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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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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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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6화

DUMMY

푹 자고 일어 났는데도 피곤하고 몸이 무겁다.

아무래도 오늘 새벽에 폐 정신병원의 귀신에게 맞은 살이 내 몸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아, 생각하니까 또 열 받네?!


내 육체가 직접적으로 맞은 것도 아닌, 그저 영혼이 살에 맞은 것뿐인데 실제 내 몸에 이렇게 무리가 오는 걸 보니, 역시 무의식의 공간에서도 내 영혼과 육체가 이어져 있다는 확신이 든다.


그렇다면, 이거 좀 위험 한 거 아닌가?

무의식의 공간에서는 무조건적으로 무적의 상태인 줄 만 알고 있었는데,,,

팀장은 이런 위험성을 나에게 설명 해 준 적이 없다.

다른 설명은 쓸데없을 정도로 자세히 잘 해주면서 정작 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라,,,


역시, 믿을 수가 없는 인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팀장에 대한 왠지 모를 의구심이 더해만 간다.

이거 진짜 팀장의 과거도 파헤쳐봐야 하는데,,,

하지만, 당장 파헤치고 싶어도 지금은 사실상 방법이 없다.

대화로 정보를 끄집어 내려고 해도 자기 이야기를 전혀 안 하니까!


후,,, 어쩔 수 없다.

해진이의 과거를 파헤치는 일과 아이의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되, 지금처럼 팀장을 관찰하면서 경계의 상태를 유지해야겠다.


그럼 오늘은 아이의 사건의 일어 났던 현장으로 가볼까?



* * *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한 저수지.

나는 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는 도로 초입에 들어선 뒤, 주변을 살펴보았다.

이 저수지는 모든 곳이 도로가 아닌 한쪽 면은 보로 막혀 있고, 삼면으로는 산세가 우거져 있지만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둘러져 있었다.

삼면 중에 한쪽 면은 일차선으로 된 좁고 막다른 길인데, 이 막다른 길 끝에 자리잡은 통나무로 지어진 식당이 바로 아이가 내게 말했던 그 식당 인 것 같다.


흠, 그렇다면 아이는 식당으로 통하는 저 200m 길이의 일차선 도로 위에서 저수지로 뛰어 내렸겠구나.


저수지를 끼고 반대편 도로에서 바라본 사건현장.

그곳에는 특별하다고 할만한 것이 없어 보였다.


후,,, 이제 막 사건 현장에 왔을 뿐이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살펴 보면 뭔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식당에 차를 주차하기 위해 다시 차를 몰고 사건이 있었던 일차선 도로쪽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그때, 반대편에서 차가 슬금슬금 기어 나왔다.


윽, 왜지?

분명히 반대편에서 내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을 텐데?

이 여사님이 나와 아이컨택을 하고 싶었던 걸까?

그것 밖에 이유가 없는데?


이미 삼분의 일 이상 진입한 일차선 도로.

중간중간에 차를 비켜 주기 위한 공간이 네 군데나 자리 잡혀있었지만, 대한민국의 도로답게 모두 불법주차가 되어 막혀 있었다.


면허를 딴지 이제 겨우 3개월 차인 나는 후진이라고는 주차할 때 말고는 해본 적이 없다.

못하는 후진을 그나마 시도해보려고 하는데, 내 뒤로 한대의 차가 더 들어왔다.


하,,, 막혀있는 게 보일 텐데, 왜 들어오는 것일까?


다행히도 앞에 있던 여사님이 나의 당황하는 표정을 본 것인지 미소를 지으며 후진을 해 비켜주었다.


아, 비웃음인가!?


우여곡절 끝에 식당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내려서 주변을 둘러 보았다.

식당 앞에는 아이가 말한 대로 CCTV 카메라가 일차선 도로 방향을 찍고 있었다.

사건현장인 일차선 도로 쪽으로 걸어 나온 나는 또 주변을 한참 둘러 보았다.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없다.

아무것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한달 전 발생한 사건의 현장에 어떤 단서가 남겨져 있었다, 라는 스토리는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 일 테니까.


역시, 현실은 역시 다르구나,,,


하지만, 난 70억 분의 1의 사나이.

이렇게 포기하려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

일단, 무죄의 증거가 되었다는 그 CCTV를 먼저 확보해야 될 것 같은데,,,

그럼, 일단 식당으로 가볼까!


나는 길을 되돌아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어서오세요!”

“아, 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카운터에 알바생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나를 반겨주었다.


