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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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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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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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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6,624

작성
23.06.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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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0화

DUMMY

계모가 자취방을 찾아 온 지도 이틀이 지났다.

다시 찾아오지 않는 것을 보면, 나는 확실하게 계모의 의심에서 벗어 난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날부터 알 수 없는 위화감이 계속해서 느껴진다.

내가 범인임에도 나를 찾지 못하는 계모를 생각하면 희열이 느껴져야 정상일 텐데, 나는 왜 불안하고 찜찜한 마음이 드는 걸까?


내가 뭔가 실수 한 건가?

아니면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건가?


생각을 해보자 강찬!


메모리 카드를 바꿔치기 한 범인.

그 범인이 나라는 사실을 계모는 알지 못한다.


응!? 잠깐?


계모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범인이 아닌 것으로 되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아니라고 해도 메모리카드가 뒤바뀐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

그래, 계모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범인을 아직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나를 제외하고, 누굴 의심할 수 있을까?


계모 주택 CCTV에 찍혀 있을 만한 사람들이라면, 요 며칠 간 주택을 오고 갔을 택배기사, 배달부 등등 일 것이다.

계모가 나를 찾아 왔듯이 그들에게도 찾아 갔을 것이지만, 그들은 실제로 계모의 집에 들어가지 않았고, 모르긴 몰라도 CCTV상에서 나보다 의심스러운 사람들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 나를 한번 더 찾아왔으면 찾아왔지, 혐의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의심하며 범인으로 지목할 여자는 아니다.


그렇게 봤을 때, 계모가 생각할 수 있는 범인에 도달할 수 있는 한 사람.

그 집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람.

모든 상황을 놓고 보았을 때, 계모가 의심할 수 있는 사람은?


아이의 아버지!

남편밖에 없다!


이런! 팀장과 나는 내 안전에 대해서만 생각했고, 나 대신 희생 될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서둘러야 한다.

우진이의 아버지가 위험하다!



* * *



벽을 통과 할 수 없는 나는 안으로 들어가 상황을 보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놀이터에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계모의 주택으로 향했다.


그렇게 계모가 살고 있는 주택에 도착한 나는 아이들을 따라 한쪽 유리문이 열려있는 공동현관문을 지나 계모가 살고 있는 4층으로 올라갔다.


“이제부터는 너희들이 들어가서 상황을 알아봐 줘!”


이번만큼은 내 예상이 맞지 않기를!


아이들이 들어가서 10초도 채 지나지 않아서 한 아이가 뛰쳐나왔다.


이런, 설마!?


“큰일 났어요! 아저씨가 의자에 묶여 있어요.”


아! 역시!

아무 일도 없기를 바랬지만, 내 불길한 상상이 현실이 된 순간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나는 계모가 남편을 이미 죽이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 마저 했었으니까.


뒤이어, 다른 아이 한 명이 뛰어와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입은 테이프로 막혀 있고 눈은 안대로 가려져 있어요. 손발은 모두 묶여 있고요!”


이런, 이미 계모는 남편이 메모리 카드를 바꿔치기 했다고 확신 한 단계까지 이른 것 같다.

그래, 나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남편이 자신과 함께 유럽으로 여행을 가려고 했던 이유도 경찰이 재수사할 시간을 벌게 만들기 위함 일 것이라고 생각 들겠지.


또 한 명의 아이가 뛰쳐나와 상황을 더 설명해 주었다.


“아줌마가 칼을 들고 협박하고 있어요!”


이런, 시간이 없다.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없게 된다면 정말로 남편을 죽일지도 모른다.

빨리 조민우 형사에게 알려야 한다.


슬슬, 알람이 울릴 때가 됐는데!


- 삑. 삑. 삑. 삑. 삑.


미리 맞춰놓은 알람 소리와 함께 육체로 돌아와 지는데 성공했다.


좋아, 제대로 한번 써 먹었군!

아, 지금 감탄할 때가 아니다.

서두르자!


나는 조민우 형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현재 처한 상황을 불공정계약에 위배되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알렸다.

장난 전화로 취급한다든지, 적어도 내가 하는 말의 출처가 어디냐고 의심 할 줄 알았었는데, 조 형사는 그저 알겠다는 말만 하고는 끊었다.


메모리 카드를 보낸 제보자라고 생각해서 믿어 주는 건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계모의 집으로 향했다.



* * *



계모의 집 앞.

통화한지 20분이 채 안된 시간, 봉고차 한 대가 조용히 주차를 하더니 네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이들 중에 조민우 형사가 있겠구나!


