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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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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829
추천수 :
3,753
글자수 :
159,833

작성
24.06.04 12:00
조회
2,936
추천
98
글자
9쪽

만물만화점萬物萬貨店!(3)

DUMMY

그때, 소연이 노인에게 소리치며 구박했다.


“아니! 손님을 위협하면 어떻게 해요!”

“······.”


노인이 모르는 척, 아무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소연은 강인을 향해 빙긋 웃었다.


“손님 너무 괘념치마세요. 할아버지가 성미가 고약하답니다. 다치신 곳은 없는지요?”

“난 아무렇지도 않다.”

“그나저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옥책을 구입하실 건가요?”


강인은 잠깐 보여준 맛보기에 이미 홀라당 넘어가 버린 상태였다.


“당연히 사야지 가격은 어떻게 되지?”

“금은으로는 받지 않습니다. 육품 영석靈石 다섯 개를 받습니다. 또는 그 가치에 해당되는 영단, 약초, 부록을 내셔도 상관없습니다.”


영석은 음양 또는 오행의 기운을 담은 결정이다.

처음에는 그 안에 담긴 기운을 흡수해 수련하는 용도였지만 교환과 저장이 편리해 수선계에서는 점차 화폐로 사용하게 되었다.

영석은 최하품인 9품에서 최상품인 1품으로 분류되며 그리고 보통 한 품계는 스무 배의 차이가 난다. 즉, 9품 영석 20개를 가져다주면 팔품 영석 한 개를 교환할 수 있었다.

그만큼 높은 등급으로 올라갈수록 엄청난 가치를 지내게 된다. 더구나 고품 영석은 희귀하게 때문에 실제 교환비는 더 차이가 나기도 한다.

1품 이상의 가치를 지닌 영석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초품超品영석은 선정仙晶으로 불리는데 한 문파의 보물로 취급되며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하기에 웬만하면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 6품 영석이면 웬만한 규모의 종문이라도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소연은 궁금했다.

과연 이 손님이 감당할 수 있을까?

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대부분 산선은 가난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큰소리치다가 가격을 들으면 당황한다. 왜 이렇게 비싸냐며 성을 내거나? 가진 게 없어 부끄러워하며 물건을 내려놓는다.

그러면 소연은 손님의 주머니 사정을 보며 다시 적당한 상품을 추천해줬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상이 틀렸다.

강인이 품에서 혈기단 한 알을 꺼내 보여준 것이다. 소연은 화들짝 놀랐다.


“영도종의 혈기단?”

“이정도면 충분할까?”

“물론입니다. 차고 넘칩니다.”


강인은 소연의 대답에 빙긋 웃었다.

미리 공손명에게 영단의 가치를 확인해 둔 바로는 공손가의 청진단이 9품에 화용단은 8품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이다. 그리고 영도종의 혈기단은 5품이다. 6품 영석 20개에 해당되는 셈이다.

소연은 강인을 다르게 보았다. 보기보다 부자구나.


‘그렇다면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소연은 신이 나서 다양한 공법서를 꺼내와 강인에게 보여주었다.


“이것도 보십시오. 이건 태음지太陰指라고 불리는 공법인데 이 태음지는 특이하게 결인법結印法(수인법手印法이라고도 불림. 손가락으로 특정 모양을 만드는 방법-비슷한 종류의 공법을 통칭 인법印法이라고 한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무공입니다. 주로 수기水氣를 응축해 방출하거나 주변의 수기를 통제할 수 있는 수법입니다.”

“사겠다!”


강인이 거침없이 대답했고 소연은 신이 나서 다음 공법을 소개했다.


“이건 단명도斷命刀입니다. 삼십육로 흑풍세류검법이 섬세하고 부드럽게 변화를 추구하는 방향인 반면, 이 단명도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1초식으로 이루어진 패도적인 도법이죠. 음, 그런데 문제는 하나는 검이고 하나는 도군요. 더구나 두 무공의 성질이 하나는 유柔하고 하나는 강剛해서 서로 상충하니 안 어울리는군요.”

“상관없다. 사겠다!”


나에겐 다른 두 개의 공법을 합쳐 뇌정식을 만들어낸 조화구중로가 있다. 그러니 일단 사 놓는 거다.

소연이 방긋 웃었다.


“오! 호쾌하십니다. 그렇다면 이것도 보십시오. 화륜공火輪功입니다. 태음지가 음유陰柔한 성질이라 흑풍세류검법과 어울린다면 화륜공은 양강陽剛한 성질이라 단월도와 어울리죠. 이건 어떠십니까?”

“그것도 사겠다.”

“역시 훌륭하십니다.”


강인이 기세등등하게 외쳤다.


“다른 건 또 없어?”

“지금 보여드린 게 우리 가게에서 제일 괜찮은 물건들입니다. 몇몇 더 있긴 하지만 아까 보셨던 것들입니다. 그다지 눈에 안 차실 겁니다.”

“그런가?”


