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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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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9,833

작성
24.06.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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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글자
12쪽

오독맹五毒盟의 추적자(2)

DUMMY

타영이 점장을 보며 물었다.


“이건 어떻게 얻은 것이오?”

“얼마 전, 경매로 나왔습니다. 천하상단에서 오독맹이 배신자를 찾는다는 공문이 내려와 기억하고 있었는데 경매로 나온 물건이 아무래도 이게 그 배신자의 신체 일부 인 것 같아서 먼저 낙찰을 받은 후, 급히 연락을 드린 것입니다.”

“잘했소. 따로 이에 대한 보상을 하겠소.”

“감사합니다.”

“그런데 누가 경매장에 이 물건을 넘긴 것이오?”

“공손세가란 곳입니다. 요괴수선자가 자신들의 상행을 공격했는데 가까스로 해치운 다음 남은 신체를 거둬 경매장에 팔았습니다.”

“공손세가라······.”


인간도 그렇지만 특히 요괴수선자의 신체와 정혈은 법기나 영단의 재료로 몹시 유용하다. 하지만 대연국에서는 도적이나 죄인일 경우에만 합법적으로 이를 채취하고 판매할 수 있다.

만약 법으로서 이를 제어하지 않는다면 사방에서 사람이 요괴를 요괴가 사람을 사냥할 것이고 그로 인해 혼란스러워지지 않겠는가?

이런 재료는 몹시 엄격하게 거래되고 따라서 이런 식으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나온 상품은 매우 드물어 무척 비싸게 팔린다.

물론 비합법적인 절차도 있다. 훨씬 많은 상품들이 암시장을 통해 유통된다. 하지만 잘못 샀다가는 피해자 일족의 보복이나 대연국 황실과 칠대수선종문의 추궁을 받을 수 있기에 천하상단은 암시장에서 구입하는 걸 선호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만약 이 물건이 암시장에 풀렸다면 아무리 오독맹과 관련된 일이라고 해도 천하상단은 무시했을 것이다.

타영은 빙긋 웃었다.


“좋군요. 그 공손세가는 어디 있습니까?”


점장은 잠시 목이 탔다. 타영의 반짝거리는 눈빛을 보니 알려주면 피바람이 일어날 것 같았다. 하지만 어차피 남의 일, 그는 밀려오는 약간의 죄책감을 버리고 공손세가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자신은 이제 모르는 일이다. 더 이상 여기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타영 일행은 곧장 원강성을 떠나 천하상점의 점주가 알려준 길을 따라 이동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양평현에 도착했다.

공손세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객잔에 들렸다. 다행히 따로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인지 식당의 점원들에게 동전 몇 개만 던져줘도 그날 공손세가에서 벌어진 참극과 형태동주의 활약, 공손가가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저택을 지어준 것까지 줄줄이 전해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점원을 보내고 타영과 오동, 주오는 머리를 맞댔다.


“형태동주란 자에게 오경이 죽은 게 분명해 보인다.”


주오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타영에게 물었다.


“오경이 훔쳐간 보물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떻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그 걸 알만한 자가 있지 않느냐?”

“형태동주 말입니까?”

“그래, 일단 형태동주와 만나 알아보겠다. 보물은 상자에 단단히 봉인되어 있으니 열 수도 없고 그게 뭔지도 모를 거다. 들고 있어봤자 쓸 데도 없으니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충분히 통할 여지가 있다.”


주오가 약간의 우려를 담아 말했다.


“오히려 거부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뭔지도 모르는 물건이 있다.

그런데 멀리에서 일부러 그 물건을 찾으러 온 자가 있다.

그것도 생각지도 못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그렇다면 이 뭔지도 모르는 물건이 귀중한 보물이라는 소리나 다름없지 않은가?


“협상이 먹히지 않으면 그 다음은 협박이라도 해야겠지”

“오경을 해치울 정도라면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자가 협박을 한다고 움츠리겠습니까?”


듣고 있던 오동이 투덜댔다.


“오경을 해치운 게 뭔 대수라고?”


오경은 청오부에서도 방계였고 여기 있는 셋은 모두 적사, 청오, 흑주 각 부의 진전을 이은 직계들이다. 셋 중 누구라도 오경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실력이 있었고 그렇기에 오동은 자신감을 보였다.

