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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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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072
추천수 :
35
글자수 :
266,624

작성
23.06.01 21:00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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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4쪽

21화

DUMMY

불 켜진 교실들을 중심으로, 한참 동안 학교 안을 돌아다녔지만 수배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허허, 이거 수배자는 커녕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데요?”

“그림자는 원래 없고!”


아, 그렇지.

그림자는 원래 없었지!


“음, 보통 이 정도로 불러대면 나타나야 하는데 말이죠! 일부러 숨는 게 아니라면요!”

“아, 우리가 복도에서 수배자 이야기하는 걸 듣고 내 뺀 건가? 이거 골치 아프게 됐네!”

“오! 그럼 처음으로 수배자가 도망간 케이스가 되는 건가요?”


아, 정말 해진이 말 대로다.

지금까지는 수배자들은 부르면 나타나거나, 자기가 소리를 냈었지.

이번 같이 도망간 경우는 정말 처음이군!


“아, 진짜! 바빠 죽겠는데 숨바꼭질이라도 하자는 거야 뭐야? 아직 나이 어린 학생이라 그런지 행동하는 게 강찬이처럼 유치하네?”

“강찬이처럼 유치하다니요? 허허허,,,”


아니, 유치하면 유치한 거지, 강찬이처럼 유치하다는 건 대체 뭐야?

그것보다 내가 언제 유치한 모습을 보였다고 이러는 거지!?


“흠, 혹시 다른 장소로 가버린 건 아닐까요?”


그래, 있을 만한 곳은 다 가봤지만 없는 걸 보면 해진이의 말대로 일 수 있다.


“영혼들이 제보한 정보를 종합해보면, 이 녀석은 학교 밖에서 목격된 적이 없어.”


응? 학교 밖에서 목격된 적이 없다고?


“그럼 지박령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잖아요?”

“뭐,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높은 상태지!”


후,,, 그럼 진짜 숨바꼭질을 하게 되는 셈이잖아?

그래서 팀장이 골치 아프게 됐다고 한 거였구나!


“후,,, 어린 놈이 감히 성인 세 명을 고생스럽게 만들다니!”

“별수 없지, 흩어져서 정밀 수색 해보자고!”


응? 이 팀장이 또 날 놀리려는 건야?

왜 흩어져서 찾자는 거야?

이거 왠지 저번 폐 정신병원의 귀신 때처럼 날 혼자 두고 해진이랑 둘이서 편 먹고 가려는 수작인 거 같은데?


“아하하하,,, 저번에도 말했지만, 흩어져서 찾는 건 너무 위험한 발상이라구요!”

“오늘 수배자는 미성년자이고 죄목을 보니 그다지 위험한 녀석은 아닌 것 같으니 괜찮을 거야!”


아니, 그런 사실만으로 수배자의 위험여부를 판단해버리는 거냐!


“그럼 난 4층, 5층을 찾아볼 테니, 해진이는 2층, 3층을, 강찬이 넌, 지하실과 1층을 구석구석 찾아 봐!”


아, 오늘은 정말 한 명씩 찾아볼 생각인 건가?

그럼 더 이상 핑계될 말이 없는데,,,


“찬아 괜찮지? 오늘은 불도 군데군데 켜져 있으니 별로 무섭지도 않을 테고!”


뭐지? 저 문장은?

날 얕잡아보고 하는 말인지, 정말로 걱정해서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역시 해진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아하하하,,, 지금까지 무서웠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새삼스럽게 괜찮은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고!”


그래, 어차피 해진이 말대로 불도 군데군데 들어와 있다.

그리고 오늘의 수배자는 언제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나보다 어린 미성년자일 것이다.

내가 쫄릴 이유가 없다.

아니, 쫄리면 안 되지!

지하실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하는데,,,

이거 아무래도 팀장이 날 골탕 먹이려고 지하실로 보내는 것 같은데?


“그래 그럼, 나눠서 찾아보자고! 아, 그래도 혹시 위험할 수 있으니까 발견하면 혼자 어떻게 하려고 하지 말고 신속하게 팀원을 부르도록 해.”


