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065
추천수 :
35
글자수 :
266,624

작성
23.06.22 21:00
조회
12
추천
0
글자
12쪽

39화

DUMMY

“겁이 많은 건 아니고 너희들이 다칠까 봐 걱정되니까 그런 거지. 아하하하,,,”

“에휴! 말이라도 못하면!”


큭! 은정이가 있으니까 변명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 근데, 이 놈은 왜 불렀는데 안 나오는 거야!!!”


산 전체를 울리는 은정이의 목소리.

메아리 쳐 돌아오는 이 목소리에 점점 다른 쪽으로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안 나오면 우리가 들어가서 찾아 봐야지! 찬아, 그럼 앞장 서!”


갑작스럽게 앞장 서라는 해진이의 요청.


하,,, 무서워서 앞장 안 서려고 했는데!

오늘은 그냥 은정이를 앞장 세우면 안 되려나?


“응? 어! 그래 앞장 서야지!”


큭! 역시 소멸되지 않는 것과 공포의 감정을 느끼는 건 별개다.

무적이라는 것을 알아도 무서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아 쫌 빨리 걸어!!!”

“으,,, 응!”


마을 입구를 지나 중심부인 우물 근처까지 걸어 온 우리는 다시 한번 마을의 폐 가옥들을 살펴 보았다.


하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오늘의 수배자.


“아,,, 진짜 슬슬 짜증난다. 야, 숨어 있는 영혼!!! 좋은 말로 할 때 나와라, 건물 하나하나 뒤지다가 나타나면 그 자리에서 소멸이다!!!”


공포에도 등급이 있는 걸까?

방금 전 은정이의 멘트가 너무나도 공포스럽게 느껴져서, 지금까지 이곳에서 느껴지던 공포가 눈 녹듯이 사라져버렸다.


이거,,, 아무래도 끝판왕이 결코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


“아하하하,,, 가옥도 몇 채 안되고, 운동 삼아 둘러 보자!”


그렇게 열 채가 넘는 폐 가옥들을 차례대로 뒤져보았지만, 끝내 영혼은 보이지 않았다.


“하,,, 이승에서의 마지막 임무 날에 소멸이라는 손맛을 보고 가게 생겼네?”


유난히 차갑게 들리는 은정이의 이 말.


소멸이라는 손맛이라,,,

정말 무시무시한 단어의 조합이다.

수배자는 소멸시켜도 상관없다는 사실을 말한 것이 큰 후회로 밀려온다.


얘 오늘 이대로 두면 진짜 사고 칠 거 같은데?


“흠,,, 수배자도 지금쯤 나오고 싶은데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닐까?”


해진이도 살짝 걱정이 되는 것 같다.

아니, 우리 수배자를 잡으러 온 거야, 보호하러 온 거야?


“그,,, 그래! 나도 해진이와 같은 생각이야!”


후,,, 눈치가 있으면 빨리 좀 나타나라!

아, 잠깐!?

지금 이 폐 마을에서 찾아 보지 않은 곳이 한 군데 남아 있다.


나는 우물로 다가가 우물 속을 들여다 보았다.


“흐흐,,, 이제야 여길 보는 구,,,”

“으악!!!”


- 퍽. 퍽. 퍽.

“크윽!”


헉! 이런!

너무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상대 영혼을 패 버리고 말았다.


“뭐야, 강찬! 왜 호들갑이야?”


어느새 내 쪽으로 다가온 은정이와 해진이가 우물 안을 쳐다보고는 한마디씩 했다.


“하아! 여기 숨어있었네?”

“흠! 찬이한테 맞고 기절한 것 같은데?”


은정이가 의외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 본다.


“야, 강찬! 너 보기보다 꽤 폭력적이다?”

“아하하하,,, 진짜 깜짝 놀라서 그만,,, 사고야 사고!”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우물 안쪽에서부터 수배자가 기어 나왔다.


“큭큭큭! 이거 잘못했으면 우물킬 당할 뻔 했잖아?”


우리 또래로 보이는 수배자.

죽은 지 얼마나 됐을지 모르겠지만, 말투를 보아하니 백 년 묵은 영혼은 아닌 것 같고, 동시대의 사람인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저승의 퇴마 3팀, 널 저승으로 데려가기 위해 왔다.”

“큭큭큭,,, 내가 수배자가 된 건가? 아직 별 재미도 보지 못했는데 말이야!”


이 다크한 말투는 대체 뭐야?

목소리가 악당 역할의 성우인 것처럼 가식적으로 들려온다.


“그 말은 사람들을 일부러 겁주었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그래 맞다. 죽은 자가 살아있는 사람에게 존재를 드러내는 게 뭐 그리 큰 잘 못이라는 것이냐!”


것이냐?

뭐야? 이놈?


“그게 룰이니까 따라야지 어쩌겠어? 순순히 따라오는 게 좋을 걸? 오늘은 특히 더 말이야.”


말하는 내 시선이 은정이에게 향하니, 우물 속의 귀신도 내 시선을 따라 은정이에게로 갔다.


그리고 순간적이었지만 나는 보았다.