소연은 판매한 물품을 포장하기 위해 끙끙대며 옮기자 강인이 대신 들어주었다. 옥을 깎아 엮은 것이라 부피도 나가고 제법 무겁다.

강인은 공법서를 충분히 구입하고 나자 이번에는 한쪽에 쌓인 다양한 서책을 뒤적거렸다. 그다지 귀한 서책이 아닌지 옥간으로 새겨진 게 아니고 평범한 종이로 인쇄되어 묶여져있다.

강인의 눈에 가장 먼저 띈 건, 지리지다.

이름은 대연지리지, 대연국의 지도가 상세히 그려져 있고 각 지역을 7개 주州로 나누었다. 그리고 각 지역의 풍습과 특산물, 그리고 명문세가와 거대종문들 심지어 유명한 요괴와 숭배 받는 지역 신들까지 기록되어 있었다.

시간이 날 때, 소일거리삼아 읽어보기에 좋을 것 같다.

강인은 동연지리지 전질 14권을 챙기고 그다음으로 몇 가지 종류의 부적을 그리는 방법을 담은 서책도 골랐다.

그뿐 아니라 약초와 각종 약재에 대한 설명과 단약을 제조하는 방법이 적힌 책도 왕창 골랐다.

소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부적을 그리거나 단약도 제작하실 줄 아십니까?”

“아니다.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한 번 읽어볼 생각이다. 혹시나 내가 부적이나 단약 제조에 뛰어난 재능을 가졌을지도 모르지 않느냐?”


소연은 어처구니없이 강인을 바라봤다. 이게 무슨 자신감인가?


“하하 농담이다. 알아볼 게 있는데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고른 것이다.”


부적관련 책을 고른 건, 수많은 도형과 문양을 설명한 구절이 있어 혹시나 조화구중로 표면을 해석하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고 약초관련 책을 고른 건 동굴에 넘쳐나는 이끼를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해서다.


“아!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책들만 있어서는 안 되죠. 다른 것도 필요할 겁니다.”


소연은 가게 안을 뒤져 여러 물건들을 꺼내들었다.

부적을 그릴 때 쓸 붓과 괴황지槐黃紙, 경면주사鏡面朱砂 등을 챙겼다. 그리고 단약을 구울 단로와 불씨를 당길 화속성을 지닌 7품 영석도 골랐다.

연단법이 적힌 책도 가져가 뒤적거리더니 처음에 시험 삼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자잘한 약초들까지 확인해서 챙겨주었다.

소연이 조그만 몸으로 가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필요한 물품을 찾아내는 걸 보며 강인은 매우 감탄했다.


“정말 일처리하나는 똑 부러지게 잘하는구나.”

“별말씀을요. 익숙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공간법보는 가지고 계십니까?”

“공간법보?”

“역시!”

“뭐가 역시냐?”

“아닙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손이 많이 가는 손님이지만 그만큼 팔 것이 많아 좋았다.

소연은 한쪽에 꼼꼼히 포장된 작은 상자를 가져와 그 안에서 투박하게 만들어진 반지를 꺼내 강인에게 건네주었다.

구리로 만든 반지다. 위에는 쌀알보다 작은 남색 보석이 달려있었다.


“반지형태의 공간법보입니다. 보통 수납환收納環이라고 부르죠. 한 번 사용해 보세요.”


사용법은 간단했다. 신식을 이용해 반지에 달려있는 보석 내부를 투영하면 된다. 보석 안에는 사방 삼 장丈 정도의 공간이 감지되었다. 이후 물건을 인지하고 이쪽 공간으로 집어넣는다는 생각을 하면 된다.

꺼내는 것은 넣는 것의 반대로 한다.

한마디로 게임에서 인벤토리인 셈이다.


“와! 대단하구나.”

“수선계에서 살아가려면 공간법보야말로 필수적인 법보라고 할 수 있죠.”

“이건 얼마지?”

“조금 비쌉니다. 5품 영석 하나만 주시면 됩니다.”


혈기단 한 알의 가격이다.


“그래? 내가 잘 모르긴 하지만 이런 특이한 신통을 가진 물건이 5품이라니 생각보다 과한 것 같지 않구나.”

“중고인데다가 수납공간도 그다지 넓지 않으니까요. 5품 이상의 가격을 받기엔 민망하죠.”

“정직한 가게로군.”

“물론입니다. 저희 만물만화점은 정직과 신용으로 장사하죠. 그리고 딴 가게 가면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왜 하겠습니까?”

“이런 수준의 법기를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은가보지?”

“어느 정도 공간을 창조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이 반지에 달려있는 공간보석은 대륙 남쪽의 해안가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이 정도 크기는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드물 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5품으로 가격이 책정된 겁니다. 이 보다 작은 건 더 흔하죠. 좁쌀정도의 크기를 능숙한 연금술사練金術師가 가공을 하면 몇 촌寸에서 몇 자尺 정도의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그런 하품 공간법기는 9품이나 8품 영석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선자들이 작은 공간법보들이나마 소유할 수 있는 겁니다.”


소연은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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