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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콩의 서재입니다.

가난한 S.T.A.L.K.E.R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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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bean
작품등록일 :
2014.09.26 14:12
최근연재일 :
2014.09.20 23:34
연재수 :
1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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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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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1,755

작성
14.10.3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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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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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2쪽

녹슨 철문 너머로... 221-223

DUMMY

221.


"그들? 그들이 누굽니까?"


이 정체불명의 것을 앞에두고도 이런 의문이 드는건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허밋의 말은 요점만 빼놓고 겉으로만 맴돌고 있었다.


분명 이번에도 허밋은 대답하지 않을거야.


"..."


역시나 대답하지 않았다.

분명 그는 나를 여기까지 끌고왔음에도 이 상황에 대한 호기심이나 이 일에대한 책임도 전혀 느끼지 않는것 같았다.


"미치겠군..."


나는 중얼거리면서 최대한 SIG를 뻗어 조심스럽게 덤불을 조금 헤쳐보았다.

지금으로선 헤드라이트는 나밖에 켤 수가 없었으므로, 나는 왠지 이것이 더 어둡게 느껴지는것 같았다.


예전에는 동그랗고 꽤나 잘 자란 덤불이었을것 같은 이것은 이젠 죽어버린게 언젠지도 모르게 누렇게 말라있었다.

조심스레 살피던 나는 한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이 꽤나 큰 덤불은 정 중앙 위쯤에 뻥 뚫린 구멍이 있었다.


조금 약간 더 앞으로 다가서서 그 위로 안쪽을 들여다보니, 무언가의 희미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땅바닥에서 부터 빛나는것 같았다.


"여차하면 쏴버려."


옆에서 간자는 훈수를 두었다.


"이게 뭐지..."


잠깐 동안 두려움을 잊을만큼 호기심은 강렬했다.

아무런 냄새나 특징적인것은 없고, 단지 요상한 빛이 나는것? 이게 뭐지...

나는 그 빛나는 지점을 총 끝으로 건드려보기로 했다.


-툭


그러나 소염기끝에서 무언가가 막히며 더 이상 나가지 않았다.


결국 참지못한 내가 좀더 나아가보니, 그것이 대략이나마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이게 뭐야..."


덩달아 가까이 다가온 간자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아주 새카만 덩어리였다.

이 수박만한 덩어리와 땅이 맞닿은 지점쪽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어두워서 이것의 몸체를 못보고 찌른 모양이었다.


이 처음보는 이상하고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것, 대체 이게...

나는 이제 더 이상 이것이 위험하지 않다고 여긴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에 이것이 터진다거나 달려들어 물것같진 않았다.

그래서 SIG를 겨눈채로 그것을 싸고 있는 덤불들을 밟아 으깨 그것이 잘 드러나게 했다.


-따닥, 딱


잘 마른 덤불이 발에 밟혀 으스러졌다.

그럼에도 역시 이것은 그저 검은 덩어리였다.


아주 새카맸다...


-쿠릉


멀리서 천둥치는 소리가 들렸다.


"에미션?"


"아냐, 비가 오려는가 본데... 어쨌든 지금 당면한 과제부터."


나는 소염기끝으로 그 새카만 덩어리를 살짝 밀어 냈다.

그것은 의외로 가벼웠다...

빙글, 그것이 뒤집어지며 빛이 나던것의 정체가 밝혀졌다.


"아티팩트 잖아..."


각각 다른 색의 아티팩트가 그 검은 덩어리에 박혀있었다.


세개의 아티팩트-

대략 콜로복과 렌치드, 골드피쉬로 보이는 아티팩트들이 대부분 그 덩어리에 파묻혀서 그 끝만 겨우 보이거나 속에 묻혀 희미하게 빛만 내고 있었다.


그래서 이것은 요상한 빛을 약하게 뿜고 있었던 것이었다.


-쿠르르르릉


가까운 곳에서 천둥이 치고 있었다.


"간자, 이게... 뭡니까? 그들이 누구에요? 왜 이걸 나에게 보여주는겁니까?"


"..."


