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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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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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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6화

DUMMY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가 계속되고 있다.

해진이에 대해 알아내려고 하면 할수록 일이 복잡하게 꼬여만 간다.

그래도 어제, 동급생 귀신을 통해 해진이가 온조고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다라는 사실 하나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사실만으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얻어 낼 것이 없다.

이제는 내 앞에서 위장 교복을 입은 해진이의 의도가 무엇인지 그걸 파악해야 될 것이다.


아니, 잠깐?

생각을 해보자!

나는 왜 해진이를 의심하고 경계하게 되었을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믿음이 부족해서 일 것이다.

이 아이가 나를 속이며 뭔가를 꾸미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으니까.

내가 애초에 해진이의 과거를 캐내려고 한 이유도 이 아이를 믿어도 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그래, 믿음!

바로 이거였어!

해진이가 나에게 진실을 이야기 하는지 아닌지를 시험해 보면 되는 것이다.

그래, 그것만 확인하면 되는 거다!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응? 해진이?

해진이가 팀장보다 먼저 오다니, 웬일이지?

이유야 어찌됐든,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지!


“해진아! 너 마침 잘 왔다!”

“응? 풉! 뭐야? 잘 왔다는 그 말은? 나한테 뭐 따질 거라도 있는 거야?”

“음, 그러니까,,,”


이런! 확인하려고 생각하자마자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어떻게 물어봐야 할 지 모르겠다.

일단, 직접적으로 온조고등학교를 다녔는지를 물어보는 건 불쾌감을 떠나서 뒷조사를 했다는 사실을 자백하는 꼴이다.


“뭐야? 왜 뜸을 들여!”


윽! 준비해서 이야기를 꺼낼걸 그랬나?

아니, 해진이와 단 둘이 있을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순발력을 발휘하자, 강찬!


“아, 답답하네 진짜?!”


갑자기 어느 고등학교 출신인지 물어보는 건, 너무 뜬금 없기도 하고 뭔가 취조하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너! 학교 다닐 때, 인기 많았냐!?”

“풉! 뭐야, 갑자기 이 뜬금없는 질문은? 게다가 왜 큰소리로 말을 해?”


후,,, 웃음으로 넘기려는 건가?

그렇게는 안되지.

오늘, 기필코 확인한다.


“웃지만 말고 대답해 보시지!”

“풉! 음! 여중 나와서 잘 모르겠어!”


아,,, 여중을 나왔군,,,

그러나, 지금 이 정보는 필요치 않다.

어차피 다음 질문을 위해 던진 미끼일 뿐이었으니까.


“그럼, 고등학생 때는!?”

“푸하하! 진짜 웃겨! 끝을 왜 올리면서 말해? 너 무슨 취조하는 거야?”

“웃지 말고 빨리 대답해 보시지!”


과연 뭐라고 대답할까?


“풉! 아,,, 나 사실 지병이 있어서 고등학교는 진학을 못했어! 그래서 인기는 잘 모르겠어!”


응!? 그냥 인기 많았다, 혹은 적었다고 말 할 줄 알고 다음 질문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진학을 못했다고?

가만,,, 이거 지금, 해진이가 진실을 말 한 거잖아?


그래, 그냥 둘러대도 그만인 나의 질문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했다.

온조고에 입학하려고 교복을 맞춰놨다가 결국 하지 못한거였구나!

드디어!

해진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아니, 어쩌면 해진이는 처음부터 나를 속이려고 한 적이 없었던 거다.

그저 내가 의심이 많아 경계 했을 뿐!

그래! 이제 난 완전히 해진이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됐어! 그럼, 거기까지!”

“풉! 진짜 웃긴 애라니까!”


해진이와 이야기하는 사이, 8시 50분이 된 듯 하다.


“하이~! 뭐냐, 너희들? 내 욕하고 있었던 거냐? 해진이는 왜 이렇게 웃고 있어?”

“풉! 아, 오셨어요!? 팀장님?”

“허허,,, 욕이라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래? 뭔가 분위기가 수상한데?”


후후,,, 수상?

이제 수상한 건 팀장 당신뿐이라고!


“아하하하,,, 그냥 일반적인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요!?”

“일반적? 뭐, 아님 말고! 해진아, 계모의 스케줄은 좀 알아 봤어?”


해진이가 웃음을 멈추고는 다소 흥분한 듯한 어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게 말이에요! 제대로 확인 안하고 그냥 갔으면 큰일 날 뻔 했어요! 사건 이후에는 아침에 운동 나가는 걸 쉬고 있는 것 같아요.”

“아아,,, 하긴, 그런 사건이 있었는데 스포츠센터를 계속 나간다는 건 말이 안되지!”


계모는 나가고 싶겠지만, 주변을 의식하여 나가지 않고 있는 것 같군.


“아, 그리고 남편 분도 사고 후부터 지금까지 회사를 쉬고 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곧 회사에 다시 출근할 것 같아요!”

