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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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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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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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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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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8화

DUMMY

집으로 돌아와 또다시 CCTV 자료를 수십 번 돌려 보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폐 정신병원의 귀신 말대로 영상 속에서 또 다른 증거를 찾고 있었다.


역시 이 CCTV 자료에 집착하는 건 의미 없는 짓일까?

팀장과 해진이는 아직 이 영상을 보지 못했으니까, 내가 눈치채지 못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 영상을 아무리 본다고 해도 사건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CCTV 자료에서 보이는 건 어차피 계모와 아이의 뒷모습뿐 이니까.


큰일이다.

이미 사건은 한 달 전에 발생했고, 이 영상 이외에는 다른 증거가 될 만한 것도 없는데!


정말 이 사건을 내가 해결 할 수 있을까?


아니다, 할 수 있다 강찬!

이 사건은 사고사로 최종 처리되었기에 경찰이 계모를 수사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타살로 규정하고 계모를 타겟으로 했다면 분명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이 줄줄이 엮여 나왔을 것이다.

내가 그것들을 찾아내면 되는 것이다.

비록 한 달이 지났지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해보자.

저번에 해진이가 제안했던 대로, 아이의 주변 인물들을 파악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이에게 가서 물어 봐야겠군.


그렇게 나는 방안에서 명상을 하고, 놀이터로 향했다.

놀이터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니 뛰어 놀고 있을 줄 알았던 아이들이 한 구석에서 모여 있다.


응? 다들 뭐하고 있는 거지?


가까이 다가갔을 때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팀장이 아이들 무리에 쪼구려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니, 팀장님? 평소에는 저승에만 계신 줄 알았는데, 여기 계실 줄은 몰랐네요?”

“어! 강찬 왔냐? 근처에 볼일이 좀 있어서 왔다가 들렸어.”


저승에 사시는 분이 이승에 따로 무슨 볼일이 있대?


“근데 넌 사건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어딜 그렇게 싸돌아 다니는 거냐?”


싸돌아 다녀?

후,,, 모르면 시비를 걸지 말던지!


“후후,,,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라니요? 제가 사건 당일 CCTV 자료를 이미 확보 했는데도요? 이걸 얻어 내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별로 고생하진 않았다.

운 좋게 얻어 걸렸으니까!


“오? 그래? 방금 옥탑방에 들렸다 오는 길인데, 네가 방에 없길래 놀러 나간 줄만 알았지!”

“제가 뱉은 말에는 책임 질 줄 아는 사람이거든요? 이 사건은 제가 꼭 해결 할 겁니다.”


나도 모르게 아이들 앞에서 오면 오그라드는 멘트를 해버렸다.


“와~! 이형 멋있다. TV에 나오는 형사 같아!”

“오, 진짜!”


절대로 팀장보다 내가 더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어필하려고 말한 건 아니었다.


“자! 그럼 고생해서 얻은 자료 확인하러 가 보자고!”

“아, 잠시만요! 아이에게 좀 물어 볼 게 있어서요.”

“학대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주변인이 있나 물어보려고?”

“아, 네.”

“그거 이미 내가 물어봤어. 증거만 확실히 잡아서 재조사가 들어간다면 충분히 참고인으로 세울 수 있을 것 같아.”

“아, 역시 증거 확보가 우선이군요! 그럼 옥탑방으로 가시죠!”


무리 중에 리더인 소녀가 맑은 눈망울로 팀장과 나를 번갈아 보았다.


“그럼 부탁 드릴게요!”

“그래, 이 아저씨만 믿어! 곧, 해결 해 줄 테니까!”


하,,, 팀장은 지금까지 한 것도 없으면서 애들 앞에서 또 저러시네!



* * *



옥탑방에 도착하자마자, CCTV 자료를 구간반복 설정해놓고 명상에 돌입했다.


과연, 팀장은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

아니, 반드시 발견해야만 한다!


“어때요, 팀장님이 보기에는? 아무래도 이 부분에서 도로 쪽으로 멈칫하는 모습이 의심스러워 보이기는 하는데 뒷모습만 보일 뿐이라서 말이지요.”

“음, 그렇네! 여기서 뭔가 본 거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이 영상으로만은 별 다른 도움이 안 될 것 같죠?”

“안타깝지만 그렇겠네. 우리는 계모가 범인이라는 걸 알고 보니까 이 행동이 부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이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그렇게 이상한 행동으로 느껴지진 않을 거야. 이런 이유로 재수사를 주장하기에는 너무 억지스럽지.”

“후,,, 역시 이 CCTV 자료에서는 얻을 수 있는 게 없는 건가!”

“애초에 이 CCTV 자료가 무죄의 증거가 된 거니까.”

