘허 뭔가 숨기나 보군.’


“문제 있나?”


“아 올라 그날 와서 보면 알겠지. 이걸로 용건은 끝! 이제 선우 보러 가야겠다.”


“조금만 기다려라.”


다시 선우를 보러 갈 생각에 신났던 강지수는 갑작스레 기다리란 염제의 말에 불만 가득한 얼굴로 염제를 바라봤다.


“왜 뭐 할 말 더 있어? 이런 낯선 곳에 선우를 내버려 두니 불안한데···.”


‘아무리 저놈이 우리한테 우호적이라 해도 이곳은 위험해. 우리 정체를 모르는 놈이랑 시비가 걸릴 수도 있어. 엔간한 놈이면 아까 던져준 명패로 해결되겠지만 사람일은 혹시 모르는 거니까.’


불만 가득한 강지수의 얼굴을 보고 염제가 미소를 지었다.


“역시 감이 좋구나. 넌 나와 좀 더 어울려 줘야겠다.”


갑작스레 분위기가 바뀌었다. 온화하던 염제는 어디 갔는지 갑작스레 온몸에서 투기를 뿜어냈다.


“너 선우한테 무슨 짓을 할 생각이야.”


선우가 위험에 빠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강지수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워워 살기를 뿜지는 마라. 해칠 생각은 없으니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네 손자를 건드리는 멍청한 짓을 할 리는 없지. 만약 네 손자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너는 내가 막아서더라도 우리 가문을 통째로 지워 버릴 여자니까.”


“그걸 알면서 왜 이런 짓을 벌이는 거지?”


“음 뭐랄까 젊은 아이들의 운명적 만남을 노리고 있다고 하면 되겠군. 우리 아름다운 소율이를 만난다면 저 아이도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지. 후후.”


‘저 미친 노인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이러는 이유가 자기 손녀랑 우리 선우랑 한번 엮어보겠다고 이러는 거라고?’


“야 이 미친놈아. 노망났냐? 노망났어? 그냥 서로 한번 만나보라고 하면 되지 그게 안 돼도 어차피 아카데미 들어가면 항상 볼 거 아니야?”


“노망이라니 그 무슨 망측한 말이냐. 난 그저 순수하게 아이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거뿐이다. 지금 행동은 그저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해두지.”


“이 미친 계획이 성공할 거 같아? 선우가 처음 본 여자애한테 홀려서 갑자기 ‘우리 결혼하겠습니다’ 이러겠냐고.”


“그렇게 쉽게 넘어오는 남자라면 내가 거절이다. 뇌희여 사랑이란 말이다. 최소한 상대를 인식해야만 시작되는 거다. 최소한 여기서 한번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확률은 올라가겠지. 그리고 내가 이런 짓까지 하는 게 다 너 때문이지 않으냐. 방해꾼아.”


정곡을 찔렸다. 저놈의 손녀가 아무리 이뻐도 장인이 저따위면 좀···. 저 난봉꾼이 선우의 장인어른? 도대체 무슨 짓을 할지 상상이 안 간다.


그리고 뭐 만나면 만날수록 확률이 올라? 언뜻 보면 맞는 말 같지만, 그냥 궤변이다. 처음 본 사람끼리 사랑에 빠지는 건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일이다.


하지만 혹시라도 선우가 반한다면? 저 인간이랑 사돈이 되는 거잖아.


“필사의 각오로 막아주지. 네 손녀가 얼마나 예쁘고 착하던 장인어른이 너란 점에서 마이너스 백만 점이야. 이 자식아!!”


마력이 요동치고 번개가 퍼져나간다. 염제는 그에 맞서 화염을 피워냈다.


“이래 봬도 현 랭킹 2위 널 이기지는 못해도 잡아둘 수는 있지. 딱 30분만 놀자꾸나. 뇌희여.”


*****


그 시각 한선우는 세월아 네월아 정원을 산책 중이었다.


“진짜 예쁘긴 하네. 염제님의 말이 구라는 아니었어.”


염제님의 말처럼 확실히 장원 내부는 아름다웠다. 겨울임에도 따뜻한 장원 내부에는 여러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겨울에 꽃이라. 이 따뜻한 날씨도 그렇고 역시 불을 다루는 가문이라 이건가.”


그때 가주전에서 마력의 파동이 울려 퍼졌다. 뇌속성의 마력과 화속성의 마력.


“한판 붙으신 건가. 아 이젠 나도 모르겠다. 잘못 끼어들면 죽겠지. 얼른 다른 데로 가자.”


아까까지 분위기도 괜찮았으니까 그냥 못 본 척하자. 염제님도 섭섭했을 거다. 무려 17년을 연락 한번 없었다니. 내가 생각해도 이건 할머니 잘못이다.


그렇게 =목적지 없이 발길이 닿는 대로 걷던 그때 어디선가 큰 소리가 들려왔다.