“음,,, 그렇다면 계모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계속 있는 건가? 점심시간 이후 스케줄은 해진이 너도 모르지?”

“응, 나는 주로 아침시간에만 가서 보고 있으니까. 방금 전에도 잠깐 들려보긴 했는데, 특별한 점은 없었어!”


아, 그래서 오늘 일찍 왔던 거구나?


“흐흐, 점심 시간대는 내가 다 손을 써 두었지! 꼬마탐정들에게 가면 이야기 해 줄 거다.”


꼬마탐정?

아, 어제 놀이터에 아이들이 안 보이던 게 놀러 갔던 게 아니라, 계모의 집으로 간 거였나?

아니, 근데 이 팀장이 제정신이신가!


“후,,, 팀장님? 아무래도 이번에는 팀장님이 실수 하신 것 같습니다?”

“응? 무슨 실수? 뭘 또 시비 걸려고 하는 거냐?”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죽인 계모와 그 사실을 모르고 함께 지내고 있는 아버지를 주변에서 계속 지켜봐야 하는 것인데,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어요?”

“오호, 강찬이가 그런 세세한 감정까지 다 생각할 줄은 몰랐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은 했는데, 아이와 그 친구들이 무슨 일이든지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하길래!”


아,,, 아이도, 아이의 친구들도 그 정도로 이 사건이 바로 잡히기를 바라고 있다는 뜻인가?


“음,,, 본인이 괜찮다고 했다면, 뭐!”

“흐흐,,, 그럼 당분간 이런 식으로 계모를 감시하면서 때를 기다리도록 하자고. 어차피 메모리카드 훔치는 일은 계모가 집을 비우기 전에는 진행이 안될 테니까!”


윽, 또 훔치는 일이라고 하시네!


“자, 그럼! 그렇게 정리하고, 오늘의 목적지로 출발해 볼까?”


이 말이 왜 안 나오나 했다!


“오늘은 어디로 가는 거죠?”

“오늘 목적지는 과천에 있는 놀이동산이야.”

“아,,, 설마 놀이동산에 있는 귀신의 집 안에 사람들을 놀래 키는 진짜 귀신이 있다, 뭐, 이런 건 아니겠죠?”

“아주 정확히 맞췄어! 이거, 강찬이의 촉이 점점 날카로워 지는 것 같은데?”


설마! 이런 패턴의 귀신이 정말로 있을 줄이야!


“와아! 드라마에서나 본적 있지, 폐장시간이 지나서 사람들이 없는 놀이동산을 가는 건 처음인데요?”


후후,,, 해진이도 드라마를 많이 보았나 보다.

폐장시간 후 놀이동산이라,,,

팀장만 없으면 딱 데이트 인 것인데!

아니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임무! 임무를 수행하자!


“아하하하,,, 정말이네! 그런데 드라마와는 달리 불도 다 꺼져 있겠지?”

“놀이동산에 간다니까 기분이 업 됐구나! 흐흐흐! 이런 걸 보면, 둘 다 어리긴 어려!”

“후후,,, 이건 어린 것과는 별개이지요. 아무래도 팀장님은 낭만이 부족해 보이시는데요!?”

“낭만은 무슨! 걸리적 거릴 사람들이 없으니 움직이기엔 좋겠군. 가자고!”



* * *



과천에 위치한 놀이동산.

나는 주차장에 도착한 뒤, 차 안에서 곧 바로 명상에 돌입했다.

물론, 창문을 반쯤 열어두고!


“아, 멀다! 멀어!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왜 이렇게 먼 거야!”


팀장과 알고 지낸 지도 이제 거의 한 달째.

해진이와 팀장의 연합으로 자주 공격 당해 왔지만, 나도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다.

많지 않은 대화 속에서 틈틈이 팀장의 성격이나 버릇을 살펴보았다.


오늘이 바로 내가 반격할 기회인 것 같군!


“후후, 팀장님 오늘 따라 감정을 많이 드러내시는군요. 놀이동산에서의 안 좋은 추억이라도 있으셨나 봐요? 바람을 맞아봤다, 라든지?”

“응? 전혀!”


전혀, 라고 대답을 하는 팀장의 표정은 구겨져 있었다.


“그 표정을 보아하니 무슨 일이 있긴 있으셨나 봐요? 아하하하!”


이걸로 한방 먹였구나!


“하,,, 자신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채 까불거리는 회원님이 여기 계시네? 뭐, 다음부터는 안 나올 생각인가?”


큭! 이제 이런 식으로 협박하는 거냐!


“허허, 까불다니요. 이게 다 추억 아니겠어요? 날이 풀려서 그런 건지, 따뜻하니 상쾌하고 좋네요!”

“아아~! 그래, 이제 봄이니 따뜻하겠구나! 포근하면 괜히 기분도 좋아지고 특히, 생각 없이 사는 애들은 날씨에 영향을 잘 받으니, 뭐 그럴 만하지! 내가 이해해주지!”