아! 그렇지?!


“잠깐!”

“머냐, 강찬? 생각해보니까 무서워서 안되겠냐?”


큭! 역시 놀리기 위함이었나?


“후,,, 무서운 게 아니고요. 생각해보니 지하실로 통하는 문은 닫혀 있을 테니, 제가 들어 가고 싶어도 들어 갈 수가 없겠네요. 아무래도 제가 고층을 맡아야겠군요!”


팀장이 허를 찔린 표정을 짓고 있다.

훗, 오늘도 꽤 괜찮은 핑계를 댄 것 같다!

일단, 제일 찝찝한 지하실은 가지 않아도 되겠군!


“아까 건물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봤는데, 지하로 연결되는 창문이 열려 있던데? 거기로 들어가면 될 것 같아!”


응? 이게 사실이라고 해도 굳이 말 해야 하나?

이걸로 확실해졌다.

해진이는 날 놀리는 걸 즐기고 있다!


“아하하하,,, 해진이는 눈썰미도 참 좋구나,,, 그래, 그럼 그 창문을 통해 들어가보지 뭐,,,”

“끝까지 무섭다는 소리는 안 하는구나? 그럼 발견되면 불러라. 비명 지르지는 말고!”

“풉!”

“비명이라니요. 허허허,,,”


그래, 매도 먼저 맞는 게 낫겠지!

후,,, 70억 분의 1의 사나이가 이렇게 놀림감으로 전락하게 되다니!


그렇게 나는 건물 밖으로 나와 지하실로 통하는 창문으로 향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이런 상황에서 항상 주인공이 가는 쪽으로 문제가 생기는 법.

그래서 나는 수배자가 분명히 지하실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리 지하실을 샅샅이 찾아 봤지만 영혼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다행인 건가?


지하실에서 허탕을 치고는 다시 창문으로 올라와 건물로 되돌아가는데, 그 사이에 남아서 공부하고 있던 학생들이 우르르 하교를 하고 있다.


훗, 나의 경쟁자들.

고생들이 많군!


그렇게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와 1층 교실을 전부 다시 찾아 보았지만, 오늘의 수배자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이거 갑자기 저번 미스터리 폐가의 귀신 사건이 떠오르는데?

혹시 누군가가 또 수배자를 소멸시켜버린 거 아냐?

음,,, 폐가 사건 때 팀장이 했던 말 때문인지, 소멸이라고 하면 괜히 해진이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오늘은 계속 같이 있었으니 해진이가 소멸시켰을 리가 없다.

아니지, 설마?

지금처럼 혼자가 됐을 때를 기다렸다가?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팀장과 해진이가 1층으로 내려오며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 이놈 이거, 안 보이는데? 대체 어디 숨은 거야?”

“2층, 3층에도 없네요,,,”


음, 정말 2층, 3층에 없었던 걸까?

때를 기다렸다가 소멸시키고 내려오는 건 아니고?

아, 나도 모르게 해진이를 의심하고 있잖아?


“강찬! 너, 지하실 제대로 찾아 본거 맞아? 무서워서 대충 주변만 기웃거리다가 돌아온 거 아냐?”


아오! 팀장은 진짜!

진짜 나를 뭘로 보고!


“하하하,,, 그럴 리가요. 아! 준범이한테 물어 볼까요?”

“내가 방금 돌면서 물어 봤어. 근데 본적이 없다네? 아무래도 다른 영혼들을 일부러 피해 다니는 유형의 영혼인 것 같아.”


아, 그런 유형도 있구나?

하긴, 서로가 서로에게 살을 겨누는 환경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쫄보 녀석이 사람들은 잘도 괴롭히고 다닌다는 건가요? 나 참!”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중앙 계단 쪽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쫄보라는 겁니까! 전 숨어 있던 게 아닙니다. 당신들이 날 찾지 못했을 뿐!”


응? 뭐지?

