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노란커피 님의 서재입니다.

강과 먼지의 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노란커피
작품등록일 :
2016.09.24 16:04
최근연재일 :
2022.01.30 09:00
연재수 :
177 회
조회수 :
499,971
추천수 :
23,924
글자수 :
1,255,524

작성
21.02.07 09:00
조회
889
추천
69
글자
17쪽

2-125. 성공한 사업가 (3)

DUMMY

어두운 새벽 밤. 바투는 페로스와 단둘이 붉은방패의 거대한 성벽 끄트머리에 있는 외곽 창고구역으로 갔다.


겨울이라 그런지 춥고, 으스스했지만, 그래도 주인이 바뀐 후로는 상황이 꽤 나아졌다.


비록, 여전히 창고가 얼기설기 붙은 미로 같은 곳이었지만, 기름자루가 관리하던 때 보다는 훨씬 깨끗하고, 관리되는 느낌이 들었으니 말이다.


아아... 바투는 이곳이 좋았다. 과거 즐거운 추억이 떠올랐다. 칼을 든 창녀 몇몇이 여기로 도망쳤을 때, 바투는 그녀들과 목숨을 건 즐거운 술래잡기를 했다.


한 손에 앞으로 굽은 나이프를 들고 그녀들을 쫓았는데, 바투는 어린 시절 때부터 익혀온 날렵한 몸동작을 이용해 지붕을 타거나, 벽 위를 뛰고, 장애물을 넘어 그녀들을 쫓았다.


아직도 잊을 수 없었다. 겁에 질린 그녀들의 뒷모습을, 그녀들의 숨소리를, 그녀들의 비명을, 그녀들의 발악을, 그녀들의 구걸을... 그때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바투는 아랫도리가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이거 의외군. 난 내가 관리하는 도시에 대해 최대한 알려고 노력하는데, 여기 이렇게 큰 창고가 있을 줄이야.”


“신경 쓰지 마시죠. 나리. 어찌 사자가 쥐새끼가 사는 시궁창과 들개가 사는 뒷골목을 알겠습니까?”


바투의 노골적인 아부에 페로스가 작게 웃었다.


“그리 말해주니 고맙고, 당혹스럽군. 분명, 자네는 날 늙은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제가요? 그럴 리가요? 만약, 그렇다면, 일주일 동안 금욕 생활을 해 절 벌 줄 주도록 하겠습니다.”


“보여주려는 게 뭔지 보고 결정하도록 하지. 자네가 썩 싫지는 않지만, 난 내 시간을 헛되게 쓰는 걸 즐거워하지 않네. 특히, 이런 곳에서.”


페로스가 여자 신음소리와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작은 판잣집을 지나치며 말했다.


창고 경비들이 지내는 숙소로, 그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싸구려 창녀를 사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썼다.


때마침 신음소리가 절정에 이르더니, 남자 둘이 끼익 문을 열고 나왔다.


둘 다 하노(일리시아 휘하의 주먹)의 부하들로 젊은 편에 속했는데, 한 명은 구레나룻만 기른 대머리였고, 다른 한 녀석은 더벅머리를 한 빼빼 마른 녀석이었다.


그 둘은 막 물을 뺀 직후라 그런지 빈틈투성이. 바투가 마음만 먹는다면 단숨에 쓰러뜨릴 수도 있을 정도였다.


‘목에 단검을 던지고, 당황한 틈에 나이프로 슥... 물론, 그러지 않을 거지만,’


“누, 누구냐?!”


빼빼 마른 더벅머리가 인기척을 느끼며 소리쳤다. 그리고는 각자 도끼, 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바투가 얼굴을 보여주며 말했다.


“나다.”


“.... 바투 씨?”


깡패 하나가 바투의 얼굴을 확인하곤 말했다.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그래, 나다. 근데, 그 도끼는 뭐야? 나 후려치게?”


바투의 질문에 두 건달은 자신들의 무기를 살피더니, 이내 조용히 집어넣었다. 용맹한 부인, 피자노 노리, 마르케 무소 등등 바투의 무용담은 이미 퍼질 만큼 퍼졌기에 감히 신경을 긁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녀들과 그들의 가족에게 한 짓은 너무나 유명했기에... 그래도 아주 겁쟁이는 아니었는지 바투에게 질문했다.


