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흰콩의 서재입니다.

가난한 S.T.A.L.K.E.R 이야기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공포·미스테리

whitebean
작품등록일 :
2014.09.26 14:12
최근연재일 :
2014.09.20 23:34
연재수 :
188 회
조회수 :
234,168
추천수 :
9,663
글자수 :
1,071,755

작성
14.12.08 21:31
조회
374
추천
20
글자
11쪽

녹슨 철문 너머로... 251-252

DUMMY

251.


피곤함에도 나는 푹 잘 수가 없었다.

안전하지 못한곳에서 편히 침낭깔고 누워 잘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나는 구석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졸다시피 잤기때문에 깊이 잠들지도 못한 모양이었다.


무릎이 굳은듯 아프고 발끝이 찼지만, 끌어안은 침낭은 따뜻했다.


-크으-


그러나 내가 깨게 된 것은 안타깝게도 피로가 풀려 자연스레 깨거나 자세가 불편해서 깨게 된 것이 아니었다.


고통스럽다.


나는 귀를 기울여보았다.

그러나 다시 소리는 들리지않았다.


난 알고 있다.


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레파토리.


그 소리에 이끌려 가보면 무언가 끔찍한게 기다리고 있겠지.

악몽에 어쩔 수 없이 끌려온 존, 그러나 존은 나를 감시하고 있고 또 잊을만하면 끊임없이 나에게 충격을 주고있다.


게다가 그 횟수가 빈번해지고 있고, 또 그 간격도 첨차 좁아지고 있었다.


난 이길 수 있을까.

이길 수 있을까?

이겨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크...


우는듯한, 혹은 폐병환자가 웃음을 억지로 참는듯한 그 소리는 찬 숲의 밤공기를 타고 여과없이 가깝게 들리고 있었다.


난 이 소리를 안다.


예전 리만스크에서 내가 홀로 있게되었을때 이 소리가 나를 유인했었다.


뻔한 레파토리.

그러나 내가 그리로 가든, 가지않든, 존은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

나는 감시당하고 있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존이 개입하고 있다는걸 확실히 안다.


멋모르는 스토커들이야 돈때문에, 아니면 그 소원때문에 맹목적으로 달려들지만 난 그 실체를 알아.


비록 빈 껍데기고 그간의 추측으로 알아낸것이지만...

그것이 사람이든, 외계인이든 뭐든-

그 실체앞에서 보란듯이 주먹을 휘두르고 파괴해주고 싶다.


내가 이 존에서 아티팩트 조금 주워간게 그리도 싫었니.

이제 좀 살만해지니까 기어코 다시 이 지옥으로 끌고 오고 싶었니.


-크으으흑, 크허-


가느다란 목소리는 구슬피 울고있었다.


그러나 나가보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소리는 가깝게 들리지만, 지금은 밤이고 그것은 어느정도 떨어져있을것이다.


"으."


힘겹게 굳은 관절을 펴고 일어나 창가에 눈을 내놓았다.


-크...


소리는 저 길을 따라 숲 외곽 어딘가에서 나고있었다.


"울지말고 기다려라. 조금있다 갈테니까."


-흐윽


"병신새끼!"


이젠 두렵지도 않아.

이제 남은건 짜증과 분노, 그것뿐이야.


니놈의 행태에 하나하나 대응하기도 짜증나 죽겠다고!


...


앉아 기다린지 얼마정도 지나자, 먼동이 트기시작했다.

태양이 강에 길게 빛줄기를 만들때, 나는 일어났다.


내가 기다리는 그 얼마간의 시간에도 그것은 계속해서 고통스레 울고있었다...


그것은 왜 그 자리에서 그러고 있었을까?

그냥 존이 시켜서 거기서 그러고 있었을까?


언젠가 내가 확실히 우위로 존의 면전에 서게되는날, 그때 모든걸 물어볼거야.

그리고 그 새끼 이마에 총알구멍을 내줄테다!


나는 밤동안 굳어진 몸을 풀었다.

대중없이 불규칙한 소리는 계속해서 났지만, 이골이 난 나로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피하려고 생각이들지도 않았다.

그냥... 내 믿고있는 총으로 쏴주고 싶은 충동만이 가득했다.


