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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1 12: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13,609
추천수 :
3,749
글자수 :
159,833

작성
24.05.27 12:00
조회
3,016
추천
103
글자
10쪽

습격!

DUMMY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다시 사요를 만나러 갈 시기가 다가왔다. 강인은 이번에 동굴에서 수련을 하며 오랫동안 지낼 생각이다. 그래서 머물 때 쓸 물품들도 준비하고 따로 맡겨둔 물건도 찾기 위해서 양평현의 상점가로 향했다.

먼저 천희루에도 들렸다.

그 동안 강인과 고아들에게 담벼락을 제공하고 가끔 남은 음식을 건네준 소부인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로서는 그리 큰 호의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작은 호의가 강인이나 고아들에게는 구명지은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제법 일이 잘 풀렸으니 받은 은혜를 갚을 생각이다. 강인이 건네 준 은자를 보며 소부인이 화들짝 놀랐다.


“이게 웬 것이냐?”

“그 동안 저흴 도와주신 것에 대한 보답입니다.”

“아니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소부인께서 주신 온정이 아니었다면 우리들은 진작 굶어죽었을 겁니다.”


강인은 그 동안 벌어들인 은자 대부분을 건넸다. 거의 100냥에 이르는 은자였다. 이는 큰 주루를 소유한 소부인에게도 상당히 큰돈이었다.

소부인은 강인을 그냥 보낼 수 없는지 급히 술과 음식을 싸서 안겨주었다.

은혜를 갚은 강인은 홀가분하게 천희루를 떠났다. 그때, 챙이 긴 모자를 쓰고 다리를 쩔뚝거리는 이가 다른 한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강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강인이 옆으로 서서 그들이 지나가기 편하게 길을 열어주었다.

휙!!

그 순간, 뿌연 석회가루가 날아왔다.

강인이 급히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 가루가 눈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눈을 감았다. 그런데 그 사이 옆구리에 날카로운 단검이 틀어박혔다.

끼익!

강인의 옷이 잘려나갔고 마치 쇠가 갈리는 소리가 퍼져나갔다.

단검을 휘두른 살수의 당혹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뭐야?”


날카로운 단검이 강인의 질긴 피부를 가르지 못하고 미끄러진 것이다. 강인은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퍽!

걸리는 게 있다. 상대는 땅바닥을 나뒹굴며 고통스러운 숨을 내뱉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석회가루를 던진 자가 급히 물러나며 욕설을 내뱉었다.


“졘장!


기억에 있는 익숙한 목소리다.


“적랑?”


챙이 긴 모자로 얼굴을 가리며 스쳐지나가던 녀석이 바로 적랑이었다. 여전히 다리를 저는 걸 보면 자신 때문에 불구가 된 걸지도 모른다.

우르르 발소리가 들려왔다. 숨어있던 녀석들이다.

강인은 함부로 눈을 비비지 않았다. 이런 경우 눈을 비비다가는 상황이 악화된다.

강인은 침착하게 눈가를 털어 가루가 떨어지도록 한 후, 소부인이 챙겨주었던 술을 들이 부었다.

석회가루가 씻겨나가자 살짝 눈을 떴다.

술 때문인지 눈알이 시리긴 하지만 앞을 보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전면에는 시퍼런 단도를 든 적랑이 있다.

그 녀석 좌우에는 도끼와 월도月刀를 든 녀석들을 거느렸고 사방에서는 각양각색의 무기들을 소지한 무리들이 자신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창과 칼은 물론, 맹수를 잡는 그물과 쇠사슬을 들고 있는 놈도 있다.

강인은 옆구리를 만졌다.

옷만 잘려나갔을 뿐, 단검이 훑은 피부는 매끈했다.


‘설마 내가 연정기 중급의 동피철골경에 오른 건가?’


동굴에서 키가 커지며 느꼈던 의문이 지금 한 칼 맞으며 어느 정도 확신을 갖게 되었다.

강인은 자신감이 생겼다. 진짜 동피철골경이라면 평범한 이가 휘두르는 칼날은 더 이상 자신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옆에서 월도를 들고 있는 부하가 적랑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저 녀석 칼이 안 들어갔습니다. 수선자가 됐다는 소문이 돌던 데 진짜일지도 모릅니다.”

“닥쳐, 얼마 전까지 저 녀석은 꼬마 거지에 불과했다. 운이 좋아 연정기에 올랐다고 해도 상관없다. 근육에 힘이 붙고 민첩해졌다고 한들 얼마나 크게 바뀌었겠는가? 한두 번 칼질은 버틸지 몰라도 여러 번 쑤시면 연정기 수선자라도 날이 들어간다.”


기습은 조금의 이득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적랑은 여기서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설사 연정기에 올랐으면 뭐 어쨌다는 건가?

실제로 수행자가 됐다는 자만심에 기고만장 날뛰다가 가장 많이 죽어나가는 단계가 바로 막 이 연정기에 오른 시점이기도 했다.


“밀어붙여!! 맹수 잡듯 몰아쳐라!”


적랑이 소리치자 그물과 쇠사슬이 날아왔다. 동시에 손도끼를 던지고 장창으로 찔렀다. 제법 매섭다. 그러나 수선자가 된 강인의 눈에는 허술해보였다. 침착하게 하나씩 피하며 공세를 걷어냈다. 그리고 일단 적이 달려드는 각도를 줄이기 위해 담벼락을 등졌다.

콰쾅!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담벼락이 무너졌다. 아니 담벼락이 박살이 났다. 흩날리는 흙먼지 사이로 묵직한 쇠몽둥이를 든 흑웅의 모습이 보인다.

