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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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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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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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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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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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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DUMMY

지금은 아침 10시.

나는 명상의 상태로 팀장을 기다리고 있다.


후후,,, 팀장의 후임 저승사자에 이어 생각지도 않게 팀장의 뒤를 캐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나는 팀장이 생전에 분명히 형사였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고, 그런 팀장이 경찰 쪽의 인맥을 소개 시켜준다고 한다면 당연히 그는 팀장이 살아 있을 때의 동료일 것이다.


내가 가끔(?) 엉뚱하고 허술한 면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팀장이나 해진이는 그저 나를 생각 없는 엉성한 아이 정도로만 생각할 뿐, 내가 뒤에서 이런 것까지 다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런 엉성해 보이는 이미지가 모두 계산된 행동으로 만들어 진 건 아니지만, 이런 이미지도 지금에 와서 보니 좋은 위장이 되었군!


뭐 어쨌든, 해진이에 이어서 오늘부터는 팀장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히죽히죽거리면서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아! 오셨어요? 팀장님!”

“휴~! 겨우겨우 믿을 만한 자를 추천 받았어. 아니, 죽은 내가 왜 이승의 인맥까지 알아봐줘야 하는 거냐?”


추천 받은 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던 이전의 동료겠지요!

역시 연기가 어설프시군요, 팀장!


“아하하하,,, 저번에도 말씀 드렸지만, 제 나이 대 또래들 중에 문제아가 아니고서야 경찰 인맥이 흔하지는 않겠지요?”

“뭐,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


후후, 듣고 보니가 아니라 과거 경찰서에서 근무 할 때를 떠올려보니 그렇겠다라는 것이겠지요!


“그럼 이 증거 자료를 직접 갔다 주기만 하면 되는 건가요?”

“흠, 아무래도 직접 가져다 주는 건 네 신분이 노출될 테니 곤란해 지지 않을까?”


예상대로다.

팀장은 내가 직접 갔다 주는 걸 꺼려하고 있다.

내 신분이 노출되는 것이 곤란한 게 아니라, 팀장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이 곤란한 것이겠지요!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퀵으로 보내도록 해. 경찰서에는 익명제보도 보통 있는 일이기 때문에 널 추적하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내가 추천받은 이 형사는 이번 일처럼 뭔가 꺼림직하게 수사가 종료된 사건들을 처리해 온 베테랑이라고 하더라고.”


음, 이런 말을 굳이 하는 이유가 뭐지?


“알아서 완벽하게 처리해 줄 거야. 자료를 넘겨주기만 하면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한마디로 증거를 보내주고나면 형사에게 신경 끄라는 이야기이군!

역시, 추천받은 형사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느껴진다!


“오! 그럼 이걸 보내고 나면 아이의 사건은 진짜 마무리 되는 거네요!”

“그래. 이제 결과가 바로잡히기만을 기다리면 돼!”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고, 팀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 참! 그리고 사실상 경찰 쪽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만, 아무래도 계모가 메모리 카드를 훔친 범인을 너로 한정해버리게 되면 네 목숨이 위험해 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맞다! 어제 영상에서 봤던 그 죽일 듯이 노려보던 눈빛과 장롱 안에서 들었던 그 소름 끼치던 혼잣말!

전직 형사인 팀장이 이 정도 말을 한다는 건 어느 정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뭐,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낮긴 할거야! 영국까지 갔으니 스케줄대로만 있다가 온다면 그땐 이미 수사가 진척될 테고, 계모가 귀국할 쯤에는 구속영장도 발부 될 테니까!”


아, 그렇지.

팀장의 말이 맞다.

조금 안심이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혹시라도 메모리 카드가 바뀌었다는 걸 확인하고 바로 다시 되돌아 온다면?”


응? 왜 안심시키는 말을 하다가 이런 말을!?


“네?”

“이틀은 넘게 걸리겠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이면 영장은 나오지 않을 테고, 그 사이 계모는 자기 나름대로 메모리카드의 행방을 찾다가 너를 의심하게 되겠지!”


뭐? 이런, 설마!?

그렇게 까지 되진 않겠지?


“아하하하,,, 무서운 이야기를 하시네요?”

“크크,,, 만약을 위해서, 너는 내가 알려주는 대로 하도록 해.”


그렇게 팀장은 추천받은 형사의 정보와 함께 혹시라도 계모가 나를 찾아왔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을 한참 동안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럼 난 이만 간다. 빨리 퀵부터 보내라! 육체를 잃고 싶지 않으면 말이야! 크하하하!”