“죄, 죄송합니다. 못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인지? 여기는 일리시아 아가씨가 소유한 곳입니다.”


방패처럼 내민 일리시아의 이름. 바투가 은화장군을 바라봤다. 그는 관여하기 싫다는 듯 짐짓 모른 체했다. 정치인이란....


“잠시 볼 일이 있거든. 나 좀 도와주겠나?”


“볼일요?”


건달들이 그리 중얼거리며, 바투 뒤에 선 남자를 슬며시 봤다. 바투가 놈의 턱을 잡아당겨 눈깔을 원위치시켰다.


“아아, 저분은 신경 쓰지 마. 그림자라고 생각해. 알면 다쳐. 진심이야.”


살기 섞인 바투의 말에 놈들이 움찔댔다. 허나, 곧바로 수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투 씨. 이곳은 일리시아 아가씨의 소유지고, 저희는 이곳을 지키는 경비입니다.”


“걱정마. 그냥 잠시 뭐 하나만 확인하러 온 거니까. 나중에 내가 일리시아 아가씨에게 말하지. 절대 불평 못 할 거야. 왜냐면 저기 있는 그림자께선 일리시아 아가씨보다.....”


바투가 말꼬리를 흐리며 하늘을 가리켰다. 대충 이해했는지, 놈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자, 이제 도와줄 구체적인 이유를 만들 차례였다. 바투는 품에서 작은 돈주머니를 꺼냈다.


“만약에 문제가 생기면, 내가 책임지지. 내 어머니의 이름을 걸고, 일단, 이건 내 성의.”


놈들은 돈주머니를 받아 조심스레 확인해 봤다. 비록, 작긴 했지만, 은빛 대신 노르스름한 동전이 있었다. 공화국의 월계수 금화와 공화국의 군주 금화, 조각난 땅의 지방 금화.


그 아름다운 빛깔에 놈들은 마음을 빼앗겼다.


“정말 문제없는 겁니까?”


“그래, 내가 언제 문제 일으킨 적 있어?”


뻔뻔한 바투의 대답에, 구레나룻 대머리, 빼빼 마른 더벅머리가 서로 눈빛을 교환하다가 이내 돈을 받아 그들을 안내해 줬다.


가는 도중 다른 경비들과 마주쳤지만, 그들이 뭐라 말하니 이내 다 지나갔는데, 그렇게 미로 같은 길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 목적지란 다름 아닌 골목 끝에 있는 작은 창고 세 개로, 과거 널브러져 있던 폐자재나 쓰레기는 모두 치워졌지만, 대신 상자 같은 것이 가득 세워져 있었다.


빼빼 마른 더벅머리가 세 번째 끝 창고를 가리켰다.


바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페로스에게 따라올 것을 정중히 손짓했다. 그렇게 바투와 페로스가 창고 안에 들어가자 잡다한 물건이 쌓인 창고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여기 재밌는 게 있다고?”


“예, 정확히는 좀 더 안쪽이지만요.”


“좀 더 안쪽?”


“예.”


바투는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며, 창고 구석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잠시 후, 바닥에 깔린 상자와 천 조각 아래 있는 비밀 입구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사용하지 않는지 제법 먼지가 쌓여 있었다.


“.... 이건?”


“말씀드렸잖습니까? 재밌는 거라고.”


바투가 그리 말하며, 손잡이를 당겨 억지로 문을 들어 올렸다. 제법 무거웠는데, 문이 열리자 아래로 칠흑 같은 어둠과 초라한 사다리가 보였다. 페로스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 비밀 공간이군.”


“정확히는 녹색 땅과 통하는 비밀 공간입니다. 제가 먼저 내려가 보도록 하죠. 따라오셔도 되고, 안 따라오셔도 됩니다.”


바투가 횃불을 입에 물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딱히 높지는 않았는데, 바닥에 땅을 디디자, 땅굴이 보였다.


조잡하지만, 그래도 얼추 갖출 것은 다 갖춘 땅굴 말이다.


“.... 붉은 방패에 이런 곳이 있었나?”


바투의 뒤를 따라 내려온 페로스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 역시 꽤 놀란 눈치였다.


“저도 알게 된 건 비교적 최근입니다. 원래는 기름자루라고 불리는 밀수업자의 소유였지요.”