주오는 끼어 든 오동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충돌이 벌어지면 우리가 오독맹 출신이란 게 사방에 밝혀질 것이다. 그러면 대연국 칠대종문에서 무슨 일인지 눈여겨 볼 것이고 오독맹의 보물이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다는 걸 들킬 수 있다.”


주오가 이번에는 타영을 보며 말했다.


“차라리 돌아가서 위에 보고하는 건 어떻습니까?”

“말 몇 마디만 나누고 물러나면 우리의 무능을 알리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느냐? 나는 물론 오동과 주오 너희들은 앞으로 다들 각 부部의 중책을 맡을 재원들이다. 하지만 부에는 우리를 견제하는 수많은 경쟁자들이 있지! 따라서 나는 공을 세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

“물론 너의 우려를 모르지 않는다. 일단 최대한 충돌 없이 일을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하지만 일이 뜻한 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형태동주를 사로잡아 오독맹으로 끌고 가는 것도 주저하지 않겠다.”

“알겠습니다.”

“좋습니다.”


타영의 결정에 주오가 승복했고 오동도 고개를 끄덕였다.




공손가에서 형태동부를 위해 지어준 저택은 굉장히 넓었다. 소마와 고아들, 이끼를 채집하던 일꾼들 일부를 고용해 모두 스무 명 정도가 머물러도 충분히 공간이 남았다.

하지만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백린은 여전히 잠에 취해 나타나지 않았고 대신 강인이 길면 반년, 짧으면 한 달 정도 간격으로 내킬 때마다 저택을 방문해 필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금방 떠나길 반복했다.

소마의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저택관리는 밑에 작은 집사를 둬서 처리했고 직접 하는 일이라 봐야 강인과 공손명이 맡긴 물건을 서로에게 전해주고 한 달에 한두 번 동굴에 들어가 필요한 만큼만 이끼를 뜯어 공손명이 상행을 떠나기 전에 전달하면 됐으니까.

한마디로 빈둥빈둥 거려도 아무런 티가 나지 않았다. 지금도 소마는 저택 구석에 앉아 따뜻한 겨울 햇살을 즐겼다.

원래는 수행을 하고 있어야 했다.

강인의 도움으로 공손가의 청진단을 마음껏 복용할 수 있었고 또한 추영을 통해 공손가의 무사들이 익히는 공법도 배울 수 있었다.

비록 무사들이 익히는 공법은 공손가의 족인이 익히는 공법보다 급이 떨어지지만 강인이 길거리 서점에서 산 명륜공보다 훨씬 나은 공법이었다.

지원받은 단약도 충분하고 추영이 세세한 가르침을 주었지만 소마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질이 부족한 모양이다.

만약 소마가 강인의 친구가 아니었다면 그를 가르치는 추영이 화가 나서 머리통을 부셨을 것이다.

심지어 소마는 모든 게 풍족하니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이상한 맛의 단약을 먹는 건 어렵지 않지만 매일 고된 수행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소마는 오늘은 햇살이 따뜻해서 내일은 바람이 차서 그 다음 날은 비가 와서 또 다음 날은 배가 불러서 그렇게 각각의 이유로 수행을 다음으로 미뤘다.

강인에게 자신도 수선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건 까마득히 잊어버렸고 이제는 그런 귀찮은 걸 왜 하고 싶다고 했을까 후회하고 중이다.

그 때, 같은 고아출신인 구영이 마당을 쓸고 있었던지 빗자루를 들고 급하게 뛰어왔다.


“소마형, 손님이 왔어!”

“손님, 누구? 공손가주님이냐?”

“아니야. 누군지 나도 몰라. 형태동주님을 만나러 왔다고 하던데?”


소마는 허둥지둥 구영과 함께 급히 손님을 맞이하러 달려갔다. 총관이 된 후, 처음으로 공손가주 외에 다른 손님이 왔다. 손님맞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부터 밀려왔다.




타영은 오독문의 영단인 오행단五行丹을 예물로 준비하고 정중하게 형태동주의 저택을 방문했다.

오행단은 다섯 가지 독의 상생상극을 이용해 영기를 증폭시킨 영약으로 무려 4품에 해당된다. 영도종의 혈기단보다 한 품계 높은 등급이다.

더구나 독을 수련하는 수선자에겐 같은 등급의 영약보다 훨씬 더 귀한 평가를 받는 영단이었다.