아,,, 일단 생각 없이 들어 오기는 했는데,,,

경찰을 사칭 할 수도 없고, 난데 없이 CCTV 자료를 달라고 하면 줄려나?


“네! 손님, 혼자 오신 건가요? 이쪽으로 앉으시겠어요?”


그래, 일단 뭘 좀 먹으면서 생각해보자!


“음, 포테이토 피자 작은 걸로 한판 주세요.”

“네,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물론, 그냥 CCTV 자료를 달라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다.

내가 내 입으로 ‘죽은 아이의 의뢰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라고 만 말하지 않으면, 그 불공정 계약에도 위배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낯선 사람이 뜬금없이 CCTV 자료를 달라고 한다면 뭔가 의심스러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후,,, 조금 생각을 해보자 강찬!

최대한 자연스럽게 자료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그렇게 주문한 피자가 나오고 피자한판이 사라지기까지 40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지만, 결국 핑계거리를 찾지 못했다.


후,,, 잔머리 하나는 기가 막힌 나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창의성과 순발력은 어디로 다 사라진 거지?

별수 없다.

그냥 달라고 부탁해 봐야겠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뒤, 알바생이 있는 카운터로 다가갔다.


수요일 오전 11시.

손님이 없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시간대인 지금, 알바생은 한창 소설책을 읽느라 내가 앞에 온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알바생이 읽고 있는 책 표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탐정소설?


그걸 본 순간, 문득 스쳐지나 갔다.

CCTV 자료를 자연스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잘 먹었습니다.”

“아, 네 12000원 입니다. 맛은 괜찮으셨나요?”

“네, 원래 싸갈 생각이었는데, 다 먹어 버렸네요!”


좋아, 지금부터 연기에 돌입한다.


“어? 소설 좋아하시나 보네요?”

“아, 네,,,”


응? 대사가 좀 이상했나?

반응이 조금 미적지근한데?

혹시 작업 거는 줄 아는 건가?


“아! 저는 탐정물 웹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 거든요!”

“어, 정말요? 저 탐정물 완전 매니아인데!”


휴! 다행이다.

일단,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유명하신 작가이신가요!?”


유명할 리가,,,

일단 작가가 아니니까!


“아직은 그렇게 유명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제 웹소설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어요. 곧 유명해질 예정입니다. 하하하!”

“오, 신인이시구나! 이름이라도 알 수 있을까요?”


뭐지? 내 쪽에서 물어보며 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하는데, 자꾸 곤란한 질문을 꼬치꼬치 캐 묻고 있다.

진짜 제대로 탐정 매니아신데?


“필명으로만 활동하고 있어서요. 물론, 필명도 알려드릴 수가 없네요. 죄송합니다!”

“아! 웹소설은 정체를 숨기시고 필명으로만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다고는 들었어요! 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지요!”


좋아, 대충 넘어간 것 같다.

그럼 본격적으로!


“아, 제가 마침 이 근처에서 한달 전에 실제로 일어 났던 사건을 소재로 글을 쓰려고 여기 왔는데요!”

“한달 전이라면? 아이가 물에 빠져 죽은 그 사건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바로 그 사건이요. 제가 그 사건을 다른 시각으로 다루어 보려고 하는데,,, 혹시 그 사건의 CCTV 자료 좀 구할 수 있을까요?”

“아! 그 사건의 CCTV 라면 제가 직접 경찰에 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에 가지고 있어요. 잠시만요!”


경쾌한 대답과 함께 지갑 안에서 USB 메모리 카드를 꺼내는 알바생.


“여기에 그 날 하루동안 찍어 놓은 영상 자료가 있어요.”


응? 이렇게 쉽게 알바생에게서 바로 자료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거 운이 따라 주는데?

뭐, 어쨌든 CCTV 자료는 확보 됐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영상을 참고로 해서 사건을 다른 시각으로 재구성 해 보도록 할게요. 아주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네요!”

“오오! 그런데 원래 탐정물 소설을 쓸 때 이렇게 사건 현장을 직접 찾아 다니면서 확인해보고 쓰시는 건가요? 그냥 상황을 설정하고 난 뒤에 지어내면 그만인 거 아닌가요? 소설인데?”


아? 듣고 보니 그렇네?

역시 탐정물 매니아인가?

날카로운 시각을 가지고 있다.


“아아, 제 소설은 현실을 기반으로 해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그런 탐정소설 이거든요. 이번 사건처럼 무엇인가 어설프게 종결 된 것 같아 보이는 사건을 다시 파헤쳐나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어요.”