은정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우물 속의 귀신이 움찔하는 것을!


“잠,,, 잠깐! 내가 왜 이곳에서 사람들을 놀래키는 지 궁금하지도 않아?”

“전혀 안 궁금한데?”


무표정한 은정이의 짜증 섞인 목소리.


“그,,, 그래? 그럼 그 이유를 들어주는 조건으로 순순히 저승으로 따라 가 주지!”


음,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그냥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데,,,

뭐, 팀장이 개입하기 전까지 듣는 척이라도 해 줄까?


“그래 뭐, 산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죽은 사람 소원이라고 못 들어 줄까?”


아, 반대던가?

뭐, 상관없지!


“어디 한번 말해 봐! 들어줄 테니.”


들어준다는 말에 눈을 반짝이기 시작하는 우물 속의 귀신.

갑자기 허공을 쳐다보며 과거 회상이라도 하는 듯한 아련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다.


뭐야 오페라라도 하겠다는 건가?


“난 살아있을 때 사후세계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오컬트 문화에 심취해 있었지.”

“설마? 오컬트 문화에 심취해서 자살을 한 건 아니지?”


내 질문에 우물 속의 귀신이 인상을 구긴다.

뭐지? 관심을 가져줘도 싫어하네?


“그 정도는 아니었고. 하여튼 그래서, 나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전국의 심령스팟으로 소문 난 곳을 찾아 다녔다.”

“설마? 그러던 중 여기 있던 악귀에게 죽임을 당한 거냐? 그래서 죽음에 대한 억울함으로 이곳에 자리 잡은 거고?”


우물 속의 귀신이 다시 한번 인상을 구기더니 이내 한숨을 쉬었다.


“후,,, 정말 말을 뚝뚝 끊는 게 짜증이 나는 군! 그게 아니야! 난 그냥 교통사고로 죽었을 뿐이라고!”


뭐지? 내가 자꾸 물어봐서 짜증이 난 건가?

그냥 얘기하라고 둬야겠네.


“아!? 그래? 그럼 계속 얘기해 봐.”

“어쨌든, 이런 오컬트 문화에 심취해 있던 나에게 죽음 뒤에 정말 사후 세계가 있을까, 라는 의심이 극에 달았을 때, 행운인지 불행인지 교통사고가 났고, 난 죽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레이션의 말투였구나?


“죽은 뒤, 사후세계가 있음을 직접 확인한 나는 기뻤다. 그!러!나! B. O. T. 내가 지금까지 심령스팟이라고 하며 찾아 갔던 곳에 실제로 영혼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풉!”


아, 우물 속의 귀신도 자신의 실수를 인지한 듯 O를 말한 다음 머뭇거렸다.

이럴 땐, 그냥 지적하지 않는 게 덜 민망하겠지만 이미 해진이가 참지 못하고 웃어 버렸다.


“후,,, 그래, 사실 심령스팟에서 느껴졌던 그 공포는 귀신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분위기가 무서웠던 것 일 뿐이었던 것이다!!!”


음,,, 실제로 영혼이 있는 곳도 있긴 하겠지만, 그런 짓을 하면 수배 당할 테고, 금방 저승으로 끌려가게 될 테니, 당연히 거의 없겠지.


“그 사실을 알고 난 뒤에 난 결심했지! 실제 심령스팟에 귀신이 된 내가 사람들을 놀래 켜 줘야겠다, 라고!”


이건 뭐지?

귀신으로서의 사명감인가?

그래도 지금까지 수배 된 영혼들 중에 가장 그럴싸한 이유인 것 같은데?


“그런데 이런 나의 행동이 수배에 걸릴 만한 행동이라니! 아! 원통하도다!”


후,,, 마지막은 오페라로 마무리 하는 건가?


“음, 할 말은 다 끝난 거지?”


내 질문에 오페라의 유령의 눈이 커졌다.


“뭐?! 내 말을 듣고도 너희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이냐!? 귀신의 존재가 무엇 때문에 존재 한다고 생각하느냐? 바로, 사람들을 놀래켜 주고 죄를 진 사람들에게 공포를 선사해 주는 게 귀신의 존재 이유란 말이다! 나는 그 행위를 하다가 이렇게 수배에 걸리게 된 건데! 죽은 너희들이 이 사실에 원통하지도 않다는 것이냐!?”


높은 사람의 말투라,,,

이건 좀 위험한데?


지금까지 한마디도 없이 조용히 듣고 있는 은정이를 보니, 불안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응, 전혀! 그리고 이런 외진 곳에 사람들이 찾아오면 얼마나 오겠어? 이런 짓을 하려고 여기 계속 숨어서 지루하게 지내는 것 보다는 차라리 이승을 돌아다니면서 재미있게 보내는 게 낫지!”


해진이는 정답 소녀일까?

정답만 말하는 구나.


“큭큭큭,,, 너희들은 귀신으로서 전혀 자질이 없구나!”


음,,, 더 이상 도발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경고라도 해 줘야 하나?


나는 우물 속의 귀신에게 가까이 다가가 귓속말을 해 주었다.