“기름자루?”


“예, 별명처럼 땅딸막하고, 배가 툭 튀어나온 뚱보인데, 거시기 털처럼 곱슬곱슬한 턱수염을 기른 역겨운 사내였습니다. 불쾌한 농담이나 지껄이던 허풍선... 원래는 그의 소유였으나, 창녀들에게 죽은 후, 일리시아 아가씨가 대신 구매했죠.”


“그런가?”


“예, 사업을 크게 하려면 창고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우연히 발견했다 하더군요.”


“내 귀에는 참으로 편리하게 들리네만?”


“편리할 게 뭐가 있습니까? 그놈 죽고 나서, 그 가족이 관리할 능력이 없어 그냥 넘긴 것이지요. 아들은 없고, 딸뿐이라 그런 것도 있는 거 같습니다. 어미나 자식이나 모두 사슴처럼 순진해서....”


“어째 잘 아는 것처럼 들리는군.”


“셋 다 애인이거든요. 기름자루의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졌습니다.”


“뭐라고?”


“어미, 딸 둘. 셋 다 제 애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오해하지 마시죠. 제 사랑은 순수하니.”


“자네가 말하니 제법 설득력이 있군.... 하긴, 그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중요한 건 이곳이 자네 말만 따라 재밌는 곳이라는 거지.”


“역시 이해하실 줄 알았습니다. 총독 대리께서 자칫 잘못된 판단을 내려도 이곳이라면 충분히 잠입해 올 수 있을 겁니다. 일리시아 아가씨 소유니 확실하죠.”


“흥미롭군. 자네가 그 아가씨를 믿다니.”


“유능하고, 제게 이익을 가져다주니까요... 각하께선 절 너무 안 좋게 보시는 것 같아 슬픕니다. 저 역시 신뢰와 믿음이 있으며, 감정이 있습니다. 기뻐할 줄 알고, 슬퍼할 줄 알고, 화는 특히 잘 내지요. 전 평범합니다. 그저, 사람 죽이는 거랑 여잘 강간하는 걸 조금 더 좋아할 뿐이지요.”


“살인과 강간을 즐기는 시점에서 평범과 거리가 멀지.”


“하긴, 사람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법이니까요. 전 상상도 할 수 없는 부와 명예를 가졌는데도 끊임없이 명예를 추구하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습니까?”


그 말에 페로스가 바투를 조용히 바라봤다. 솔직히 일대일로 싸운다면 질 거란 생각은 안 들지만, 그와 별개로 바투는 눈앞의 남자에게 압도됐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그런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는 잠시 진중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작게 웃음을 토했다.


“.... 부정할 수 없군. 사과하지. 그래, 인정해야지. 사람이라는 게 각자 취향이 다르고, 사정도 다른 법이니. 특히, 도움까지 받고 있는데 내가 무례했어. 용서해 주겠나?”


바투가 본능적으로 머리를 숙였다.


“별말씀을. 전 그저 각하의 자비를 구하고 싶은 거뿐입니다.... 제 사업은 어찌 되는지?”


바투의 질문에 페로스가 대답했다.


“내가 필요할 때 날 도와준다면, 나 역시 그대를 돕겠네. 가만 생각해보니까. 자네의 쇼가 내 취향과 거리가 멀다뿐이지, 시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거 같더군. 통치자란 이해와 관용을 보여야지.”


바투는 신에게 경배하듯 머리를 조아리며, 손을 들어 보였다. 정치인 약속만큼 허무한 것도 없지만, 은화장군이라면 또 이야기가 달랐으니.


미래를 어느 정도 약속받았다는 기쁨에 바투가 말했다.


“자, 그럼 이제 다시 밖으로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따라오시죠.”


그때, 페로스가 예상치 못한 대답을 했다.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닌가?”


“예? 서두르다뇨?”


“음.... 뭐랄까? 서로 볼일이 끝났으니 바로 헤어지는 건 너무 매정하지 않나? 잠시 대화라도 하지.”


“... 죄송하지만, 각하께서 말씀하시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만?”


“내 나이는 이제 중년에 접어들었네. 그래서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걸 즐기지. 일종의 취미야. 변호사 시절 때부터 가진. 거기다, 문득, 뒷골목 인사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네. 이왕 이리 비밀스러운 곳에 왔으니, 자네와 몇 마디 나누고 싶네.... 늙은이 변덕 같은 거니 어울려주게.”


