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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커피 님의 서재입니다.

강과 먼지의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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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커피
작품등록일 :
2016.09.24 16:04
최근연재일 :
2022.01.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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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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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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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124. 성공한 사업가 (2)

DUMMY

경기는 결국 예상대로였다. 제아무리 용맹한 부인이라 하더라도,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늑대 가죽을 뒤집어쓴 채 훈련받은 난쟁이를 이기는 것은 무리.


늑대 대가리가 갈고리에 걸리고, 오금을 몽둥이로 얻어맞자 그대로 엎어지고 말았는데, 돼지를 탄 난쟁이가 그대로 위에서 깔아뭉개 저항 불능상태로 만들었다.


오줌을 지리며 바둥대는 꼴이라니.


승리한 난쟁이들은 하나둘 색칠한 나무 갑옷을 벗은 채, 늑대의 양팔을 제압해 쇠장갑을 벗기는가 하면, 또, 한 녀석은 늑대 가죽을 들어 올려 여전사의 새하얀 엉덩이에 코를 파묻었다.


참으로 혐오스러운 광경.


늑대 여전사는 문자로 표기하기 힘든 괴성을 지르며 바둥댔지만, 난쟁이들은 차례대로 그녀를 욕보인 다음 돼지와도 하게 해 주겠다고 큰 소리로 협박했다. 관객들은 그러라고 동전을 던져 부추겼고.


쨍그랑. 쨍그랑. 꿀꿀.


그렇게 오늘 최대 경기는 늑대 여전사의 최악의 결과로 그 막을 내렸다.


도박에서 승리한 손님들은 토큰을 머리 위로 흔들며 돈을 받으러 갔고, 진 손님들은 분풀이하듯 늑대 여전사가 능욕당하는 광경을 지켜보며 한바탕 욕을 쏟아부었다.


그리고는 각자 화목한 가정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뒷골목 매음굴을 찾아 떠났는데, 이후, 직원들은 가게를 청소하고, 떨어진 주화를 줍거나, 이번 판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거대한 궤짝에 옮겨 담았다.


바투는 행여 훔치는 놈이 있을까 싶어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았다.


“감히, 누가 보스의 돈을 훔친다고 이러십니까?”


싸구려긴 하지만 벨벳으로 차려입은 툴리오가 말했다.


마르케의 구역을 받은 후, 타고난 수완을 이용해 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소문이 아무래도 사실인 거 같았다. 뭐, 세금만 잘 바치면 상관없는 이야기긴 했지.


“글쎄? 여긴 뒷골목. 늘 바보들이 있다고. 혹시, 모르잖아?”


“보스의 돈을 훔칠 바보는 없습니다. 다 죽었으니까요.”


“아부하는 솜씨가 늘었군. 그보다 디디오는?”


“말씀하신 대로 애들을 이용해 숙소로 안내해 줬습니다. 여자들도요. 서른 살 중반에서. 십 대 초반까지 혹시 모를 취향에 대비해 배치했습니다.”


“잘 됐군. 가봐야 아는 거지만, 귀한 거래처가 될지도 모르니 미리미리 길들여야지.”


“예, 혹시 몰라 데려온 게 정답이었습니다. 일이 잘 풀리려니, 이리도 잘 풀리는군요.”


툴리오의 말은 사실이었다. 디디오와 만난 것은 푸줏간 조합이 인근 항구 도시로 사업을 확장할 때.


그는 누구보다 빨리 붉은방패의 햄과 소시지의 가치를 알아보고 접근해 왔다.


그래서 계약을 위해 이 도시를 방문했고.... 그런데 어째서인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툴리오를 따라 이곳까지 왔다.


바투가 툴리오에게 물었다.


“어쩌다 여기 데려올 생각을 한 거야?”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조각난 땅 놈들은 다 변태이지 않습니까? 겉으로는 점잔 떨어도 다 똑같지요. 뭣보다 본인부터가 보스의 사업장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대놓고는 아니지만, 은근히 말이죠.”


