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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3 12: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31,248
추천수 :
4,264
글자수 :
164,850

작성
24.07.01 12:00
조회
2,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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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글자
11쪽

오독맹五毒盟의 추적자(3)

DUMMY

울상이던 소마는 접객실을 나서자마자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었다. 어리지만 거지생활로 온갖 볼 꼴 못 볼 꼴 다 경험해본 소마다.

필요하면 똥오줌도 지릴 수 있는데 울먹이고 겁먹은 표정을 짓는 것 정도야 식은 죽 먹기다.

소마는 빗자루를 들고 근처에서 얼쩡거리는 구영을 조용히 손짓해 부른 다음 소매를 잡고 접견실과 멀리 떨어진 곳까지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충분히 떨어지자 소마는 눈치를 살피더니 구영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당장, 접객실에 술과 안주를 넉넉히 집어넣어라! 술과 안주가 절대 떨어지면 안 돼.”

“알았어. 그런데 그걸 왜 귀에 속삭이는 거야?”

“일단 들어! 그리고 저들이 술과 안주에 정신이 팔린 사이 식구들을 도망치게 해라. 절대 한꺼번에 서둘러서도 안 되고 시끄럽게 굴어 서도 안 된다. 일이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한 둘씩 빼내서 양평현에 숨으라고 한 다음, 너도 빠져나와! 절대 저들에게 들켜서는 안 돼! 알았지?”


소마의 난데없는 지시에 구영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설명할 시간 없어. 잘 할 수 있겠지?”

“걱정 마! 그 정도쯤이야 식은 죽 먹기지”


소마는 대답을 듣자 안심했다.

구영은 비록 어리지만 눈치도 빠르고 담력도 있다. 이 녀석이라면 자신이 지시한데로 일을 잘 처리할 것이다.

소마는 그 다음으로 강인을 찾아 경고를 해줄 생각으로 곧장 형태동부를 향해 뛰어갔다.

두 세 걸음 내딛었을까?

그 순간, 핑하는 현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강력한 힘이 소마의 허리춤을 낚아챘다.


“악!!”


그리고 그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순식간에 왔던 길로 그대로 튕겨져 되돌아갔다.

와장창!

날아간 소마가 접객실을 문을 부수고 데굴데굴 구르다가 겨우 눈앞에 보이는 기둥을 부둥켜안고 멈췄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정신없는 소마의 귓속으로 주오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깜찍한 짓을 하는구나. 꼬마야!”


주오의 손에는 투명하고 질긴 실이 감겨있었다.

만약을 대비해 소마의 허리춤에 자신의 법보인 천리사千里絲를 붙여두었고 이 실의 진동을 통해 소마의 말과 행동을 전부 다 전해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주오가 혀를 찼다.


“오동이 흉악한 얼굴로 협박까지 했는데 딴 마음을 먹다니 꽤나 담이 크구나? 아니면 오동의 얼굴이 별로 안 무서웠던 거냐?”


괜히 못생겼단 말을 듣게 된 오동이 콧김을 불며 불만을 표시했다.

타영이 마시던 찻잔을 내리며 주오에게 말했다.


“그를 앞으로 끌고 와라. 다른 마음이 들지 않게 교훈을 줘야겠다. 손가락 한 두 마디정도 자르면 되겠지······.”

“알겠습니다.”


주오가 손목을 까닥하자 그녀의 손가락 끝에 걸린 투명한 실이 소마의 두 다리를 휘감았다.

소마가 끌려가지 않으려고 기둥을 움켜잡고 버티자 두 다리가 떠올랐다.

소마가 울먹이며 빌었다.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해주세요. 다시 안 그러겠습니다.”


주오는 구질구질한 변명에 신경도 쓰지 않고 가볍게 손목을 튕겼다. 기둥을 잡고 끝까지 버티던 소마였지만 그가 감히 수선자의 힘을 당할 리 없다.

결국 그는 비명을 지르며 허공을 날았다.

그 순간이었다.

팅!

한줄기 검광이 날아와 실을 끊고 바닥에 박혔다. 그리고 누군가 날아가던 소마의 목덜미를 움켜잡았다.

바닥에 땅을 디딘 소마는 자신을 구해준 이를 보고 소리쳤다.