윽! 계모의 그 눈빛이 또 다시 떠오른다.


조민우 형사라,,,

이 사람을 직접 만날 수 있다면 팀장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역시, 나의 안전을 위해서는 퀵으로 보내야겠지?


음,,, 뭐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해보자 강찬!


아! 내가 퀵 택배기사로 위장해서 접근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아니지,,, 혹시라도 계모가 나를 특정 타겟으로 삼고 의심하고 있는데, 경찰서에 가서 증거자료를 넘긴 사람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이건 그냥 계모에게 내가 훔쳐서 넘겼소, 라고 자수하는 꼴이다.


그래, 잘 생각해보니 조 형사는 이 사건 이후에 언제라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에는 퀵으로 증거를 보내고 다음 기회에 이 조민우 형사라는 사람을 직접 찾아가 팀장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을 물어보도록 해야겠다.



* * *



지금은 오후 8시 반.

계모의 스케줄을 확인하느라 항상 이 시간쯤이면 다들 모여있기에 혹시나 해서 명상을 해 보았지만 아무도 없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이 시간에 명상에 들면 시끄러운 은정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목적을 달성했으니 당연한 건가?

이제 진짜 아이의 사건이 다 끝났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아, 그것도 그거지만, 어느새 은정이와 함께 할 임무도 한번밖에 남지 않았다.


팀장은 과연 마지막까지 은정이와 함께 하지 않을 것인가!?

이미 두 번째부터 나는 확신을 하고 있는데, 세 번 연속이라면 은정이도 충분히 눈치를 챌 것 같은데,,,

그럼 은정이에게도 알게 모르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물론, 팀장은 그런 마음 따위는 안중에도 없겠지만!


아, 아닌가?

포인트가 사등분 되는 것보단 삼등분 되는게 은정이에게는 더 좋은 일이니까!


아니, 잠깐?

설마..?


하하,,, 그럴 리가 없지.

다른 사람도 아닌 팀장이!



* * *



- 똑. 똑. 똑.


“안에 계신가요?”


응? 뭐지, 아침부터?

영업이라도 하러 온 건가?


아, 잠깐?

이 목소리!?


계모다!

이런 미친!

계모가 벌써 한국으로 돌아와 날 찾아냈다.


올 수도 있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거의 이틀도 채 되지 않아서 되돌아 온 건가?


허둥대지 말자! 강찬!


지금부터는 팀장이 나에게 일러 주었던 방법대로 자연스럽게 연기해야 한다.

그래, 계모도 지금 상태에서는 내가 메모리카드를 훔쳤다고 의심할 수는 있어도 절대 확신할 수는 없다.


- 철컥.


“아, 뭐야? 아침부터! 왠,,, 모르는 미인 분이 서 있을까나? 아직 꿈속인가?”


내 몸에서 나는 담배 냄새 때문인지 계모가 얼굴을 살짝 찡그려 보였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시죠?”

“다름이 아니라, 그제 저희 집에 전단지를 돌리셨더라구요?”


응? 그냥 훅 들어오는데?


“아, 전단지라면 며칠 전에 돌리긴 했는데, 무슨 일이시죠?”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제가 CCTV를 돌려보았는데, 당신이 저희 건물에 들어가고 나서 조금 뒤에 제가 들어갔고, 저는 가장 윗집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당신과 계단에서 마주친 기억이 없네요?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주실수 있나요?”

“네? 무슨 말이신지? 자다 일어나서,,,”

“그럼 당신이 저희 집에 무단으로 침입했다고 간주해도 되는 건가요?”

“응? 무단 침입이라니요, 이게 뭔 소리야 대체?”


좋아 여기까지 내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이제부터 연기의 클라이막스다.


“아~! 혹시 그 집인가? 담배가 땡겨서 옥상에서 피고 내려 왔던 곳이 있었는데 말이죠.”


계모가 내 말을 듣고는 곁눈질을 하며 방안 곳곳을 둘러 본다.

그리고 이내 입을 열었다.


“아! 옥상에서 담배를요..?”

“네, 아! 꽁초는 안 버렸습니다. 제가 휴대용 재떨이를 가지고 다니거든요!”


나는 책상 위에 있는 휴대용 재떨이를 집어 계모에게 보여주었다.

이어서 무표정이 된 계모가 나의 얼굴을 바라 보며 이야기 했다.


“제가 뭔가 오해를 했군요. 아침부터 실례가 많았습니다.”

