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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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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786
추천수 :
3,753
글자수 :
159,833

작성
24.05.30 12:00
조회
3,070
추천
101
글자
9쪽

원강성元康城

DUMMY

홀로 고민한다고 답을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백린에게 조언을 구했다. 백린이 손윗사람인 티를 내며 거들먹거렸다.


“아무래도 연정기 마지막 단계를 이루는 과정을 시작한 것이로군.”

“연정기 마지막 단계요?”

“연정기 후기를 환체경換體境이라고 한다. 역근경과 동피철골경을 거쳐 도달하는 경지지. 근육과 피부, 뼈의 구조와 골격이 바뀌었으니 이제 오장육부를 비롯해 경락과 혈이 하나하나 천지의 영기에 씻겨나가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야 몸의 구조를 완전히 개변改變하게 되고 탈태환골에 이어 신로神爐를 빗어 축기기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럼 저는 이제 환체경으로 올라야 하겠군요. 그럼 어떻게 해야 올라갈 수 있습니까?”


백린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아니 무슨 맡겨놓은 것처럼 말하는가? 사제, 자넨 연정기에 오른 지 몇 개월도 되지 않았다. 연정기 초기 역근경을 넘어 벌써 중기 동피철골경에 이른 것만 해도 말이 안 되는 성장이다. 그런데 후기 환체경으로 오르지 못해 조급해한다는 것은 너무 과분한 욕심이 아닌가?”

“그렇습니까?”

“당연하지 나만해도 환체경 대원만의 단계에서 삼백년을 머물렀다.”

“삼백년이면 전 늙어 죽을 겁니다.”

“음······. 인간은 그럴 수도 있지. 어쨌든 나태함도 수행의 적이지만 조급함 또한 수행의 적이다. 그러니 평정심과 꾸준함을 수행의 벗으로 삼아야 한다. 환체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천지의 영기를 받아들여 몸을 바꾸는 이 단계는 개인의 인과와 자질에 따라 성취할 수 있는 과실이 천차만별이라 조급하게 굴면 천지의 영기가 부족해 신체를 불완전하게 빗게 된다. 불완전한 육체의 개변은 결국 신로神爐를 앉힐 기반이 흐트러진다는 걸 의미한다. 그럼 불꽃을 피워 올려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엉뚱한 곳에 피어오른 불꽃은 신로를 달구지 못하고 그 안에 천지의 영기를 쌓아봤자 단련하지 못해 금단金丹을 빚어내지 못한다. 그러니 방법은 하나다. 조급함을 버리고 꾸준히 수행하라! 그러면 어느 순간 육체에 영기가 가득 차 신로로 변화될 것이고 신로에 가득 찬 영기에 불꽃이 당겨지게 될 것이다.”

“그렇군요.”


그럴듯한 말을 던졌지만 뾰족한 해법은 없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요괴인 그녀가 할 수 있는 조언은 인간인 자신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았다.

백린도 이를 아는지 강인이 더 물어볼까 휴식을 핑계로 슬쩍 자리를 피했다.

그나마 백린의 조언 중에 맞는 말이 있다.

조급해 하지 마라!

사실 지금까지 올라온 것 자체가 너무 말이 안 되는 성장이다. 강인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일단 이번에 공손명이 가져오는 혈기단을 한 번 더 복용해 보고 차후에 수행의 방향을 조정해야 할 것 같다.




어느새 삼 개월이 지나 다시 공손명과 만나기로 한 날이 다가왔다.

강인이 동굴 밖으로 나가자 그곳에는 공손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영도종 원강성 지부에서 교환한 혈기단을 건네주었고 강인도 흑태와 백태, 백린의 비늘을 보자기에 싸서 건넸다.

공손명은 내용물을 확인한 후, 웃으며 말했다.


“물건의 품질이 좋아 영도종에서도 무척 만족해합니다.”

“잘됐군요.”

“특히 백태를 얻어 기뻐하더군요. 그래서 말인데 백태를 더 구할 수 있는지 물어보더군요.”


강인은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너무 흔하면 귀하지 않은 법이다.


“노력해 보겠지만 백태는 찾기 쉽지 않아 구하기가 힘듭니다.”

“그렇군요. 그냥 한 말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석 달 뒤에 뵙겠습니다.”


공손명과 헤어진 후, 곧장 동굴로 돌아온 강인은 백린에게 여섯 개의 혈기단을 건넸고 백린은 이전처럼 반을 나눠 세 개의 혈기단을 강인에게 돌려주었다.

강인은 지체 없이 혈기단 한 알을 복용한 후, 조화신공을 운용했다. 정체된 성장을 이 영단을 통해 돌파하기를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연속해서 세 개의 혈기단을 복용했음에도 성과는 예상보다 만족스럽지 않았다.

분명 효과가 있긴 하다. 문제는 처음보다 현격히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반복해서 같은 단약을 먹기에 내성이 생긴 것일 수도 있다. 그게 아니면 수행이 성장한 만큼 더 높은 단계의 영약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동일한 영약을 반복해서 복용할수록 효율이 떨어지는 건 확실하다. 조화구중로의 장막을 완전히 걷으려면 혈기단 수백 알이 필요할지 모른다.


