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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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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6,624

작성
23.06.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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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2화

DUMMY

어제 있었던 일 때문에 아직도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래도, 어제 있었던 일로 인해 나의 궁금증 하나는 확실하게 해소되었다.


사람이나 귀신이나 목적이 없이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해진이는 처음 팀에 들어오기 전을 제외하고는 생의 업적 포인트에 대한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아 왔다.

그래서 나는 해진이가 우리팀에 들어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는 분명히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계속 해왔다.


후,,, 분명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 목적이 나를 홀리기 위함이었다니!


보통의 남자라면 어제와 같은 해진이의 행동 한번으로도 넋이 나가 홀려버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강찬.

의심이 많은 남자이다.


귀신이 사람을 홀린다는 전설이나 귀담은 항상 있어 왔다.

분명 없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지금까지도 전해지는 것이다.

이야기 속 귀신에 홀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병에 걸려 몸이 약하거나 기가 허약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 팀장이 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저승의 향로가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이렇게 몸이 약하거나 기가 허약한 사람들의 꿈에는 어떤 영혼이든 들어 갈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런 타겟들에는 다른 경쟁자 귀신들도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일일이 찾아 다녀야 할 것이기 때문에 쉽게 공략할 순 없을 것이다.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고 나면, 꿈이 아닌 현실에서 영혼으로 존재하는 나는 해진이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사냥감인 셈이다.

그래! 해진이의 입장에서 보면 나같이 간편하고 손쉬운 먹잇감은 없을 것이다.


후,,, 해진이는 앞으로 나를 점점 더 유혹해 오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간파한 이상 당하지 않을 것이다!



* * *



오늘은 임무가 있는 날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 건 때문에 팀장이 대기하라고 한 것 같다.


이제 좀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시려고 하는 건가!


시간은 말하지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9시 일 테니까, 이제 곧 팀장이 먼저 올 것이다.


그나저나, 해진이를 만나면 어떻게 행동 해야 할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유혹에 넘어간 척 연기를 하면서 모욕감을 주어야 하나?

그게 아니면 단 칼에 포기하도록 내쳐야 하나?


“강찬! 나왔다!”

“아! 오셨습니까?”


아, 귀신이 사람을 홀리는 이유라든지, 사람이 귀신에 홀리고 나면 어떻게 되는 건지, 팀장에게 살짝 물어 볼까?


“팀장님? 근데 말이지요,,,”


아니, 잠깐!

해진이가 근처에 숨어서 이야기를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

궁금해도 일단 참자!


“뭐?”

“아,,, 그러니까,,, 그 증거가 뭘 말하는 건지, 이제 알려주시죠!”

“뭐야, 명탐정씨! 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 한 거야?”

“떠오르는 건, 블랙박스 밖에 없는데 말이지요,,,”

“그래, 네 말대로 블랙박스 밖에 없지!”

”하지만 그건 기계 고장으로 녹화가 안됐다고 했잖아요?”

“녹화가 된 메모리카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드는 거냐?”


응? 녹화된 메모리카드라니?


“네? 무슨 소리예요? 기계 고장으로 사건 당일 날이 녹화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기계가 진짜 고장 났다면, 새벽부터 아침까지의 시간만이 남아 있는 게 아니라 앞 시간의 기록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겠지.”

“네?”

“이렇게 말해줘도 모르겠어? 블랙박스는 시간순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통 데이터가 가득 찼을 때는 오래 된 시간순으로 덮어서 저장을 하잖아?”

“그렇지요?”

“근데 알바생이 말한 메모리카드에는 앞의 시간은 전혀 녹화 되어 있지 않고, 새벽부터 그날 아침 메모리카드를 회수하기 전까지 찍혀있다고 했잖아!”

“아! 그렇다면 설마!”

“그래, 즉, 새벽시간에 누군가에 의해서 메모리카드가 바꿔 치기 되었다는 거야!”


확실히!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새벽시간부터 데이터가 저장 되어 있었다는 건 기계가 고장 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고장 난 것 같다는 알바생의 말에 너무 신경 쓴 나머지 바꿔치기 되었을 거란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계모가 차 번호를 기억해 두었다가 알바생의 차를 쫓아가 메모리를 바꿔 치기 한 거란 말인가요?”

“휴,,, 그게 아니지. 아이가 죽은 다음날 새벽에 무슨 정신으로 그런 짓을 직접 하겠어?”


