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3Q 님의 서재입니다.

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13,809
추천수 :
3,753
글자수 :
159,833

작성
24.06.13 12:00
조회
2,861
추천
105
글자
9쪽

공손가의 풍운(1)

DUMMY

양평현을 지나던 오경일행이 공손기와 만나게 된 건 우연이었다. 비범해 보이는 그들을 눈여겨본 공손기가 다가와 관심을 보였다.

오경 일행은 정체를 숨겨야했지만 굳이 실력까지 감출이유는 없었다. 괜히 얕잡아 보이면 오히려 귀찮아 질수 있기도 해서 막내 오질이 나서서 적당히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공손기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그들을 자신의 객경客卿으로 모시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평소라면 코웃음 쳤을 것이다.

촌놈이 주제도 모르고 감히 자신들을 객경으로 모시겠다니······.

하지만 오경은 이내 마음을 바꿨다.

몸을 숨겨야하는 입장이라 이런 외진 곳에서 머무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오독맹의 추적을 따돌렸다는 안도감도 있었다.

그들이 설마 자신들이 대연국까지 넘어와 숨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오경일행은 공손기의 객경이 되었다.

그러자 공손기라는 놈이 기다렸다는 듯이 은밀하게 동생을 처리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영악하고 욕심 많은 놈이다.

오경은 그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 정도는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일로 공손기의 약점을 움켜쥐고 그를 꼭두각시로 만들어 이곳 양평현을 장악하는 것도 노려봄직했다.

오경은 운이 저절로 굴러 들어온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충직한 오각과 오질을 잃게 될 줄이야. 더구나 그들의 시신이 남았을 테니 이제 오각과 오질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봐야 했다. 그럼 조만간 오독맹도 알게 되겠지······.


“여기서 우물쭈물 거리다간 낭패를 볼 것이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내가 아끼던 아이들이 죽은 대가를 받아야겠다.”

“누가 동생들을 해친지 알 수 없습니다.”

“상관없다. 빚이 있다면 부모형제에게 받으면 되고 부모형제가 없다면 일가친척이 그리고 일가친척이 없다면 옆집 애먼 놈에게라도 받아내면 되는 것 아닌가? 공손명이란 놈을 죽이려다 당했으니 그 일을 부탁한 놈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 마침 오늘 밤, 공손가에서 연회를 연다고 하니 그들 일족이 모두 모일 것이다. 그들에게 빚을 받도록 하겠다.”

“알겠습니다.”


오경의 말에 오륭도 찬성했다. 동생들의 죽음에 화풀이도 해야 했고 또 한참을 도망쳐야 할 테니 여기를 한바탕 털어 여비를 마련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강인과 공손명은 쉴 새 없이 달려 저녁 무렵에는 양평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손명은 곧장 공손세가로 달려가려 했지만 강인은 좀 더 신중했다.

공손기가 살수를 두 명만 고용했는지 아니면 다른 조력자가 있는지 확인할 생각이다.

우선 얼굴이 널리 알려진 공손명을 양평현 밖에 숨어있으라고 한 뒤 대머리를 가리기 위해 쓴 모자를 푹 눌러쓰고 소마를 찾아갔다.

소마는 여전히 꼬마 거지들과 공손명에게 받은 별채에서 기거하고 있었다. 공손명이 강인의 체면을 보아 소마와 꼬마 거지들에게 가끔 일거리도 던져주고 먹고 자는데 세심히 신경을 써준 덕분에 그들은 제법 살이 토실토실하게 올라있었다.

꼬마들과 밥 먹을 준비를 하던 소마는 강인이 갑자기 나타나자 깜짝 놀랐다.


“강인아! 머리털이?”

“시끄러! 물어볼게 있다.”


강인은 지체 없이 공손세가에 무슨 일이 없는지? 못 보던 사람들이 드나드는 건 아닌지 물었다.

답을 얻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공손기가 자신의 공을 과시하기 위해 오경일행을 객경으로 모신 걸 동네방네 자랑했기 때문이다.

공손기가 영입한 객경의 숫자는 넷!

그 중 수염 긴 노인이 가장 실력자이고 무려 축기기에 이른다고 했다.


“축기기?”