오동은 오행단을 보며 말했다.


“너무 과한 선물 아닙니까?”

“일만 순조롭게 풀린다면 맹에서 우리에게 이보다 몇 배나 많은 보상을 해줄 것이다. 그러니 너무 아까워할 필요 없다.”


타영 일행이 대문을 두드리자 마당을 쓸고 있던 일꾼이 깜짝 놀라며 그들을 곧장 접객실로 안내했다. 차와 과자를 내오는데 손님을 맞이하고 대접하는 게 영 어설프다.

접객실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 기다리고 있자 형태동부의 총관이라며 누군가 허겁지겁 들어왔다. 나이도 어리고 외관도 볼품이 없다. 무엇보다 수선동부의 총관이라는 자가 연정기도 못 이룬 일개 범인凡人이라니······.

수선동부의 총관이라기엔 너무 보잘 것 없지 않은가?

소마가 더듬거리며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십시오. 전 이 저택의 총관인 소마라고 합니다. 여러분께선 어쩐 일로 이곳을 방문하셨습니까?”

“갑자기 방문해서 실례했소. 내 이름은 타영이고 이들은 오동과 주오라고 하오. 이곳을 지나다가 공손세가의 일을 듣고 그 일에 관해 동주님께 급하게 말씀드릴 게 있어 방문하게 되었소.”

“말씀드릴 거요?”

“그렇소. 몹시 중요한 일이오. 그러니 지금 동주님을 뵈었으면 하오.”

“이런, 동주님께서는 지금 폐관 중이라 만나실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전언이라도 넣을 수 있겠소?”

“그것도 어렵습니다.”

“그럼 언제쯤 뵐 수 있겠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끙끙거리며 대답하는 소마를 보며 타영은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 또한 의심도 들었다.

이거 일부러 피하는 건가?

타영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바뀌자 소마가 급히 해명을 했다.


“전 동굴 깊은 곳에는 함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입구 근처만 왔다 갔다 하는 걸 허락받았을 뿐이죠. 그리고 워낙 길이 복잡해 동주님께서 어디 계시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강인······. 아니, 형태동의 부동주님이라면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부동주님이라도 뵈었으면 하오.”

“그건······. 제가 입구근처만 왔다 갔다 하는 걸 허락받았기 때문에······.”

“전언이라도 넣을 수 있소?”

“그것도 힘듭니다.”

“그럼 언제 나오는지는?”

“글쎄요. 언제 나오는지 정확한 날짜를 알 수 없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나오기도 하고 반년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하아······.”


처음과 다를 게 없는 대답에 타영은 이번엔 짜증을 숨기지 않았다.


“최대한 좋게 처리하고 싶었는데 쉽지 않군.”


타영이 중얼거리자 오동이 불쑥 튀어나와 갑자기 탁자를 내리쳤다.

쾅!!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우리가 무리한 요청을 한 건가? 아니면 네가 우리를 놀리는 건가? 손님으로 왔기에 예의를 지키려고 했는데 도저히 참지 못하겠군!”


소마가 움찔하자 오동은 그를 향해 더욱 거세게 으르렁거렸다.


“해가 지기 전까지 부동주라도 불러와라 안 그러면 여길 다 태워버리고 사람들은 모두 잡아먹어 버리겠다.”


수선자가 내뿜는 흉흉한 기세를 평범한 소마가 감당하기에는 불가능했다. 심지어 오동의 얼굴이 점차 기괴하게 변하며 날카로운 이빨과 더듬이가 자라났다. 일부러 겁을 주기 위해서다.

결국 소마는 우당탕하며 주저앉았다.

오동이 호통 쳤다.


“당장 움직여!”


소마는 벌벌 떨면서 네 발로 급히 뛰쳐나갔다. 소마가 사라지자 주오가 혀를 찼다.


“너무 겁을 준 것 아니야?”

“대화가 안 통하잖아! 저 멍청한 녀석과 이야기해봤자 ‘모르겠습니다.’ ‘안됩니다.’ ‘글쎄요’만 주절거릴 게 뻔하다. 결국 대화는 키우는 개가 아니라 그 주인과 하는 것이다. 좋던 싫던 이렇게 해야 다음으로 나가지 않겠느냐?”


틀린 말은 아닌지라 주오는 어깨를 으쓱하며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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