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3Q 님의 서재입니다.

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13,765
추천수 :
3,752
글자수 :
159,833

작성
24.05.22 12:00
조회
3,083
추천
107
글자
9쪽

조화구중로造化九重爐!!

DUMMY

강인의 손아귀에 있던 한 무더기의 이끼와 사요의 비늘은 영기를 빼앗겨 점차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유입되는 영기가 줄어들자 강인은 황홀경에서 조금씩 벗어났고 동시에 심상세계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 단로의 모습도 사라져 버렸다.

물론 강인은 단로는 자신의 심상세계에서만 나타난 거라 생각했다. 설마 움푹 팬 바위 안에 가득 찬 영기가 자신의 신식과 반응해 외부에서도 단로의 허상을 만들어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강인은 눈을 떴다.

몸을 일으키다 이상함을 느꼈다. 서있는 높이가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키가 갑자기 한 뼘 가량 더 커졌다.

옷도 작아져 몸에 꽉 끼어 불편했다.

강인은 변화한 몸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수행을 하긴 했지만 배운 게 없다보니 주먹구구식으로 얻은 단편적인 지식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짐작하기 힘들었다.

단지 영기의 흐름을 볼 때, 힘줄과 살에 담긴 영기가 차고 넘쳐서 피부와 뼈에도 스며든 것으로 보였다. 연정기 초기 역근경易筋境은 근육에 영기를 담는다. 그 다음 단계인 중기 동피철골경銅皮鐵骨境은 피부와 뼈대에 영기를 담는다.

키가 커진 게 그 때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인은 피식 웃었다.


“설마?”


연정기에 돌입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동피철골경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단지 수행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

강인은 생각을 정리하고 바위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주위에 하얗고 나풀거리는 것들이 둘러싸고 있다. 슬쩍 만져보니 비단처럼 매끈거렸고 뱀 비늘과 같은 무늬가 박혀있다.


‘설마 사요의 껍질인가?’

‘이게 왜 여기에?’


그때, 허물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화들짝 놀란 강인이 후다닥 물러났다. 잠시 후, 꿈틀 거리는 무언가가 껍질을 들추고 모습을 드러냈다.

은발의 새하얀 피부, 그리고 황금색 눈동자의 아름다운 젊은 여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여인은 벌떡 일어나더니 자신의 몸을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다리와 엉덩이, 가슴 그리고 손가락과 얼굴을 더듬었다.

민망한 광경이지만 강인은 눈을 때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기쁘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드디어 인간의 몸을 이루었구나!!”


탈태환골脫胎換骨을 거쳐 드디어 축기기에 올랐다.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인가?

인간의 수행은 지난하다. 하지만 요괴와 정령의 수행은 더욱 지난하고 어렵다. 그래서 수행을 진일보하고 싶은 바람이 있는 요괴와 정령은 대부분 인간으로 변화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모든 만물은 음양과 오행, 천지의 상象을 본떠 탄생된다.

요괴는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기에 태생이 강력해 처음에는 경지의 상승이 가파르나 뒤로 갈수록 정체된다.

하지만 인간은 음양과 오행의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한마디로 조화롭다. 이는 더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의미였다.

물론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 요괴들도 있다. 굳이 인간의 몸으로 수행을 하지 않더라도 세상에 날 때부터 충분히 높은 경지에 이른 이들일 경우에 그렇다.

이들은 대부분 한 지역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그렇지 않은 많은 요괴들은 수행의 경지를 높이기 위해 인화(人化)의 과정을 거친다.

무리를 이루는 요괴들의 경우, 수행을 위해 인화를 이루는 나름의 술법을 전승한다.

그런 이들은 연정기에 불과한 경지에서도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요는 홀로 영성을 깨치고 수련을 한 산선散仙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아지랑이처럼 떠오른 고대 신마의 법보를 보면서 기연을 얻었고 그 기세를 몰아 축기기 관문을 돌파해 인간의 몸을 얻은 것이다.

사요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더욱 원활해진 영기의 흐름을 만끽했다.


“훌륭하군.”