“그래, 그런데 허풍일지도 몰라. 축기기의 고수가 왜 여기 양평현까지 흘러 들어와서 공손세가의 객경으로 들어가겠어?”

“음······.”


소마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그래서 강인은 양평현에서 다시 빠져나와 공손명에게 알아온 내용을 말해주었다.

적이 아직 둘이나 남아있고 심지어 축기기라는 말을 듣자 공손명의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십시오.”


강인은 곧장 형태동을 향해 달려갔다. 축기기를 상대할 고수는 백린밖에 없었다.




백린은 강인의 머리를 보며 깔깔 웃었다.


“대머리가 됐군.”


강인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쑥스러워했다.


“환체경으로 경지가 오르면서 그렇게 됐습니다. 몇 달 지나면 다시 날 겁니다.”

“축하한다. 이렇게 빠르게 경지를 올리다니 정말 놀랄만한 일이 아닌가? 원강성을 방문하면서 기연이라도 얻은 건가?”

“운이 좋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문제가 생겼습니다.”

“?”


강인이 그간의 사정을 빠르게 설명했다. 다 들은 백린은 혀를 찼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이 상황이 별로 내키지 않았다.


“난 밖으로 나가는 게 싫다.”


그게 이유였다.

삶의 거의 대부분을 살아온 동굴 안은 그녀의 안전한 세상이지만 동굴 밖은 위험함이 가득한 미지의 세상이다. 백린이 생각하기엔 그랬다.


“강인사제, 그런데 왜 귀찮게 이 일에 참견하려는 것이냐? 어떤 놈이 세가를 먹든 공손가와 거래하는 것은 변하지 않을 텐데?”

“기왕이면 믿을 수 있는 자와 거래하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이 일을 꾸민 공손기라는 놈은 능력은 안 되는데 욕심은 많습니다. 그런 자가 가주가 돼서 형태동과 거래를 잇게 되면 뒤에서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그러면 영도종과 우리가 직접 거래를 해도 되지 않느냐?”

“누가요? 제가요?”

“그럼 내가 할까? 설마 귀찮은 것이냐?”

“그럴 리가요. 단지 사저의 수행과 보조를 맞추려면 저도 수행에 매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엉뚱한데 시간을 뺏겨서는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맞는 말이군.”


강인이 패인 바위 안에 들어가야 조화구중로의 허상을 띄울 수 있고 그래야 백린도 수련이 순조롭다. 이번처럼 며칠씩 사라지면 그만큼 수련시간도 붕 뜨게 되는 것이다.

강인이 계속 설득했다.


“사저, 저 좀 도와주시죠. 무엇보다 한 산에 두 호랑이가 살 수 없는 법! 가까운 곳에 만만치 않은 적수가 자리를 잡게 두면 안 됩니다. 심지어 제가 그 놈들 패거리 중 둘을 죽였습니다. 우리가 피한다고해도 피할 수 없는 원한이 이미 얽혀있습니다.”


원한까지 쌓았다니 확실히 싸움을 피할 순 없을 것 같았다. 백린은 조금 켕겨하며 말했다.


“축기기의 고수라는 놈이 나보다 강하면 어떻게 하느냐?”

“그럼 이곳으로 유인해 해치워 버리죠. 동굴 안은 익숙하니 우리가 훨씬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음······.”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자신이 연정기였을 때도 공손세가의 사주로 자신을 토벌하러 온 축기기고수를 빈틈을 노려 제압 후 집어 삼켜버린 적이 있었다.

그때, 축기기 수선자의 피와 살에 담긴 영기가 자신의 수련에 큰 도움이 되었었지······.

옛 기억이 떠오르자 백린은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젠장, 이 수고로움의 대가는 단단히 받아내겠다.”

“물론입니다. 제가 책임지고 공손가에게 받아내겠습니다.”


백린은 강인에게 대가를 받겠다고 했지만 강인은 슬그머니 그 대가를 공손가로 미뤘다.

백린과 강인은 동굴 밖으로 나섰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하얀 보름달이 떠 있었다.


“날은 좋군! 가자!”


백린의 발밑에 바람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강인의 손을 잡았다.