이런 궤변을 당당하게 말하니까 오히려 궤변이 아닌 것만 같다.

오늘 수배자도 엄청 특색 있는 녀석이군!


“흐흐, 도발에 잘 반응하는 녀석이었군. 어쨌든 반갑다! 우리는 저승의 퇴마 3팀, 널 저승으로 데려가기 위해 왔다.”

“아까 지나가면서 듣긴 했습니다만, 제가 왜 수배에 걸린 거죠? 전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아까 지나가면서 들었다고?

그럼 듣고 숨었다는 말이잖아!


“기록을 살펴 보니, 학생들을 여러 번 놀래 키며 괴롭혔구나?”

“아~! 그 일이라면 저는 당당합니다. 제가 괴롭힌 녀석들은 제가 살아있을 때 저를 괴롭혔던 녀석들이거든요. 그 일로 저에게 죄를 묻는다면 조금 불합리한 처사가 아닐까요?”

“아,,, 괴롭힘으로 인해서 자살했나 보군.”


팀장이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곧바로 해진이가 학생 귀신에게 타이르듯 말했다.


“흠,,, 사정이야 딱하긴 하지만, 그런 이유로 죽은 자가 살아있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건 천상계의 규칙에 위배되는 행위예요!”

“그런 불합리한 규칙이 어디 있습니까? 대체 누굴 위한 규칙이란 말입니까?”


이 녀석도 자기 주장이 강한 녀석인 것 같아 보인다.

뭐, 내가 봐도 확실히 불합리해 보이긴 한다.

괴롭힘으로 인해 목숨을 끊은 거라면, 그건 괴롭힌 사람이 죽인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그럼, 이쯤에서 한번 분위기 잡으면서 치고 들어가볼까?


“후,,, 세상에는 알게 모르게 이런 불합리한 경우가 많이 있지. 비록 죽은 뒤의 세상이라고 할 지라도,,,”

“······”

“하지만 네가 모르고 있는 것이 있는데, 괴롭힌 자들도 죽어서는 벌을 받게 될 거야. 그러니, 이런 무의미한 짓은 그만 두고 저승으로 가자.”


좋아! 표정이 바뀌고 있다.

순순히 갈 것 같은 눈빛이다.


“저는 이대로 갈 수 없습니다.”


큭! 갈 수 없는 거냐!

하는 수 없다.

뻥을 좀 쳐 드리는 수밖에!


“지금이 아니면, 소멸되어 버릴지도 모르는데도?”

“그럼 차라리 이 자리에서 저를 소멸 시켜 버리시죠!”


이 녀석, 이거 보기보다 쎄게 나오는데?


“후,,, 사연은 안타까우나 규칙이 그런 걸 어쩌겠어? 규칙에 따르지 못하겠다면 소원대로 소멸시켜주지.”


팀장이 말을 마치자마자 손가락으로 총 모양으로 만들었다.


응? 설마, 진짜 살을 쏘려고 하는 건가?

팀장 오늘 왜 이러지?


“어!? 팀장님? 오늘따라 결단이 너무 빠른 것 아닌가요?”

“불합리한 규칙을 바꿔보려는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그저 자기 주장만 펼치는 자라면 차라리 소멸 되는 것이 나을 거다. 그럼, 잘 가라.”


팀장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이거 어떻게 말려야 하지?


“잠깐!”


그때, 학생 귀신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쎄게 나오면 뭔가 좀 달라 질 줄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머야 이 자식, 허풍이었잖아?


“그래? 그럼 순순히 저승으로 따라 오거라. 비록 네가 학생들을 괴롭힌 횟수가 조금 많긴 하지만, 이 정도라면 말 그대로 애들 장난 수준이니까,,, 네 사정을 잘 설명하면 감면 받을 수 있을 거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한가지 마음에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는데요,,,”

“응? 마음에 걸리다니 뭐가?”


나의 질문에 학생 귀신이 대답했다.