“강인아!”

“물러나 있어”


강인은 소마를 뒤로 밀었다.

때마침 그동안 만들어 놓은 흑진단을 소마에게 먹여볼 생각으로 방문했기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주오가 눈썹을 찡그리며 다시 손목을 움직였다.

감히 자신의 보물을 손상시키다니······.

잘려나간 천리사의 끝자락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튕겨 오르더니 날카롭게 상대를 찔렀다. 소리도 없고 투명하고 얇아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강인의 신식은 사방에 이미 빼곡히 펼쳐진 상태, 영역을 장악한 강인이 그 흐름을 놓칠 리 없다.

강인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곧장 바닥에 박힌 검이 뽑혀 올라와 실의 끝을 쳐냈다.

탱!

응집한 내력의 충돌로 불꽃이 튀었다.

다시 주오의 손목이 움직였고 순식간에 다시 두 번의 합이 교차됐다.

탱! 탱!!

검광이 번뜩일 때마다 실 끝마디가 반복해서 잘려나갔고 부딪친 허공에는 옅은 잔상이 남았다 사라졌다.

세 번의 겨눔을 이어갔지만 계속 손해를 본 건 주오였다. 주오는 천리사를 회수했다. 그리고 눈살을 찌푸리며 잘린 단면을 살폈다.

아주 매끈하다.

천리사는 탄력이 좋고 질긴 성질을 지닌 법보다. 그런 법보를 이토록 깔끔히 절단하다니 이는 상대의 실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했다.

주오는 고개를 들어 비로소 상대를 살폈다.

꽤나 잘 생겼는데?

눈빛이 빛나는 게 매우 영활해 보였고 어깨도 벌어지고 체형도 늘씬한 게 꽤 볼만했다. 주오는 한 수 밀려 찌푸려졌던 얼굴을 펴고 강인을 향해 고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당신은 누구지요?”

“형태동부의 부동주인 강인이오. 그리고 오히려 내가 당신들에게 누구냐고 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대들은 누구기에 남의 집에 쳐들어와 이런 행패를 부리는 겁니까?”

“드디어 이곳의 주인께서 나타나셨군요. 너무 성내지 마십시오. 당신의 종이 허튼 수작을 부려서 제가 잠시 노했을 뿐입니다.”

“이자는 종이 아닙니다. 제 친구죠.”

“그렇습니까? 그럼 더욱 실례했군요. 친구 분에겐 나중에 따로 사과를 하겠습니다.”


주오가 나긋한 목소리로 생글거리며 눈웃음을 치자 옆에 있던 오동이 또 시작인가하며 혀를 찼다.

거미요괴부족인 흑주부는 모계사회라 여성들이 꽤나 자유분방한 편이었고 주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반반한 녀석이 나타나면 항상 이렇게 웃음을 흘렸다.

강인은 상대가 웃으며 온건하게 나오니 계속 성질을 내기가 힘들어졌다. 그래서 검을 수납환에 넣고 다시 물었다.


“이곳을 찾아온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러자 타영이 일어나 강인을 향해 두 손을 마주 모아 인사를 건넸다.


“나의 이름은 타영이오. 그리고 이들은 오동과 주오라고 하오. 다소 오해가 있었지만 우리가 결코 나쁜 뜻으로 온 건 아니라오.”


타영은 강인에게 맞은 편 자리를 권했고 강인은 거리낌 없이 그 자리에 앉았다. 자신의 집에서 상대에게 위축된 모습을 보여줄 순 없지 않겠나?

소마는 눈치를 보다가 접견실을 슬그머니 빠겨나갔다. 이곳은 강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사람들을 몰래 대피시키기 위해서였다.

타영 일행은 그런 소마를 내버려두었다. 강인이 있으니 이제 그를 굳이 신경 쓸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은 강인은 맞은 편, 타영 옆에 서있는 오동이 왠지 계속 눈에 걸렸다. 분명 처음 보는 인물인데 너무나 익숙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이유를 깨달았다.

저 자는 오씨 삼형제와 너무나 닮았다. 외모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풍기는 기질이 그렇다.

그들의 독기를 싹싹 빨아들여 영기로 치환한 강인으로선 오동이 분명 그들과 같은 공법을 익혔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연이은 의문이 강인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설마 오경과 오씨 삼형제의 동문인가?’

