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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올렛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1.03.31 19:03
최근연재일 :
2021.11.03 18:40
연재수 :
2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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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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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6.1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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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그럼. 답을 기다리지.

DUMMY

104. 그럼. 답을 기다리지.


잠깐의 내 침묵이 그들에게는 긍정의 의미였는지

흩어져있던 자제들에게 손짓했다.


그렇지 않아도 나를 주목하고 있던 자제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에 맞혀 나도 입을 열었다.


"전체 회의에 참여했으니 왕실이 우습게 보였겠지..

아직 테슬린 공작이 영지 내에서 나오지 않으니

겁먹었거나 관심 없다고 생각했겠지..

서부는 전체의 단합보다 가문을 우선 하는 곳이니

별로 신경 쓰지 않았을 테고..

그런 생각들이 모여 고작 작은 우물 속을 벗어나 놓고

뭐라도 되는 마냥 떠들어대는 모습이 불쌍하군."


말문이 막힌 듯

입만 뻥긋거리는 귀족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


"같이 문을 걸어 잠근다라..

우리가 왜 그래야 하지?

아.. 휴대구의 판매율이 저조해지는 것이 걱정인가?

좁은 물에서만 살다 나와서

비실한 것들끼리 으쌰으쌰 하다 보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건가?

이 대륙에는 일라인 왕국만 있는 것이 아니야."


이미 프레시아와 마탑, 상업 길드가

다른 왕국 상업 길드와 계약을 체결하고

대륙으로 퍼진 휴대구를 생산 중이다.


"그래. 그것도 점차 줄어들겠지.

문제는 그것이 언제인지야.

사랑스러운 동생이 계산해보니 적어도 10년 동안

영지민들이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아도

가문이 그들의 생활비를 지원할 수 있다더군."


마나석 충전 비용은

오로지 마탑의 수익이었기에 제외되었다.


연회장 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내 영지민이 10년은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먹을 수 있는데 왜 그래야 하지?

뭐.. 우리 영지민들이 워낙 부지런해서

놀고 먹으라고 해도 그러지 않을 테고..

생활비를 주면 또 그것을 모을 이들이지만..

아무튼, 너희들과 손을 잡으면

우리 영지민들의 10년이

반으로 줄어들 텐데 왜 그래야 하지?

너희 가문들이 휴대구 사업에 1 동화라도 지원했나?

너희 영지민들이 몬스터 숲의 나무를 베고,

광산에서 곡괭이 질을 했나?"


"당연히 남부의 평화를 위해.."


"남부의 평화라.. 아! 그래서 우리 가문이

페페 가문에게 놀아날 때 가만히 있었고,

그 평화를 위해 파실리온 가문에게

꼬리를 살살 흔든 것인가?

그것이 평화를 쫓는 방법이라면 그냥 숨어있거나,

우리 가문에게 꼬리를 흔들어야 하지 않나?

이렇게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같잖은 협박을 할 것이 아니라."


"카온 라이거님! 말이 심하십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영지와 작위를 가진 귀족들이십니다!"


말을 높이고 예의를 갖추라는 소리였다.


내가 처음 귀족들에게 말을 높인 것은

그들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해서였지

`네 기둥` 가문의 후계자가 아니더라도

백작 가문의 후계자라는 것만으로도

나의 하대는 당연하였다.


어이가 없어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달튼이라 불린 귀족 자제였다.

그리고 그는 위블렌 자작의 아들이기도 했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고 씩씩거리고는 있는

달튼을 향해 몇 발자국 옮겼다.


짝!


퍽.


노려보는 그의 뺨을 후려치자

넘어져 몇 미터 구른 달튼과,


""꺄악!""


그 모습을 보고 놀라 소리는 영애들.


"이..무슨..짓.."


"네놈의 목숨은 이 집안의 집사장이 살렸다."


벌떡 일어나 무슨 말을 하려는

달튼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이스 체인."


스윽 챙. 스윽 챙.


얼음으로 된 체인이 달튼의 발목을 묶었다.


"이..게 무슨.."

"마..마법.."

"진짜였단 말인가.."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신경 쓰지 않고

달튼의 아버지인 위블린 자작을 바라봤다.


그 역시 지금의 상황에 꽤 놀라워하고 있었다.


"아버지!"


달튼의 공포에 질린 외침.


단순히 얼음 체인에 자신의 발이 묶여있어서가 아니었다.


자신을 부른 아들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본

자작의 눈이 커졌다.


발목을 감싸고 있던 얼음 체인이

정강이까지 올라와 있었다.


