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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13,746
추천수 :
3,751
글자수 :
159,833

작성
24.05.20 12:00
조회
3,075
추천
106
글자
9쪽

사요蛇妖를 설득하다.

DUMMY

동굴입구에는 공손명이 미리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추영이 공손명에게 강인이 연정기에 오른 걸 알려주자 공손명 또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당장은 더 급한 일을 처리해야 해서 간단히 축하의 말만 건네고 바로 본론을 꺼내들었다.


“이건 자네가 요청한 보물이네. 이름은 혈기단, 축기기에서도 충분한 효능을 보는 영약이니 사요가 충분히 탐을 낼만한 물건일세. 다시 말하지만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이네. 그러니 반드시 성공해야 하네.”

“물론입니다. 저도 목숨을 건 일입니다.”


강인은 공손명이 준비한 열흘 치 식량인 벽곡단辟穀丹(송화가루와 과일 등을 건조해 꿀과 함께 둥글게 뭉친 식량, 보관도 용이하고 부피도 작아 일반적으로 수행 시 먹고 조리하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복용한다.)과 동굴에서 지낼 물품을 둘러매고 동굴 입구로 향했다.

강인을 위해 잠시 출입을 통제해서인지 다른 채집꾼들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자 햇빛이 미치지 않게 되었다. 대신 이끼들이 어둠속에 빛을 서서히 발하기 시작했다. 연정기에 올라서 그런지 이제는 옅은 빛에도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강인은 기억을 더듬어 점점 안쪽 깊숙이 걸어 들어갔다. 점차 모르는 길로 접어들자 돌아올 길을 벽을 긁거나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방식으로 표시하며 전진했다.

적막 속에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지 모르겠다. 강인은 벽곡단을 꺼내 네 번째 식사를 하고 나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그 때,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착각인가?’


하지만 이동하는 동안 몇 번이나 뒤통수가 근질거렸기에 강인은 잠시 고민하다가 두 손을 모아 허리를 숙이며 어둠을 향해 소리쳤다.


“동주洞主님, 갑작스럽게 찾아와 무례를 범했습니다.”


착각이었나?

강인은 그래도 몇 번이나 크게 소리쳤다. 그러자 마침내 응답이 왔다.


“왜? 다시 온 것이지?”


그 외침과 함께 동굴이 꺾이는 곳에서 거대한 뱀이 나타났다.

사요는 강인의 모습과 냄새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껄끄러운 녀석, 그리고 자신에게 모욕을 안겨준 녀석이다.

그녀가 꿈틀댈 때마다 비늘에 이끼가 뿜는 창백한 빛이 거대한 반사되었고 쉭쉭거리는 기묘한 숨소리가 강인을 위협했다.


“간덩이가 부은 녀석이군. 그때 운 좋게 살아났으면 그 목숨을 귀중히 여길 것이지!! 겨우 구한 그 목숨을 다시 나에게 바치러 들어온 것이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강인은 서둘러 혈기단이 들어있는 옥병을 꺼내 뚜껑을 열었다. 백 마디를 주고받는 것보다 직접 확인시키는 게 낫지 않겠는가?

병에서 흘러나온 기이한 향기가 순식간에 사방에 퍼져나갔다.

강인도 순식간에 그 향기에 취했다. 자기도 모르게 그대로 집어 삼킬 뻔했다. 하지만 겨우 정신을 다잡아 그 멍청한 짓을 막았다.

사요도 그 향기에 매혹되긴 마찬가지다. 갑자기 호기심이 동했다.


“그게 무엇이냐?”

“공손가에서 동주洞主님게 드리는 예물입니다.”

“공손가? 이 동굴을 드나드는 놈들을 말하는 것이구나.”

“그렇습니다. 바로 그들입니다.”

“그 놈들이 왜?”

“서로 화목하기 위해서입니다.”

“웃기는 소리!”

“정말입니다!”

“솔직하게 말해라 원하는 게 무엇이지?”

“동굴의 이끼입니다. 그리고······. 동주님의 비늘입니다.”

“내 비늘?”

“그렇습니다.”

“날 업신여기는 것이로군! 감히 내 비늘을 원한다고?”


사요가 짜증을 내며 꼬리를 내려치자 동굴이 우르르 울렸다. 몸을 수축하는 걸보니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았다.

강인이 급히 오른 손을 내밀었다. 사요의 예민한 감각이 그 손바닥에서 전 보다 더 위험한 느낌을 받았다.

사요는 살짝 거리를 벌이며 으름장을 놨다.


“비늘을 원하다가 나중에는 내 살코기를 나중에는 내 가죽을 원하겠지 감히 날 뭐로 보는 것이냐? 내가 인간들의 야비함과 간사함을 모를 줄 아느냐?”


강인이 급히 소리쳤다.


“진정하십시오. 공손가는 동주님과 화목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이 혈기단을 가져온 것이 아닙니까?”

“화목하길 원한다고? 좋다. 그건 받아주마. 당장, 그 옥병을 내려놓고 떠나라! 그럼 이번 무례를 용서해주마.”


옥병을 내려놓으라고?

욕심이 아예 없다면 저런 말을 할 리 없지······.