“하하하,,, 오해는 누구나 할 수 있죠. 이것도 인연인데, 들어오셔서 커피라도 한잔 하시겠어요?”


어디서 개 수작이야, 라는 살짝 웃음기를 띈 얼굴을 하며 계모가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이만 가볼게요.”


뒤돌아 계단 쪽으로 멀어져 가는 계모.

나는 그녀에게 들리도록 일부러 크게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크! 뒷태 죽이네~!”


- 철컥.


후,,, 지금까지 계모의 앞에서 했던 내 말과 행동은 어제 팀장이 일러준 것을 따른 것이다.


팀장은 어제 혹시라도 계모가 올 것을 나에게 대비하라고 했다.

담배, 사실 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계모가 자기집 1층 현관의 CCTV를 돌려 볼 거라는 예상을 한 팀장이 준비하라고 한 소품일 뿐이다.

계모가 방금 말한 것처럼 1층 현관 CCTV를 돌려 봤다면, 나와 계단에서 마주쳤어야 한다.

그 상황을 피해갈 수 있는 곳은 오직 옥상뿐.

하지만 전단지 돌리던 사람이 굳이 옥상에 올라가 쉰다라는 것은 의심을 피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담배.

내가 담배를 이야기했을 때, 계모는 눈알을 굴리며 내 방 곳곳을 살펴 보았다.

이것 역시 예상했던 팀장은 책상 근처에 라이터, 재떨이를 배치하라고 했다.

물론, 방안에도 담배 냄새가 조금은 남아 있도록 지시했다.

계모가 보았을 지는 모르겠지만, 앞 마당 마루에도 태우다 만 꽁초와 함께 재떨이를 준비해 두었다.


후,,, 정말 목숨을 건 혼신의 연기였다.

처음 계모의 눈을 보고 이야기 했을 때는 그 소름 끼치는 장면이 떠올라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 되었지만, 팀장의 충고대로 계모의 미모에 반한 듯한 연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속일 수가 있었다.


팀장 덕에 살았다!


만약 어제 팀장이 나에게 이런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지시하지 않았다면, 나는 계모 앞에서 당황한 모습만 보였을 테고 계모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남편이 집에 계속 붙어있었고 아이들도 계모가 최근 메모리카드의 영상을 확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했기에 계모는 언제 메모리카드가 바꿔치기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일단, 나는 계모의 용의 선상에서 벗어났다.



* * *



지금은 오후 9시 30분.


오늘 낮에 있었던 나의 명 연기에 대한 일을 팀원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한 상태인데,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정말 나에 대한 궁금증은 1도 없는 건가!

아니, 궁금증은 그렇다 치고 걱정도 안 되는 건가?


아, 참!

아이들에게도 일이 마무리 되어 간다는 사실을 알려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나는 명상의 상태에서 놀이터로 향했다.


놀이터에 도착하니, 여느 때처럼 아이들이 즐겁게 뛰거나 날아다니며 놀고 있었다.

그들 중, 가장 높이 날고 있던 아이 한 명이 나를 보고는 소리쳤다.


“오! 탐정 형이다!”

“우리의 영웅!”


후,,, 영웅이라,,,

역시, 내가 했던 행위는 정의로운 행위였던 것인가!

비록 힘들고 나에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이 말 한마디에 귀신 잡는 것 보다 몇 배는 더 뿌듯한 기분이 든다.


나를 중심으로 모여든 아이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내가 다 봤어! 그 검은 옷 입은 아저씨는 맨날 뒷짐이나 지고 아무것도 안 하던데!”

“맞아! 나도 봤어. 이 형이 모든 걸 다 해결한 거야!”


후후,,, 역시!

아이들은 알아 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야, 모두의 노력 덕분에 해결할 수 있었던 거야! 너희들도 고생 많았어!”


크,,, 내가 한 이 대사에서 알 수 없는 쾌감이 밀려온다.

영화속의 주인공들이 왜 이런 오그라드는 멘트를 하는지 이제 이해가 되는 군!


처음 나에게 말을 걸어 왔던 리더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걸로 우진이를 죽게 만든 계모는 벌을 달게 받게 되겠지요!”


아,,, 아이 이름이 우진이었구나.


뒤에 있던 이 사건의 피해자인 우진이가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빠도 저런 악마와 더는 살지 않아도 되었어요!”


아아,,, 그렇게 되는 건가!


난 우진이가 계모의 죄값을 치르게 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자신의 아버지를 위한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래! 이제 계모가 형량을 얼마나 받게 되나 지켜보자고!”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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