“그래? 어쨌건, 잘 됐어. 안 그래도 부자 손님을 어찌 받을지 한참 고민했는데, 도와주는 놈이 생겼으니.”


“예, 맞습니다. 아마, 디디오가 소개해 준 손님들을 만족하게 해 주면, 이내 다른 부자들도 찾아올 겁니다.”


바투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돈줄이 들어오는 것은 언제나 기쁨이니. 뭣보다 ‘연맹시’의 노예를 공급받는 것 역시 꽤나 큰 수확이었다.


붉은 방패는 엄밀히 말하면 노예 수출 도시라, 의외로 녹색 땅을 제외한 다른 곳에선 노예가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


기껏해야 소규모 노예상인이 싸구려를 들고 찾아오거나, 주문한 노예를 가져오는 정도지. 덕분에 질은 떨어지는 데 반해 가격은 터무니없이 높았다.


바투는 늘 이점이 불만이었다. 라기아족 노예도 분명 괜찮았지만, 차별이 없고, 개방적인 성격의 바투는 더 많은 인종으로 이곳을 채우고 싶었다.


허벅지가 말 같은 아키아족, 가느다랗고 유연한 피스인, 땅딸막하고 튼튼한 광산인, 구릿빛 피부의 히드라인, 검은 피부의 황야인, 갈색 피부의 고대인 같은 거 말이다.


그런데 드디어 그 구입처가 생긴 것이다.


“정말, 여러 인종의 여자를 구할 수 있을까?”


툴리오가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예. 조각난 땅, 특히, 연맹시는 다양한 노예와 창녀들로 유명한 곳이니. 충분한 가격만 치르면 여러 인종은 물론, 훈련받은 노예까지 공급받을 수 있을 겁니다.”


바투가 식욕이 돋는 듯 혀를 할짝댔다.


“생각만 해도 식욕이 돋는구만.”


툴리오가 조심스럽게 조언했다. 바투의 신경을 긁는 것은 늘 조심해야 했다.


“하지만, 보스... 연맹시는 저희처럼 여자들끼리 싸움을 붙이지는 않는지라, 그런 매춘부는 못 구할 겁니다.”


“아, 젠장 왜?”


툴리오가 어깨를 으쓱댔다.


“왜라고 하셔도 저도... 뭣보다 훈련받은 계집은 비싸 여기서 굴리는 것도 수지타산에 안 맞을 겁니다.”


“그럼, 너 좋은 꼴만 시킨 거잖아?”


바투가 고뇌했다. 실로, 그런 게 툴리오가 관리하는 곳은 비교적 평범한 매음굴을 기본으로, 고급 기방을 운영했는데, 바투의 가게가 거북한 손님들은 모두 툴리오의 구역으로 갔다. 진짜 잠자리가 뭔지도 모르는 고자 놈들.


즉, 연맹시의 훈련받은 창녀들은 툴리오에게만 유용한 것....


그렇게 절망하던 차 바투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손가락을 튕겼다. 역시 자신은 천재였다.


“아! 훈련받지 않은 애들은?”


“아마... 말만 잘하면 좀 싸게 넘겨줄 것 같습니다. 훈련시키는 것도 큰 노력과 시간, 기교가 필요한지라. 훈련을 안 받은 것들, 그런 쪽의 재능이 없는 떨이상품이라면 될 거 같습니다.”


바투가 크게 박수쳤다.


“좋네! 그럼, 난 그런 식으로 공급받아 써먹어야겠다.”


“과연 라기아족 말고, 이런 투기장에서 싸울 여자들이 있겠습니까?”


“내가 훈련시키면 되지. 아예, 그런 전문 훈련소를 만드는 거야. ‘바투견’이라고 이름도 메기고, 혈통 등록증도 만드는 거지. 오, 어감 괜찮은데? 그리고 그 외에도 몇 개 또 생각한 게 있어!”


