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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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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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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수 :
266,624

작성
23.06.0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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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4화

DUMMY

해진이를 알지 못하는 찬영이에게 얻어 것이 없다고 판단한 나는 점심을 먹고 더 놀다 가라는 그의 권유를 냉정하게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해진이가 온조고의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다는 사실만을 확인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뭐지?

해진이라는 이름이 가명이었거나, 해진이가 내 앞에서 일부러 다른 학교의 교복으로 위장을 했다는 것인가?


학교까지 알게 되어서 쉽게 마무리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복잡하게 흘러가게 될 줄은 예상 못했다.

해진이에 대해 캐내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역시, 해진이는 평범한 소녀가 아닌 건가?

그럼 이제 학교 쪽은 접어두고, 해진이를 미행하면서 현재를 알아보는 쪽으로 선회해야 하는 게 맞겠지?

후,,,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머리를 좀 식힐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동네 한 바퀴 돌며 생각을 환기시켜야겠다.

아, 도는 김에 준범이에게도 갔다 와야겠군!


그렇게 나는 방안에서 명상에 들고는 밖으로 나와 학교가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 * *



머리가 복잡할 땐 역시 걷는 게 최고인가?

기분 탓인지 몰라도 머리 속이 상쾌해지는 듯 하다.


응? 상쾌?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이 무의식의 공간에 머무르고 있을 때나 명상에서 깨어 났을 때 두통의 정도가 약해지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전에 생각 했던 그 이론이 맞는 것 같다.

나는 기력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기력의 총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두통이 처음보다 덜 하게 된 이유에는 이 기력의 일정량 이상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그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게 맞는 것 같다.

처음에 비하면, 거의 두통이 안 느껴지니까.


이게 정말 맞다고 본다면, 능력마다 정해진 기력의 수치가 있는 것이고 내가 벽을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벽을 통과할 만큼의 기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차라리 진짜 상태창이라도 보이면 수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텐데, 그게 좀 아쉽군!


그래도 수치가 어느 정도 인지를 대략 확인 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나의 이론대로라면, 벽을 통과할 만큼의 기력이 막 갖추어 졌을 때, 벽을 통과하자마자 나의 기력이 바닥이 나게 될 테니 곧바로 명상에서 깨어나게 될 것이다.


그래, 그런 식으로 대충은 확인이 가능 할 것이다.

이 공간에서 적절하게 능력을 분배하며 활약하려면, 알아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기력에 대해 생각하며 걷는 사이, 나는 학교 앞에 도착해 있었다.


아, 오늘 일요일이었지?


나는 굳게 닫혀 있는 정문의 옆 담장을 넘어 학교 안쪽으로 들어갔다.

닫힌 정문은 넘어 갈 수 있었으나, 문이 닫혀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갈 방법은 없었다.


후,,, 이건 뭐, 통곡의 벽도 아니고,,,

역시, 이곳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벽을 통과하는 능력인 것인가!

아, 그건 그렇고 생각해보니, 준범이가 학교 안에 있을 리가 없을 것 같다.

준범이가 학교에 있는 이유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려는 것이기 때문이니까!


그렇다면 준범이도 일요일은 놀러 다니는 건가?

지나오면서 보니, 놀이터에도 아이들이 보이지 않던데,,,

후,,, 일요일에는 영혼들도 다들 놀러 다니는데, 나는 뭘 하고 있는 거지?


씁쓸한 기분을 안고 돌아서서 학교를 빠져 나가려고 하는 순간,


“저기! 잠시만!”


누군가 나를 불러 세웠다.

돌아보니, 저번에 만났던 학생 귀신이 서 있었다.


“오! 학생 귀신이 나에게 말을 걸 줄은 몰랐네? 항상 경계하며 숨어있는 줄 알았는데?”

“훗! 숨어 있는 게 아니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뿐 입니다.”


저번에는 ‘당신들이 찾지 못했을 뿐’ 이 라더니, 오늘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 뿐’ 이냐!

같은 패턴이긴 하지만 그래도 대사는 다양하게 준비되어있나 보네?