아오!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이라니!

그건 그렇고, 따뜻하겠구나, 는 뭐야?


“응? 근데 따뜻하면 따뜻한 거지 따뜻하겠구나는 뭐예요?”

“아, 영혼들은 따뜻함을 느끼지 못해. 춥다와 춥지 않다를 느낄 수 있을 뿐!”


아아,,, 고통과 차가움.

영혼은 이 둘 이 극대화 된다고 했던가?


“아하하하,,, 이거 두 분께 죄송하게 되었네요.”


잡담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매표소 앞까지 다달았다.

게시판에 크게 그려져 있는 놀이동산의 지도를 보고는 팀장이 입을 열었다.


“여기 물만 건너가면 바로 귀신의 집이네? 난 질러서 날아 갈랜다!”


팀장의 말에 해진이가 미소로 반응했다.


“그럼 저도 가로질러 갈게요!”


그럼 저도, 라,,,


뭐, 팀장은 그냥 가도 상관없다.

하지만, 혹시라도 나의 믿을 수 있는 동료인 해진이가 먼저 갔다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면 곤란하지!


“잠깐! 오늘의 수배자가 귀신의 집에서 자주 발견 되었다고는 해도 이미 폐장한 시간인 지금, 꼭 거기 있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혹시 모르니, 놀이동산을 훑어보면서 가는 게 어때요?”

“음,,,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 그럼 살펴보면서 와! 어차피 넌 물도 못 건너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겠지만!”


큭!


“네! 그럼 해진이랑 같이 걸어 갈게요!”


내 말에 해진이가 눈을 크게 뜨고는 내게 되물었다.


“응? 나는 왜!?”

“여기가 좀 많이 넓잖아? 혹시라도 놓쳐서 못 볼 수도 있으니까!”


후후,,, 이렇게 즉흥적으로 완벽한 핑계를 댈 수 있는 내가 정말 자랑스럽다.


“그게 아니고, 생각보다 너무 어두운 이 놀이동산을 혼자 걷기가 무서운 거겠지?”


큭! 이번엔 진짜 그 생각은 안 했는데!

팀장의 이 말은 왠지 억울하다.


“아하하하,,, 전혀 생각하지도 안 했던 일 인데요!?“

“그러시겠지! 그럼 해진아, 귀찮겠지만 강찬이 말대로 잘 살펴보면서 걸어 오도록 해.”

“흠,,, 할 수 없죠. 그렇게 할게요!”


할 수 없죠, 라니!

억지로 간다는 걸 너무 어필하는 거 아니냐!


“아하하하,,, 그럼 가자고!”


그렇게 우리는 놀이동산 안으로 들어섰다.


불 꺼진 놀이동산.

간간히 가로등에 불이 켜져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어두웠다.


역시 조명이 중요한 건가?


내가 생각했던 풍경과는 달리 스산한 분위기와 함께 공포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래도 해진이가 옆에 있으니, 무서움이 덜 하다.


응? 뭐지?

결국 팀장 말대로 무서워하고 있잖아?

뭐, 어쨌든!

이제 해진이는 믿기로 했으니, 더 이상 유도질문 같은 걸 생각하며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 평범히 이야기 해볼까?


"근데 해진이 넌 평소에 뭐해?"

"응? 평소에?”


고민에 빠진 듯한 해진이의 표정.

뭐지? 내 질문이 어려웠나?


음,,, 생각해보니 나에게 누군가가 평소에 뭘 하냐고 물어본다면, 어디서부터, 어느 선까지 말해야 될 것인지, 고민이 될 것 같긴 하다.


“평소라! 글쎄?"


미묘한 웃음을 짓는 해진이.

개인적인 일을 나에게 말하고 싶지 않다는 걸까?


"아하하하, 질문이 너무 포괄적이었나? 영혼들은 평소에 뭘 하며 지내는지 궁금했었거든!”

"아~! 알겠다! 찬이 너, 은정이가 평소에 뭘 하며 지내는지가 궁금해서 그런 거구나!"


음,,, 은정이가 해진이에게 우리의 사이(?)를 이야기 한 게 거의 확실하다.

그런데 해진이의 이 말투와 표정, 나쁘지 않다.


설마 해진이가 정말로 질투하고 있는 건가!?


"아하하하, 딱히 그런 건 아니고,,,"

"오호! 딱히 라는 말은 100% 부정한다는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음? 그렇게 들리나? 아하하하!”


대답을 하고는 어색함에 해진이의 눈을 피했다.

그렇게 돌린 내 시야에 놀이동산 안을 걷고 있는 커플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오, 해진이와 이야기를 하느라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커플들이 이 시간에 이렇게 걷고 있었구나!

저들이 봤을 때 해진이와 내가 커플로 보이려나?

아, 우리가 보일 리가 없지!


응!? 가만?

이거 뭐야?

커플들이 걷는다고?

놀이동산이 폐장한 이 시간에?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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