그러나 간자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당황해서 그를 보았지만, 그는 몰라서 대답을 하진않는것 같았다.

한마디로 알면서도 대답하지 않고 있었다.


확실했다.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이 이상한 것을 보는 눈빛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봐요! 이게 뭐냐고요!"


"별것 아니야. 허밋이 이상한걸 가져왔네."


간자의 표정은 금새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돌아와있었다.


"난 바보가 아닙니다. 당신이 알고 있다는거, 알고 있어요. 이게 대체 뭔지 설명좀 해주시죠."


-콰르르르릉


"별거 아니다. 허밋이 주워온거라고 하지않았나. 허밋데리고 돌아가라."


그는 아예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는 듯이 내게서 빼간 권총을 억지로 내 권총집에 도로 넣었다.


"당신이 이럴거라고 알고 있던 겁니까? 아니면 그저-"



222.


"명령이야!!!! 돌아가!!!"


나는 간자를 노려보았지만, 그가 한번 말하기 싫다면 더 이상 말하지 않을 성격이라는걸

이미 아는 이상 방법이 없었다.


허밋의 팔을 붙잡고 돌아가면서도, 그 이상한 물체를 다시 한번 눈여겨 보았다.

아주 새카맣고 수박만한 이 덩어리에는 아티팩트가 세개 박혀있다.


무슨 암호같은 의미일까...

간자는 어둠속에서 홀로남아 아티팩트가 내는 빛을 받으며 희미하게 보였다.


그는 이마를 잡고 심각한 표정으로 그것을 지켜보았다.

더 이상 그것에 대해 감정을 감추기 힘든것 같았다.


-툭, 투둑


비가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며 점차 그 빈도가 커지기 시작했다.


"허밋."


"..."


"저게 뭐에요? 당신은 알잖아요."


"..."


"이봐! 약올리는거야! 참는것도 한계가 있어! 알면서 그러는거야! 진짜 모르는거야!?"


내가 비를 맞으며 소리지르던 말던 속이 터지던 말던 그는 여전히 대답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날 보지도 않았다.


"이봐요. 제가 다시한번 진지하게 묻죠, 허밋. 저거, 저거 뭐냐고요. 몰라요? 당신이 가져온거 아니에요? 아니면 그 '그들'이 가져온거에요? 그리고 '그들'이 누굽니까?


대답좀 해봐요. 저 시커멓고 아티팩트..."


"..."


"잠깐."



안돼.




어어어?





어?

아니겠지. 설마...







"설마!"







"설마!!!!!"


"..."


"크아아아아! 이 개새끼!!!!!!!!!!!!"


-쿠르르릉


허밋을 발로차서 빗물 바닥에 자빠뜨렸다.


-찰칵


"하아하아, 이봐, 크으, 나 지금 제정신이 아니거든? 당신 입으로 아니라고 말해."


-쿠구구구궁


허밋은 쓰러진채로 이마에 방아쇠를 당겨 권총을 찌르고 있어도 흐리멍텅하게- 좀비처럼 초점없는 눈으로 멀거니 허공을 볼 뿐이었다.


"말하라고!!!!!!!!!!!!!!!!!!!!!!!!!!!!!"



"..."


"에라이 썅!"


권총을 바닥에 패대기 치고 다시 아까의 그 자리로 뛰어갔다.

간자는 비를 온통 맞으면서도 아까의 자세 그대로 서 있었다.

빗물이 앞머리와 소매에서 줄줄 흘러내렸다...


검고 아티팩트가 박힌 덩어리!


"이, 이... 이! 이거...!"


나는 그것을 가리키고 말하려했다.

그러나 분노와 당황스러움, 혼란, 이 모든게 섞여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영겁의 시간이 흐른것 같았다.


"... 그런것 같다..."


그의 목소리는 작았고, 빗소리에 섞였지만... 또렷하게 들렸다.


안돼...


"아,아냐... 불가능해. 이건 정말로... 말도안돼! 내가 생각하는게 아니겠지!"


"안타깝지만..."


-쿠구구구궁


번갯불에 비친 그의 얼굴이 창백하다.