아!? 잠깐? 이 느낌 뭔가 익숙한데?

설마 내가 무서운 감정을 숨기려고 돌려 말할 때도 상대방에게 이런 느낌을 받게 하는 건가?

이거 내 쪽에서 들어보니, 조금 추한데?


“뭐,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고,,, 나를 부른 걸 보니, 용건이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야?”

“아~! 다름이 아니라, 이틀 전에 대화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대화 내용이 꽤 흥미진진 하더군요.”

“뭐야? 그날 인사하며 사라지더니, 엿듣고 있었던 거였어?”

“훗! 엿들으려고 들은 게 아닙니다. 제가 있던 곳까지 목소리가 들렸을 뿐!”


또 그 패턴이냐!?


“아, 그래?”


그럼, 해진이와 나와의 해프닝도 본 거 아냐?

아, 들었다고 했으니까 본 건 아니겠구나.


“훗, 유리문이 닫혀 있는 것을 당황한 목소리로 이야기 하는 걸 들었을 때는 긴가민가 했지만, 혼자 내버려 두고 가네마네 할 때 확신이 섰죠. 당신이 죽은 영혼이 아닌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이에요.”


대화의 정황만으로 내가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한 건가?

뭐, 어차피 죽은 자에게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건 전혀 상관없으니까.


“아~! 그래 맞아. 네 말대로 난 살아 있는 사람이야!”

“컥! 정말 살아있는 분이 셨다니! 혹시나 해서 떠본 거였는데!”


뭐야? 나 고딩과의 심리전에서 패배한 거야!?

후,,, 이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 할 수는 없지.

그렇다면, 덤덤한 척으로 나간다!


“응? 방금 그게 떠 본거였어? 근데, 이걸 굳이 떠 볼 이유가 있어?”

“컥!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군요.”


후후,,, 이건 진 것도 아니고 이긴 것도 아니다.

아,,, 근데, 지금 내가 뭐 하는 거지?


“근데 너, 그게 확인하고 싶어서 날 부른 거냐!?”

“아! 맞습니다! 저는 궁금한 건 꼭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거든요! 감사합니다.”


뭐지? 솔직할 때는 또 솔직하네?


“아,,, 그 괴롭혔던 아이들의 꿈속에 들어가는 일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

“아직까지는 한 명의 꿈에만 들어 갔다 온 상태입니다. 하루 동안에 그 녀석들의 꿈에 전부 들어가는 것은 천상계의 룰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사자분이 말씀하셨거든요.”


아,,, 왜 인지 알 것 같다.

하루 동안에 세 명의 아이들에게 죽은 아이가 똑같이 꿈에 나타나 똑같은 말을 하게 된다면, 그건 죽은 뒤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팀장이라면, 그 세 녀석들 중에 겁이 많고, 말이 많은 아이를 첫 번째 타겟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그럼 그 녀석이 자연스럽게 나머지 녀석들에게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고, 그 후에 나머지 녀석들의 꿈에 들어간다고 해도,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첫 번째 녀석의 이야기를 들었기에 심리적으로 불안하여 같은 꿈을 꾼 것으로 생각 들 테니까!


“그래서 꿈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남겼어?”

“간단해요. 죽음이 끝이 아니며, 네가 다시는 이런 식의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응?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그런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말해도 되는 건가?”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어차피 죽기 전에 확인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있고,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할 지라도, 죽음 이후의 세상이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과 믿음은 가지고 있으니까요. 확인을 할 수 없는 것 뿐이지! 그렇게 보면 저 메시지 정도는 문제가 안 될 거라고 사자분도 말씀 하셨어요.”


아,,, 듣고 보니, 그렇네?

같은 꿈을 동시에 세 명이 꾸는 것은 사후세계에 대한 확인이 되는 것이지만, 저 정도 메시지는 확인까지는 될 수 없다.

생각하거나 그렇게 믿게 만드는 건 따지고 보면 상관이 없는 거로 구나!


뭐야? 그럼 전에 불공정 계약서에서는 왜 발설도 하지 말라는 엄격한 조항을 포함시킨 거지?