“흐아!!!”




누군가의 기합 소리와 무언가 부딪치는 둔탁한 소리. 누가 수련 중인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렇게 도착한 연무장에서 보인 건 자신의 몸만 한 거대한 대검을 휘두르는 한 소녀였다.


대검을 휘두르던 소녀는 내 기척을 느낀 건지. 뒤돌아 나를 바라봤다. 소녀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


“너 뭐야. 누군데 여기 있는 거지?”


소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날 째려봤다.


“손님인데.”


“네가 손님이라고?”


저 적의가 가득한 눈. 이러다 또 오해가 생기겠다. 더는 이상한 걸로 트러블이 생기는 건 사양이다. 염제님이 준 명패를 꺼내 소녀에게 던졌다.


“염제님의 명패 이거면 내 신원은 확인됐지?”


명패를 바라보던 소녀는 뭔가 불만인 듯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이거 할아버지 명패 아니야. 이건 조잡한 물건을 가지고 우리 가문에 침투하다니. 너 목적이 뭐야?”


???? 잠깐 이게 염제님의 명패가 아니라고 왜? 그리고 할아버지? 저 아이가 염제님의 손녀라고?


갑작스레 닥친 억울한 상황에 내 머리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필사적으로 알아내려 노력했다. 갑작스러운 축객령, 가짜 명패, 염제의 손녀. 설마 이 노망난 노친네가?


아마 저 소녀는 정소율일거다. 가주가 가장 아끼는 손녀니까 가주전 근처에 연무장이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만약 염제님 아니 염제가 나한테 가짜 명패를 준 이유가 이 상황을 유도하려 했던 거라면···. 누가 더 강한지 확인해 보려는 건가?


머릿속에 생각난 가설. 하지만 바로 머릿속에서 지워냈다.


말이 안된다. 염제는 내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다. 제 아들인 염왕과도 비슷하다 직접 평가한 게 염제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 리가···. 자기 손녀한테 패배의 쓴맛을 알려주려 한 건가?


아니 그것도 아닐 거다. 손녀를 끔찍하게 아끼는 염제가 굳이 그런 수고스러운 일을 할 리 없다. 어쨌든 확실한 건 지금 난 망했다는 거다.


“어디서 온 거냐. 협회? 파천검가? 아니면 아사신이냐? 뭐 어딘지는 상관없지. 얌전히 잡혀라.”


갑자기 스파이? 드라마를 너무 봤네. 지금 세계의 정세는 평화 그 자체다. 빌런들은 숨죽이고 있고 협회, 길드, 6대 세력의 균형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상태다. 그런 지금 스파이까지 운용할 필요까지야.


“아니 그런 게 아니고···.”


“닥쳐!”


정소율의 손에서 붉은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말할 생각이 없다면 말하게 해주지.”


니가 말을 안 들어 주잖아!!


곤란하다. 아주 곤란하다. 여기서 정소율한테 손을 댄다? 안 그래도 싸우고 있는 할머니와 염제의 싸움이 진짜 심각해질 거다.


그렇다고 맞아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소율의 화염이 뭉쳐져 구(球)의 형태를 이루고 6개의 화염구가 되어 나를 향해 날아온다.


붉은색, 그리고 6개라. 뭐 아직은 이 정도인가.


자연스레 나를 덮쳐오는 화염구를 피한다. 속도와 파괴력 모두 상당한 편이지만 내 기억 속의 청화(靑花)와는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로 약하다.


뭐 이게 정상이겠지. 이 정도면 b급 정도인가. 숨겨둔 게 없을 리는 없을 테니. 잘 쳐주면 a급 정도는 되려나.


목표는 상처 없이 제압이다. 다리에 마력을 불어넣고 땅을 박차 접근한다. 정소율은 내 순간적인 가속에 반응하지 못했다.


접근에 성공한 난 양손으로 정소율의 양팔을 잡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완벽한 제압이었다


“저기 흥분은 그만하고 내 말 좀 들어줄래?”


“너어어어어!!!”


순식간에 제압당한 게 창피했는지 정소율이 소리쳤다.


“아니 나 진짜 손님이라니까? 가주전 위치도 알아. 너랑 나랑 같이 가주전에 가보면 전부 해결될 일이잖아.”


“일단 이 손 놓고 말해.”


“싫어 놔주면 또 공격할 거잖아.”


“내가 치사해서 이 방법은 안 쓰려고 했는데.”


비장의 기술인가? 몸에 마력을 불어넣어 충격에 대비한다.


“할아버지!!!”


고자질하는 거냐!? 뭐 확실하긴 하네. 근데 너희 할아버지는 우리 할머니랑 싸우고 있거든? 절대 못 올···.


“소율아!! 네 이놈 한선우!!”


잠깐 왜? 싸우고 있는 거 아니었어?


