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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콩의 서재입니다.

가난한 S.T.A.L.K.E.R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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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bean
작품등록일 :
2014.09.26 14:12
최근연재일 :
2014.09.20 23:34
연재수 :
188 회
조회수 :
23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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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63
글자수 :
1,071,755

작성
14.09.22 21:24
조회
696
추천
41
글자
11쪽

녹슨 철문 너머로... 187-188

DUMMY

187.


"이러다가 에미션이라도 오면 안되는데..."


다시 공격이 멈추고, 사위는 이 많은 사람이 있음에도 너무나 조용했다.

이반옆에서 드라구노프의 스코프로 기지를 주시중인 에니카는 조금 초조해보였다.


에미션이 온다면 무조건 피해야한다.

아마도 그렇게되면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그때를 틈타서 듀티가 어떻게나올지 모르니까.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뛰쳐나올 가능성이 내가 생각해도 다분해보였다.


"그래도 땅굴파고 있잖아?"


이반의 말대로, 에미션에 대비하기위해 급조로 땅굴을 파고 있다.

전투조와는 달리 나머지 조들은 땅굴을 파고, 프리덤기지로부터 계속해서 조금씩 식량과 탄약을 나르고 있었다.


에니카는 단순하고 어떻게 보면 무식한 방법으로 공략중인것이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사상자가 가장 적게나는 방법이었다...


"다시 이 상태로 전열을 만들수 있을지 그게관건이야. 그러나 에미션이 오더라도 프리덤 가드는 건물내에 있으니 시간을 벌 수 있을거야."


프리덤 가드 7명은 그렇게 불편한 위치에 새벽까지 기다렸다.

새벽이 오기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교대로 땅을 파는 사람들이 푸대에 흙을 담아내어 진지로 삼아 벽이 곳곳에 서고 있었다.

그리고 깐깐한 훈련대장 마르파가 돌아다니며 조원들의 상태나 위치등을 점검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에니카가 그간 몇달동안 복수를 계획한것이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나는 불편한 자세로 이반옆에서 졸다깨다를 반복하며 밤을 보냈다.


...



[이봐, 에니카. 주위에 대원을 물려봐.]


희뿌윰한 새벽, 에니카는 무전을 받고 근처에 있던 나와 이반을 보았다.


"왜? 말해도 괜찮아."


간자로부터의 무전이었다.


[아무 조나 하나 이동 시켜봐.]


이반과 나는 영문도 모르고 무전기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경청했다.


"배신자가 있군..."


눈치 빠른 이반이 작게 중얼거렸다.


"이봐! 마르파!"


에니카의 외침에 수염이 듬성듬성 난 마르파가 달려왔다.


"왜?"


"지금 가서 A조를 전방으로 10m만 위치이동 시켜. 다시 거기서 진지쌓으라고 해."


"그러지 뭐."


군말없이 마르파가 가서 지시를 전달했고, 북쪽의 A조가 멀리서 꿈지럭대며 그대로 이행하고 있었다.


"지시내렸다. 간자."


[잠시만 기다려줘.]


그렇게 채 10분도 지나지 않았을때였다.

프리덤 대원 한명이 에니카에게 다가오더니 무언가를 쥐어주고 다시 돌아갔다.


에니카는 대원이 전해준 종이쪽지를 펴 보았는데, 다시 다른 대원 둘이 종이쪽지를 전해주고 갔다.


에니카는 호기심에 들이대는 이반과 나를 그대로두고, 그것을 진지하게 읽었다.

셋다 같은 이름들이 순서만 뒤바뀌어 나열되어 있었다.


총 세명.


"마르파!"


다시 마르파가 헐떡거리며 달려왔다.


"썩을놈, 앤간히 시킨다!"


"이거, 배신자 명단이다."


에니카가 뭐라하든말든 낮게 힘주어 말하며 쪽지중 하나를 건네주었다.

곧 마르파는 프리덤 대열중에서 용병으로 보이는 둘과 프리덤 대원 셋을 데리고 북쪽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약 20분쯤 지났을때, 그와 프리덤 대원만이 돌아왔다.

다시 마르파는 대원들 사이로 사라졌다가 어느 조 중간쯤에서 나타났다.


어느 프리덤 대원뒤에서 나타난 그는, 갑자기 그의 입을 막고 뒤에서 칼로찔렀다.

배신자로 지목된 대원은 몇번 버둥거리다가 마르파가 놔주자 땅바닥으로 쓰러졌다.


프리덤에 대한 배신자의 처우였다...


...


-쿵


드디어 올게 왔다.

땅이 자르르 떨리며 에미션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프리덤가드, 엄폐하고 있나?"


[그렇습니다.]


철껍데기 건물 어딘가쯤에 있을 프리덤가드가 알려왔다.


"에미션이 끝나고 재정비할때까지 버텨야해."


[알고 있습니다.]


프리덤가드 중에 대장일듯한 자가 담담하게 얘기했다.


-쿠구구구구구구궁


"조장들, 각기 대피할-콰릉-, 대피할 준비시켜!"