나는 실제로 영혼들과 교류할 수 있고, 사후세계를 확인 시켜 줄 수 있는 존재인건 맞지만, 내가 말을 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무조건 믿고 따라 주는 것도 아닌데?


아니지? 다시 생각해보니, 말을 하고 나면, 상대방에게 그걸 확인 시켜주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 천상계 관점에서 본다면 확실히 내가 눈엣가시이긴 하겠구나!


“그래서 네 생각에는 그 녀석들에게 이러한 메시지가 효과 있을 것 같아?”

“글쎄요,,, 또 다른 아이를 괴롭히기 시작한 걸 보면, 역시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바뀌지 않는 걸까, 라는 생각에 회의적이기는 합니다만,,,”


음,,,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 라!


“제가 자살하고 난 후,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제가 자살했다는 이야기들이 나왔기에, 이 녀석들은 제가 자살한 것이 자기들의 괴롭힘 때문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합리화 했을 수도 있어요.”

“합리화?”

“사실 제가 자살을 한 이유 중에는 이 녀석들의 괴롭힘도 분명히 한몫 했지만, 집안 문제, 그리고 제가 가진 열등감이 복합되어 있었으니, 이 녀석들 때문만이라고 할 수 없는 것도 맞긴 하지요.“

“아,,,”


음,,, 이 학생 귀신은 우울증 같은 게 있던 건가?

덩치가 커서 그냥 듬직한 성격의 학생일 줄 알았는데, 대화해보니 마음이 여린 아이인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메시지를 준다면, 자기 스스로 다시 한번 더 돌아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 효과가 있기를 바라지만, 만약 효과 없이 그냥 이대로 살게 되었을 때, 이 녀석들은 죽고 나서 큰 후회를 하게 될 거야!“

“뭐, 죽기 전엔 저도 그런 생각으로 이 녀석들을 저주 하기도 했지만, 이미 죽고 나니 그렇게 되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아,,, 그래?”


착한 녀석이다.

같은 상황이라면 이 학생처럼 용서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아, 제가 말이 좀 많았군요. 오늘 대화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어,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가기 전에 몇 번 더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네. 그럼, 오늘은 이만!”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학생 귀신이 나를 붙잡았다.


“아,,, 혹시,,, 마지막일지 모르니, 살아있는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응? 부탁이라니?”


학생 귀신이 갑자기 진중한 표정을 짓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주변에 자살의 징조가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꼭 말려 주세요. 자랑은 아니지만, 자살 경험자로서 이야기해주자면,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사실은 제가 누구보다도 살고 싶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바꿔보려고 하지 않고 죽음을 택한걸 정말, 후회하고 있어요.”


학생 귀신의 뜻밖의 고백에 안타까운 기분이 든다.


“그래? 녀석! 잘 알겠어!”

“훗! 그럼, 전 이만!”


후회라,,,

자살을 한 영혼에게 직접 들은 이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 돌고 있다.

후,,, 고딩 주제에 나에게 감동까지 선사해 주는 거냐,,,


아,,, 그런데, 잠깐?

자살이라고 하니 갑자기 한 인물이 떠오른다.


그래! 난 죽은 자의 영혼을 볼 수 있잖아?


지금까지 내가 무의식의 공간에서 영혼들을 보며 느낀 것은 유독 어린 연령층 대가 많다는 점이다.

즉, 20대 이하인 어린 영혼들은 다른 연령층보다 이승에 미련이 많이 남아 있고, 그래서 이승에 더 많이 남는다는 것이다.


저번에 찬영이가 같은 학년 중에 생활고로 인해 자살한 학생이 있다고 했다.

그게 언제 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3년이 안됐다면, 찬영이가 말한 그 학생도 이승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 그 아이에게는 아무 제약 없이 해진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물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후,,, 왜 진작에 생각하지 못했지?


아니, 어쩌면 당연하다.

오히려 자살한 사람에게 물어 본다는 생각을 바로 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지!


지금 시간은 오후 2시 반.

조금 피곤 할 것 같지만, 가보자!


오늘로 해진이가 평범한 학생이었음을 확인하고 의심을 끝내 버리는 거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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