툴리오는 한순간 농담인가 싶었지만, 보스의 눈을 보고 아니라는 걸 이내 깨달았다. 하긴, 보스가 이런 문제로 농담한 적이 있던가? 무엇보다, 현재까지 다 성공했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그러다 그 계집들이 칼을 들고 자넬 찌르면 어쩌려고 그러나?”


“빌어먹을. 그건 또 멍청한 소리야? 그 미친년들을 제압하고 이 자리에 앉은 게 난데. 도대체 누가 그런.....”


바투는 갑자기 끼어든 정체불명의 사내를 보자 이내 입을 다물었고, 그 옆에 선 툴리오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거칠 것이 없던 자신의 보스가 처음으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기에.


툴리오가 정체불명의 사내를 봤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어 얼굴을 보기 힘들었지만, 슬쩍슬쩍 보이는 얼굴은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톡 까놓고 별 볼 일 없는 얼굴. 그런데, 그런 남자를 보고 보스가 놀라다니. 이게 무슨 조화인가 싶었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정중히 인사했다.


“이런, 실례... 인사를 생략했군. 안녕하신가? 오랜만이네.”


놀랍게도 바투는 정중히 대답했다. 조롱이나 악의가 아닌 긴장과 두려움을 기반으로 한 존중으로 말이다.


“.... 진짜 오랜만이군요. 기억이 잘 안 나서 그러는데, 제가 기억하는 그분 맞습니까?”


“그런 것 같네.”


허허. 바투가 그리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버지가 들어오면 자식들이 일어나는 것처럼. 툴리오는 그 모습을 두렵고도 흥미롭게 봤는데, 그때, 바투의 부하 도박꾼들이 자루와 궤짝에 주화를 담아 다가왔다.


“보스. 여기 돈 챙겨왔습니다. 이번에도 짭짤합니다.”


눈치 없이 기뻐하는 부하들. 바투는 한숨을 쉬고는 툴리오에게 명했다.


“어이, 툴리오. 네가 대신해서 마무리해. 난 이.... 손님과 잠시 대화 좀 해야 할 것 같으니.”


멀뚱멀뚱 멍청하게 보는 부하들. 툴리오는 냉큼 고개를 숙이며 직원들을 밀치듯 저쪽 끝으로 데리고 갔다.


그렇게 바투와 정체불명의 방문객만 서게 됐는데, 잠시 후, 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여자가 필요하신 겁니까? 제가 필요하신 겁니까?”


“음... 여기 여자들이 제법 괜찮긴 하지만, 난 고향에 아내를 두고 있어서. 잠시, 대화할 수 있겠나? 단둘이?”


“장소는 아무 데나 괜찮습니까?”


“그렇네. 똥 냄새 풍기는 곳만 아니면.”


바투가 특유의 과장된 제스처로 허리를 숙여 한쪽 방으로 안내했다. 그 안내한 방은 형식적으로만 있는 사무실로, 사용되지 않은 지 꽤 됐는지 퀴퀴한 먼지가 제법 쌓여 있었다.


“잠시만요. 촛불이.... 아, 여기 있군요.”


바투가 한 구리 촛대에 초를 꽂았다. 나신의 여자가 곡예 혹은 고문과 같은 자세로 초를 받히는 형태의 촛대였다.


“조각난 땅... 특히, ‘연맹시’에서 만든 물건 같군. 촛대의 광택과 디자인을 보면 알지.”


“전 그냥 모양이 마음에 들어 산 겁니다만? 사고 나서 나중에 촛대라는 걸 알게 됐죠.”


“남자다운 구매방식이군.”


“뒷골목 인생이 절제와는 거리가 멀죠. 언제 죽을지도 모르니까요.... 괜찮으시다면 왜 오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반갑기는 한데, 갑작스러워서.”


바투가 초를 다 붙인 후 물었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작게 웃었다. 어둠과 촛불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매우 위엄 있어 보였다.


“어째 처음 봤을 때 비해 얌전해진 느낌이군. 그때는 훨씬 유머러스한 친구였는데.”