바투가 미간을 찌푸렸다. 뭔 속셈인가 싶어서.


“하찮은 주먹패에게 이리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지만, 제가 감히 각하처럼 귀하신 분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내가 질문할 테니, 자넨 대답해주게. 솔직히.”


“강하신 분 뜻대로... 말씀하시죠.”


“긴장하지 말게. 그냥 가벼운 질문이니. 암캐들의 구덩이인가? 거기서 자네가 또 다른 사업을 구상했다고 했는데 뭔가? 자네의 창의력을 보고 싶네.”


“별거 아닙니다. 계집 노예들을 벌거벗겨 거리에서 달리기 시합을 벌이는 것을 한번 구상해 봤습니다. 마치, 마차 시합처럼요. 온 동네에 제 가게를 광고할 수 있고, 도박이나 광고 수익도 거둘 수 있죠. 일거양득.... 머리에 깃털 장신이나 젖꼭지에 테슬같은 것도 달고요. 상상만 해도 흥분되지 않습니까?”


바투는 일부러 혐오감을 주기 위해 지껄였으나, 예상과 달리, 페로스는 오히려 재밌다는 듯 웃었다. 꽤나 한참 동안을.


“아.... 미안하네. 그냥, 나도 나름 세상의 어두운 면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네 입에서 나온 것은 가히 충격적이어서. 실로 검은 심장을 가졌군.”


“죄송합니다. 전 제 심장을 본 적이 없어서. 다만, 도전정신만큼은 충만하지요.”


“그런 것 같네. 하지만 걱정되지 않나? 그러다 원한을 품은 여자들에게 살해당할 수 있네. 여자 역시 칼을 다룰 수 있고, 여자의 원한이란 실로 무섭지.”


“전 여자가 칼을 쓴 것도 본 적 있고, 남자가 칼을 쓴 것도 본 적 있습니다. 여자가 분노한 것을 본 적 있고, 남자가 분노한 것도 본 적 있습니다. 근데, 딱히 다를 것 없더군요. 평균적으로는 더 못하죠.”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 내 물어보지. 자네 어렸을 때 어머니가 가출이라도 했나?”


바투가 순간 움찔했다.


“정답이군. 걱정 말게. 보통 자네 같은 경우 어머니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우연히 맞힌 거니. 신통력 같은 것은 아니네.”


바투가 잠시 침묵하다 대답했다. 태연한 척 말이다.


“맞습니다. 아버지가 술만 먹으면 개처럼 변하는 양반이라 절 버리고 도망쳤지요.”


“아하! 역시 내가 맞췄구만. 아직 통찰력이 죽지 않았어. 그럼, 자네의 그 성격은 선천적인 부분보다, 후천적인 부분이 더 큰 영향을 받았던 말이지. 자네 말이 맞아. 자넨 평범한 사람이야. 그저 사연이 있을 뿐이지.”


바투는 이 남자가 자신을 비꼬는 건지 헷갈렸다. 분명, 모욕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욕당하는 기분이었다. 아니, 모욕당하는 것 보다 기분이 더 거북했다.


“여자들을 보면, 집 나간 어머니가 생각나 이리 다루는 건가? 복수 같은 거?”


바투가 부정했다. 그리고 페로스에게 혐오감을 주기 위해 지껄였다.


“아뇨, 다루는 법을 배웠다고 해두죠.”


“다루는 법?”


“예, 제가 순진한 시절 몸소 배운 겁니다. 여자란 것들은 아무리 미모를 칭찬해주고 선물해줘도 만족을 모르는데, 주먹을 휘두르고, 겁박하면 순종적인 양으로 변하더군요. 그래서 별수 없이 이리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기 싫은 데도요.... 만족스러운 대답입니까?”


“동감할 수는 없지만, 재밌는 관점이긴 하군.”


바투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비위를 맞춰 주는 게 처음도 아닌데 어째 피곤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질문해도 되겠나?”


“예... 대신 정말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슬슬 여자가 고파서.”


“정말 마지막일세... 자네는 어쩌다 다레온과 친구가 되었는가? 자세한 내막을 듣고 싶군.”