대열들이 틈이 넓어지며 대원들이 조장들 옆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기회를 잡은 듀티들이 건물내에서 이리뛰고 저리뛰는것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드디어 에미션이 기를 쓰고 시뻘겋게 솟구치고 있을때, 결국 에니카가 대피명령을 내렸고 대원들은 기다렸다는듯이 재빠르게 언덕뒤로 달려내려갔다.


그 순간, 듀티기지내에서 에미션의 진동소리와 우레소리에 섞여 총성이 나기시작했다.

듀티가 에미션에 살아남을 수 있는건 아니었지만, 그 도달하기까지의 짧은 순간에라도 듀티는 조급했을 것이다.


땅굴은 이미 꽤나 큰 크기로 파여 있었다.

조당 하나씩 있는게 아니라 다른 곳도 또 있었기로 우리조는 대략 일고여덟명이 한 땅굴을 차지하고 쪼그려 앉았다.


땅굴 가득히 축축한 흙냄새와 쇳내같은 냄새가 났다.

바깥으로는 땅굴이 토해낸 파해쳐진 흙들이 너저분했고, 쪼그려앉은 무릎이 조금씩 아파오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 불편하긴 해도 저 바깥에서 다시 우리가 재정비하기까지 싸워야할 프리덤가드보다는 확실히 나았다.

...



다른사람들과 꼭꼭 들어앉은 이 좁은땅굴속에서, 나는 이 와중에서도 잠깐 상념에 빠져있었던것 같다.


정말이지 에미션이 위험하긴 한건가.

우리는 너무도 쉽게 피한다.

이 큰 전투도 이제껏 큰 일은 없었고...


에미션이 지나자마자, 에니카는 벌써부터 언덕위로 내달리는 조장과 대원들에게 무전을 날렸다.


"보이는 대로 쏴!!!!!"


나는 믿을건 이반밖에 없었으므로 그의 뒤에 바짝붙어 내려왔던 언덕을 달려올라갔다.



188.


나는 여느 대원들처럼 거리가 멀었지만, 그 끄트머리에 닿기전에 총이라도 맞을까봐 땅바닥에 엎드렸다.

그리고는 기어서 올랐다.


올라가는 순간- 엄청난 굉음이 귀를 때렸다!


-와아---!


-쾅

-투쿵!

-투과과과과과곽


맨땅만 보이다가 갑자기 시야가 트이며 아래가 내려다보일때, 기지는 완전히 난장판이었다.


기지에는 언제 그렇게 나왔는지, 온통 시커먼 색의 듀티가 가득히 들어차 있었다!

유탄과 수류탄, 각종 화기들이 철껍데기 건물에 날아들고 있었고 뭐가 어떻게 된건진 모르지만 중간쯤의 콘크리트 건물에서는 무언가가 터져서 뻘건 화염과함께 시커먼 연기가 꾸역꾸역 밀고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그뿐만아니라 가장 큰 중심건물에서는 여전히 듀티가 1,2층 창문과 문에서 뛰어내리거나 달려나오고 있었다.


프리덤이 듀티보다 월등한 사거리와 정확도를 믿고 멈추지않고 사방에서 쏘아댔다.

블링크로 겨눈 스코프의 원 안에서, 어디를 보아도 듀티가 있었고 오히려 너무 많은것이 사격이 어려워질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다행히도 프리덤가드가 철껍데기 건물에 버티고 있는지, 이따끔씩 바깥쪽으로 유탄같은것이 날아가는게 보였다.

시커먼 듀티의 스켈레톤이 서넛이나 연합해서 철껍데기 건물에 기관총을 퍼붓고 있었고, 난 그걸 보고 한명을 쏘아맞췄으나 비틀거리기만하고 다시 일어났다.

대체 어딜 맞았는지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그들은 괴물이었다!


한명이 무기가 고장났는지, 기관총을 들고 아예 방어에 나섰다.

한명을 희생양삼아 뒤에서 스켈레톤들이 전진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 장갑차까지 달려나오기 시작했다.


"스켈레톤!!!!"


대다수의 듀티가 쏜 총알이 도달하진 않았지만, 눈먼 총알에 하나 둘씩 픽픽 쓰러지고 있었다.


기지 안팍에서 사방으로 총알과 유탄이 날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에니카가 외치는 소리는 전연 들리지 않았지만 이미 그 '괴물'들은 1차목표가 되어 일점사를 당하고 셋이 나란이 쓰러졌다.


그러나 이미 그 정도라면 보통사람이라면 일곱번은 죽고 남을 상황이었다!


-투구구구구구


"피해!!!!!"


게다가 정문쪽에서 달려나온 장갑차가 언덕위로 쇄도하고 있었다!

안쪽에서 나온 기관총사수는 나오자마자 사살되었지만 장갑차는 각오를 하고 빠른속도로 언덕을 달려 올라왔다.


그 방면의 프리덤이 개미떼 처럼 뒤쪽 언덕너머달려 흩어졌고, 그나마 정신을 차린 RPG사수들이 두어발을 쏘았으나,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구릉까지 올라온 장갑차가 자빠질듯 격하게 방향을 꺽더니 그대로 프리덤을 깔아뭉개려고 갈짓자로 달리기 시작했다.