"자. 다시 대화를 나눠 볼까?

아! 최대한 내 말을 끊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시간이 갈수록 저놈이 힘들어질 테니.

이 연회장 중앙에 얼

음 동상하나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저 표정 그대로 얼게 된다면..

자랑스럽지 않을 것 같긴 하군.

혹시.. 기사나 병사들을 움직이고,

도망칠 시간이 필요한가?

뭐.. 그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지만..

내가 그럴 시간을 줄지 의문이군."


"아버지! 무릎까지.."


"이런 내가 시간을 끌었군.

버르장머리 없는 죽어 마땅한 놈이

먼저 대화에 끼어든 것이니 원망하지 말게.

그래도 목숨은 아직 붙어있으니까."


"말해 보시오.."


"이제야 진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군.

너희들이 연합을 하든 뭘 하든 내 알 바 아니야.

경제적 보복을 하면 똑같이 돈줄을 막아버리고,

검을 들고 달려 들면 베어버리면 그만이니까.

귀족 명부에 가문 몇 개 사라지는 건

왕실의 일이지 내 알 바 아니거든.

그런데.. 라이거 가문을 상대로 건방 뜬 것에 대한

보상은 받아야겠어."


"..."


"너희도 나에게 제안을 했으니 나도 그래 볼까 해.

첫째. 남부의 평화를 좋아하니 남부 전체를 걸고

너희들 귀족 연합과 우리가 전쟁한다.

너희가 이기면 죽이든 살리든 알아서 해.

내가 이기면 죽이지는 않을게.

대신 현 가주와 후계자는 자리에서 물러나고

내가 지정한 사람을 후계자로 앉힐 거야.

죽이지 않겠다는 건 저 집사장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너희들을 살려 달라고 했거든.

너희들 목숨보다 저 한 사람의 목숨이

훨씬 가치 있는 것 같아서."


내가 가리킨 쪽으로 모두의 고개가 돌아갔다.


"가베스.."


"둘째. 종속 가문이 될 것."


가신 가문과 종속 가문은

상위 귀족에게 충성하는 것과 같지만, 차이가 있었다.


라이거 가문의 가신 가문이 된 폴리아리스 가문은

자체적으로 정책을 펼치거나 가주가 영지법을 만들고,

가문의 기사와 병사를 양성하거나

가문만의 부를 쌓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즉, 라이거 가문에 충성할 뿐,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영주의 권한은 유지가 된다.


하지만 위블린 가문이 종속 가문이 된다면,

작위는 유지 되지만 가신 가문 같은

자치권이 없는 영주일 뿐이다.


기사나 병사의 갑옷에는

라이거 가문의 문장이 박힐 것이고,

영지의 세금은 영지를 위한 자금을 제외한

모든 돈이 라이거 가문의 것이 된다.

종속이 된 가문의 가주와 가족들은

라이거 가문이 주는 자금으로 생활해야 한다.

즉, 위블린이라는 성과 자작이라는 작위면 유지될 뿐,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


이 종속 가문의 대표적인 예가

테슬린 가문의 인재를 찍어내는 것만 허락된 가문,

바로 마탑에 있는 마린다의 가문이다.


"아! 예전에 어떤 북부의 영애가 그러더군.

자신이 나와 결혼해 줄 테니 가문끼리 손을 잡자고.

이따위 개소리를 할 거면 하지 마.

내가 다른 것은 좀 참아도 역겨운 것은 못 참으니까.

나는 화려한 드레스에서 나오는

억지 기품이 느껴지는 여자보다

평면들이나 입을 법한 옷을 입어도

기품이 느껴지는 여자가 좋아.

화장품이나 향수 냄새가 진한 여자보다

하루하루를 노력하고 난 뒤에 맡을 수 있는

땀 냄새가 나는 여자가 더 좋아.

영지와 영지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누군가의 입에서 나는 단내는 향기롭고,

영지와 영지민, 또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의 땀 냄새는 향기롭지만,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고 뒤에서 누군가를 깎아내리며,

고만고만한 것들 사이에서 조금 잘났다고

하하 호호 웃는 것들에게서 나는 모든 냄새는 역겨워.

다시 말하지만.. 나는 역겨운 것에는 참을성이 없어."


움찔하는 영애들도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는 영애들이 더 많았다.


그들을 향해 피식 웃어주고는

다시 위블린 자작을 바라봤다.


"기간은 일주일 후 정오까지.

두 제안 중 다른 것은 받지 않겠다.

답이 없을 시 우리는 우리 계획대로 간다."