몸은 아름다우나 완전히 인화人化된 건 아닌지 은발의 머리와 눈썹, 황금빛 길쭉한 동공을 지닌 눈이 너무 이질적이다. 등과 허리에도 비늘이 조금 남았다. 하지만 그것도 그 나름의 매력으로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사요는 경계하고 있는 강인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가슴이 흔들렸다. 동시에 강인의 경계심도 흔들렸다.


“이리와라. 물어볼 게 있다.”

“혹시, 형태동주螢苔洞主십니까?”

“그렇다.”

“도대체 여기서 뭘 한 것이냐? 어떻게 이곳에서 단로의 허상을 띄울 수 있었지? 다시 단로를 띄울 수는 있느냐?”


강인은 사요의 말을 듣고 단로가 자신의 심상세계 속에서만 펼쳐진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 사요가 직접 단로를 봤다 하니 모르겠다고 잡아 때는 건 불가능했다.

강인은 자신의 오른 손을 통해 단전에 안착한 보물, 추정하기로 고대 신마의 법보에 관한 이야기만 빼놓고 사요에게 모든 걸 상세히 털어놨다.

이야기를 다 들은 사요는 움푹 파인 바위 속으로 풀쩍 들어갔다. 그리고 꼼꼼히 표면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었다.

사요가 영기를 뿜었다.

순식간에 사요에게 뿜어져 나온 싸늘한 한음지기寒陰之氣가 움푹 파인 바위 안에 가득 찼다. 서리를 피고 바위와 인접한 호수 표면에도 살얼음이 끼었다.

강인은 밀려오는 오싹함에 주춤 뒤로 물러났다.

사요의 영기가 바위 표면에 스며들었다. 한참을 지나도 사요의 신식에는 아무것도 포착되지 않았다.

그만 둘까 생각하던 그 순간 무언가가 느껴졌다. 신식을 집중하자 흐릿하고 무언지 알 수 없는 형상이 머릿속에 보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밖에서 영기가 허공에 아지랑이처럼 뭉치더니 단로의 허상이 뭉쳤다.

내부로 침잠한 사요는 흐릿한 형상을 더 깊이 들여다보았다. 그 순간 사요는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쾅!


“크앗!”


머릿속에 엄청난 통증이 밀려왔다.

사요는 입과 코로 피를 토했고 두 눈에도 피가 흘렀다. 인간의 몸도 풀리며 하얀 비늘이 돋아나 본체로 바뀌었다.

경련하는 거대한 꼬리가 호수의 표면을 때리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강인이 납작 엎드리자 그 순간 거대한 꼬리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풍덩!


사요가 호수에 빠졌다. 강인은 폭풍처럼 휘몰아친 상황에 쉽게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잠시 후, 호수에서 다시 사람의 몸으로 돌아온 사요가 걸어 나와 바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젠장! 끔찍하게 아프군.”


머리가 쪼개질 것 같고 눈과 코도 쓰리고 아프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조금 견딜 만해 졌다. 어렵사리 도달한 축기기가 그대로 허물어질 뻔했다.

그나마 그녀가 단로의 영향을 받아 영지를 깨치고 수선의 길로 나아간 덕분에 이정도로 끝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다른 수선자였다면 단로를 감지한 즉시 엄청난 반발로 인해 머릿속은 그대로 곤죽이 되어 혼백이 산산이 흩어졌을 것이다.

사요가 세로로 길쭉한 황금빛 동공을 빛내며 강인에게 다가갔다.


“넌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특이체질이 아닐까요?”


자신이 멀쩡한 건 아마도 손바닥으로 단로가 들어와 단전에 자리 잡아서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그 걸 말할 순 없다.

그 힘을 뺏겠다고 자신을 통째로 삼킬지도 모르니까.

사요는 강인의 답변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굳이 따지지 않았다.


“이번엔 네가 들어가서 해봐라”


사요의 손짓에 강인은 조심스럽게 파인 바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보따리에 남은 이끼와 비늘을 꺼내 손바닥에 올렸다.


“그건 뭐냐”

“제가 익힌 공법은 영기를 담은 물건을 손에 쥐고 하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강인이 적당히 둘러대자 사요는 더 묻지 않고 시작하라고 손짓했다.