-흐으... 흐으...


아기 울음소리같기도한 그것은 내가 길을 따라 걸을때에도 계속해서 났다.


소리는 점차 커졌다.

숲입구에 다다랐을때, 나는 그 무엇인가가 고목이 썩어 나자빠진 그 근처에 있다는걸 알았다.


이 밤, 이 새벽.

아무리 밤중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적다지만 아무도 저 소릴듣지 못했을까...


그저 오롯이 내가 오기를 기다린것인가.

나는 땅에 묻었다가 파낸듯한 한 내 총들이 잘 작동되기를 바랬다.


블링크는 멜빵을 팔오금에 걸고 SIG550은 조준한채로 넘어진 고목에 천천히 접근했다.


-크...흐... ... 으흑,흑.


잠깐 멈췄다가 소리가 들려 위치를 알아냈을때 조금 더 접근했다.


"..."


'그것'은 속이 썩어 비어버린 큰 고목안에 들어있었다.

햇빛을 피해 그늘안에서 그것은 흐느끼고 있었다.


그것을 발견했을때, 나는 아찔해지는 느낌과 심장박동이 빨라지는걸 느꼈다.


새카매서 어둠과 구분이 안가는 무언가가 너절한 넝마조각들을 한껏 끌어안고 웅크린것 같았다.

관자놀이에서 맥치는 고동이 현기증을 나게만들었다.


이로서 두번째... 이건 대체 뭘까.


원래는 두껍고 큰 옷이었을것 같았는데, 그것들은 이미 오래전에 낡아서 닳아버린것 같았다...

이 크지도 않은 뭔지모를 괴물은 가끔 숨을 꺽꺽대며, 또 이따끔 들썩거리며 우는것 같았다.


-탕!


총을 맞은 그것은 경기하듯 몸을 떨었다.

그리고 우는것을 멈추고 조용해졌다.


-흐으으...


-탕! 찍


다시 울기시작했을때 다시금 쏘았으나 총알은 걸리고 말았고, 그걸 알았는지 그것은 넝마조각을 내려놓고 나를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나는 재빨리 블링크로 고쳐들었다.

새카맣고 눈코입이 일그러져 경계조차 없었다.


-끼...


"원하는게 뭐야."


-...


"내 얘기, 어디서든 다 듣고있단거알아. 나에게 왜 이러는지 얘기해라."


-흐으으...


어차피 얘길 들으려고 묻는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이제 덜덜떨면서 내 앞으로 팔로 보이는것을 내밀었다.


-퓨뷰뷰븃!


빈토레즈 역시 총알이 몇발나가다가 걸리고말았다.




252.


그러나 내가 약실을 쳐서 총알을 빼는동안에도, 그것은 이미 더 이상 움직일 여력이 없어보였다.


-착


-퓨뷰뷰뷰븃-


탄창을 갈고, 몇발을 더 박아주자 그것은 더 이상 미동도 하지않았다.


-피이...


몇초, 그 몇초가 지난후에야 작은 소리와 함께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생선뼈 무더기같은 잔해속에서, 살과 거죽이 녹은 버터처럼 흘러내렸다.


이 의미가 뭘까.

4년전, 리만스크에서 이것을 봤을때 무슨일이 있었던가.


궁금증은 더 커질뿐이다.



...



"오... 스카 로군. 오랫만이야."


다행히도, 나는 의외로 빠른 시점에 동료를 만날수 있었다.

나는 얀타르 공장 옆 레드포레스트 언덕길에서 젊은 과학자 쿠드린을 만난것이다.


피로와 오한과 때에 찌들은 나는 먼저 말을 걸지않았다면 그가 누구인지도 몰랐을것이었다.

그는 용병 몇과 이상현상에 볼일이 있던 모양이었다.


"아, 리만스크에 다녀왔다며. 몰골이 말이아니군..."


순간 나는, 그말을 듣자마자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상황이 더욱 가중되었다.


"하, 아... 나는 비밀인줄 알았는데, 알고계셨네요..."


"이상한 소릴하는군... 그간 너무 몰골이 말이 아니게됐어. 뭘하다 온거지?"


