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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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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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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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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7화

DUMMY

어제는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더니, 오늘은 컨디션이 최고조이다.

아무래도 살에 맞은 뒤로 이틀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완전히 회복되는 것 같다.

아, 그래서 삼 일에 한번씩 임무를 수행하자고 한 건가?

뭐,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확보한 CCTV 자료에서 뭐라도 단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그런데 생각해 보니 좀 억울하네?

왜 나 혼자만 이렇게 고군분투 하고 있는 거지?

물론, 내가 제멋대로 이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했던 건 맞지만, 분명히 모두가 도와주겠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특히 팀장은 이런 일이 있을 때 앞장서서 진두지휘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아이들 앞에서는 자기가 다 해결할 것처럼 행동하더니,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아,,, 팀장은 이제 기존의 저승사자 일은 하지 않을 테니 임무 수행을 위한 일이 아니라면 이승으로 올 수 없는 건가?

음, 그래 뭐, 팀장은 저승에 있다고 치고!


해진이는,,,

음,,, 임무가 없는 날에는 이 옥탑방 주변에서 해진이를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거주지가 어디인지 아는 것도 아니고,,,

결국 임무 날이 아니면 팀원들을 만나고 싶어도 만날 방법이 없는 건가!


아! 소은 대학병원의 은정이라는 아이는 해진이가 어디서 거주하는지 알고 있을 것도 같은데,,,

그렇지만, 이 얘한테는 물어보는 건 아무래도 리스크가 너무 크단 말이지,,,


가만, 아니지?

생각해보니까 이번에는 당당히 은정이란 아이한테 물어봐도 상관 없을 것 같다.

나는 지금 해진이의 뒷조사를 하기 위해서 해진이에 대한 것을 꼬치꼬치 캐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해진이의 거주지만을 물어보려는 것뿐이니까!

그리고 거주지를 물어보는 데에는 아이의 사건 때문이라는 명확한 이유도 있다.

그래, 이건 당당하게 물어 봐도 전혀 상관이 없다.

나도 모르게 은정이란 아이를 질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인물로 취급하고 있었다.


오호, 그런데 잠깐?

거주지라!

이거 뭐야, 해진이의 거주지가 어디인지 알게 된다는 건!?


후후,,, 나는 왜 지금까지 해진이의 과거만을 캐내려고 생각했을까?

해진이의 과거도 과거지만, 현재 뭘 하고 다니는지를 알아보면, 이 얘가 어떤 얘인지 알 수 있는 거잖아?

그래, 일단 거주지를 알아두면 해진이를 미행할 수 있을 테고, 이 아이가 평소에는 무얼하고 다니는지, 또 수상한 점이 있는지를 확인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음, 말하고 나니 뭔가 내가 하려는 행동이 스토커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믿을 수 있는 팀원인지 알아보기 위한 검증의 과정인 것이다.

누구라도 나와 같은, 아직 신뢰 할 수 없는 팀원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이런 상황에 처에 있다면 이렇게 행동했을 것이다.


후후,,, 이런 게 바로 히든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자동으로 얻어지게 되는 히든 정보 같은 것일까?

역시, 여러모로 아이의 일을 맡길 잘 했어!


지금은 오전 8시.

귀신들은 휴식을 취하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다고 했었다.

소은 대학병원의 은정이란 아이는 점심시간에도 본 적이 있었고, 저녁 10시가 넘어서도 본적이 있었다.

아, 첫 날 봤을 때는 새벽 7시쯤이었다.

그럼 이 아이는 오전 0시에 자고 새벽 6시쯤 일어난다거나, 혹은 오후 1시쯤에 잠들어 해가 지고 난 다음에 깨어난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래, 둘 중에 언제이건 간에 어쨌든 지금은 깨어 있을 시간이다.

좋아! 지금 당장, 소은 대학병원으로 가보자.



* * *



나흘 만에 또 다시 찾아 온 소은 대학병원.

나도 내가 이 병원을 이렇게 자주 오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생각해보면 웃긴 이야기지만, 나는 이 병원에서 이용빈도가 적은 화장실 몇 군데를 파악해 놓은 상태이다.


병원 로비로 들어서자마자 나는 곧바로 그 화장실 리스트들 중 가장 가까운 곳의 좌변기 칸으로 들어가 명상에 돌입했다.

그리고, 화장실을 나와 3층 중앙 계단 쪽으로 걸어 나오는데,


“아! 놀래라!”


기다렸다는 듯이 은정이란 아이가 서 있었다.


얘는 활동량이 활발한 건가?

어떻게 바로바로 내 눈 앞에 나타나는 거지?


“에휴! 너 또 왔니?”

“어! 안녕?”