"아티팩트는 불에 안타."


...



"크아아아아아아!"


비를 맞으며 미친듯이 울부짖었다.


"이 개새끼들아! 빌어쳐먹을 새끼들! 듣고 있다는거 다 알아!"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주먹을 다시 펴지지 않을정도로 꽉 쥐었다.


"잘 들어! 내가 내손으로 죄다 죽여줄거야! 복수할거라고! 이 개-새끼들아아아아!!!!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줄거야! 죽인다고! 죽인다고오오!!!!!!!!!!!!!!!!!!!"



223.


"이젠 아무렇지도 않은가?"


간자가 착잡한듯 물었다.


앉은지 몇분 지나자 옷에서 빗물이 스며나와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나는 그저 거기비친 모닥불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어. 다만 내색을 덜할 뿐이야."


이젠 더 이상 눈물흘리고 싶지도 않다.

이제는 분노, 복수, 그리고 진실에 대한 갈망만이 남은것 같다.


정신은 한없이 깊은 심해로 침전하고 있었다.


"대체 왜? 뭣땜에?"


"모르겠어. '그들'이 누군지는 모르겠군. 다만 확실한건 아직 허밋이 모노리스에서 완전히 벗어난것 같진 않았다는거지. 이제부터 그에게 감시를 붙여놓겠어. 뭔가 수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즉시 처리할수 있게."


"우리말이에요."


"어."


"존의 중심에 언제갑니까? 가긴 갈거에요? 에니카는 확실히 갈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에니카가 그렇게 말했다면 그런거야. 다만 예전의 실수를 되풀이 하고싶지 않을뿐이야.

너를 포함한 첫번째 원정이 실패한 후로 우리는 두어차례 더 보냈었다. 그들은 완전히 실패했고. 그래서 전처를 밟고 싶지 않은거지."


"언제쯤이나 될까요..."


"기다려 스카. 네가 복수하고 싶어한다는건 알고있다. 그러나 너의 대상이 누군지도 모르고 있잖아. 그리고 무작정갔다가는 아무것도 이룰수 없어. 우리는 점차 거점을 넓혀갈거야. 존의 중심에 가깝게..."


"..."


"그런 표정짓지마라. 나도 착잡한 심정이라고. 네 일에나 충실해라. 이미 지난일 가지고 지금와서 감정 상할일 없다고 봐."


"대체 이런일을 벌인게 누구라고 봐요?"


"모노리스지."


간자는 당연하다는듯이 말했다.


"모노리스를 컨트롤할 수 있는건 모노리스뿐이야. 그놈들의 명령이 어떻게 하달되는지 모를뿐이지."


"모노리스..."


"이제 우리의 적 1순위지."


그말을 끝으로, 그는 일어섰다.


"아... 혹시라도 그거 찾을 생각하지마라. 이미 치워버렸다."


"..."



...


"..."


여전히 간자는 바의 구석에 앉아 잡일이나 하고 있는 가운데, 허밋은 흐리멍텅한 눈으로 프리덤들에게 배식을 해주고 있었다.

메뉴는 빵 하나씩과 감자와 고기가 든 쌀죽이었다.


나는 허밋에게 음식을 받을때 그를 눈여겨 보았지만 그는 그저 멍청하게 기계처럼 일할 뿐이었다.


그리고 하룻밤사이에 더 멍청해지고 더 늙은듯한 느낌마저 주었다.

...


간만에 이반의 옆에서 아침을 먹었다.

이반은 새로이 특등사수들을 열여섯명 선발해서 저격수로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프리덤 하면 정밀사격이라, 이반에게 지워진 책임이 막중했다.


"얘기는 대충 들었다."


하긴 어제 그렇게 비맞으며 소리소리 질렀으니 무슨일인지는 다 알고도 남겠지...


"그 애의 일은 잊어야돼... 그리고 너는 존하고 싸우고 있어. 혼자서 말이지. 그러나 이젠 너 혼자 싸우지 않잖아.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거야."


그날은 이반을 따라 다크벨리를 돌아다녔다.

그날 하루종일, 그날 다음, 다다음...