"아니 뭐... 이런 저런... 그나저나 지금 제가 너무 힘이 들어 그럽니다. 부탁인데 벙커까지만 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쿠드린은 내가 그럴만해보인 모양이었다...


"저기, 저 저 친구좀 데려다 주세요."


용병은 선뜻 나를 부축했고,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가파른 언덕아래까지 내려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저어기... 오늘이 며칠입니까?"


"9일이지. 그나저나 크게 어떻게 당한 모양이군. 꼴이 말이 아니야."


나는 그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갑작스런 리만스크에서 거진 3주간 나는 무슨일이 있었는지 설명할 수가 없었으며 그 사실을 쿠드린을 알고 있다...


혼란스럽다.

뱃속이 쓰리고 어지럽고... 열이나는것 같다.


"자네 좀 가서 쉬는게 좋겠군... 큰 병이 아니길 빌어야지."


"으헉!"


"어이쿠!"


정신적인 혼란과 피로가 누적된게 공장밑의 가파른 언덕길에서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넘어지려는 나를 용병은 간신히 잡아채서 도로 세워놓았다.

우리는 그래도 기어코 어찌어찌 추락한 글라이더옆을 돌아서 벙커에 당도할 수 있었다.


"롭!"


나는 이리저리 왕래하는 용병들 틈바구니에서 금새 롭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는 무언가를 바깥의 탁자위에 늘어놓다가 깜짝놀라 내쪽을 보았다.


프리덤을 만났다는 안도감과, 이제 이 얽히고 섥힌 비밀의 단서를 알 수 있을까 싶어 격한 감정에 그를 불렀던 것이다.


"스카! 이 무슨...!"


그러나 그의 표정은 반가움이나 친근함이라기보다는 심각한 걱정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일단 그는 쓰러지기 직전인 나를 그냥 들어올려 벙커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는 한쪽 구석에 마련된 몇안되는 침상에다가 내려놓는다.


이제야 나는 안도감이 들면서 한도끝도 없이 세상이 빙빙도는 느낌이었다.

천장에 달린 전등은 긴 꼬리를 달고 계속해서 돌아가다가, 점차 빛을 잃고 어두워졌다.



...




-타닥, 풀썩


불티가 날리는 탄화한 숲, 타버린 나뭇가지가 잿더미속으로 떨어지며 소리를 냈다.

나는 숨을 고르며 바위에 기대고 곧 벌어질 일을 예감하고 있었다.


일단 배낭에서 재빨리 스코프를 꺼내 SIG550에 끼웠고 탄창도 이중탄창으로 바닥에 몇개 떨어뜨려 놓았다.

이젠 이놈의 짓거리를 끝내고 싶다.


아티팩트는 단단하게 포켓에 들어있음을 확인했다.


"온다."


드디어 타버린 숲 사이로 희미한 검은 아지랑이가 나타나더니, 좀 더 구체적인 모양으로 커져갔다.


"이젠 끝을 보자."


스코프가 검은 스켈레톤의 안면보호구를 확대시켜주고, 나는 이제껏 배운 것과 그간의 요령을 총동원했다.


-탕!


단발의 총격이 대번에 안면보호구를 깨어버렸고, 스켈레톤은 뒤로 나자빠졌다.

그러나 검은 스켈레톤은 하나가 아니다!


재빨리 검은 나무사이에 섞여 눈에 띄지않는 스켈레톤을 찾아 한발씩 정조준한 총알을 먹이기 시작했다.


스켈레톤 넷이 쓰러졌지만, 나머지는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나아오고 있었다.

이젠 더 이상 정조준한 겨를이 없었다!


-타다다다다다당


최대한 엄폐한 상태에서 탄창의 것을 모두 퍼부었다.


급히 이중탄창을 뒤집어 재장전하고 연이어 발사했다.


탄피가 이리저리 바위위로 튀며 짤랑거리는 금속성의 소리가 사위를 가득매웠다.

스켈레톤은 그저 계속해서 맞다가 쓰러졌고, 또 쓰러졌다.


그러나, 그 마지막 한 새끼는 쓰러지는 듯 했다가 다시 일어났다.


땅위에 벌여놓은 탄창과 포켓의 30발들이 탄창까지 모두 비운 상태에서, 나는 블링크를 꺼내 바로 지척에서 어기적거리며 일어나는 그 새끼의 면전에 탄창하나를 다 비웠다.