보통 난리가 아니었다.


그나마 조장들이 다시 대원들을 원위치 시키려고 잡아끌어다가 밀어붙였고 다시 날아든 RPG탄두가 거대한 장갑차의 타이어 붙은곳쯤 어딘가에 맞고 휘청거렸다.


언덕에서 기울어져 달리던 장갑차가 그 상태에서 또 한대 더 맞고 기이한 각도로 기울어져 잠깐 멈춰섰을때, 사방에서 대여섯개의 RPG가 날아들었다.


-쾅!


-깨가가가각!


"으아아아아아!"


비명이 나오지 않을수가 없었다!

근처에 있던 대원 한명은 폭발에 휘말려 젖은빨래처럼 튕겨날아가버렸다.

엄청난 충격에 땅에 붙은 뱃거죽이 저릿저릿하고, 잠시동안 총성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ABCD조 앞으로!"


"소총수 앞으로!"


"앞으로 나가! GOGOGOGO!"


갑자기 대원들이 한꺼번에 외쳤다.

명령이 하달되었는지, 명령을 받은 조들이 대열에서 이탈해 언덕아래로 달려내려가기 시작했다.


프리덤 가드가 장갑차가 난동부리는 사이에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반과 에니카는 기관총 쏘듯이 드라구노프가 부서져라 반사적으로 쏴대었고, 나도 대체 누굴쏘는지도 모르고 그냥 듀티만 보이는대로 쏘고있다.


대혼란.


"ABC 투입해! D엄호해!"


더 이상 언덕을 지키고 있는게 불가능해보였다.


듀티가 주변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바위나 나무등걸을 바탕으로 조금씩 밀고나오고 있었다.


분명 피해는 엄청나게 컸지만 말이다!

게다가 프리덤 가드도 살려내야했다!


에니카의 지시는 전달되기까지 몇분이 걸렸지만, 조장들이 그래도 기어이 알아듣고 언덕위에서의 원호에 힘입어 별 피해없이 담장까지 다다랐다.


"야이 개새끼들아!!!!!!!!!!!!!!!!!!"


"죽여! 죽여!!!!"


듀티라면 꿈에서도 이를가는 프리덤들, 거의 악에 받혀닥치는대로 쏘아댔다.


결국 소총수 ABC조가 프리덤가드가 뚫어놓은 구석쪽 벽을 통해 우르르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건물쪽에서 RPG가 서너발이 날아들며 안쪽벽에서 터졌는데,

그것이 바깥쪽에서 엄호하던 D조의 옆에서 터지며 파편에 일부가 부상당했다.


혼란, 혼란의 연속이었다.

RPG와 유탄이 여기저기서 퍽퍽 터지고,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중앙건물 창가에서는 계속해서 파편과 먼지가 튀었다.


나는 오로지 이기기만을 바라며 총을 쏠 뿐이었다.

스코프안으로 들어온 듀티는 창가에서 밖에다 대고 총을 쏘다가 기가막히게 날아든 총탄에 뒤로 나자빠지고, 일부는 창가에서 땅으로 떨어져내렸다.


대세는 프리덤 쪽으로 기운듯 했다.

프리덤 가드는 여전히 살아있는듯, 노란 엑소스켈레톤이 언뜻언뜻 보였고, 30명가량의 소총수 ABC조가 철껍데기 건물을 하나 더 차지하면서 듀티는 괴멸적인 피해를 받고 있었다.

언덕위에서는 듀티가 보이자마자 사방에서 저격을 해댔고, 중거리에서는 D조가 기를쓰고 원호를 해대고, 기지안쪽에서는 한 구석을 잡고 프리덤가드와 투입된 조가 싸우고 있다.


듀티는 곧 전멸할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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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녹슨 철문 너머로... 257-259 14.12.15 399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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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녹슨 철문 너머로... 245-247 +3 14.12.01 314 17 13쪽
179 녹슨 철문 너머로... 242-244 14.11.28 366 16 17쪽
178 녹슨 철문 너머로... 238-241 +2 14.11.25 363 1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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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녹슨 철문 너머로... 224-226 +5 14.11.04 385 19 13쪽
172 녹슨 철문 너머로... 221-223 +4 14.10.31 384 17 12쪽
171 녹슨 철문 너머로... 218-220 +4 14.10.28 450 20 15쪽
170 녹슨 철문 너머로... 215-217 +1 14.10.24 428 17 13쪽
169 녹슨 철문 너머로... 211-214 14.10.21 422 19 14쪽
168 녹슨 철문 너머로... 208-210 14.10.17 475 18 12쪽
167 녹슨 철문 너머로... 205-207 14.10.14 318 17 13쪽
166 녹슨 철문 너머로... 202-204 +4 14.10.10 490 22 13쪽
165 녹슨 철문 너머로... 199-201 +1 14.10.07 359 14 13쪽
164 녹슨 철문 너머로... 195-198 +1 14.10.02 326 2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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