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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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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597
추천수 :
3,749
글자수 :
159,833

작성
24.06.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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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글자
9쪽

오각吳角과 오질吳疾(1)

DUMMY

오각吳角과 오질吳疾 두 형제는 함께 아침부터 외진 길가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적막하던 길가에 따각거리는 말발굽소리가 들렸다.

반나절 만에 상행이 지나가는 소리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기다리던 자들이 아니었다.

오질은 무료한 눈길로 눈앞으로 지나가는 상행을 바라보았다. 보따리를 맨 일꾼들과 잘 닦인 길을 지나가는 마차들이 그들의 앞을 태연하게 지나갔다.

오질은 신기했다. 자신들 같이 험한 얼굴을 가진 자가 길가에 앉아 있는 데도 그들은 크게 주의하지 않았다. 아니 호위무사들은 경계는 하는 것 같은 데 그게 다였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자 가볍게 고개를 숙여 눈인사까지 나눴다.

그들이 완전히 사라지자 오질은 형인 오각을 보며 말했다.


“정말 평화로운 곳이지 않아? 우리들이 사는 곳과 달리 너무 무방비로 돌아다니는군. 여기에 산채山寨를 열면 떼돈을 벌 것 같은데?”

“엉뚱한 생각하지 마라. 원강성은 자신의 세력권 안에서 발생하는 도둑질과 강도질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심지어 탐색 법보까지 동원해서 뿌리까지 소탕한다고 하지 않느냐?”


오각의 대답에 오질이 아쉬워했다.


“빠르게 치고 빠지면 괜찮지 않을까? 몇 번 정도야 누가 알겠어?”

“지금 우리는 남의 시선을 끌 처지가 아니다. 그런 짓을 하다가 일이 잘못되면 큰 형님은 물론, 어르신께서도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감당할 수 있겠냐?”


경고를 받고나서야 오질이 미련을 버렸다.


“하하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이야. 그런데 원강성이 이곳에 벌어진 일을 알고 우리를 쫒으면 어떻게 하지?”

“그럴 리 없다.”

“왜?”

“원강성은 도둑과 강도만 잡을 뿐, 집안 내부의 다툼에는 끼어들지 않으니까.”

“하긴 따지고 보면 우리가 하려는 일이 집안 다툼이긴 하지. 그나저나 그 놈들은 언제 오는 거야? 너무 지루한데.”

“오늘 중으로 지날 거라 했으니 좀 더 기다려봐.”


그리고 다시 반나절이 지났다.

해가 한참 떠올라 날이 무더운 시점이다. 그때, 오각이 오질을 툭툭 치며 언덕 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공손가의 깃발을 단 마차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양평현으로 돌아가는 길은 오던 때와 마찬가지로 순조로웠다. 너무나 익숙한 길이라 다들 마음이 풀어져 있었다. 그래서 추영은 뒤늦게야 길을 가로막고 움직이지 않는 자들을 발견했다.


‘너무 태만했구나!’


추영은 속으로 자책했다. 그리고 재빨리 상대를 살펴보았다.

그들은 몹시 특이한 용모였다.

눈에 갈색 눈동자가 가득이라 흰자가 거의 없고 이마에 오톨도톨한 작은 작은 각질들이 돋아 있다.

둘 다 요괴수선자였다. 하지만 본체가 무엇인지는 짐작하기 힘들었다.

하나는 덩치가 크고 창을 들었다. 하나는 왜소하고 두 자루의 단검을 차고 있다. 그런 차이 외에는 모두 찍어낸 듯 비슷한 용모였다.

마차가 다가가는데도 그들은 옆으로 비켜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누가 봐도 상대는 좋은 의도로 나타난 게 아니었다.

결국 추영은 손을 들어 상행을 멈췄다. 그리고 급히 뒤로 손짓했다. 조심하라는 신호였다.

추영이 공손히 물었다.


“우리에게 볼 일이 있습니까?”

“물론이지! 우리가 왜 여기 서있겠나?”


다짜고짜 반말은 둘째 치고 비릿하게 웃으며 말하는 태도가 무척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추영은 험악하게 생긴 모습과 달리 온순한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볼 일이십니까?”

“자네가 추영이고 뒤에 있는 친구가 공손명이겠군.”


오질은 귀찮게 말을 나눌 필요가 있냐며 뒤에서 투덜거렸지만 오각은 상대를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었다.


‘이름까지 안다고?’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추영은 슬그머니 칼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너희들은 누구지?”

“반응을 보니 맞나보군!”

“강도들인가? 원강성이 두렵지 않은가? 우릴 공격한다면 성에서 끝까지 너희들을 쫓을 것이다!”

“하하. 괜한 걱정이다. 공손가문에서 문제없다고 할 건데 원강성이 뭐 하러 쓸데없이 신경을 쓰겠는가?”

“뭐라고?”


추영이 혼란스러워하자 오각과 오질은 더 이상 상대를 안 하고 그대로 땅을 박차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상대가 너무 대담하게 접근했다. 그만큼 실력에 자신이 있는 건가?

챙!

추영은 지체 없이 칼을 뽑았다.

오각은 통통한 몸집과 달리 몹시 민첩했다. 단 한 호흡 만에 추영의 곁에 나타났다. 그의 몸은 어느새 딱딱한 갈색 각질로 덮여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온 몸을 던졌다.