강인이 명륜공을 운기 했다.

시간이 지나자 영기가 가득 찼다. 그리고 사요의 눈앞에 아지랑이처럼 다시 신비한 단로가 떠올랐다.

강인도 심상세계에 신비로운 단로가 다시 그려졌다.

세 번째다 보니 더욱 익숙하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온 것처럼 불연 듯 깨달았다.

조화구중로造化九重爐!!

예기치 못한 속삭임이다. 강인은 자연스레 되뇌었다.


‘조화구중로造化九重爐?!’


바로 자신에게 다가온 기연의 이름이었다. 그 이름을 되뇐 순간 조화구중로의 표면에 담겨진 기이한 색색의 도형과 선이 얽혀들며 하나의 형태를 그렸다.

강인은 조화구중로의 이름을 불연 듯 인지 한 것처럼 본능적으로 이 도형과 선의 가진 의미를 깨달았다. 그리고 이를 뭐라 칭해야 할지도······.


일월전륜日月轉輪 해와 달이 돌고

성진조광星辰照光 별빛이 비춰

묘화개천妙華蓋天 신비로움이 하늘을 덮으니

조화신공造化神功 바로 조화신공이다!


자신이 익힌 명륜공이 바로 이 공법, 조화신공에서 파생되었다. 단지 명륜공은 조화신공이 남긴 티끌만한 파편을 모으고 추정해 만들어진 거라 당연히 그 폭과 깊이는 조화신공이랑 비교를 불허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06.20 업데이트) 24.06.17 129 0 -
공지 수련 경지 정리 +2 24.05.24 839 0 -
공지 연재 주기를 말씀드립니다. +6 24.05.08 3,469 0 -
37 오독맹五毒盟의 추적자(3) NEW +6 20시간 전 1,410 77 11쪽
36 오독맹五毒盟의 추적자(2) +17 24.06.28 2,211 93 12쪽
35 오독맹五毒盟의 추적자(1) +16 24.06.26 2,394 95 11쪽
34 귀찮은 일들을 떠넘기다. +11 24.06.24 2,562 109 12쪽
33 조화구중로의 신통神通 +10 24.06.21 2,784 118 12쪽
32 축기기蓄氣期에 오르다. +8 24.06.19 2,772 110 11쪽
31 공손가의 풍운(3) +32 24.06.17 2,872 125 12쪽
30 공손가의 풍운(2) +11 24.06.14 2,873 99 9쪽
29 공손가의 풍운(1) +11 24.06.13 2,861 105 9쪽
28 오경吳慶과 오륭吳隆 +6 24.06.12 2,840 103 9쪽
27 오각吳角과 오질吳疾(2) +9 24.06.11 2,840 99 9쪽
26 오각吳角과 오질吳疾(1) +11 24.06.10 2,954 101 9쪽
25 조화검造化劍 +13 24.06.07 3,142 112 9쪽
24 벌모세수伐毛洗髓 +10 24.06.06 3,022 108 9쪽
23 혼독魂毒 +10 24.06.05 2,900 105 9쪽
22 만물만화점萬物萬貨店!(3) +7 24.06.04 2,934 98 9쪽
21 만물만화점萬物萬貨店!(2) +6 24.06.03 2,919 96 9쪽
20 만물만화점萬物萬貨店!(1) +6 24.05.31 3,051 98 9쪽
19 원강성元康城 +8 24.05.30 3,070 101 9쪽
18 뇌정식雷霆式 +10 24.05.29 3,053 107 9쪽
17 동굴에서 수행 +4 24.05.28 3,037 97 9쪽
16 습격! +10 24.05.27 3,021 103 10쪽
15 경지의 분류 +6 24.05.24 3,112 102 9쪽
14 형태동주의 사제가 되다. +7 24.05.23 3,066 114 9쪽
» 조화구중로造化九重爐!! +6 24.05.22 3,084 107 9쪽
12 기이한 단로丹爐 +6 24.05.21 3,062 110 10쪽
11 사요蛇妖를 설득하다. +7 24.05.20 3,076 106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