그 네 명중 한 사람이 속삭이듯이 이야기 한다.


“이 제보, 확실한 거 맞을까요? 잘못했다간 가택침입으로,,,”

“아아, 걱정 마. 이 제보가 거짓말이 아니라는 확신이 지금 막 섰으니까.”

“예.”


내가 생각했던 험악한 인상의 형사가 아닌 꽤나 젊고 훈남형 외모를 가진 사람.

현장을 지휘하는 걸로 봐서 이 사람이 조민우 형사이다.


“그런데, 어제 택배기사로 위장해서 찾아 왔을 때도 없는 척 하면서 문을 안 열어 주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열게 하려고요?”

“하~! 이래서 내가 단독 임무 수행을 좋아한다니까! 너희 셋은 일단 한 층 아래쪽에서 대기하고 있어.”


그 말과 함께 조 형사로 추정되는 사람을 선두로 경찰 일행들이 조용히 주택으로 올라갔고 그들 틈으로 나도 따라 올라갔다.


뭐지? 저 자신감은?


이 형사는 보통 형사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위장을 한 것인지 몰라도 옷도 꽤나 세련된 검은 정장.

나이는 많이 쳐도 서른 살 초반, 체격과 외모 또한 형사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을 법하게 생겼다.

이런 사람이 일 처리를 잘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 될 정도로 보통 형사의 이미지는 아닌 것 같다.


- 띵동.


뭐지? 그냥 다짜고짜 벨부터 누르는 거야?

계모를 어떻게 불러 낼 지 생각은 한 건가?


“심부름 센터에서 왔습니다. 이거 찾고 계시는 것 같아서 말이죠. 흐흐흐,,,”


얼굴은 노출시키지 않은 체로 현관문 카메라에 대고 메모리카드를 흔들어 보이는 조민우 형사.


아! 이거였어!?

이건 문을 열수 밖에 없겠는데?


“음, 집에 아무도 안 계신가? 아~! 이걸 어디다가 팔아야지 돈이 되려나?”

“이런 미친! 당신이었어?”


현관 인터폰 음성으로 들리는 계모의 목소리.


“허어,,, 안에 계셨네요? 그렇게 욕을 하시면 곤란하지요. 아직 경찰에는 알리지 않았으니 진정부터 하시고, 차라도 마시면서 협상을 좀 해 보자구요. 이게 뭔지 아는 사람은 나 뿐이니까.”


이 형사 보통이 아니다.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하며 상대방을 일단 안심시키는 점.

그리고 자신 이외에는 이 일에 대해 아무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굳이 말했다.

마지막으로 차를 마시자는 말을 흘려, 계모에게 기대를 불러 일으키게 한다.

예를 들면, 약을 타서 죽일 수도 있겠다, 라든지!


정말 완벽한 문장이다.

계모의 입장에서 이 말을 듣게 되는 순간, 고민할 것 없이 문을 열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철컥.


역시, 계모는 참지 못하고 문을 열었다.


열린 문으로 형사가 진입을 하려는데, 아이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 이 아줌마 칼을 들고 있어요!”

“뭐!? 이런! 형사가 위험한데?”


큭! 계모의 마지막 발악으로 형사가 다칠 위기에 놓여 있지만, 형사에게 알릴 방도가 없다.

어쩌지?


그렇게 계모가 칼을 휘두르지 않기를 기도하며 지켜보고 있는데, 조 형사는 마치 칼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듯이 계모의 두 손을 잡아서 제압했다.


뭐지? 아이들과 나의 이야기를 듣고 행동한 건 아닐 텐데?

어떻게 알고 있었던 거지?

아!? 계모의 한쪽 손이 뒤에 있었기에 뭔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낀 거였나?


“뭐야!? 이거 안 놔?”

“흐흐, 재밌네. 우선 당신을 감금 및 폭행, 협박의 혐의로 체포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형사에게 칼을 휘둘렀으니, 살인미수 죄도 적용해보도록 하지요.”

“뭐? 형사?”


뭐지? 칼은 휘두르지도 않았는데!?

제법이군, 이 형사!


“이 건은 우선 체포하기 위한 명분일 뿐, 당신에게는 존속살인 죄가 추가 될 겁니다.”


계모와의 말을 끝낸 조 형사가 함께 온 부하 경찰들에게 명령했다.


“뭣들 해? 수갑 가져와서 채워. 안에 들어가서 남편 분 풀어 드리고.”