“아, 그랬었죠,,,”

“생각보다 사건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겠는데? 사건이 발생했던 시각에 차량이라도 한대 지나 갔으면 희망을 걸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네? 차량은 왜요?”

“왜긴, 차에도 블랙박스가 달려 있잖아?”


헉! 블랙박스!?


“아! 근데 생각해보니, 있었다고 해도 이미 한 달이나 지났으니까 영상이 남아 있을 리는 없을 것 같군.”


설마!?

극악의 확률이지만, 가능성은 있다.


“아아, 계모가 멈칫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아요! 팀장님 말대로 차량용 블랙 박스를 본 거였어요!”

“응? 영상에서는 아이가 뛰어 들고 5분 내에 도로로 진입한 차가 없었잖아?”

“아, 도로가 구부러져 있어서 CCTV 상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여기쯤에 불법주차 된 차가 있었을 거예요. 그 카메라를 보고 멈칫 한 게 틀림 없어요!”

“흠, 그래? 근데 그렇다고 해도 차가 보이지 않으니, 이 당시에 어떤 차가 주차 되었는지도 모르잖아?”

“이 CCTV 자료는 사건이 있던 하루 동안을 찍어 놓은 거예요. 처음부터 보면 차량의 소유자도 확인 할 수 있을 지도 몰라요.”

“오, 그렇겠네?”

“그리고 사실, 차주로 짐작 가는 사람이 한 명 있어요. 잠시 확인 해 볼게요.”


나는 육체로 돌아와 영상의 제일 처음부분을 클릭하고 빠르게 넘겨 보았다.


오전 8시 30분, 알바생이 식당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CCTV 화면에 찍혔다.

그리고 오후 6시, 알바생이 가게에서 나와 일차선 도로 쪽으로 걸어나가고 화면상에서 사라졌다.


제발!


곧 낯익은 차량 한대가 가게 쪽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알바생.

내 생각대로 도로변에 불법주차 되었던 차량은 알바생 차량이었다.


나는 다시 명상에 돌입했다.


“방금 본 차! 바로 이 차가 주차되어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차주는 이 가게에서 일하는 알바생이고요!”

“오? 그래? 근데 넌 어떻게 갑자기 이걸 다 추리한 거냐?”

“확신은 없었지만, 어제, 오늘 이 일차선 도로로 들어가던 중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봤었거든요. 이 차를 보면 누가 봐도 여성분 소유의 차인 것처럼 보이고요. 그리고 어제 알바분에게 지갑에서 USB를 꺼내기 전에 차량 열쇠가 있는 것도 봤거든요.”

“오! 아주 명탐정 나셨네?”

“그리고 사실, 저도 몇 달 전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차를 끌고 다녔었거든요. 근데 어린 알바생이 차를 끌고 다니는 사실을 말하기가 좀 뭐해서 근처에 몰래 주차했었어요.”

“크! 경험에서 우러나는 추리인가! 이거이거, 강찬이를 다시 봐야겠는데?”

“아하하하,,,”


좋아! 여기까지는 운이 따라 주었다.

문제는 블랙박스의 영상이 남아 있느냐, 아니냐, 이다.


“그런데 팀장님? 차량용 블랙박스는 보통 얼마나 찍히나요?”

“길어야 일주일쯤 되려나?”

“아, 너무 짧은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전 다시 가게로 가볼게요!”


이 알바생은 탐정소설 매니아이다.

어쩌면, 영상을 백업 해 놨을 지도 모른다.

희망을 걸어 보는 수밖에!


“흐흐, 이거 어떻게 되려나? 궁금한데 한번 따라가 볼까나?”


아니, 완전 강 건너 불 구경한다는 식으로 말하네!

애들 앞에서 큰 소리나 치지 마시든지!



* * *



“어! 작가님? 또 오셨네요? 뭐 놓고 가신 거 있으신가요?”

“후후,,, 놓고 간 것이 한가지 있긴 하죠. 바로, 또 다른 증거를 말이에요!”

“오오! 뭔가 찾으신 거예요?”


이제부터는 정말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다.


“혹시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을 자주 확인해 보시나요?”

“블랙박스요? 자주 확인은 하지 않는데..? 근데 그건 왜 물어 보시는 거예요?”

“사건 당일 알바분의 차량 블랙박스에 아이 어머니의 정면이 찍혀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그 자료가 실제로 있다면 제가 직접 확인해보고, 이 사건의 반전 증거로 스토리를 꾸며 나가려고 해요.”

“오오! CCTV 자료를 분석해서 제 차까지도 알아내신 거예요? 정말 탐정이신 거 아니에요?”

“후후,,,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전 리얼리티 탐정 소설을 쓰기 위해 직접 발로 뛴다고!”

