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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달에 울려퍼지는 소나타

그로스(growth)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적월소나타
작품등록일 :
2024.01.05 16:04
최근연재일 :
2024.04.08 19:00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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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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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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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6. 순백의 악마 (3)

DUMMY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가는 게냐? 어제만 해도 휴게실에서 저녁까지 나올 생각을 않더니만."

"아앗... 네. 오늘은 마스터님이 빨리 오라고 해서요."

"낄낄낄, 꼬마 주제에 주인님이라니. 제대로 고생하는구먼."

기분 나쁜 웃음소리와 함께 관장님이 얼마 남지 않은 포도주를 작은 술병에 천천히 따랐다. 몇 주 전에 나래 누나가 준 건데... 어떻게 지금까지 아껴먹을 수가 있는거지...?

"알았다, 가보려무나."

포도주의 영향인지 평소보다 말투가 온순해진 도서관장님. 나는 해맑은 미소로 인사를 하며 도서관을 빠져나왔다.

저녁이 가까워진 탓인지 어둑어둑해지려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붉게 물든 하늘이 제법 밝았다. 술집에서는 벌써부터 하나 둘 모여든 사람들이 저마다 오늘 있었던 사냥을 축하하듯 술잔을 부딪히며 마시고 있었다.

몇몇 음식점도 아직 어두워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가득했다. 시끌 벅적한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히잉, 나도 저렇게 한번 신나게 놀아봤으면. 페이스에 있는 이상 쪼끄만 꼬마애에게 절대 복종해야 하는 나 자신이 조금 우울하게 느껴졌다.

어느새 하염없이 거리를 걷고 나니 나래 누나의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어둠에 휩싸였지만 여전히 고풍스러운 나무 재질의 하얀 집과 이끼가 희미하게 빛나는 창문은 약간 근사하면서도 따뜻한 느낌마저 감돌게 했다.

돌아오자마자 에세리아가 심술통이 난 얼굴로 왜 늦었어 하고 버럭 소리를 지를 생각을 하니 저절로 고개가 축 늘어졌다.

힘없이 낡아빠진 나무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어? 왜 아무도 없지?"

마법등이 완전히 꺼져 있어서 캄캄한 실내. 게다가 문이 열리면서 요란한 소리가 났는데도 어떠한 미음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가끔 늦게까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소영과 제이는 제쳐두더라도 이 시간쯤이면 항상 저녁을 기다리던 마스터님조차 없다는 것은 좀 이상했다.

혹시 주인님에게 무슨 일이? 뭔가 잘못된 듯한 느낌을 받은 내가 멍하니 서있다가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뒤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어, 형씨. 여기 있던 꼬마 애를 찾고 있는 거지?"

전혀 들어보지 못한 젊은 청년의 낯선 목소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에세리아를 알고 있다는 듯한 말에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보았다.

은빛에 가까운 새하얀 머리와 섬뜩하면서도 아름다운 붉은 눈동자. 마치 인간이 아닌 조각상 같은 오똑한 코와 선명하고 밝은 입술.

어찌보면 남매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에세리아와 닮았지만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면 키와 인상이었다.

땅딸막한 에세리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훤칠한 키에 검고 불길한 느낌을 주는 가죽 자켓과 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에세리아하고는 전혀 딴 판인 차갑고 가시돋힌 느낌을 주는 사악한 눈매와 표정이랄까.

"... 에세리아님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하핫, 감히 인간 주제에 반말이라니. 뭐 됐고."

가볍게 웃으며 넘기는 그 은발의 청년에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인간이라고? 처음부터 보통 인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에세리아하고 같은 악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쑥 들기 시작했다.

"아직도 모르겠어? 난 내 모습을 보고 단번에 누군지 알아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어렴풋이 대충은 마음 속으로 누군지 짐작하고 있었지만... 도저히 인정하기가 싫었다. 설마 에세리아에게 저런 사악하게 생긴 오빠가 있다니... 아니 에세리아가 악마니까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만.

"... 에세리아 님의 오빠구나."

"정답!"

기분 나쁜 미소를 지은 청년은 검지 손가락을 들며 나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문제, 그 불쌍한 꼬마는 왜 없는 걸까요?"

본능적으로 다가오는 직감. 나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그 청년에게 소리치며 주먹을 휘둘렀다.

"너 이 자식... 주인님을!"

"글쎄."

헉! 홧김에 휘두른 주먹을 너무나도 쉽게 내 팔목을 잡아서 막아내자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예상했지만 보통이 아니야!

"어쨌을까나."

그러고는 씨익 미소를 짓는 청년. 마치 자신이 없애버렸다는 듯한 청년의 도발에 화악 머리 속에 불이 붙었다.