이건 예상 못했다. 흑웅이 그대로 강인의 머리통을 향해 쇠몽둥이를 내리꽂았다. 피할 틈이 없다.


‘망할!’


쾅!!

다시 한 번 묵직한 굉음이 울려 퍼졌고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잠시 후, 흙먼지가 바람에 흩어지자 담벼락 뒤에서 기습한 쇠몽둥이가 강인의 팔꿈치에 가로막힌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쇠몽둥이가 휠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었다.

강인의 팔꿈치를 덮은 옷자락도 힘의 여파에 산산이 찢겨져 흩날렸고 그렀게 드러난 맨살은 금세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막아내기는 했지만 근육이 터지고 뼈에 금이 간 것 같다.

하지만 흑웅은 이 터무니없는 결과에 경악했다.

쇠몽둥이로 내리쳤는데 팔이 묵사발이 되지 않다니······. 이는 이유가 하나뿐이다.


“동피철골경?”

“망할 자식!”


흑웅은 놀라서 그리고 강인은 팔뚝에서 밀려오는 통증에 서로 번갈아가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강인은 이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러자 단전이 달아오르며 조화신공이 움직였고 혈맥을 타고 일렁였다.

흑웅은 급히 쇠몽둥이를 회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마치 끈적끈적한 아교에 달라붙은 듯 강인의 팔꿈치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몇 번의 시도가 실패하자 흑웅은 쇠몽둥이를 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손 또한 누가 꽉 잡은 듯 쇠몽둥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순식간에 흑웅의 기력이 손과 쇠몽둥이를 통해 빨려나가기 시작했다.

흑웅의 기혈이 급속히 말라가자 반대로 금이 갔던 강인의 뼈가 순식간에 아물었다. 혈관이 터져 보랏빛으로 물든 피부 또한 빠르게 윤기 있는 피부색으로 되돌아갔다.

남들이 보기에 둘이 호각으로 힘을 겨루는 듯 했지만 흑웅은 몹시 당황하고 있다. 숨을 몰아쉬며 용을 써도 마른 모래에 물이 스며드는 것처럼 쏟아 부은 힘이 허무하게 사라지고 있다.

호흡은 점점 거칠어졌다. 그렇다고 손을 빼면 그대로 무너질 것 같아서 억지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숨이 턱까지 치밀어 오르고 땀이 뚝뚝 떨어지며 결국 한계에 다다랐다.

그때, 강인이 손아귀로 쇠몽둥이를 잡고 비틀었다. 그러자 힘이 빠진 흑웅이 허무하게 털썩 무릎을 꿇었다.

강인은 무방비상태의 흑웅을 보고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곧장 마음을 굳혔다. 이번에는 어설프게 굴지 않을 생각이다.

필요하기 때문에 선을 넘을 것이다.

강인은 쇠몽둥이를 휘둘러 그대로 흑웅의 머리를 후려쳤다.

퍽!!

선혈이 튀고 흑웅이 통나무처럼 넘어졌다. 강인을 포위하고 있던 적랑과 수하들은 흑웅이 그렇게 허무하게 쓰러지자 놀라 얼이 빠졌다.

다들 예상 못한 상황에 얼어붙어 있는 순간, 휘어진 쇠몽둥이가 휙 날아가 적랑의 가슴을 후려졌다. 피를 토하면서 넘어진 그는 몇 번 꿈틀하더니 움직임을 멈췄다.

강인이 떨어진 단검을 주워들고 적랑의 옆에 서 있던 이를 가리켰다.


“야! 너!”

“······.”


지목당한 이가 바짝 얼어붙었다.


“너! 뭐라고 불리냐”

“회서灰鼠(회색 쥐), 회서입니다.”

“어째 이름들이 다 그 모양이냐?”

“죄, 죄송합니다.”


강인은 흑웅의 품을 뒤져 주머니를 꺼냈다. 그 안에는 꽤나 많은 은자와 금조각들이 들어있었다. 약병도 두어 개 있었다. 열어보니 공손가에서 제조하는 화용단華甬丹과 청진단淸珍丹들이다.

화용단 스무 알과 청진단 마흔 알!


“엄청난 부자였군.”


그런데 이상하다. 아무리 흑웅이 한 무리의 두목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과한 양이다. 공손가의 보물창고를 뒤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강인은 이상한 기분에 천희루의 높은 누각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갑자기 벌어진 피 튀는 혈전을 구경하는 자들이 고개를 내밀고 이곳을 내려 보고 있다.

그런데 누각 한쪽에서 급히 창문을 닫으며 자신의 시선을 피했다. 살기가 충천하니 겁이 나서일 수도 있고 자신에게 얼굴을 보여서는 안 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뭔가 냄새가 나는데?’


하지만 아직 명확하지 않다.

강인은 주머니에서 은자 조금 떼서 회서에게 던져주었다.


“관을 짜고 시신을 치워라. 거리의 핏자국도 지우고”

“네? 넵”

“관아에는 네가 둘러대라”

“알겠습니다.”


양평현이 공손가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수선문파는 속세의 일을 신경 쓰지 않는다. 자연히 속세의 일은 속세의 나라에서 파견된 관리가 처리해야 했다.

더구나 관아는 수선자끼리의 다툼일 경우 함부로 끼어들지 않고 뒤처리만 했다.

강인의 옷은 옆구리가 잘려나가고 흑웅의 피가 튀어 엉망이 되었다. 강인은 근처에 있는 옷가게를 향해 성큼 걸음을 옮겼다. 맡겨 논 물건을 찾고 새옷도 하나 장만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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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기이한 단로丹爐 +6 24.05.21 3,057 1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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