“이 녀석들, 제가 죽은 뒤로 조금 잠잠 하나 싶었는데,,, 또 다른 아이를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사실 제가 이 녀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계기도 이것 때문이고요.”

“후,,, 자기들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면, 정신 차려야 되는 거 아닌가?”

“아! 전부 그런 건 아니에요. 무리 중에 몇몇은 더 이상 이런 괴롭힘에 참여하지 않고 뉘우치고 있어요.”

“팀장님? 이 놈들은 아무래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거 같은데요?”


팀장이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입을 뗐다.


“흠,,, 그런 놈들에게 무슨 짓을 한다고 해서 바뀔 지는 모르겠군.”

“이런 걸 보면, 정말 사람이 제일 무서운 것 같네요,,,”


팀장의 말도, 해진이 말도 다 맞다.

여기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내가 죄인이 된 것만 같다.


팀장이 학생 귀신에게 질문했다.


“괴롭히던 녀석들이 전부 몇 명이지?”

“원래 일곱 명이었는데, 네 명은 더 이상 아이들을 괴롭히지 않아요.”

“그럼, 셋이란 말인데,,, 동시에 세 명의 꿈에 들어가는 건 위험할 것 같고,,, 시간차를 두고 한 놈씩 들어가야겠군.”

“꿈에도 들어갈 수 있나요? 그렇게 해주신다면 제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 할 수 있을 것 같고, 어쩌면 남은 녀석들도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군요.”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장비를 챙겨서 내일 다시 오도록 하마.”

“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우리와의 대화를 마친 학생 귀신이 빠르게 모습을 감추었다.


역시, 아까 숨은 게 확실하군!


“오늘도 수고들 했다. 아, 내일 여기 오기 전에 잠깐 옥탑방에 들릴 테니, 둘 다 대기 하고 있어. 해진이는 오기 전에 증거가 있는지 확인해보도록 하고!”

“네!”


후,,, 근데 끝까지 그 증거가 뭔지 얘기를 안 해주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는데,,,

대체 뭐지?


“근데, 찬아! 오늘은 육체로 돌아가기만 하면 바로 집이네?”

“응? 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 오늘은 명상의 상태로 여기까지 온 거였구나? 후후, 그럼 집으로 돌아가 볼까나?”

“풉!”

“응? 갑자기 왜 웃어?”

“아, 집에 잘 돌아갈 수 있으려나 걱정이 돼서!”


응?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몇 발자국 안 걸어서 해진이가 했던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뭐야, 이거? 문이 닫혀버렸잖아?”


팀장은,


“해진이는 눈썰미가 좋단 말이야? 문 닫히는 건 언제 봤지? 아무튼 난 먼저 간다!”


라는 말을 남기며, 유유히 유리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갔다.


“해진아? 설마 너마저 나를 혼자 버려두고 가는 건 아니겠지?”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해진이.


- 퍽!


“어! 미안! 풉!”

“응? 웃어? 게다가 자기가 때려 놓고?”

“도와주려고 한 거야! 때리면 놀라서 육체로 되돌아갈 줄 알았지!”


아,,, 웃고 있어서 진정성이 의심되긴 하지만 확실히 그럴 듯 한 시도였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해진이가 다가 오는 것이 보인다.


“그럼 이렇게 하면 되려나?”


뭐야? 또 뭘 하려고 다가 오는 거지?


갑작스럽게 내 볼에 뽀뽀를 하는 해진이.

그렇게 나는 옥탑방에 돌아와져 있었다.


뭐야? 이게 그 말로만 듣던 귀신이 사람을 홀린다는 건가?

내 뺨에는 해진이의 온기가 남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급 전개에 내 머릿속은 지금 백지 상태가 되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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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23.06.23 10 0 12쪽
40 39화 23.06.22 13 0 12쪽
39 38화 23.06.21 12 0 12쪽
38 37화 23.06.20 12 0 13쪽
37 36화 23.06.18 13 0 12쪽
36 35화 23.06.17 13 0 12쪽
35 34화 23.06.16 1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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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화 23.06.13 1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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