화가 폭발해서 이성조차 멋대로 나가버린 나는 사정없이 그 자리에서 미친듯이 반대쪽의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죽일 꺼야... 죽일 꺼야... 죽여버릴 꺼야!

오직 이 생각만으로 가득차서 정신없이 어떻게든 혼신의 힘을 담아 머리를 공격했지만 청년은 너무나도 여유롭게 조그마한 동작으로 그 일격들을 피해버렸다.

"하하핫, 역시 그 꼬마에 그 멤버라니. 페이스가 어떤 상태인지 알 만도 하네."

크윽! 너무나도 분노가 가득차서 머릿속이 새하얘지며 터질듯이 고통스러워졌다. 어떻게든 페이스를 욕하고 마스터님을 죽인 저 놈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급기야는 여기가 실내라는 것도 잊은 채 검집에서 칼을 뽑아 들어 마구잡이로 청년에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청년이 있는 자리를 집요하게 노리면서 날카롭게 들어가는 공격. 하지만 여유롭게 청년이 피하는 바람에 검은 애꿎은 탁자며 걸려있던 장식물 등을 부수고 말았다.

"절대... 용서 못해!"

절제된 목소리로 또박또박 분노를 표출하며 검에 백색 섬광이 물들기 시작했다. 그 청년 역시 이번에는 그것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는지 장난스러운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말았다.

"크아아악!"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검을 휘두르려고 할 찰나에.

"세인, 나 왔어!"

천진난만하게 안으로 들어오는 은빛 머리의 꼬마 여자 아이를 보고는 가까스로 검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에... 에세리아 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황당한 눈빛으로 주인님을 쳐다보다가 어떻게 된 거냐고 죽일듯이 청년을 노려보자 그는 웃으며 두 손을 들었다.

"하하하핫, 사실은 농담이야. 저 애 페이스에 속한 한명뿐인 녀석이 어떻게 나올지 떠보고 싶었거든."

"꺄아악! 이게 뭐야!"

그제서야 난장판이 된 건물 안을 보고는 비명을 지른 에세리아가 자신의 오빠를 날카롭게 쏘아봤다.

"오빠, 무슨 짓이야아!"

"하하핫, 미안. 이렇게까지 하려고 하진 않았는데."

마치 버릇처럼 장난스럽게 뭇으며 청년은 멋쩍은 듯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에세리아는 한숨을 쉬며 단단히 따지듯이 말했다.

"오빠 너... 이거 다 치우지 않으면 용서 못해! 그리고 부셔진 거 다 물어내!"

"하핫, 그건 좀 힘들겠는데."

청년이 곤란하다는 듯이 두 손으로 포즈를 취하며 말하자 에세리아가 발끈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

"오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

도중에 에세리아가 말하다가 순간 덮쳐온 누군가의 몸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주인님! 흐흑!"

에세리아가 살아있다는 기쁨을 참지 못하고 격렬한 감정에 눈물까지 차올라 주인님의 조그마한 몸을 꽉 껴안아버린 것은 다름 아닌 바로 나였다.

"세... 세인 지금 머... 뭐하는거야앗?"

에세리아가 삽시간에 얼굴이 새빨개지며 곧바로 나를 떼어내려고 아둥바둥거렸지만 감격에 겨워 힘을 꽉 주고 있는 내 품안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하핫, 별 볼일 없는 페이스지만 사이 하나는 좋구만."

"어디가...!!!"

옆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오빠에게 보인 탓인지 에세리아가 성을 내며 고함을 질렀다. 그 외치는 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나는 주인님을 붙잡은 채로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너... 이 손 당장 안놓으면 죽을 줄 알아!"

컥! 마치 불지옥의 악마를 연상케하는 독기스러운 눈빛이 에세리아에게서 쏘아져 나오고 있어! 목숨의 위태로움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나는 급하게 손을 떼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죄... 죄송합니닷! 하도 마스터님이 살아있었다는게 기뻐서...!"

살기에 가까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다행히도 내가 전한 진심의 말이 그리 싫지는 않았는지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얼른... 저... 저녁이나 차려."

여전히 붉은 빛으로 상기된 얼굴을 한 채 에세리아는 퉁명스럽게 내뱉고는 피하듯이 계단을 총총 올라갔다.

휴 다행이다! 죽음의 고비에서 벗어나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 때 옆에서 흥미로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후후... 이거 보기보다 에세리아가 꽤나 널 신뢰하고 있나보군."

"으음?"

계속 험담만 하다가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어 나는 얼떨떨한 얼굴로 청년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청년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쏙 빠진... 약간의 진지함이 드러나 있었다.