불꽃이 요란하게 튀며 아음속탄이 사방으로 튕겨날아갔지만, 그 놈은 다시 일어났다!


탄창을 갈 여유없이 바로 달려들어 발로 걷어차고, 쓰러진 그 마지막 놈을 마구 짓밟았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그놈은 들고있던 소총을 놓긴했으나 분명히 나를 잡으려는 의지가 있음을 확실히 알았다.


백여발 넘게 맞은 상황에서도 기어이 일어나려고 하고있었고 왼편에 달아놓은 권총을 꺼내려고 시도하고있었다.


-콱!


넘어져서 그것을 잡으려고 하는 손을 연이어 밟고 또, 밟고- 지칠때까지 걷어차고 밟았다.


"헉! 허억! 죽어!"


나는 그후로 남은 총알을 더 퍼부었고, 탈진할때까지 칼로 찔렀지만...

마지막 스켈레톤은 멀쩡히 살아있었다!


검은 스켈레톤, 마지막남은 그 스켈레톤은 온 힘을 소진해 쓰러진 나에게 바쁠거 없다는듯, 느긋하게 다가왔다.


왼편으로 달아맨 권총을 꺼내 나를 겨누고는, 웅웅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애를 써도 안되는게 있지.


-탕!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가난한 S.T.A.L.K.E.R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해당 소설은 환불이 됩니다. 죄송합니다. +11 17.03.31 2,240 0 -
188 녹슨 철문 너머로... 269-271 +7 14.12.29 1,108 21 13쪽
187 녹슨 철문 너머로... 266-268 +1 14.12.26 472 19 15쪽
186 녹슨 철문 너머로... 263-265 14.12.22 393 13 12쪽
185 녹슨 철문 너머로... 260-262 +1 14.12.19 329 15 13쪽
184 녹슨 철문 너머로... 257-259 14.12.15 399 17 14쪽
183 녹슨 철문 너머로... 253-256 +2 14.12.11 484 16 14쪽
» 녹슨 철문 너머로... 251-252 +2 14.12.08 375 20 11쪽
181 녹슨 철문 너머로... 248-250 +2 14.12.05 394 17 13쪽
180 녹슨 철문 너머로... 245-247 +3 14.12.01 315 17 13쪽
179 녹슨 철문 너머로... 242-244 14.11.28 366 16 17쪽
178 녹슨 철문 너머로... 238-241 +2 14.11.25 364 17 16쪽
177 녹슨 철문 너머로... 235-237 +2 14.11.19 387 17 13쪽
176 녹슨 철문 너머로... 232-234 +1 14.11.14 392 16 14쪽
175 녹슨 철문 너머로... 229-231 +2 14.11.11 350 16 16쪽
174 녹슨 철문 너머로... 227-228 +2 14.11.07 458 20 13쪽
173 녹슨 철문 너머로... 224-226 +5 14.11.04 385 19 13쪽
172 녹슨 철문 너머로... 221-223 +4 14.10.31 385 17 12쪽
171 녹슨 철문 너머로... 218-220 +4 14.10.28 451 20 15쪽
170 녹슨 철문 너머로... 215-217 +1 14.10.24 429 17 13쪽
169 녹슨 철문 너머로... 211-214 14.10.21 423 19 14쪽
168 녹슨 철문 너머로... 208-210 14.10.17 475 18 12쪽
167 녹슨 철문 너머로... 205-207 14.10.14 319 17 13쪽
166 녹슨 철문 너머로... 202-204 +4 14.10.10 491 22 13쪽
165 녹슨 철문 너머로... 199-201 +1 14.10.07 360 14 13쪽
164 녹슨 철문 너머로... 195-198 +1 14.10.02 327 21 15쪽
163 녹슨 철문 너머로... 192-194 +4 14.09.30 424 18 15쪽
162 녹슨 철문 너머로... 189-191 +5 14.09.26 390 21 16쪽
161 녹슨 철문 너머로... 187-188 +5 14.09.22 697 41 11쪽
160 녹슨 철문 너머로... 184-186 +2 14.09.20 966 3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