“죄송하지만, 전 좀도둑, 강도, 건달에 살인자, 강간범, 납치범, 약탈자긴 해도 머저리는 아닙니다. 이 도시의 총독에게 건방지게 굴 정도로 어리석진 않습니다... 저야말로 의문이군요. 비너스의 축복으로 다시 살아나신 반인반신께서 어찌 이 타락한 죄악의 구덩이에 오셨습니까? 저 불쌍한 여인들을 구해주러 오신 겁니까? 자비를 베푸소서 제 밥줄입니다.”


페로스가 어깨를 가볍게 으쓱였다.


“여자들은 관심 없네. 그냥, 요즘 업무과 과해 좀 기분 좀 풀 겸 찾아와 봤네. 자네가 운영하는 가게가.... 은근히 유명하더군.”


“오... 그럼, 기분은 풀리셨습니까?”


“아, 별로. 늙은 심장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자극적이더군. 젊은 시절에는 과부 귀족 집에 놀러 가기도 했는데 말이야.”


“아, 저도 그런 적 있습니다. 과부 귀족.”


“그런가?”


“예, 그 귀족이랑 싸우던 다른 귀족이 망신 좀 주라고 의뢰해서, 밤에 몰래 침입해 그년 침대 위에서 강간해 줬지요. 나중에 일이 좀 커져서 염소 똥내 나는 붉은 숲으로 도망쳤지만요. 하지만, 전반적으론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자네가 여태까지 안 죽고 살아있는 게 신기하군. 진심이야.”


“저도 그게 신기하긴 합니다. 신이 절 사랑하시나 보더군요. 제가 여잘 강간하고, 괴롭히는 게.... 하긴, 그거보다 재밌는 게 있겠습니까?”


그러자 페로스가 근엄하게 꾸짖었다.


“불경하기 그지없군. 겁도 없이.”


바투가 곧장 엎드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흡사, 개처럼.


“죄송합니다. 꿇으라면 꿇을 테니. 부디 노여워하지 마시지요. 간신히 성공했는데, 각하 눈 밖에 나, 다시 가난뱅이 되는 건 피하고 싶습니다.”


페로스는 기분이 풀린 듯 주변을 둘러보다가 한 의자를 가리키곤 말했다.


“앉아도 되겠나?”


“강하신 분 뜻대로.”


페로스가 의자 위에 앉은 먼지를 닦곤 앉았다.


“자네 소문을 들었네. 갑자기 난리가 난 뒷골목을 정리해 순식간에 성공한 건달로. 요즘에는 자넬 사업가라도 더 부르는 것 같더구만.”


바투가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뒷골목 사업뿐 아니라, 푸줏간 사업에 투자했으니... 그뿐 아니라 일리시아를 통해 노예무역, 사채업, 재개발 심지어 근래에는 녹색땅 광산에도 투자해 성실한 사업가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저 공화국의 기치에 맞게 성실히, 선량이 일했을 뿐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자 복이 있나니.”


“선량이? 난 여기서 지옥을 봤네만.”


“예, 어차피 노예지 않습니까? 뼈와 피, 살로 이뤄진 도구.”


“그렇다 해도 문제 될 게 아주 없는 건 아닐세. 과도한 폭력을 다루는 이런 가게를 개인이 운영하는 건 엄연히 불법이거든. 시민들의 폭동을 조장할 수 있어. 또한, 과도한 노예 학대도 누군가 법원에 신고하면 문제가 될 거고. 더군다나 이 지하는 화재와 위생법에도 걸리네. 이 먼지 좀 보게.”


페로스가 시어머니처럼 검지와 엄지로 먼지를 비볐다.


“농담이시죠?”


“미안한데, 농담이 아닐세. 저기 쥐가 기어가고 있지 않나?”


“저건 기르는 겁니다.”


페로스가 작게 웃었다.


“아, 오해는 말게. 난 문제 삼을 생각 없으니. 다만, 다른 총독이 부임하면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거네. 아마, 문제 삼는 척만 하고, 뒷돈을 요구할 테지.”