"아까 너도 들었겠지만 집 안이 엉망으로 되었을 때 에세리아가 나한테 먼저 무슨 짓이냐고 물었지?"

"으응...."

"심지어 너가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봤는데도 말이지."

"응...."

나는 정말로 무엇을 물어보고 싶은 건지 알 수 없어 아리송한 얼굴로 대답만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저 꼬마는 굳게 믿고 있었다는 뜻이지. 내가 어떤 도발이나 속임수를 쓰지 않았다면 절대로 너가 검을 휘두르지 않을 거라고."

"......!"

설마 그런 것까지 간파할 줄이야! 나조차도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사소한 건데 저 청년은 놓치지 않고 너무나도 쉽게 분석해버렸다.

헤픈 웃음과는 달리 보기보다 치밀하고 날카로운 면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무엇을... 하러 오신 거죠?"

순식간에 내 말투가 공손하게 변했다. 청년이 악마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분위기에 압도당해서 저절로 나온 존칭이었다.

"굳이 뒤늦게 존칭을 쓰지 않아도 되는데, 뭐 상관없지."

가볍게 중얼거리듯이 말한 청년은 잠깐 계단 쪽을 살펴보다가 기척이 없는 것을 파악했는지 나지막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내가 굳이 여길 찾아온 이유는 저 불쌍한 꼬마에 대해 너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서지."

"... 저에게요?"

굳이 저 악마가 별 볼일 없는 나에게 뭔가를 말해주기 위해 찾아왔다고 생각하니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나의 눈빛을 읽은 듯, 청년은 쓴 웃음을 지으며 말을 정정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꼬마가 있는 페이스의 일원 아무나에게 말하려고 한 거지만."

"그렇군요."

나는 그 말에 조마조마했던 가슴을 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다. 혹시나 이런 게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우습게도 나는 악마가 내 영혼을 팔거나 집어삼키기 위해 찾아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페이스가 강력한 영혼의 계약과 비슷하다면 그 마스터의 형제뻘 되는 누군가가 와서 영혼을 요구한다고 해도 그리 이상할 것은 없으니까.

물론 너무나 몰입해서 여기가 게임 속이라 영혼 따위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나였기에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너도 알겠지만 저 꼬마는 순백을 관장하는 악마지."

"네, 그건 알고 있어요."

"아니, 넌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몰라."

"네엣?"

심오한 말에 의도를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하자 청년은 어딘가 슬픈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순백은 너도 경험해봤겠지만 신성력에 가까운 능력이지. 마계의 악마들에게는 치명적인 힘이야."

그런데 에세리아가 악마라면? 아무리 둔한 나라도 대충 에세리아의 처지를 왠지 짐작할 것만 같았다.

"에세리아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순백의 힘 때문에 악마들에게 계속 외면당했지. 오직 옆에 있었던 악마는 나 밖에 없었어."

"......."

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잠겨오는 깊은 무언가의 감정에 맞장구도 치지 못하고 계속 듣기만 했다.

"게다가 본래 악마들과는 달리 생김새조차도 유난히 달랐지."

"어떤... 모습이었는데요?"

"글쎄, 어떤 모습이었을까나?"

수수께끼처럼 말하는 청년에 살짝 약이 오르기도 했지만 나는 그 질문에 곰곰이 머리를 숙여 생각해 보았다.

이전에 악마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몸집이 커다란 추악하게 생긴 괴물의 모습. 하지만 인간인 나의 시선으로 보아서는 영락없는 악마였는데?

"악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추악한 괴물의 모습... 이요?"

"푸흡."

갑자기 청년으로부터 새어나오는 바람에 나는 어리둥절해서 빤히 그를 쳐다보았다. 청년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표정에서 어딘가 모르게 슬픈 구석이 존재했다.

"에세리아가 너한테 악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속였나 보네."

네? 그 모습이 가짜였다고요? 어쩐지 뭔가 변신의 느낌이 강하긴 했는데 그때 어렴풋한 내 예감이 맞았나 보다.

당했다는 기분이 들어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은 나는 청년에게 재촉했다.

"그럼 에세리아님의 본 모습은 뭐죠오?"

청년은 말을 늘어뜨리며 궁금하니 제발 가르쳐달라는 내 간절한 눈빛에 조금 당황한 듯 머뭇거렸다.

두근두근. 에세리아의 본모습을 알 수 있다는 생각에 은근히 내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했다. 마치 가면 속 인물의 모습이 누군지 알고 싶은 호기심이랄까.

내 박동소리를 귀로 들으면서 청년에게서 대답이 흘러나오기를 가만히 기다렸다. 마침내 청년의 입이 열렸고 나는 그에게서 나올 말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대로야."

"... 네에?"