"그.. 계획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아버지!

지금 가슴까지 왔다고요! 그냥 알았다고 하세요!

일주일 갈 것도 없이 첫 번째! 첫 번째로 하십시오!

제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그렇다는데? 참으로 용감한 아들을 두었군. 자작."


"계획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참고가 될지 모르겠지만 말해주지.

페페와 파실리온.

답이 되었나?

그럼. 답을 기다리지."


주저앉는 듯한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 연회장 문을 향해 걸었다.


"아! 다시 이곳에 왔을 때

저런 표정의 동상은 보고 싶지 않군. 캔슬."


확인하지 않아도 달튼을 조금씩 묶어가고 있던

얼음 체인이 사라졌을 것이다.


*


"군사 훈련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공작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포이든 왕국에서 돌아온 테슬린 공작에게

그의 책사 체스터가 술을 따랐다.


"왕실이 아주 잘 해줬군."


왕실이 멍청한 짓을 한 덕분에

왕실의 권위가 떨어졌고 라이거 가문과도 더 멀어졌다.


"왕실의 뜻에 동의한 귀족들은 어떻게 할까요?"


"그냥 두게.

그놈들의 생각은 뻔해.

나를 위한 행동이랍시고 했을 거야."


"그럼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야겠군요.

생각은 짧았지만,

덕분에 왕실이 힘을 얻고 설치다가 망했으니까요."


"하하하 그거 좋은 생각이군."


"가신 일은 잘되었습니까?"


"영지 보상에서 부분에서

잠깐 문제가 있었지만 잘 해결됐어."


테슬린 공작이 품에서 지도하나를 꺼냈다.


일라인 왕국의 지도였다.


그리고 국경 근처,

북부와 동부, 바다와 포이든 왕국을 잇는 선을 그었다.


"이곳에 그들에게 내어줄 영토 군요."


"그래. 포이든 왕국의 목표는 피오네 왕국이니까."


테슬린 공작이 포이든 왕국을 방문한 것은

일라인 왕국을 테슬린 왕국으로 바꿀

시기를 앞당기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포이든 왕국의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였다.


포이든 왕국이 테슬인 공작의

도움을 받아주면서 내건 조건이

포이든 왕국이 바다 건너 피오나 왕국으로 가는

길을 내어 줄 것.


단순히 군사의 이동을 허가해 하는 것이 아닌,

그 길목에 있는 영지들을 원했다.


피오나 왕국과의 전생 시 군사와 물자 지원도

조건에 당연히 따라왔다.


테슬린 공작은 군사와 물자 지원 부분에는

흔쾌히 승낙했지만,

영지 부분에서 조금 마찰이 있었다.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철광석이 매장된

광산을 가진 영지를 포함하는 대신

전체 보상 영지의 규모를 줄였다.


"나쁘지 않은 결과 군요."


"그리고 어차피 이곳들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다시 내 영토가 될 거야."


"아직 왕국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지원 군을 줄이고 목숨 걸고 싸우지 않는다면

포이든 왕국 병력만으로는

피오나 왕국을 이기기 힘듭니다."


"그렇지.

왕국 내 문제라면 모를까 국가 간의 전쟁이라면

평화를 외치는 `라 신성국`이 가만히 있지 않겠지.

신성국이 나서면 그때 우리는 다시 영토를 찾고

라이거 그놈들 처럼 왕국 전체를 걸어 잠그면 돼."


테슬린 가문의 핏줄이 포이든 왕국의 왕비로 있지만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

배신을 입에 담는 테슬린 공작과 체스터 책사였다.


"그럼 계획대로 2년 뒤에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아! 포이든 왕이 라이거 가문을

압박할 방법이 있다면서 기대하라더군."


"압박할 방법이라.. 그 머리로 가능할까 싶습니다."


"절대 불가능이지. 그놈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겠지."


"제드 공작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겠지요."


"그놈도 제정신은 아니지만

사람 속 긁는 것은 대륙 최고 일 테니

2년의 기다림이 심심하지는 않을 거야."


"주군께서도 제드 공작과의 대화를 힘들어하셨지요."


"나는 아닐세."


"제가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어허! 아니라니까."


"그럼.. 그때 주군이 아니라 저였나 봅니다."


"하하하 이제 알았는가?

한잔 받게. 우리의 유흥거리를 위하여."


"아주 좋은 건배사입니다.

유흥거리를 위하여!"


테슬린 공작과 체스터 책사의 잔이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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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그 분노를 거름 삼아 열심히 살아라. +3 21.06.06 2,888 5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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