응? 아니라고?


“그럼요? 그럼 누가 그 짓을?”

“계모는 알게 모르게 치밀하게 계획을 준비했어. 그러니, 만약을 위해 심부름센터의 연락처 정도는 알고 있었겠지.”

“아! 심부름센터!”

“아이의 사건이 있던 당일 날, 계모가 어딘가에 전화해서 차량번호를 알려주며 통화하는 걸 아이도 들었다고 했어.”

“아! 이미 다 확인하셨군요!”

“아이에게 바로 가서 확인했지. 이제 그 증거인 메모리카드가 계모에게든 심부름센터 직원에게 있기를 바래야지.”

“아! 해진이가 확인하러 간 게 바로 그거군요.”


아니, 팀장은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할 수 있었던 거지?

거의 베테랑 형사 수준의 추리 아닌가?

설마,,, 팀장의 과거는 형사였던 건가!?


팀장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사이, 해진이가 날아 들어왔다.


“팀장님! 메모리카드가 있는 걸 직접 확인했어요! 물론, 그 메모리카드에 영상이 남아 있는 지는 확인 할 수 없었지만요!”

“그래? 수고했어! 메모리카드를 가지고 있는 걸 보니, 영상도 지우지 않았을 거 같군!”

“그건 왜죠?”


나의 물음에 팀장이 대답했다.


“완전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한 범죄자들 중에 몇몇은 자신의 완전 범죄에 대한 반박 증거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일부러 남겨 두는 경우도 있어.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농락했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면서, ‘이 증거만 제시 했더라면 나를 잡을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하며 상대방을 바보 취급하는 거지.”


뭐지? 범죄심리학에 대한 이야기인가?

듣고 보니 그럴 듯 하다.


“계모에게 있어서 그 메모리카드에 담겨있는 영상은 자신의 유일한 아킬레스 건 이었지만, 이미 사건이 종결된 지금은 자신의 완전 범죄에 대한 전리품인 셈이지.”


이 정도까지 범죄자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다면,,,

역시, 팀장은 형사였던 것인가?!


형사라,,,

일단 과거에는 정의의 편이었다는 건데?


형사라고 맞춰놓고 보니까, 팀장의 그간 행동이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일을 할 때 진지한 모습이 나왔던 건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기 때문일 테고, 장난스럽던 모습은 그냥 본래 성격일 수 있다.


이거, 팀장은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었을 수도 있겠는데?


흐흐,,, 팀장, 아무래도 제 앞에서 실수를 하신 거 같군요.

이렇게 팀장의 정체를 알게 될 줄이야!


“강찬! 이제 네가 나설 차례가 됐다!”

“네? 나서라는 것이 설마? 제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겠지요?”

“그래, 증거가 있다는 것도 확인 됐으니, 가서 훔쳐 오거라.”


아니, 훔쳐오라니?

과거 형사였던 사람이 할 소리인가!?


“음! 물론, 훔쳐오는 방법 밖에 없겠지요,,, 근데, 이거 훔치다가 걸리게 되면 가택침입에 절도, 완전히 범죄자가 되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그렇게 되겠지? 뭐, 안 걸리게 잘 훔치면 되잖아?”


큭! 자기 일이 아니라고, 쉽게쉽게 이야기하시네?

아, 생각해보니, 훔치고 나서도 문제인 거 같은데?


“저기 그런데, 어떻게 잘 훔쳤다고 해도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럴 수도 있겠지? 계모가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제시한 증거의 출처가 어디냐고 일일이 따지고 들기 시작한다면!”


진짜 남의 일인 듯 이야기하잖아?!


“후,,,“

“너무 걱정 마라! 메모리카드에는 계모와 심부름센터 직원의 지문이 남아있을 테니까, 둘 사이에 네트워크가 있다는 것만 확인되면 네 생각처럼 일이 복잡해지지는 않을 거야.”


맞는 말이다.

확실히 메모리카드는 계모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아킬레스 건이 될 것이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니,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근데 말이지요,,,”

“또 뭐가 남았냐?”

“제가 지금 하려는 이 행위는 확실히 범죄행위인 건가요? 정의를 위한 행동으로 비춰지지는 않나요?”

“응?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대체?”

“이 정도 일이라면 생의 업보 포인트가 엄청나게 깎이는 행동이 아닌가 해서요!”