“아, 정말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저도 작가님의 리얼리티 탐정소설에 도움이 되어주고는 싶지만,,,”


뭐지? ‘싶지만,,,’ 이라는 건 영상이 없다는 건가?


“저도 탐정물 매니아로서, 그걸 생각 못했을 리가 없잖아요? 계모와 아이의 관계가 이상해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 아침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꺼내서 영상을 찾아 봤었거든요. 그런데, 메모리카드 안에는 전날의 내용은 없고 새벽시간부터 영상이 찍혀 있더라구요. 기계가 고장 난 건지, 리셋이 되는 시간에 걸린 건지, 아무튼 사건 시각의 영상은 찍혀있지 않았어요.”

“아아,,,”

“헤헤, 어쩔 수 없이 여기서부터는 리얼리티를 포기하셔야 하겠네요! 그래도 스토리 전개에서 뜬금없이 도로의 볼록거울에 아이 엄마의 미소가 비친다는 내용보다는 그럴 듯 한데요?”

”아하하하,,, 그렇네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네! 안녕히 가세요!”


결국 없구나!

망했다.

마지막으로 걸어 본 희망이었는데!


하긴, 이 모든 상황이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대로 돌아간다면 그게 오히려 더 말이 안 된다.

역시 그런 일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인 것이다.


후,,, 어쩔 수 없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다.



* * *



어제 옥탑 방으로 돌아 올 줄 알았던 팀장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후,,, 팀장도 분명히 식당으로 따라 가겠다고 했었고 옆에서 이야기를 전부 들었을 텐데, 그 상황에서 어떻게 그냥 저승으로 돌아 갈 수가 있지?

이제 길이 안 보이는 것 같으니, 발 빼려는 건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게 생겼는데 의논이라도 하고 갔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렇게 아이들과 약속해 놓고!

어차피 오늘밤은 임무가 있는 날이다.

조금 있다가 무슨 변명을 늘어 놓을 지 기대해보지!


- 띵동!


“나왔다!”

“어, 왔냐? 드루와드루와!”


이 바쁜 와중에 찬영이의 계속되는 전화에 못 이겨 마지못해 집들이를 왔다.

그렇지만 사실, 내 목적은 따로 있긴 하다.

바로 준우.

준우가 와 있다고 해서 이곳에 온 것이다.

똑똑한 준우라면 아이 사건을 해결해 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잡담을 나누던 중 아이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기회가 왔고,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물론, 모든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계약을 위반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적당한 상황을 만들어 간략하게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후,,, 이렇게 해 놓고 작가가 군대를 가 버렸지 뭐야? 너희라면 이 사건을 어떻게 전개하고, 사건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겠냐?”

“하,,, 그딴 게 뭐가 궁금하냐? 그냥 작가가 쓰기 나름이겠지.“


그래, 은찬영,,,

어차피 너의 대답 따위는 바라지도 않는다!

내가 듣고 싶은 것은 준우의 대답 뿐!


“네가 말한 내용 대로라면 계모가 범인임이 확실하니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계모의 행적을 쫓는 식으로 스토리를 구성 하면 될 것 같은데? ‘완전 범죄를 위해 계모는 철저하게 범행을 준비했고, 범행 전에 범행 장소에 가서 주변을 답사 했던 모습들이 CCTV 에 남아 있었다.’ 뭐, 이런 식으로 풀어 내지 않겠어?”


아! 역시 천재는 천재구나!

왜 나는 계모가 범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모가 범행 전에 준비 했을 것들에 대한 생각을 안하고 있었던 거지?


계모의 범행 전 행적이라,,,

물론, 이미 한달 이상 지나갔기 때문에 영상 같은 건 없을지는 모른다.

어쨌든 다른 돌파구가 생긴 것 같다.

역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게 중요하군!


“역시 준우는 달라도 뭔가 다르구나,,, 은찬영 같이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놈과는 클라스가 달라!“

“너나 나나 도찐개찐 이거든?”

“후,,, 무식한 놈, 도긴개긴 이 맞거든?”

“하, 의미만 통하면 되지 아주 대단한 언어학자 납셨구만? 별 시덥잖은 걸로 시비 걸지 말고 짐 정리나 마저 하자. 거기 상자에 들어있는 책들 좀 책장에 채워놔라!”


은찬영이 손짓한 상자.

나는 무시하려다가 문뜩 호기심이 생겨 뚜껑을 열어 그 속을 들여다 보았다.


후,,, 아이돌 앨범과 잡지인가?

이 한심한 놈!


다시 상자를 닫으려고 하는 그 순간, 한 권의 책이 내 눈에 들어 왔다.


어? 이 마크?

이거 해진이 교복에 있던 마크잖아?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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