강인은 은근한 목소리로 사요를 설득했다.


“한쪽이 너무 일방적이면 서로가 어찌 화목해 질 수 있겠습니까? 서로 예물을 교환하고 시간을 들여 우의를 나누어야 서로가 서로를 믿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옥병 바닥을 보면 부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부문 아래쪽에 영기를 주입하고 시동어를 외치면 옥병이 터져버립니다. 이 안의 혈기단 또한 사라지는 거죠. 그럼 모든 것이 날아가는 것입니다.”

“발칙한 놈! 영약 따윈 필요 없다. 내가 비록 그 기이한 손에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에는 널 용납하지 않겠다. 넌 반드시 죽을 것이다.”


아! 뒤에 말은 괜히 붙였나?

협박처럼 들렸는지 자존심을 건들인 모양이다.


“잠시만, 잠시만! 제 말을 들어보십시오. 동주님을 모욕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비늘은 많이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한 두 개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비늘이야 가끔 저절로 떨어지는 것들 아닙니까? 잘 생각해보십시오. 동굴 아무데나 널린 이끼와 가끔 떨어지는 비늘 한두 개로 귀한 영약을 얻을 수 있습니다. 수행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


확실히 매혹적인 조건이라 사요는 조금 성질이 수그러졌다. 강인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한 번만이 아닙니다. 이번에 서로 우호를 다지면 앞으로 이런 영약을 꾸준히 구해 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또한 무척······.”

“수련에 도움이 되겠지!!”


강인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됐다!’


거의 다 넘어온 것처럼 보였다.

사실 사요는 강인의 제안을 거절하기에는 영약의 향기가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강인에게 말했다.


“따라와라”


강인은 급히 사요의 뒤를 따랐다. 그런데 바람처럼 달려가는 그녀의 뒤를 따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사요는 헉헉대는 강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잠시 후, 미로 같은 길을 지나 익숙한 지하 호수가 나타났다. 호수 한가운데는 여전히 밥그릇처럼 움푹 파인 조그만 바위섬이 있었다.

얼마 전, 강인이 잡혀왔던 곳이다.


“저 바위 위에 비늘들이 떨어져 있을 거다. 그리고 호수 언저리에 이끼들이 자라니 필요한 만큼 캐면 된다.”

“감사합니다.”


강인은 즉시 사요에게 옥병을 건넸다.

사요는 그 옥병을 그대로 삼켜 뱃속에 보관하더니 쌀쌀맞게 말했다.


“필요한 걸 다 챙기고 나면 여기 더 머물지 말고 떠나라!”


그녀는 그 말을 남기고 그대로 호수를 가로질러 모습을 감췄다. 아마 다른 은밀한 거처에서 영약을 복용하려는 것 같았다.

강인은 곧바로 호수 주변을 뒤져 이끼들을 찾아보았다. 흑태는 원래 희귀한데다 빛이 흐려 쉽게 발견하기 힘든 물건이다.

하지만 이곳은 청태보다 흑태가 더 많이 깔려있어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흑태를 들출 때마다 정말 희귀하다는 백태도 간간히 찾아낼 수 있었다. 강인은 흑태와 백태를 정신없이 보따리에 집어넣었다.

보따리가 가득차자 호수에 뛰어들어 중앙의 바위섬을 향해 헤엄쳤다. 호수의 물이 시리도록 차갑다.

그래도 연정기에 오르게 되어 천지의 영기가 육체를 단련시켰기 때문인지 그럭저럭 버틸만했다. 여유가 있다 보니 예전에 못 보았던 작은 새우들과 손가락 크기의 투명한 물고기들도 눈에 띄었다.

맛있어 보여 잡으려고 했지만 재빨라 쉽지 않았다. 그래도 몇 마리 잡아 빈 물병에 집어넣었다. 그동안 텁텁한 벽곡단만 먹자니 물렸는데 나중에 이놈들을 넣어 같이 씹어 먹어볼 생각이다.

바위로 다가가니 사요가 잡아먹은 백골들이 쌓여있다. 발밑에 아드득거리는 소리가 꽤나 섬뜩하게 느껴진다.

강인은 바위에 올라 밥그릇처럼 움푹 파인 곳 주변에서 시작해 점차 안쪽까지 뒤졌다. 사요의 비늘은 각도에 따라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강인은 순식간에 10여개의 비늘을 주웠다.

대부분 부서지고 생채기가 난 것이지만 두 개 정도는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신나게 바닥을 훑고 있던 강인은 갑자기 아차하며 자신의 이마를 두드렸다.


“멍청하긴!”


뭐 좋다고 신나게 줍는 건가?

많이 가져가봤자 내 것도 아니다. 한 움큼만 줘도 감지덕지할 걸 한 보따리나 가져다주면 다음에는 왜 두 보따리가 아니냐며 더 내놓으라고 하지 않겠는가?


“밀고 당기는 게 중요하지”


강인은 급히 보따리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정리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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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조화구중로造化九重爐!! +6 24.05.22 3,082 107 9쪽
12 기이한 단로丹爐 +6 24.05.21 3,061 110 10쪽
» 사요蛇妖를 설득하다. +7 24.05.20 3,076 10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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