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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13,633
추천수 :
3,750
글자수 :
159,833

작성
24.06.05 12:00
조회
2,897
추천
105
글자
9쪽

혼독魂毒

DUMMY

강인은 갑자기 궁금한 점이 생겼다.


“혹시 사람도 들어갈 수 있느냐?”

“살아있는 사람을 집어넣는 건 어렵습니다. 사람이란 의념이 있고 그러기에 다른 사람의 의념과 충돌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강력한 의념으로 상대의 의념을 지워버릴 정도라면 힘으로 우겨넣는 게 가능합니다. 단 경지의 차이가 엄청나야겠죠. 아니면 지극히 우호적이라 상대를 신뢰하는 경우에는 그만큼 의념의 충돌을 줄여 대상자가 공간법보에 들어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래? 어쨌든 들어갈 순 있나보군.”

“하지만 추천하지 않습니다.”

“왜?”

“공간법보 안은 폐쇄된 곳입니다. 공기도 빛도 아무 것도 없죠. 한 마디로 사람이 들어간다고 해도 얼마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사람을 힘들 게 집어넣어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건 그렇군.”

“물론 산해주山海珠나 동천주洞天珠같이 산과 강을 집어넣어 공기는 물론 물도 흐르게 할 수 있고 해와 달을 대신할 보물을 달아 밤낮을 만들어 수많은 사람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엄청난 공간법보도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대연국 황실이나 칠대수선종문같은 명문대파에서도 그런 건 가지고 있지 못할 겁니다. 그런 건 고대의 재난 이전, 전설 속에나 나오는 보물입니다. 만약 오늘날까지 있다고 해도 가격을 따지기도 힘든 무가지보고요.”

“그렇구나.”

“손님 궁금한 점은 모두 풀리셨습니까? 그럼 어찌하시겠습니까? 이 수납환도 같이 계산할까요?”

“좋다. 이것도 사겠다.”


강인의 호탕한 외침에 오늘 재신財神을 만난 소연은 넙죽 고개를 숙였다.


“역시 안목이 있으십니다.”


강인은 수납환에 가게에서 산 모든 책자들과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모두 집어넣었다. 한 가득한 짐이 작은 반지 안에 차곡차곡 쌓였다.

모두 집어넣었음에도 반지 안의 공간은 십분의 일도 차지 않았다.

강인은 혈기단 두 알을 건네주며 값을 치렀고 소연은 영석으로 거스름을 건넸다. 강인은 손에 들어온 반짝거리는 영석들을 이리저리 만져봤다.

모양도 색도 기운의 속성도 제각각이지만 담겨있는 기운의 양은 일정했다. 그러니 화폐로 통용되는 것이겠지······.

소연이 강인에게 물었다.


“더 필요하신 건 없습니까?”

“이제 충분하다. 고생했다.”

“손님, 만물만화점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오마”


모든 거래가 끝나자 노인이 솥 안을 휘졌던 국자를 멈추며 소연을 불렀다.


“끝났으면 이리와라 시간이 다 되었다. 곧 조가 늙은이가 올 테니 약을 먹을 준비를 하자”

“으윽”


소연이 인상을 찡그리며 돌아서자 강인이 불렀다.


“잠깐만 기다려라!”

“네? 무슨 시키실 일이라도?”


강인은 거스름으로 받은 영석 중에 7품 영석을 골라 소연에게 건네주었다.


“좋은 물건을 소개해줘서 주는 선물이다.”

“수수료로 받기에는 너무 많은데요. 수선계를 접한 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감이 잘 안 오시나본데 7품 영석을 금으로 환산하면 수백 근이 넘습니다. 범인이라면 이걸로 저택을 구입하고 수많은 하인들을 부리며 평생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물건입니다.”

“그러냐? 네 말대로 아직 감이 잘 안 오는군. 그러니 아직 감이 잘 안 올 때 받아두어라!”

“그럼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소연이 희희낙락하며 강인이 주는 영석을 받았다. 강인은 소연이 가기 전에 손으로 머리를 엉클이며 장난을 쳤다.

똑 부러지게 일 잘하는 것이 대견하기도 하고 이런 꼬마가 심한 지병을 앓고 있는 게 안돼 보이기도 해서 힘내라고 그런 것이다.


“아잇!”

“다음에 보자 하하”


소연이 투덜거렸고 강인은 웃었다.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소연의 이마에 뭉쳐있던 검고 탁한 기운이 둑이 터진 것처럼 강인의 손을 타고 갑자기 침범해 버린 것이다.

쿵!

강인은 갑자기 쓰러졌다.


‘젠장, 이건 또 뭐야?’


가슴을 꽉 조이는 답답함, 머리를 뒤흔드는 어지러움, 온 몸이 저려온다. 정신은 말짱하지만 손끝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강인이 쓰러지자 소연이 소리쳤다.


“할아버지!”


평상에 앉아 있던 노인도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을 순식간에 파악하고 손을 휘둘렀다. 노인의 손짓에 따라 쓰러진 강인이 떠올라 인형처럼 평상에 던져졌다.

