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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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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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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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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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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2화

DUMMY

여기까지 달려 오는데 총 세 시간.

정말 길고도 지루한 운전이었다.

명상의 상태가 아닌 보통의 깨어있는 상태일 때도 영혼들과 대화할 수 있다면, 뒷좌석의 아이들과 즐겁게 올 수 있었을 텐데!


팀장이 일러 준 장소에 막 도착한 나는 명상에 들었다.

내가 명상에 돌입한 줄도 모르는 지, 해진이와 은정이는 계속 수다를 떨고 있다.


좀 껴들어 볼까나?


“짜잔!”

“아, 짜잔은 무슨 짜잔이야!”


큭! 별것도 아닌 걸로 화를 다 내네,,,


“오~! 사고 없이 잘 도착했네!?”


뭐지? 이건 사고가 나길 바랬던 것 같은 말투인데?

기분 탓인가?


“아하하하,,, 그나저나 팀장님이 안 보이시네? 여기쯤 주차하고 걸어가면 될 거라고 했는데?”

“야! 강찬! 너 제대로 찾아온 거 맞아? 너 일부러 나 골탕 먹이려고 이상한데로 온 거 아냐!?”

“그럴 리가! 제대로 찾아 온 거 맞아!”

“맞으면 맞는 거지 어딜 큰 소리야! 확 그냥!”


큭! 유독 나한테만 더 화를 내는 것 같다.


“흠,,, 근처에 저승의 문이 없어서 걸어오는데 시간이 걸리는 걸까?”

“아! 해진이 네 말대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여긴 인적이 뜸한 곳이니까!”


내 대답에 은정이가 반응한다.


“그게 아니면, 이 아저씨가 길을 잃어 헤매고 있는 걸 테지! 에휴, 너희도 참 고생이 많다.”


아, 은정이 말대로 길을 잃었을 지도 모르겠다.

여긴 깊은 산중이니까!

나에게 길치냐고 구박하던 팀장이 길을 잃는다고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난다.


“음,,, 기다려야 하나!”

“이 아저씨가 언제 올 줄 알고 기다리냐!? 먼저 가보자!”


응? 괜히 은정이 말대로 먼저 갔다가 엇갈리는 거 아닌가!?

뭐,,, 내 육체가 있는 걸 보면, 우리가 먼저 갔다는 것을 알 테니 알아서 광산으로 찾아 오려나?


“그럼,,, 그렇게 할까!?”

“에휴! 남자애가 이렇게 줏대도 없고, 추진력도 없냐! 가자 해진아!”


큭! 줏대도 없고 추진력이 없는 게 아니라 신중한 거라고 따지고 싶다.


앞서 걸어가는 은정이.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해진이가 내 옆으로 다가 와,

“아~! 은정이의 저런 모습에 찬이 네가 반 했구나!?”

라고 말한 뒤, 은정이를 쫓아 간다.


뭐지? 내가 저런 모습에 반할 리가!


“저기 근데, 애들아? 너희 어디로 가야 되는지는 알고 가는 거야?”


나의 물음에 은정이가 뒤를 돌아 보았다.


“에휴! 진짜 답답하네?! 길 따라 가면 나오겠지!”


후,,, 다시 되돌아 올 길을 굳이 가야 할까?


“찬아! 빨리 와! 너 어두운 산길 혼자 걷는 거 싫어하잖아?”


해진이의 이 말은 나를 얕잡아 보는 것일까?

아니면 걱정해 주는 것일까?


별수 없군.

일단 따라 가볼까?


그렇게 산길을 따라 걷기를 20분.

은정이의 말대로 정말 광산이 나왔다.

시설들이 철거되지 않은 채로 방치되어 있는 걸 보니, 채굴을 중단한지는 얼마 안된 것 같아 보인다.


“오! 진짜 나왔네? 난 폐 광산이라고 하길래 아주 오래 돼서 갱도 입구의 흔적도 못 찾을 만한 곳이라고 상상했는데!”

“그러게!? 나도 그런 광산을 생각했는데, 그냥 잘 보이는 곳에 있었네?”


컥! 그런 생각을 했다는 애가 단순히 길을 따라 온 거냐!


“흠,,, 오면서 보니까, 길 주변에 간간히 쓰레기들이 보이던데?”


역시!

해진이는 눈썰미가 좋다.


해진이 말대로 오던 길에는 비교적 깔끔(?)한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렇다면 이곳은 채산성이 떨어져서 잠시 채굴을 쉬고 있는 광산인 건가!?


“역시 해진이야! 그 말은 여기가 오늘의 목적지인 폐 광산이 아닌 것 같다, 이 말이지?”

“응? 풉! 아니, 그게 아니고! 여기도 사람들 사이에서 귀신이 출몰한다고 소문난 심령스팟이 아닐까? 라는 말이야! 뭐, 찬이 네 말대로 여기가 목적지인 폐 광산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아..? 생각해보니, 그렇다.