날아오는 염제를 피해 정소율을 붙잡고 있던 양손을 놓고 뒤로 물러난다. 오해가 깊어지면 답도 없다. 이럴 땐 선빵이다.


“염제님 저 손님 맞죠?!”


염제에게 질문함으로 내가 손님인 걸 드러낸다!


“이제 아니다. 감히 내 손녀한테 손을 대?”


아 저 양반 빡쳤다. 그리고 난 잠깐 손만 잡은 거라고요.


“어쩔 수 없지. 둘이 결혼해서 네가 소율이를 책임지는 수밖에.”


“에?”


“네?”


염제의 폭탄 발언에 나와 정소율 둘 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저건 또 무슨 말이야.


“야 난봉꾼 너 그런 짓 그만하라고 했지.”


염제를 뒤따라온 할머나가 염제를 타박했다.


“소율이가 얼마나 예뻤으면 이런 짓을 벌였겠나?”


“선우야 아니지? 아니지?”


뭐 내가 정소율을 좋아해? 물론 예쁘긴 하다. 160 정도 되는 아담한 키에 오뚝한 코 살짝 날카로운 커다란 눈. 염제를 닮은 붉은 색의 포니테일 머리. 확실히 예쁘다.


그렇다고 좋아하냐 물어보면 그건 절대 아니다.


내가 정소율에게 품은 감정은 사랑이 아닌 동경이었다. 내가 한심하게도 방안에 박혀있을 때도 저 아이는 헌터로서 빌런들과 목숨을 걸고 싸웠다.


나에게 정소율은 여자라기보다는 영웅이었다.


그런데 뭐? 좋아해??? 예뻐서 이런 짓을 벌여??? 아 나도 이제 못 참겠다. 마력을 불어넣어 고함을 친다.


“다들 조용!!”


갑작스러운 호통에 주변이 적막에 잠겼다.


“제발 내 말 좀 들으세요.”


*****


“그렇게 된 겁니다.”


지금 소동이 벌어진 이유를 모두 설명했다. 염제도 우리 할머니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되네. 야 염제 그거 진짜 네 명패 아니야?”


“음 장난이었다. 허허”


허허 웃으며 멋쩍은 표정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염제. 저 망할 노친네 허허는 무슨.


진짜 왜 그러는 거야. 나이가 많아지면 장난기도 늘어나고 그런 건가?


“뭐 다 해결됐으니 된 거 아니겠나. 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 오늘은 즐거웠네.”


자기가 생각해도 쪽팔렸는지 자리를 뜨려는 게 느껴진다.


“하 망할 놈 다음에 보자.”


“다음에는 이런 장난은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알았다. 소율아 너도 인사해라.”


염제 뒤에 숨은 정소율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너 두고봐!!”


그렇게 정소율은 협박답지 않은 귀여운 협박을 남기고 도망갔다. 저저 끝까지 사람 속을 긁네.


“음 나는 소율이를 달래줘야겠군. 잘 가게.”


도망가는 정소율을 따라 염제도 사라졌다.


“할머니 우리도 가요. 피곤해 죽을 거 같아요.”


“그래 나도 피곤하다. 얼른 가자. 기차는 느리니까 뛰어갈까?”


“그러다 신고당해요.


그렇게 우리의 짧고도 강렬했던 적염가 방문은 끝이 났다.


*****


가주전 앞 정원. 정소율과 염제가 나란히 걷고 있었다.


“왜 그랬니 소율아. 그 명패는 분명 내 것이 맞았다. 왜 거짓말을 한 거냐.”


한선우에게 준 명패는 염제의 것이 맞았다. 가짜 명패 그것은 정소율의 거짓말이었다.


“궁금해서 그랬어요.”


“궁금이라. 뭐가 그리 궁금했기에 거짓을 말한 거냐.”


“제 또래 주제에 할아버지의 손님이라니. 그런 사람은 얼마나 강할까 그게 궁금했어요.”


“그래서 어땠느냐.”


“강했어요. 제 라이벌로 삼기 딱이랄까? 별다른 능력도 안 쓰고 절 제압하던데요. 그 녀석은 뭐죠? 제 또래로 보이던데 그런 강자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어요.”


“나도 오늘 처음 안 아이다. 이름은 한선우. 나이는 너랑 동갑이다. 이번에 미르 아카데미에 입학한다더군.”


“미르 아카데미라···. 동급생이었네요.”


“확실히 그 아이는 강하다. 지금의 너로선 절대 이길 수 없겠지. 그래서 포기할 테냐?”


“아니요. 다음에는 이길 거에요. 그것도 전력을 꺼내게 해서요.”


“하하하 좋다. 그래야 내 손녀지.”


‘한선우 아카데미에서 보자.’


그렇게 미래의 s급 헌터 청화(靑花)에게 한선우라는 이름이 각인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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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2) +1 22.01.11 1,717 31 13쪽
31 미르 아카데미 입학시험(1) +1 22.01.10 1,857 3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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