가볍게 발을 차자 모여든 바람이 백린과 강인의 몸을 밀어 한 걸음에 수십 장을 날아가 높은 나무 꼭대기를 밟았다. 그곳에서 백린이 다시 발을 튕기자 나무 끝이 살짝 휘청했고 그들은 다시 수십 장을 날아갔다.

달빛에 날아가는 백린과 강인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강인은 빠른 속도에 감탄했다.


“바람도 다룰 줄 아십니까?”

“사소한 술법일 뿐이다.”


축기기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천지의 대도와 친숙해졌고 조화구중로의 허상을 안으며 더욱 강한 유대를 이끌어 냈다. 아직 체계적으로 공법으로 정돈된 건 아니다. 경지가 상승하며 자연스럽게 끌어낸 신통에 가까웠다.

어쨌든 이는 백린의 자질이 뛰어남을 보여주는 것이다.

잠시 후, 둘은 공손명이 숨어있는 곳에 도착했다.


“이자는 누구냐?”

“아까 말씀드렸던 공손세가의 공손명 공자입니다.”


강인이 공손명을 소개하자마자 내키지 않는 외유를 해야 하는 백린은 퉁명스럽게 굴었다.


“망할 너희 공손가는 콩가루 집안이냐! 형제끼리 살수 따위를 보내다니”

“부끄럽습니다. 동주님”

“너도 멍청하구나. 자신을 죽이려는 움직임을 조금도 눈치 채지 못한 것이냐?”

“조금은 꺼림칙한 게 있긴 했습니다.”

“그럼 미리미리 대비를 했어야지 만약 강인사제가 없었다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

“죄송합니다.”


공손명으로선 유구무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06.20 업데이트) 24.06.17 129 0 -
공지 수련 경지 정리 +2 24.05.24 839 0 -
공지 연재 주기를 말씀드립니다. +6 24.05.08 3,469 0 -
37 오독맹五毒盟의 추적자(3) NEW +6 20시간 전 1,411 77 11쪽
36 오독맹五毒盟의 추적자(2) +17 24.06.28 2,213 93 12쪽
35 오독맹五毒盟의 추적자(1) +16 24.06.26 2,398 95 11쪽
34 귀찮은 일들을 떠넘기다. +11 24.06.24 2,563 109 12쪽
33 조화구중로의 신통神通 +10 24.06.21 2,785 118 12쪽
32 축기기蓄氣期에 오르다. +8 24.06.19 2,772 110 11쪽
31 공손가의 풍운(3) +32 24.06.17 2,873 125 12쪽
30 공손가의 풍운(2) +11 24.06.14 2,875 99 9쪽
» 공손가의 풍운(1) +11 24.06.13 2,861 105 9쪽
28 오경吳慶과 오륭吳隆 +6 24.06.12 2,841 103 9쪽
27 오각吳角과 오질吳疾(2) +9 24.06.11 2,842 99 9쪽
26 오각吳角과 오질吳疾(1) +11 24.06.10 2,955 102 9쪽
25 조화검造化劍 +13 24.06.07 3,143 112 9쪽
24 벌모세수伐毛洗髓 +10 24.06.06 3,022 108 9쪽
23 혼독魂毒 +10 24.06.05 2,900 105 9쪽
22 만물만화점萬物萬貨店!(3) +7 24.06.04 2,935 98 9쪽
21 만물만화점萬物萬貨店!(2) +6 24.06.03 2,922 96 9쪽
20 만물만화점萬物萬貨店!(1) +6 24.05.31 3,052 98 9쪽
19 원강성元康城 +8 24.05.30 3,071 101 9쪽
18 뇌정식雷霆式 +10 24.05.29 3,053 107 9쪽
17 동굴에서 수행 +4 24.05.28 3,037 97 9쪽
16 습격! +10 24.05.27 3,022 103 10쪽
15 경지의 분류 +6 24.05.24 3,112 102 9쪽
14 형태동주의 사제가 되다. +7 24.05.23 3,070 114 9쪽
13 조화구중로造化九重爐!! +6 24.05.22 3,085 107 9쪽
12 기이한 단로丹爐 +6 24.05.21 3,062 110 10쪽
11 사요蛇妖를 설득하다. +7 24.05.20 3,076 106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