“진짜 지긋지긋하다 이놈의 인기! 왜? 며칠 전에 해진이랑 같이 있던 걸 해명이라도 하러 온 건가?”


응? 무슨 해명을 말하는 거지?

해진이가 설마 퇴마팀에 대한 이야기를 한 건가?

이거 팀장이 싫어하겠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해진이 거주지가 어딘지 좀 알고 싶은데?”

“오호! 주제에 질투 나게 해 보려고 용 쓰는 것 같은데! 소용 없거든?”


아, 그 쪽을 말하는 거였구나!

후,,, 이건 뭐,,,

그렇다면 역으로 이용한다!


“오호! 그래서 설마 질투 나서 안 알려주시겠다? 그건 아니겠지 설마?”


보통 사람들은 이런 도발에 쉽게 넘어 간다.

과연 귀신은 어떨까!?


“완전 어이없네? 당연히 알려줄 수 있지! 근데 어쩌나? 나도 해진이가 어디 거주 하는 지는 모르는데?”


응? 모른다고?

아아,,, 저번에도 아지트에서 만나자고 했었지?

친구 사이라도 보통 거주지는 공유 안 하나 보네?

그럼 할 수 없지!


“그래? 그럼 너희들의 아지트라도 알려 줘 보던지!”

“하~! 너 완전 속 보인다. 결국은 우리 아지트가 어딘지 알고 싶었던 거였구나? 그렇게 나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아 가려는 수작이야?”


후,,, 이건 뭐,,,

전부 다 자기 위주로 해석해서 말하잖아?

하긴,,, 내가 저번에 ‘내가 너 좋아하면 안되냐?’ 라고 직접 말을 했으니까.

그렇지만 이렇게 나온다고 해도 다 방법이 있다.


“와~! 진짜 질투 나서 안 알려 주려나 보네~! 질투의 화신 인가 봐?”


유치하긴 하지만 이런 도발에는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알려주지 않으면 은정이 넌 질투의 화신이 되는 거니까!

자, 이제 어서 말해보시지!


“하,,, 진짜 질투는 무슨 놈의 질투? 너 진짜 보기 보다 눈치가 없구나? 난 너한테 관심이 1도 없는데, 왜 내가 너에게 나에 대한 정보를 알려줘야 하는데?”


응? 내가 생각했던 대답이 아닌데?

아니, 그것도 그거지만,,,

관심이,,, 1도 없다고?

나 지금 차여버린 건가?

게다가 진짜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닌 애한테?

하,,, 내가 살다살다 귀신에게 차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거 진짜 멘붕 오는데?


이렇게 나오는 걸 보니, 나에게 아지트가 어디인지 알려줄 생각은 없어 보인다.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서 깨진 멘탈을 치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 그래? 찝쩍되서 미안,,, 그만 가볼게.”


그렇게 돌아서서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에휴 정말! 남자가 왜 이렇게 포기가 빨라? 불쌍하니까 알려준다. 아지트는 경회루야!”


라고 은정이란 아이가 소리쳤다.


뭐지? 얘?

지금 밀당이라도 하는 건가?

그게 아니면, 내 뒷모습에 측은지심이라도 느낀 건가?

뭐지? 차고 나서 연민이라도 느끼는 거야!?

이거 엄청 찜찜한데?


후,,, 강찬!

일단 감정은 배제하자.

방금 아지트가 경회루라는 아주 귀중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가만, 이거 병원도 아지트도 다 종로구에 있잖아?

그렇다는 건, 해진이의 거주구역은 종로구 어딘가라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다.

종로구에서 가장 조용하고 귀신이 지낼 만한 곳이라면,

설마,,, 궁?


그래, 궁 안이라면 건물 안까지는 외부에 공개가 안되니까 확실히 조용하게 지낼 만 할 것 같다.

궁이라고 한다면 일단 경복궁이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경회루도 경복궁 안에 있으니까!


가만 보자,,,

이 병원 화장실에서 명상에 돌입한지 아직 5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경복궁으로만 한정 지을 게 아니라, 가까운 창경궁을 시작으로 궁 투어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 *



50분에 걸쳐서 창경궁, 창덕궁, 경복궁 그리고 경희궁까지 문이 열려 들어갈 수 있는 고궁 내부는 전부 들어가 보았다.

들어갔던 고궁 안에는 저마다 한켠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영혼들이 있었지만, 해진이의 모습만은 보이지 않았다.


뭐,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저번에 이어서 찝찝(?)함이 더해지긴 했지만, 어쨌든 아지트가 어디인지 만큼은 확실히 알게 되었으니 병원까지 찾아와 물어본 보람은 충분하다.

그건 그렇고, 생각 없이 경희궁까지 걸어오긴 했는데 지금 내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지금 여기서 병원까지는 못해도 3km 는 떨어져 있을 텐데 말이다.