간자의 다음 명령은 하달되지 않았다.



...



"알다시피 그냥 막무가내로 쳐들어가서 은폐할 수는 없어. 밤이나 전면전만 빼면.

잘 알겠지만 미리 지형을 숙지해야 한다고. 어떤 풀이 자라는지, 그 색은 어떤지, 저격포인트가 어떤지, 퇴로는 어떤지 말이다."


먼저 훈련받는 각기 다른 나이대의 저격수 훈련원들 여덟명이 이반을 앞에두고 진지하게 설명을 들었다.


이반은 교육하기 앞서 미리 몇발 쏴서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몰입도는 놀라울 정도였다.


드라구노프의 제원과 작동방식, 수입법등을 기초로 배운이들은 지형교육을 받고있다.

나는 이들의 뒤를 따라 한산한 다크벨리를 돌아다녔다.


아직은 충원하는 것에 비해 프리덤의 영토가 넓어졌기때문에 꽤나 분산된 상태였다.

새로 영입하려다가 스토커측과 마찰도 있었다고 하는데.


"듀티는 어찌됐을까요. 대장도 살아있고, 숫자도 적지않게 도망쳤는데..."


쉬는 시간, 나는 옆에 앉은 이반에게 물을 권하며 물어보았다.


"아직 레드포레스트에 정찰조가 발견을 못했어. 내 생각에는 더 멀리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아, 이번에 스토커들이 자체적으로 중심에 도전했다던데."


이젠 점차 이렇게도 나오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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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녹슨 철문 너머로... 266-268 +1 14.12.26 471 19 15쪽
186 녹슨 철문 너머로... 263-265 14.12.22 393 13 12쪽
185 녹슨 철문 너머로... 260-262 +1 14.12.19 328 15 13쪽
184 녹슨 철문 너머로... 257-259 14.12.15 399 17 14쪽
183 녹슨 철문 너머로... 253-256 +2 14.12.11 483 16 14쪽
182 녹슨 철문 너머로... 251-252 +2 14.12.08 374 20 11쪽
181 녹슨 철문 너머로... 248-250 +2 14.12.05 394 17 13쪽
180 녹슨 철문 너머로... 245-247 +3 14.12.01 314 17 13쪽
179 녹슨 철문 너머로... 242-244 14.11.28 366 16 17쪽
178 녹슨 철문 너머로... 238-241 +2 14.11.25 364 17 16쪽
177 녹슨 철문 너머로... 235-237 +2 14.11.19 387 17 13쪽
176 녹슨 철문 너머로... 232-234 +1 14.11.14 392 16 14쪽
175 녹슨 철문 너머로... 229-231 +2 14.11.11 349 16 16쪽
174 녹슨 철문 너머로... 227-228 +2 14.11.07 457 20 13쪽
173 녹슨 철문 너머로... 224-226 +5 14.11.04 385 19 13쪽
» 녹슨 철문 너머로... 221-223 +4 14.10.31 385 17 12쪽
171 녹슨 철문 너머로... 218-220 +4 14.10.28 451 20 15쪽
170 녹슨 철문 너머로... 215-217 +1 14.10.24 428 17 13쪽
169 녹슨 철문 너머로... 211-214 14.10.21 422 19 14쪽
168 녹슨 철문 너머로... 208-210 14.10.17 475 18 12쪽
167 녹슨 철문 너머로... 205-207 14.10.14 319 17 13쪽
166 녹슨 철문 너머로... 202-204 +4 14.10.10 490 22 13쪽
165 녹슨 철문 너머로... 199-201 +1 14.10.07 359 14 13쪽
164 녹슨 철문 너머로... 195-198 +1 14.10.02 326 21 15쪽
163 녹슨 철문 너머로... 192-194 +4 14.09.30 424 18 15쪽
162 녹슨 철문 너머로... 189-191 +5 14.09.26 389 21 16쪽
161 녹슨 철문 너머로... 187-188 +5 14.09.22 697 41 11쪽
160 녹슨 철문 너머로... 184-186 +2 14.09.20 965 3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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