그대로라니? 청년이 말한 그대로라는게 도대체 어떤 그대로의 모습인지 모르겠다. 그 말을 듣고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자 청년이 답답했는지 보충설명을 해주었다.

"그대로라고. 지금 있는 저 꼬마의 모습 말이야."

"에... 에?"

그러니까... 저 꼬맹이같은 모습이 진짜 모습이라고요? 악마와는 전혀 거리가 먼 저런 순진한 여자 아이의 모습이 악마라니?

어째서 그럴 수가 있는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도저히 맞지 않는 악마의 이미지에 헛웃음마저 나오고 말았다. 저... 저런 귀엽고 예쁘게 생긴 악마가 있을 리가 없잖아?!

소스라치게 놀라 돌처럼 충격에 굳어버린 나를 보고는 별 수 없다는 듯이 청년이 한숨을 쉬고는 이어서 말했다.

"아까 전에 말했잖아. 순백은 신성력에 가까운 힘이라고. 그렇다면 천사에 가까운 능력과 악마의 핏줄이 만나면 그 악마는 어떻게 될까?"

"아아...!"

얼핏 예전에 들은 적이 있었다. 인간은 악마와 천사의 자손이라나 뭐라나... 흔하게 여느 게임 내에서 써먹는 설정 중에 하나였다.

"그래서 저 꼬마는 악마인데도 불구하고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지. 불쌍하게도."

그러고 보니 아까 전에도 청년이 자꾸 에세리아를 보고 불쌍한 꼬마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설마 불쌍하다고 한 게 주인님이 가진 이런 불행한 운명때문인걸까.

"수많은 핍박을 받았지. 인간 따위가 마계에 있을 수는 없다며... 내가 어떻게든 설득을 하며 보호를 했지만 결국 모든 악마들을 이해시킬 수는 없었어. 그래서 결국 그 꼬마는 마계에서 쫓겨났지. 홀로 인간계에서 꼬마의 몸을 하고 말이야. 그 뒤로는... 네가 예상하는 대로다."

크흡! 계속 차올랐던 감정이 마침내 터지고 말았다. 이전에 구걸을 하며 떠돌던 가엾은 주인님의 모습을 생각하니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항상 천진난만하고 밝은 에세리아에게 저런 우울한 과거가 있을 줄은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것이다.

뭐... 게임이니 어떤 설정이든 가능하지 않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잔뜩 게임에 몰입한 나로서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은 한동안 주인님의 가혹한 운명에 흘러넘치는 슬픔을 쏟아내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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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6. 순백의 악마 (4) 24.04.08 3 0 7쪽
» 6. 순백의 악마 (3) 24.04.05 4 0 16쪽
38 6. 순백의 악마 (2) 24.04.03 5 0 8쪽
37 6. 순백의 악마 (1) 24.04.01 6 0 14쪽
36 5. 비오는 날의 추억 (7) 24.03.29 5 0 9쪽
35 5. 비오는 날의 추억 (6) 24.03.27 5 0 11쪽
34 5. 비오는 날의 추억 (5) 24.03.25 5 0 9쪽
33 5. 비오는 날의 추억 (4) 24.03.22 6 0 11쪽
32 5. 비오는 날의 추억 (3) 24.03.20 5 0 10쪽
31 5. 비오는 날의 추억 (2) 24.03.15 6 0 15쪽
30 5. 비오는 날의 추억 (1) +1 24.03.13 7 0 15쪽
29 4. 용서할 수 없는 것 (6) 24.03.11 6 0 9쪽
28 4. 용서할 수 없는 것 (5) 24.03.08 8 0 9쪽
27 4. 용서할 수 없는 것 (4) 24.03.06 6 0 7쪽
26 4. 용서할 수 없는 것 (3) 24.03.04 7 0 16쪽
25 4. 용서할 수 없는 것 (2) 24.03.03 5 0 8쪽
24 4. 용서할 수 없는 것 (1) 24.02.26 6 0 8쪽
23 3. 차가운 만남 (9) 24.02.23 4 0 12쪽
22 3. 차가운 만남 (8) 24.02.21 5 0 9쪽
21 3. 차가운 만남 (7) 24.02.19 5 0 12쪽
20 3. 차가운 만남 (6) 24.02.16 5 0 8쪽
19 3. 차가운 만남 (5) 24.02.14 5 0 7쪽
18 3. 차가운 만남 (4) 24.02.12 6 0 10쪽
17 3. 차가운 만남 (3) 24.02.09 6 0 8쪽
16 3. 차가운 만남 (2) 24.02.07 6 0 7쪽
15 3. 차가운 만남 (1) 24.02.05 6 0 7쪽
14 2. 노스피아 원정대 (6) 24.02.02 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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