알게 모르게 나의 한계 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정도 속도라면 두 세 달 정도 지나고 나면, 옥탑방에서 서울 시내 일부가 커버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때 쯤이면 벽도 통과 할 수 있게 되겠지!


후후,,, 좋아좋아!

그럼, 해진이 찾는 건 이쯤 해두고 슬슬 돌아가야겠다.

아,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니, 지금 이 위치에서는 돌아가는 것 보다 육체에서 더 멀어져서 강제로 돌아가지게 하는 편이 더 빠른 거 아닌가?

그래 ,얼마나 더 나아갈 수 있는지 시험도 해 볼 겸 앞으로 나아가 볼까?


생각을 마친 나는 그렇게 반대쪽으로 걷기 시작했고 1분도 채 안 되어서, 몸이 떨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어? 그런데 이 느낌이 아닌데?

공간이 무너지는 느낌이 아니다.

정신도 아직 말짱한데 왜 이러지?


그렇게 생각하는데 곧 눈이 떠졌고, 이미 나는 화장실로 돌아와진 상태였다.


내가 육체로 돌아온 이유.

그건 다름아닌 휴대폰의 진동 때문이었다.

휴대폰이 울려서 몸을 자극하니 육체로 돌아와 버린 것이다.

지금까지 임무를 수행 할 때는 휴대폰 전원을 꺼놨었는데, 낮 시간이고 임무중이 아니다 보니 휴대폰 전원에 신경을 안 쓰고 있었다.


“뭐냐? 은찬영! 나 바쁘니까 용건만 빨리 말해!”


- “바쁜척 쩌네? 재수생이 바빠 봤자 얼마나 바쁘겠냐?! 야, 드디어 이 형님도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게 됐으니까 놀러 와라! 내가 걸그룹 관련 특급정보도 특별히 하나 알려줄게!”


아니, 중요한 타이밍에 하필 이런 쓸데없는 전화가!

스팸 등록을 해놔야 되나?


“후,,, 놀고 싶은데, 진짜 바쁘다. 끊는다!”


- “야! 야! 야!”


- 뚝.


후,,, 그래도 은찬영 덕에 한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방금 이 방법을 어떻게 잘만 활용하면 편리하게 육체로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

은찬영 이놈이 내 인생에서 도움이 되는 짓을 다 해주는 군!

아쉽지만, 얼마나 더 갈 수 있는 지는 다음에 시험해보도록 해야겠다.

아, 벌써 10시가 다 됐네?

알바생에게 USB 메모리 카드를 돌려 주러 가야겠다.



* * *



다시 찾은 사건 현장.

오늘도 일차선 도로 옆에 위치한 차를 비켜주기 위한 공간에는 차량들이 전부 불법주차 되어 있다.


설마, 이곳의 용도가 주차장인 걸로 아는 걸까!?


다행히 오늘은 반대편에서 차가 오지 않는다.

나는 곧바로 주차를 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아! 작가님 오셨어요?”


응? 작가?

아, 나 웹소설 작가로 소개 했었지!


“안녕하셨어요? USB 여기 있습니다!”

“네! 어때요? 영상에서 뭔가 이상한 점이라도 발견 하셨나요?”

“글쎄요,,, 행동이 무엇인가 수상해 보이는 장면이 있는데 뒷모습뿐이라서요.”

“아! 저도 몇 번 보긴 했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근데 뒷모습뿐이니!”

“하하하! 당연하겠지만, 제가 하고 있는 이런 재구성 작업중에 실제로 사건이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만한 증거가 잡히는 일이 흔하게 일어나지는 않아요. 그럼 진짜 사건이 뒤집어 지는 것일 테니까요.”

“하긴 뭐,,, 그렇죠. 경찰 분들이 이 사건을 그냥 사고사로 종결해버렸을 리는 없을 테니,,,”

“CCTV 자료에 비록 별다른 내용이 없다고 해도, 도로에 세워진 볼록 거울에 범인의 웃고 있는 얼굴 정면이 비춰졌다 라든지, 사실은 보이지 않았던 목격자가 있었다, 이런 쪽으로 조금 바꿔서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야 될 것 같네요.”

“아! 사건을 직접적으로 파헤쳐 나가면서 스토리의 뼈대를 만들 되, 거기에 내용을 조금씩 바꿔가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거네요?”

“네, 소설이니까요! 그게 아니면 탐정물 소설가가 아니라 탐정이겠지요? 아하하하!”


윽,,, 사실 정말 뒤집어져야 할 사건인데,,,

진짜 거울에 반사된 모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후,,, 지금 이렇게 한가롭게 탐정물 작가인 척 수다나 떨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다.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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