바투는 뭔 말인지 이해했다. 뒷골목에서 살아온 바투는 그러한 광경을 몇 차례 본 적이 있었다. 낮에는 광장에서 도덕적 설교를 하던 행정관이 곧바로 밤이 돼 열두 살 소녀를 품는 걸 봤기에... 아니, 열 살이던가? 여하튼.


“혹시, 제가 각하께 돈을 드려야 하나요?”


“괜찮네. 난 부자고, 내 처가댁은 더 부자인지라. 다만, 도와줬으면 하는 게 있네.”


“말씀하시죠.”


“난 지금 바로 녹색 땅으로 갈 생각이네.”


바투가 고개를 갸웃댔다.


“... 죄송하지만, 봄이 될 때 간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곧 이긴 하지만, 아직 봄은 아닌데?”


“녹색 땅에 자그마한 일이 생겼거든... 아무래도 내가 가봐야 할 것 같네.”


“그거 안타깝군요. 그런데, 그걸 왜 제게? 신의 자비를 빌어 부탁하는 건데, 제게 종군하라고는 하지 말아주시죠.”


“나도 그럴 생각 없네. 딱히, 자네를 써먹을 때도 없고. 다만, 신경이 쓰여서...”


페로스의 얼굴에 한순간 걱정과 우려가 스쳐 지나갔다.


“내가 다시 떠나면 다시 이 도시는 렘두스 그 친구가 맡을 걸세... 그런데, 약간 걱정이네. 나쁜 친구는 아니지만 뭐랄까? 심지가 얕고, 유혹에 잘 흔들린다고 하나?”


아... 이해했다. 친하진 않았지만, 바투도 렘두스를 알았으니. 비록, 바투를 도와주고 있긴 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시리온의 명 때문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자비에 대한 대가로 여자와 뇌물을 성실히 요구했다.


일리시아가 적당히 견제해 주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오해는 말게. 난 그 친구를 믿으니. 다만, 내가 간 후, 의지와 다르게 바보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네. 사람에 대한 믿음과 능력에 대한 믿음은 다르니 말일세.”


“뭔 말인지 알 거 같습니다.... 우리 애들을 좋아하니, 가끔씩 그분 마음속을 떠보게 시키죠.”


“떠보는 게 아니고, 지켜보는 거네. 친구처럼. 어쨌건, 고맙군.”


“그럼, 제 사업은 공화국의 운명과 함께 영원히 합법적이고, 안전한 겁니까?”


“아.... 그건 자네가 하는 역할에 따라 다르겠지. 내가 좀 쩨쩨하다네.”


바투가 턱을 긁적였다.


“흐음.... 순전히 호기심으로 여쭙는 건데, 만약, 각하께서 녹색 땅을 평정해도 붉은방패가 문을 닫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가령, 총독께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귀족파가 올 경우 말입니다. 출구는 여기 하나인데?”


“글쎄? 그보다 질문의 저의가 궁금하군.”


“오해하지 마십시오. 불경한 생각을 품는 게 아니니. 전 오히려 각하를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그런가? 의외군.”


“예, 왜 아니 그렇겠습니까? 덕분에 제가 열 살 남짓의 풋풋한 라기아족 계집부터, 아이까지 낳은 농익은 라기아족 계집까지 소유할 수 있는 것인데. 전 각하를 존경합니다. 덕분에 이러한 가게를 운영할 수 있죠. 끊임없이 라기아 계집이 들어오니. 저 같은 건 감히 각하께 비할 바가 아닙니다.”


바투의 찬양 아닌 찬양에 페로스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약간 불쾌하면서도 흥미로운... 허나, 바투의 말을 부정하진 않았다.


“... 요점이 뭔가?”


“만약, 그럴 최악의 상황 때 제가 각하의 작은 도우미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요. 잠시, 제게 시간 좀 주실 수 있겠습니까?”


“왜 그러나?”


“재밌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장담하죠.”


작가의말

원래는 이번 화에서 끝낼 생각이었는데, 한 화 더 늘어났네요.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읽어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나무젓가락 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주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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