노인이 강인을 살펴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시구문屍軀門의 혼독魂毒이다. 이 녀석의 신식을 잠식하고 있구나. 이대로라면 오래지 않아 이 녀석의 영혼이 흩어져 버릴 거다.”

“시구문의 혼독이요. 그게 왜 이 손님한테?”


노인은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급히 소연의 안색을 살폈다. 그리고 기쁜 기색으로 말했다.


“지금 네 몸이 어떠냐? 기력이 돌아오지 않았느냐?”


소연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정신이 없어 몰랐는데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몸의 변화가 느껴졌다.


“몸이 상당히 가뿐합니다.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도 없고 머리가 혼탁하지도 않습니다. 힘이 넘치고 갑자기 배도 고프네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네가 가진 독기가 모두 이 녀석에게 옮겨간 것 같다.”

“네?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거죠?”

“그건 나도 모르겠다.”

“그럼 이 사람은 어떻게 돼는 거죠?”

“음······.”

“저를 위해 준비한 약을 먹여보는 건 어떨까요?”


소연의 말에 노인은 솥과 손에 들고 있는 국자를 바라보며 한 숨을 쉬었다.


“네 몸이 혼독의 영향을 벗어난 지금 상태라면 이 약을 복용할 경우, 당장 연정기를 돌파해 수선자가 될 수 있다.”

“음······. 제가 이 약을 복용한다고 해도 10년의 시간을 요양해야 혼독의 영향을 완전히 떨쳐 버릴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하셨잖아요. 이 손님이 뭘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달라붙은 혼독을 모두 가져가 버렸고 전 한마디로 10년의 세월을 번 셈입니다. 말할 수 없이 큰 은혜를 입은 셈이죠. 그러니 이 약은 손님에게 드리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아깝구나. 약을 양보하는 걸 후회하지 않겠느냐?”

“은혜를 입었는데 부끄럽게 어찌 그런 걸 주저하겠습니까?”

“맞다. 네 말이 맞구나. 이 녀석을 외면한다면 그건 너무 염치없는 짓이다.”


노인은 기특하다는 듯 소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연이 노인을 재촉했다.


“빨리 약을 복용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기다려라. 약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신산자神算子 그 느림보가 가져오는 약재 하나를 더 집어넣어야 한다.”


쓰러진 강인은 아직 정신을 잃은 건 아니라 조손이 나누는 대화 또한 잘 듣고 있었다.

뭐라 말하려했지만 혀가 움직이지 않는다. 눈동자도 마찬가지다. 점차 강인은 초점을 잃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본 채 굳어졌다.

강인은 마침내 외부의 자극과 완전히 단절되었다.

대신 강인의 신식이 자신의 심상세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심상세계 한 가운데에는 웅장한 조화구중로가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구석 한편에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검은 기운이 살아있는 것처럼 급격히 세를 불리며 강인의 세계를 잠식해 나가고 있었다.


‘이게 저들이 말한 혼독이란 건가?’


검은 기운은 먹잇감을 발견한 듯 맹렬하게 조화구중로를 향해 뻗어나갔다. 조화구중로를 집어삼키겠다는 맹렬한 악의가 느껴졌다.


‘혼독이 조화구중로를 삼키려고 나에게 넘어온 건가?’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

소연의 몸은 허약하고 주변이 금제에 막혀 있었으니 혼독은 집어 삼킬 게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강인의 접촉으로 혼독은 새로운 먹이를 차지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 조화구중로의 표면에 그려진 기묘한 형태의 도형과 복작한 선들이 밝게 빛나며 선명해졌다. 그리고 마치 검은 기운이 가까이 다가오길 기다린 것처럼 기세등등하게 다가온 검고 탁한 기운을 오히려 탐욕스럽게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이런 것도 된다고?’


강인은 깜짝 놀랐다.

영단이나 영초에 담긴 영험한 영기뿐만이 아니라 조화구중로는 악의에 찬 안 좋은 기운까지도 모두 흡수해 소화하고 있다.

어쩌면 조화구중로가 혼독을 잡아먹기 위해서 길을 연 건지도 모르겠다.

소연이 그동안 다른 사람과 접촉이 없었을 리가 없는데 처음 보는 강인이 잠깐 머리를 헝클였다고 혼독이 훌러덩 넘어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는가?

혼독은 상대가 안 된다는 걸 뒤늦게 알아챘는지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정기의 수선자가 가진 심상세계가 커봤자 얼마나 크겠는가?

결국 조화구중로는 심상세계의 경계 끝까지 몰린 검고 탁한 기운을 탐욕스럽게 흡수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점점 힘이 강해지면서 단로의 표면을 가렸던 장막이 일부 흩어져 사라졌다.

그렇게 새로운 표면이 드러나면서 강인의 조화신공도 조금 더 성장해 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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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요蛇妖를 설득하다. +7 24.05.20 3,072 10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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