‘복수를 위해서 온 것일지도!’

‘아니야. 복수가 목적이라면 그냥 무기를 빼들고 달려들면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마주 앉아 한가하게 이야기나 나눌 이유가 없다. 무슨 속셈인거지?’


강인은 조금씩 경계심을 끌어 올렸고 타영은 그런 모습에도 느긋이 계속 말을 이었다.


“사실 얼마 전 이곳에서 소란을 일으킨 오경이란 자 때문에 찾아오게 되었소.”

“음······.”

“아! 물론 그 일을 따질 의향은 없소. 사실 그 자는 우리 사람이었지만 배신자였소. 그러니 우릴 대신해서 그자를 처리해주셨으니 오히려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일이오.”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경이 우리의 보물을 훔쳐 도망쳤소. 그러니 그걸 돌려줬으면 좋겠소.”

“?”


무슨 보물?

강인이 당황한 사이 타영이 준비한 예물을 스윽 앞으로 밀었다.


“무작정 돌려 달라고 하지 않겠소. 이건 4품에 해당하는 오행단으로 남쪽지역에선 꽤나 유명한 영단이라오.”

“4품 영단이란 말입니까?”


강인은 깜짝 놀랐다. 도대체 무슨 물건이기에 4품 영단까지 건네며 돌려달라고 하는 거지?


“그렇소. 그러니 갑자기 찾아와 너무 경우 없다고 여기지 마시오.”


강인은 타경의 말이 끝나자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는 걸 직감했다. 저들이 말하는 물건이 뭔지도 모르고 짐작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건 뭐라 말해도 저들은 자신의 말을 믿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일단은 사실대로 말해 보는 수밖에······.


“오경은 형태동주님이 한 입에 삼켰습니다. 그 보물이란 걸 가지고 있었다면 이미 오경과 함께 뱃속에서 녹아 없어졌을 겁니다.”

“그 보물은 정교한 진법으로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벼락에 맞거나 용암에 빠졌다고 해도 끄떡없다오. 그러니 뱃속에 들어갔다 해도 문제없을 것이오.”

“그렇다면 동주님께서 나올 때까지 기다리셔야 하겠군요.”

“언제쯤 나오실 것 같소?”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찾아가서 소식이라도 전해주시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동굴이 워낙 복잡하고 길어 저도 어디에 계신지 모릅니다.”

“하······.”


타영이 한 숨을 쉬었다.

이러면 아까와 똑같다. 전혀 진전이 없지 않은가?

뭐 이런 체계도 없는 어설픈 수선문파가 다 있단 말인가?

아니면 우려했던 대로 갑자기 욕심이 나서 오독맹의 보물을 은근슬쩍 삼키려고 이런 헛짓거리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할까?’


타영은 잠시 고민하더니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좋게 끝내기 힘들 거라는 결론이 났다.


‘칠대종문의 눈길이 부담된다고 해도 조금은 소란스럽게 가는 수밖에 없겠군.’


타영이 강인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부동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동주님를 만나러 가시죠.”

“어디 계신지 모른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답답하군요. 그러니 우리가 찾는 걸 도와주겠다는 거 아니오?”


타영의 어느덧 변한 말투에 강인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자식들 봐라?

그때, 타영의 뒤에 서 있던 오동이 두 손으로 거칠게 탁자를 내리쳤다.

탕!

큼직한 몸을 기울이자 튼튼하게 만든 탁자가 부서질 듯 삐걱거렸다. 그 다음, 오동이 머리를 삐딱하게 기울이며 강인을 흉악하게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이봐! 우리가 우스워 보이냐? 부동주라는 자가 동주의 거처를 모른다는 게 말이 돼?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헛소리 말고 당장 앞장서라”


강인은 상대방의 태도가 순식간에 변한 것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다. 성질이 좋았다면 소마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지 않았겠지······.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다.

그리고 강인이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싸가지 없는 놈에게 똑같이 싸가지 없이 구는 것이다. 더구나 여긴 내 구역이다. 자존심 때문이라도 꼬리만 개처럼 낑낑거릴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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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벌모세수伐毛洗髓 +10 24.06.06 3,396 11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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