‘어쩌면 더 필요할 수도 있고······.’


수십 년간 동굴에 처박혀 있을 생각은 없다. 강인은 고심했다. 아무래도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다시 석 달이 지났다. 강인은 동굴 밖에서 공손명과 만나 혈기단과 이끼를 교환했다. 강인은 거래를 마친 후, 그에게 물었다.


“원강성에는 언제 출발하십니까?”

“물건을 받았으니 지금 출발하려 합니다. 이미 산 아래 원강성으로 떠날 상행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십니까?”

“이번에 저도 그 상행에 동행하는 걸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강소협도 말입니까? 같이 가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만 무엇 때문에 그러십니까?”

“그곳에서 공법에 관한 서책이나 단약 같은 것들을 구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책과 단약, 정체된 수련의 돌파구를 위해 강인이 선택한 방법이었다. 일단 큰물에 가면 큰 고기가 잡히지 않겠는가?

공손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원강성은 큰 성시이니 수선물품과 수련자원을 파는 유명한 상점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경매도 벌어집니다. 경매장에 희귀한 물건들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면 수선세가나 문파의 제자들이 모여 경쟁하기도 합니다.”

“경매라······. 저도 경매에 참석할 수 있습니까?”

“글쎄요. 그건, 장담하기 힘듭니다. 워낙 귀한 물건들이 오고가기 때문에 누군가의 보증이 있어야만 참석할 수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공손가는 범인이나 연정기에 쓸 만한 몇 종류의 영약들을 제조하는 걸로 이름이 알려졌을 뿐, 원강성에 드나드는 다른 세력들과 비교하면 그다지 대단하지 못합니다. 몹시 부끄럽습니다.”

“별말씀을 경매에 참여해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입니다. 원강성에 들려 견문을 넓히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합니다.”

“현명한 생각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강인은 재빨리 동굴로 돌아가 백린에게 거래한 혈기단을 건네주었다. 백린은 전에 그랬던 것처럼 받은 석 달 치 여섯 개 중에 세 개의 혈기단을 강인의 몫으로 돌려주었다.

강인은 곧장 짐을 챙겼다.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청진단과 화용단들을 수행에 모두 사용했지만 방금 백린에게 받은 세알의 혈기단이 있고 호숫가를 돌아다니며 흑태와 백태도 가득 주워 챙겼다.

이 정도 재산이면 수선물품을 거래하는 상점에서 문전박대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짐을 정리하는 강인 옆에서 백린이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원강성 방문해야 한다고 하니 말리진 않겠다만 너무 늦지 않게 돌아와야 한다. 수행은 흐름이 중요하다. 중간에 끊기면 다시 잇기 힘들어진다.”


백린은 강인이 계속해서 동굴에 머물며 단로의 허상을 띄우길 원했다. 하지만 하나뿐인 사제가 필요한 일이 있어 잠시 외지에 다녀오겠다고 하는데 명색이 윗사람인 자신이 제욕심만 차릴 수는 없었다.

그건 체면을 잃는 일이니까.

강인은 냉큼 대답했다.


“볼 일만 마치고 바로 돌아오겠습니다.”

“실력이 올랐다고 괜히 시비에 휘말리지 마라 바깥세상은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니까.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그것도 걱정 마십시오. 항상 자중하겠습니다.”


강인이 씩씩하게 대답했지만 백린은 그래도 걱정이 되는지 드물게 강인을 동굴 입구까지 배웅해 주었다.




동굴을 나온 강인은 기다리고 있던 공손명과 함께 상행에 합류했다. 상행의 구성원은 연정기 초기 경지인 공손명과 추영, 일꾼 네댓 명이 전부였다.

공손가의 깃발을 꽂은 두 대의 마차 중, 선두는 추영이 올라타 길을 열고 강인은 공손명과 함께 두 번째 마차를 탔다.


“귀한 물건을 수송하는 것치고는 인원이 너무 적은 것 아닙니까?”

“영도종과 직거래를 하는 물건입니다. 감히 누가 눈독을 들이겠습니까.”

“그렇군요.”

“그리고 원강성은 무역으로 커진 성시라 길도 잘 닦여있고 치안도 엄정합니다. 또한 성에는 천안경天眼鏡이란 법보가 있어 사방 수백 리를 살핀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도둑이나 강도들은 웬만하면 원강성을 오고가는 상행과 여행객을 노리지 않습니다. 물론 좀도적정도는 알아서 주의해야 하지만 그 정도는 저와 추무사로 충분하죠.”


강인의 의문에 대한 공손명의 답변이었다.

공손명의 말대로 상행은 매우 순조로웠다. 길도 잘 닦여있고 일정거리마다 객잔이 있어 매일 밤 편하게 머물 수 있었다.

그리고 사흘째 되는 날, 마침내 원강성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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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오각吳角과 오질吳疾(1) +11 24.06.10 2,955 10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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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형태동주의 사제가 되다. +7 24.05.23 3,068 114 9쪽
13 조화구중로造化九重爐!! +6 24.05.22 3,085 107 9쪽
12 기이한 단로丹爐 +6 24.05.21 3,062 110 10쪽
11 사요蛇妖를 설득하다. +7 24.05.20 3,076 10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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