“아! 들어 본적 있는 것 같아요. 탐정물을 쓰는 작가들이 실제로 사설탐정들을 따라다니면서 시나리오를 만든다든지!”

“맞아요. 실제로 제가 발로 뛰며 자료를 수집하고, 재구성을 해보는 거죠. 저는 이런 게 진정한 탐정물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휴! 즉흥적이었지만, 그럴 듯한 핑계였다.


“오! 그야말로 리얼리티 그 자체네요. 파헤치다 보면 진짜 이 사건이 잘못 된 것일 지도 모르고요!”


후,,,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 제가 이 짓을 하고 있는 겁니다.


“어때요? 탐정물 매니아 분이 보기에도 꽤 괜찮은 방법인 것 같지요?”

“네! 정말 기대되는데요! 게다가 제가 자료들도 넘겨주었으니, 소설의 스토리에 제가 나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물론이죠! 스토리 상에서는 결정적 증거 제공자로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나오지 않습니다!


“아! 그럼 제가 한가지 제보도 할게요!”


응? 제보?

무슨 제보를 한다는 거지?


“제보라니,,, 어떤?”

“저도 탐정물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사건이 무엇인가 좀 이질적으로 느껴진 부분이 있었거든요!”


뭐지? 다른 장면이라도 목격한 건가?


“어떤 점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셨는데요? 그럴 듯한 제보라면 스토리를 쓰는데 참고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게,,,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마시고요! 이 시간 대에는 손님들이 그다지 많이 오는 시간은 아니라서, 제가 손님들을 잘 살펴보곤 하는데요.”

“탐정물의 열혈 팬이라면 누구든지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잖아요? 계속 말씀해 보세요.”

“그날 봤던 엄마와 아들의 모습이,,, 그다지 친해 보이지가 않았어요.”

“음, 어떤 면에서요?”

“그,,, 뭐랄까? 보통의 아이라면 엄마에게 떼 쓴다거나, 끊임없이 말을 걸거나 하잖아요? 그런 모습이 전혀 없고, 그냥 남남으로 보였어요.”


아,,, 이거라면 사건을 풀어 낼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순 없다.

그래도 다른 확실한 증거가 확보됐을 때, 필요하다면 참고인으로 내 세워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역시! 탐정물 열혈 팬이시네요. 저도 이 사건을 타살로 규정하고, 사실은 엄마가 범인이었던 걸로 재구성해보려고 했거든요. 그런 면도 추가하면 꽤 그럴듯한 스토리로 흘러갈 것 같아요.”


“후훗! 재구성 한다면 당연히 그런 스토리로 전개 될 줄 알았어요! 제가 제보한 내용으로 소설이 흘러 가게 된다니, 기대 되는데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혹시 제가 작가가 된다면 이 스토리는 꼭 채용해 드릴게요!


“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제가 이 사건을 어떻게 재구성해 나가는지를! 하하하!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USB는 내일 바로 다시 갔다 드릴게요.”



* * *



옥탑방으로 돌아와 영상을 확인하는 중.

영상이 녹화 된 시각을 보니, 아이와 계모가 가게로 들어간 시간은 대략 오전 10시 쯤이고, 40분 후에 가게를 나왔다.

사건 당일이 오늘 같은 평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아이가 물로 뛰어들기 전후로 십 분 동안은 계모와 아이 이외에는 CCTV에 사람이 전혀 찍혀 있지 않다.


10시 40분이라,,,

카페도 겸하고 있는 이 가게의 아침 티타임시간과 점심식사 시간의 딱 중간인 시간.

분명, 계모가 범행 시간까지 계획 해둔 것이다.


영상을 보다 보면 그나마 이상하게 보이는 점이 한가지 있는데, 아이가 물로 뛰어들고 난 뒤, 계모가 아이의 방향이 아닌 도로 쪽을 응시하듯이 잠시 멈칫하는 행동을 보인 것이다.


설마 목격자가 있었던 건가?


아이의 말로는 계모가 자기에게 뛰어내리라고 다그쳤다고 했으니, 계모의 앞 모습을 본 사람이 있다면 증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증인이 있었다면 진작에 증언을 했겠고 이런 결과가 나오진 않았겠지.


각도 때문에 CCTV 상에서는 아이가 물에 뛰어드는 모습까지는 보이지만, 빠진 후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는다.


후,,, 역시 이 영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 사건이 왜 사고사로 처리 되었는지 알 것 같다.

이 사건, 정말 해결 할 수 있을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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