“나는 실수로 때렸다지만, 저 여자애는 실수로 소멸시켜버릴 수도 있어. 그런 말 더이상 하지 않는 게 좋을 걸?”

“큭큭큭!”


역시,,,

반항심으로 조금 웃어 보일 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이 녀석도 은정이의 포스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안심하는 사이, 우물 속의 귀신의 입에서 나오지 말아야 할 말이 나오고 말았다.


“시시한 것들!!!”


이런,,, ‘시시한 것’ 도 아니고, 분명 ‘시시한 것들’ 이라고 했다.


“야!!! 너 뭐라고 했냐, 지금?”


은정이의 올라가는 손이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막으려는 우물 속의 귀신의 모습도!


“악, 제발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평생 찌질하게만 살아 왔기에 일진의 상인 누님에게 한번 대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90도로 인사하는 우물 안의 귀신.

오페라 톤의 말투도 정상으로 돌아 왔다.


우물 속의 귀신의 마음이 어떤 것일지 알 것 같은 이유는 왜일까?


“뭐 그렇게 나온다면, 살려는 드릴게.”


나한테 한 말도 아닌데 왜 이렇게 안심이 되는 거지?


“감사합니다!”

“아하하하,,, 너 이 자식 운 좋은 줄 알아라.”


좋아, 오늘도 이렇게 마무리 되는 구나.

이제 슬슬 팀장이 나올 때가 되었다.


“팀장님은 아직인가!?”

“에휴! 내가 세 번 같이 일해보니까, 해진이 네가 제일 고생이 많다!”

“그치!? 아~! 아쉽다! 은정이랑 좀 더 같이 하고 싶은데!”


은정이와 같이 한 세 번의 임무.

비록 내가 많이 시달리긴 했지만, 일 적인 측면에서는 허무할 정도로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다.


역시,,, 의심스럽다.


그래,,, 잘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우선, 이번 세 번의 수배자들은 비교적 어린 축에 속했다.

지금까지 위협적이었던 수배자들이 없기도 했지만, 그 중에도 어린 축에 속하는 이번 수배자들은 위협은 커녕 착한 영혼들 뿐이었다.

즉, 우리의 안전이 어느정도 보장되는 상대란 말이다.

거기에 세 번 연속으로 먼 거리.

이건 아무리 봐도 엄선해서 타겟을 선정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래,,, 두 번까지는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 번은 아니다.

이건 확실히 팀장이 설계 한 것이 맞다.

그리고 그 이유는!


“어휴! 여긴 뭔데 이렇게 분위기가 살벌하냐!?”


역시, 딱 나타나셨군.


“아니, 이게 누구야? 팀.장.님. 아니신가요? 오늘은 또 무슨 변명을 하시려나?”


은정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다.

팀장의 이 모든 것이 자기를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지금까지 무슨 변명을 했던가? 인정을 한 기억밖에 없는데?”

“하~! 그럼 지금까지 일부러 계속 늦었다는 말이네요? 왜 일까나?”

“하하하하하하하! 당연히 너랑 함께 하고 싶지 않아서지!”

“아오! 근데 이 아저씨가!!!”

“하하하하하하하!”


잡힐 듯 잡히지 않게 도망치는 팀장.


이걸로 난 확신할 수 있게 됐다.

팀장은 지금까지 은정이에게 포인트를 몰아주기 위해 일부러 늦게 왔다는 것을!

어쩌면, 팀장은 정말 정의로운 형사였을 지도 모르겠다.


“아 근데, 팀장님! 은정아? 오늘의 수배자가 기다리고 있거든요!?”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신이시네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6 45화 23.06.29 8 0 13쪽
45 44화 23.06.28 9 0 12쪽
44 43화 23.06.27 9 0 13쪽
43 42화 23.06.25 10 0 13쪽
42 41화 23.06.24 11 0 13쪽
41 40화 23.06.23 9 0 12쪽
» 39화 23.06.22 13 0 12쪽
39 38화 23.06.21 12 0 12쪽
38 37화 23.06.20 11 0 13쪽
37 36화 23.06.18 13 0 12쪽
36 35화 23.06.17 13 0 12쪽
35 34화 23.06.16 13 0 12쪽
34 33화 23.06.15 15 0 12쪽
33 32화 23.06.14 16 0 13쪽
32 31화 23.06.13 16 0 13쪽
31 30화 23.06.11 13 0 13쪽
30 29화 23.06.10 13 0 13쪽
29 28화 23.06.09 15 0 13쪽
28 27화 +2 23.06.08 23 1 13쪽
27 26화 +2 23.06.07 19 1 13쪽
26 25화 23.06.06 16 0 14쪽
25 24화 23.06.04 16 0 12쪽
24 23화 23.06.03 17 0 12쪽
23 22화 23.06.02 15 1 12쪽
22 21화 23.06.01 15 1 14쪽
21 20화 23.05.31 17 1 13쪽
20 19화 23.05.30 24 1 12쪽
19 18화 23.05.28 20 1 13쪽
18 17화 23.05.27 19 1 13쪽
17 16화 23.05.26 18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