“으아아아아!!! 당신 대체 뭐야? 어떻게! 어떻게 다 알고 있는 거야! 대체!”

“흐흐, 세상이 참 좋아 졌어요. 스마트폰만 해킹하면, 다 해결 되거든요.”

“오오! 역시 조 형사님! 믿는 구석이 다 있었구만요!”


뭐지? 내가 전화로 알리기 전까지는 분명히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이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진짜 계모의 스마트 폰을 해킹했던 건지, 아니면 나의 제보를 듣고 움직였으면서 이렇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겉으로 봐서는 알 수가 없다.

조 형사라는 이 자,,,

보면 볼수록 정말 보통이 넘는 사람이다.


“조 형사님! 방 안쪽에서 남편 분 신변 확보 했습니다.”

“어, 그래그래. 서에 연락하고, 절차대로 진행 하도록 해. 난 잠깐 담배 한대 좀 피고 내려 갈게. 빨리빨리 처리하고 점심이나 제때 먹으러 가자고.”

“예! 조 형사님!”


담배를 피우러 옥상으로 올라가는 조 형사.

나는 그를 따라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다.


“후~! 이렇게 만나게 될 줄 몰랐군요. 이거이거, 생각보다 훨씬 어린 학생이셨네.”


뭐지? 밖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하고 있다.

핸즈 프리로 통화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나한테 하는 말 인 거야?

지금 난 명상의 상태인데?


조 형사가 돌아서 나를 보며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내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무의식의 공간에서 저승을 오고 간 사람이라니! 직접 만나보게 되는 건 처음인데요? 하하하!”


뭐야? 설마!?

조 형사가 바로 사신의 눈을 가진 사람이었던 거야!?


잠깐 진정하자.

나는 그 말도 안 되는 사기와 같은 계약 때문에 산 자에게 말 붙이게 되면 소멸 당할지도 모른다.


“아? 말씀을 못하시는 걸 보니, 혹시 그 계약서에 지장을 찍으셨나 보죠?”


아니? 계약서의 내용도 알고 있다고?


조 형사가 유쾌하게 웃으며 이야기 한다.


“하하하! 계약서의 조건이 기억 날 지 모르겠지만, ‘이승에서 영혼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자’ 라고 한정 되어 있으니 저와 대화하는 건 상관 없습니다.”


아! 그랬다.

기억났다.

모든 사람이 아니었어.

단서가 분명히 붙어 있었다.


“헉! 형사님이 바로 사신의 눈을 가진 사람이셨군요!”

“네, 맞습니다.”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이야,,, 저는 무당이라든지, 신을 모시는 제단이나 종교 쪽의 사람일 거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직업이 형사님일 줄은!”

“하하하! 물론, 저의 선조들께서는 그와 비슷한 일을 해오셨지요. 그리고 사실, 형사 일은 저의 취미생활 입니다.”


형사 일이 취미 생활이라니!

아니 그런데, 잠깐?

팀장이 조 형사님과 나를 만나지 못하게 한 이유가 이전 동료였기 때문이 아니라, 사신의 눈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던 거야?


“아, 저기 그런데, 팀장님과는 언제부터 알고 지내신 거죠?”

“팀장? 아아,,, 수호님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3년쯤 되었을 까요?”


응? 3년이라고?

팀장은 죽은 지 5년 되었다고 했으니 그 말은 팀장이 죽고 난 뒤에 알게 됐다는 말이잖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생각을 정리하는 사이,


“조 형사님!!!”


아래층에서 형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휴우~! 오늘은 바빠서 길게 이야기 하진 못하겠군요.”


아쉬워하는 표정을 보이는 조 형사.

나만큼 그도 나에게 물어 볼 것이 많은 걸까?


“아 그리고, 이 건에 대해서는 이제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아,,, 네!”

“그럼, 다음에 또 보죠.”


조 형사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내려갔다.


사신의 눈을 가진 자를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이야.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만나게 돼서 제대로 물어본 것이 없다.


아니, 그런데 팀장은 왜 처음 사신의 눈을 가진 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겠다는 말투로 이야기 한 거지?

나와 사신의 눈을 가진 자가 만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건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오늘 조 형사와 만난 것은 당분간만이라도 비밀로 해야겠다.


어쨌든, 이걸로 정말 아이의 사건은 종결되었다.

이 사실을 모두에게 알려주고 싶지만, 내 자취방으로 오지 않을 테니 알릴 수가 없겠구나!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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