오늘의 수배자도 사람에게 해를 끼쳐 수배에 올랐을 것이기 때문에, 오늘의 목적지가 사람이 닿을 수 없을 정도의 장소는 아닐 것이다.


그래! 오늘의 목적지는 여기가 맞을 것 같다.


“아아,,, 심령스팟! 해진이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오늘 수배된 영혼도 사람을 놀래켰기 때문에 수배에 올라간 것 일 테니까!”

“에휴~! 잘 모르겠으면 가만히라도 있지 그러니?”


큭! 괜히 해진이의 말에 맞장구 치려다가 은정이한테 망신만 당했잖아?

뭐지? 이것도 설마, 나를 망신주기 위한 해진이의 설계였던 것인가!?


“아하하하,,, 그럼 수배자는 갱도 안에 들어가 있으려나?”

“아! 쫌! ‘있으려나?’ 이런 말을 하지 말고 행동을 하라고! 행동을! 있는지 없는지는 가 보면 알 거 아냐!”


큭! 팀장이 없어서 그런지 내가 자꾸 타겟이 되고 있다.

팀장은 대체 언제 오는 거야?


말을 마친 은정이가 갱도의 입구로 보이는 막다른 산 쪽으로 걸어 갔다.


“잠깐! 지금부터는 내가 앞장 설 테니, 너희들은 뒤따라 오도록 해!”

“이게 어디서 명령조야!!!”


광산을 울리는 은정이의 샤우팅.

그 목소리가 퍼져나가 내 육체에까지 들리는 듯 하다.


“아하하하,,, 뒤따라 왔으면 좋겠어,,,”

“풉!”

“그렇게 말한다면 이번만은 특별히 뒤따라 가주지! 빨리 앞장 서!”


후,,,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가만? 팀장 설마?!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일부러 안 오고 있는 거 아냐!?


그래, 확실히 지금 이 상황에 팀장이 함께 있었다면, 타겟은 팀장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치사한 팀장 같으니라고!


광산 쪽으로 난 길을 따라서 걷다 보니, 길 끝에 갱도 입구가 나타났다.


“오! 저기가 갱도 입구 인 것 같은데!?”


겉으로 보기엔 막혀있는 갱도의 입구.

하지만, 자세히 보니 역시나 틈새가 있다.

저 틈새로 귀신을 보려는 사람들이 들락날락 하는 거로군!


벽을 통과할 수 없는 나는 그 틈새로 쭈그려 갱도 안으로 들어갔다.


“얘는 벽도 통과 못하는 거야? 얘 팀에 도움이 되긴 하는 거니?”


은정이의 질문에 망설이는 해진이.

뭘 망설이는 거냐!

있는 그대로 도움이 된다고 말하면 되잖아!?


“음,,, 뭐, 없는 것 보단 나은 정도? 어차피 방패 역할이니까!”


뭐? 해진이에게는 내가 없는 것 보단 나은 정도였다는 거야!?


“아하하하,,, 해진아? 아무리 그래도 본인이 앞에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

“풉! 아,,, 미안! 은정이가 물어보는데, 거짓말을 할 수는 없잖아!?”


큭! 그럼 방금 그 말이 너의 솔직한 심정이라는 거냐!


“아! 길 막고 서 있지 말고 걷기나 해!”

“어어, 그럼 출발한다!”


응!? 막상 앞으로 걸어 가려고 하니,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바로 빛이 없다는 것!


갱도 입구 쪽은 틈새 사이로 달 빛이 들어와 어느 정도 밝게 보이는데, 갱도 안쪽은 말 그대로 칠흑 같은 어둠으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수배자를 마주치게 되었을 때 위험해질 수 있다.


“갱도 안은 어두워서 너무 위험할 것 같아! 아무래도 팀장님을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에휴! 답답아! 그 아저씨가 온다고 어둡던 곳이 밝아지냐고!”

“아하하하,,, 호롱불로 비추면서 간다던가,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아!”


나와 은정이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해진이가 입을 열었다.


“흠,,, 그런데 말이야! 우리도 어둠 때문에 안 보여서 갱도 안으로 못 들어가는데, 수배자가 굳이 이 어두운 갱도 안에 들어가 있을까?”


어? 정말이네?

해진이 말이 맞다.

수배자가 굳이 보이지도 않는 갱도 안에 들어가 있을 이유는 없다.

은정이도 해진이 말에 수긍했다.


“해진이 말이 맞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여기서 불러 보지 뭐!”


뭐? 여기서 부른다고?

안돼!


“누구 없어요!!!”


갱도 안쪽으로 울려 퍼지는 은정이의 목소리.

갱도에 들어오기 전 은정이의 샤우팅에서 이미 확인 했지만, 영혼의 목소리도 사람의 목소리처럼 울려 퍼진다.


이런,,, 내 머리가 다 울리는 것 같다.


그때,

“혹시,,, 저를 찾으시는 건가요?”