추영은 감히 그 기세를 막을 수가 없었다.

쾅!

마치 포탄이 떨어진 것처럼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마차가 산산이 부서졌고 말은 놀라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앞에서 벌어지던 수작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공손명은 오각과 오질의 갑작스런 공격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이게 무슨······.”


하지만 끝까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옆에 있던 강인이 그를 걷어찼기 때문이다.

공손명이 마차 밖으로 굴러 떨어지는 순간, 동생 오질이 이쪽을 향해 뛰어오르며 퉤하고 뱉은 검은 침 덩어리가 순식간에 그가 있던 자리에 떨어졌다.

푸앗!

폭발하듯 매캐한 연기가 뭉클거리며 솟구쳤다.

평범한 침이 아니었다. 맹독이었다.

강인은 즉시 몰려오는 연기를 피해 마부를 낚아채고 뛰어내렸다.

연기가 순식간에 퍼져나가 마차를 끌던 말들을 집어삼키자 말들은 울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풀썩 쓰러졌다.


“어? 어······.”


마부는 너무 놀라 얼이 빠진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강인은 그런 마부의 어깨를 치며 툭 밀었다.


“숲 안쪽에 숨어있으시오.”


화들짝 놀란 마부가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곧장 숲으로 줄행랑을 쳤다.

오질은 마부를 막을 생각이 없었다. 목표인 공손명만 처리하면 되기 때문이다. 볼썽 사납게 나뒹굴 던 공손명이 벌떡 일어나 검을 빼들고 강인의 옆에 섰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강소협이 아니었다면 큰 일 날 뻔했습니다.”

“괜찮으십니까?”

“이상 없습니다.”


강인은 주변을 살폈다.

앞 마차에 탄 일꾼들이 여기저기 쓰러져있다. 첫 일격에 목숨을 잃은 자도 있고 아직 죽지 않고 꿈틀거리고 있는 자도 있었다.

하지만 살아남기 힘들어 보였다.

오직 추영만이 칼을 빼들고 적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 그가 버티고 있지만 딱 봐도 경지와 실력 모두 적보다 떨어졌다.

강인은 긴장하고 있는 공손명을 곁눈질했다.

연정기의 수선자라고 해도 가문에서 내려준 영약을 통해 경지를 올렸다. 그러니 그의 실력이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추영을 도와준다면 적을 상대로 조금은 더 버틸 수는 있을 거다.


“추대협을 도와주십시오.”


공손명은 강인의 말에 잠시 움찔하더니 재빨리 상황파악을 하고 추영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오질이 공손명을 막을까 했지만 결국은 움직이지 않았다. 형이라면 저 둘이라도 상대하기 어렵지 않아 보였다.

무엇보다 공손명을 발로 차 자신의 일격을 피하게 만들고 그 짧은 시간에 마부까지 구한 저 녀석의 솜씨가 만만치 않아 보였기 때문에 쉽게 시선을 돌릴 수 없었다.

오질은 강인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넌 누구냐? 듣지 못한 녀석인데?”

“못 들어본 녀석이라? 누구한테 뭘 들었는데?”


강인의 반문에 오질이 씩 웃었다.


“넌 알 것 없다.”

“그래? 대답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이들은 돌아가는 길목에서 기다렸고 추영과 공손명의 이름을 콕 집었다. 그리고 이번 일에 대해 공손가에서 신경 쓰지 않을 거라는 말까지 했다.

그럼 이 일을 사주한 자는 뻔하지 않는가?

최근 공손명이 잘나가니 이를 눈에 가시처럼 여긴 공손가의 누군가겠지!

강인의 머릿속에는 몇 개월 전 천희루 앞에서 벌어진 흑웅의 기습도 이 일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이런저런 상황들을 더하니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결국 후계자 다툼인가?”


강인이 중얼거리자 오질이 혀를 찼다.


“쯧, 쓸데없이 똑똑하군.”


오질이 성큼 걸음을 옮기며 거리를 좁혔다.

강인은 수납환에서 조양검을 꺼냈다. 두 자루 단도를 휘두르며 다가오던 오질이 흠칫하더니 이내 낄낄거리며 웃었다.


“상당히 좋은 검이군. 내가 잘 쓰도록 하지”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던가!”


강인은 가볍게 대꾸하며 호흡을 골랐다.

이번이 두 번째 생사결이다.

아니 첫 번째 생사결인 흑웅과의 싸움은 얼떨결에 벌어진 승부인데다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거라서 제대로 된 생사결이라고 볼 수 없었다.

그러니 이번이 제대로 된 첫 번째 생사결인 셈이다.

그런데 그다지 떨리지 않았다. 머릿속은 냉정했고 손아귀엔 힘이 가득했다. 싸움질에 타고난 건지도 모르겠다.

좁혀지는 거리만큼 각자의 신식과 살기가 서로를 밀어내어 상대의 빈틈을 찾았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막강한 공력이 담긴 병기들이 뒤따르며 맹렬하게 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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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조화검造化劍 +13 24.06.07 3,136 1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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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조화구중로造化九重爐!! +6 24.05.22 3,079 107 9쪽
12 기이한 단로丹爐 +6 24.05.21 3,056 110 10쪽
11 사요蛇妖를 설득하다. +7 24.05.20 3,071 10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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