“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 일생의 서에는 너의 행동에 대한 모든 것이 기록되니까. 그게 비록 정의를 위한 행동이라고 해도 말이야. 흐흐,,,”

“후,,, 역시 그렇군요.”

“그래도 뭐 별 수 있어? 아이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후,,, 이 정도의 범죄라면, 분명히 꽤 많은 포인트가 깎일 것 같은데,,,”

“그깟 포인트야 다시 모으면 되잖아?”


그깟 포인트?

자기 포인트가 깎이는 게 아니라고 막말하시네!

범죄 교사에 대한 포인트 차감은 없는 거냐!


“그리고 비록 일생의 서에 범죄 행위가 기록되는 걸 막을 방법은 없지만, 주석을 달아 놓으면 나중에 저승에서 재판 받을 때 정상 참작이 될 수도 있어! 내가 그쪽의 사자들에게 잘 말해 두마.”


후,,, 주석이라,,,

그래, 어차피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하는 수 밖에!


“그럼 지금부터, 어떤 방법으로 메모리카드를 훔칠까에 대한 논의를 해 볼까요?”

“그냥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서 메모리카드를 바꿔 나오면 돼! 비밀번호랑 메모리카드의 위치는 내가 다 파악해 놨으니까!”


어제 그런 짓(?)을 해 놓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나에게 말하는 해진이.

역시 보통이 아니다.


“아하하하,,, 벌써 거기까지 다 준비되어 있었구나!”


오늘따라 유난히 해진이가 미소 짓고 있는 것 같다.

나를 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웃고 있는 것이겠지,,,


“역시 해진이야! 그럼 이제 계모가 집을 비우는 시간대만 알면 되는 건가? 직장이 있는 건 아니지?”

“네! 그것도 아이에게 물어 봤었는데, 직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침마다 스포츠센터에 다녔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건 사건 전이라서,,, 제가 며칠 확인해 볼게요!”

“그래, 그럼 메모리카드를 훔치는 날을 정하는 건 다음 퇴마 임무를 수행하고 나서 이야기 하자고!”


후,,, 훔치는 날이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다.

사실, 난 이 행위를 정의라고 믿고 싶다!


“네,,, 그렇게 알고 있을게요.”

“찬아! 힘내! 비록 일생의 서에는 범죄로 기록되겠지만, 우리는 너의 이 행위를 정의라고 생각하니까!”


역시,,, 해진이는 보통이 아니다.

내 마음을 꿰뚫고 있는 것 같다.

이 말도 다 나를 유혹하기 위한 립서비스겠지,,,


후,,, 차라리 내가 멍청했더라면, 해진이의 의도와 목적을 간파하지도 못한 채, 이런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져 있었겠지?


“이걸로 회의 끝인가? 난 그럼 학교로 가 보마. 이틀 뒤에 보자고!”

“네, 수고하세요! 팀장님!”

“수고하셔요!”


팀장이 갑자기 떠나버리고 해진이와 단 둘이 남게 되었다.


이런! 아직 해진이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마음을 정하지도 못했는데?

이제 곧 해진이가 나에게 본색을 드러낼 것만 같다.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잠시 적막이 흐르고, 해진이가 이내 나에게 말을 건넸다.


“아, 저기 찬아!”


후,,, 이제 시작인 건가!?


“어제 말이야,,,”


머뭇거리면서 말 끝을 흐리는 해진이.

이것도 전략인가?

안되겠다.

일단, 나를 유혹하려는 이 전략에 말려들기 전에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말해야겠다.


“그래, 어제! 너의 기발한 방법으로 육체로 빠르게 아주 잘 돌아올 수 있었지! 너 아니었으면 학교 건물 안에서 아침까지 갇혀 있었을 거야! 아니지? 오늘은 토요일이니까 아직 못 나왔을 수도!? 정말 고마워! 아하하하!”

“응? 아! 고맙긴 뭘,,,”


일단 말을 끊어버렸는데, 어딘가 분위기가 좀 이상한 것 같다.

내 목소리가 어색했던 건가?

너무 연기 톤이었나?


잠시 생각에 잠긴듯한 표정을 하던 해진이가 내게 다시 말을 건넸다.


“아! 아무래도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말을 해야 될 것 같아!”


어제의 일을 이야기 하며 좀 더 적극적으로 나에게 들이댈 줄 알았던 해진이의 입에서 오해라는 단어가 나왔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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