라는 말과 함께 등장한 영혼.


응? 이렇게 또 나와 주다니,,,

역시 영혼은 불러서 찾는 게 최고인가?!


목소리의 주인공은 해진이의 말처럼 갱도의 안쪽이 아닌 입구 쪽 서 있었다.


“오오! 봤지! 내가 부르니까 딱 나타났잖아!”


흔한 일이긴 하지만, 임무가 처음인 은정이는 불러서 나타난 영혼을 보니 신기한가 보다.


아차!


“잠깐! 우선 너희들은 내 뒤쪽으로!”

“어디서 오라 가라야! 네가 앞으로 나오던지!”


큭! 귀가 너무 따갑다.

나만 갱도 밖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거야?


“일단 밖으로 좀 나가서 이야기 할까요?”


갱도 밖으로 나오니, 잘 보이지 않았던 영혼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광부의 복장을 갖춰 입은 폐 광산의 귀신이 말했다.


“사실은 아까 광산 초입에서부터 큰 소리가 들리길래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몰려 다니기에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오호, 사람들이면 놀래 켜 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는 말로 들리는데?


“음,,, 복장을 보아하니 당신은 이 광산의 광부였던 것 같군요. 이곳에서 죽은 뒤에 지박령이 되신 건가요?”


후후,,, 지금까지의 짬이 있는데, 복장으로 이 정도의 유추는 식은 죽 먹다.


“예? 전혀요. 저는 지박령도 아닐 뿐더러, 이곳에서는 폐광하기 전에 잠깐 동안 아르바이트를 한적 밖에 없습니다.”

“뭐야? 난 또 얘가 자신 있게 말하길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전혀 아니잖아?”

“풉!”


큭! 이런!

괜히 또 잘난 척 하며 나섰다가 본전도 못 찾았네,,,


“저를 찾으신 게 맞나요? 무슨일이신 거죠?”


그런데, 이 영혼이 오늘의 수배자 인건 맞나?

팀장이 수배전단을 보여주지 않아서 알 수가 없다.

저번에 학교에서처럼 한 곳에 여러 명의 영혼이 있을 지도 모른다.

확인이 필요 할 것 같은데, 오늘의 수배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하나도 없다.

할 수 없군, 떠 보는 수 밖에!


“저희들은 저승의 퇴마 3팀의 요원들 입니다. 당신은 사람들을 놀래 킨 죄로 수배에 올라갔습니다.”

“아아,,, 그렇군요. 결국 수배에 걸려버린 건가,,,”


결국? 후후,,, 반발하지 않고 이렇게 쉽게 혐의를 인정하다니!

이 영혼은 오늘의 수배자인 것이 확실하다.


수배라는 말에 낙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폐 광산의 귀신.

그에게 해진이가 위로 하듯이 말을 건넸다.


“수배에 걸렸다고 해서 그렇게 낙담하실 필요는 없어요! 살아있었을 때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으셨다면요!”

“아,,, 뭐 저는 범죄와는 거리가 멀게 살아 왔습니다.”


그래, 이 영혼도 수배된 이유가 무겁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생전의 죄도 없다고 한다면, 지금까지처럼 천상으로 가는 건 어렵지 않겠지.


“그래요? 그럼 걱정할 것 없이 저승으로 재판을 받으러 가시죠!”

“가는 거야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 이대로는 갈 수가 없어요! 제가 지금 떠나버리면, 여기 오는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지도 모르거든요!”


응? 사람들이 위험에 처하다니?

무슨 말이지?


“무슨 일이 있길래 사람들이 위험에 처한다는 거죠?”


가만히 듣고 있던 은정이가 궁금해 졌는지, 폐 광산의 귀신에게 질문했다.

폐 광산의 귀신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지금 여기 폐 광산의 갱도는 붕괴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요!”

“붕괴라고요!?”

“네, 사실 저는 그것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서 사람들을 쫓아 내고 있었던 거고요.”

“아아, 그랬군요!”

“그런데,,, 저의 의도와는 달리 심령 체험을 즐기는 매니아들 사이에 귀신이 잘 출몰하는 지역으로 소문이 나 버렸고, 지금은 오히려 사람들이 더 몰리는 상태가 되어 버렸어요.”

“저런!”

“제 잘못으로 피해자가 늘어 나게 될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그냥 모른 체하고 저승에 갈 수는 없어요.”


음, 이번 수배자는 사람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비록 의도와는 정 반대의 결과가 되었지만!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수배에 올라간 영혼치고 진짜 나쁜 영혼은 없는 것 같다.


“뭐야, 엄청 착한 영혼이었잖아? 야! 강찬! 이런 영혼에게는 수배가 아니라 표창장을 줘야 되는 거 아냐?”


정말, 은정이 말대로다.

하지만, 내게 권한이 있는 게 아니니까!


“아하하하,,, 그러게 말이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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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화 23.06.10 1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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