“.... 왜 묻는 건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그냥 궁금해서.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주변 이들을 보면 되지. 보통 사람은 비슷한 종류의 사람들과 어울리니.... 그런데, 좀 신기해서 자네와 다레온은 조금.... 어울리지 않는달까?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 궁금하네.”


“..... 별거 아닙니다. 아까 전에 말씀드린 대로 과부를 강간하고, 도망치는 와중 죄를 좀 지어 붉은 숲으로 도망쳤는데, 그때, 다레온의 도움을 받아 친구가 됐습니다.”


“그가 자넬 구해줬군.”


“굳이 따지자면 그렇죠. 또 아키아족 틈바구니에서 살려면 좋든 싫든 외지인들끼리 뭉치는 수밖에 없었고요.”


“아름다운 이야기군. 아직까지 그 우정이 유지되는 데 놀라움을 표하지.”


바투가 미소지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맞는 구석도 있습니다.”


“그런가?”


“예, 분명 녀석은 저와 같은 취향은 없지만, 놀랍게도 제가 누군가의 아내와 딸, 어머니를 식탁 위에서 억지로 범해도 태연하게 옆에서 약탈품을 계산하거든요.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근데, 가끔씩 신기합니다. 사람들은 절 혐오하는데, 반해, 다레온 녀석에게는 그러한 감정을 안 느끼더군요. 분명, 놈은 제 만행을 보고도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는데.”


페로스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 즐거운 대화 고맙네. 이제 피곤해져서 슬슬 나도 돌아가야 할 거 같군. 하지만, 그래도 보답을 해줘야겠지?”


“제 사업만 안전하다면 충분합니다.”


“정말 그 정도면 되나?”


바투가 잠시 고민했다.


“굳이 말씀하시라면 하나 있긴 한데...”


“뭔가? 즐겁게 해 준 보답으로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면 최대한 해주지. 난 쩨쩨하지만, 보답도 할 줄 알거든.”


“라기아족 왕족을 원합니다. 워낙, 부족이 많으니, 몇 마리 정도는 가능할 거 같은데, 계집과 사내를 몇 마리 챙겨주실 수 있습니까?”


“왜지?”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그저 왕이란 것들을 노예로 부려보고 싶거든요. 공화국의 건달인 제가 말이죠.”


작가의말

바투 편은 여기까지이며, 다음 주에는 새로운 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혹여, 읽으시다 불쾌하신 분들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바투 편은 다른 편에 비해 수위 조절하는 게 쉽지가 않네요.


읽어주신 분들 전부 감사합니다.


나무젓가락 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주 이리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음 주 또 찾아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과 먼지의 왕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강과 먼지의 왕자 장기 휴재 공지 사항입니다. +9 22.02.06 2,539 0 -
공지 강과 먼지의 왕자 휴재 공지 사항입니다.(8월 22일 ~ 9월 12일) +15 21.08.21 981 0 -
공지 녹색땅 동부 지도 입니다. +2 20.12.25 2,182 0 -
공지 연재주기 변경에 관련된 공지사항 입니다.(금요일 에서 일요일로.) 20.08.14 1,889 0 -
177 2-162. 공화국의 장군 (3) +6 22.01.30 997 44 10쪽
176 2-161. 공화국의 장군 (2) +3 22.01.23 513 36 13쪽
175 2-160. 공화국의 장군 (1) +6 22.01.16 535 42 12쪽
174 2-159. 협력자 (5) +14 22.01.09 537 43 12쪽
173 2-158. 협력자 (4) +11 21.10.31 716 45 12쪽
172 2-157. 협력자 (3) +7 21.10.17 685 47 14쪽
171 2-156. 협력자 (2) +5 21.10.10 610 49 10쪽
170 2-155. 협력자 (1) +9 21.10.03 693 48 12쪽
169 2-154. 침략자 (2) +5 21.09.26 670 46 13쪽
168 2-153. 침략자 (1) +5 21.09.19 729 47 14쪽
167 2-152. 증명하는 자 (2) +12 21.08.15 836 55 14쪽
166 2-151. 증명하는 자 (1) +10 21.08.08 788 59 12쪽
165 2-150. 대비하는 자 (4) +13 21.08.01 758 51 19쪽
164 2-149. 대비하는 자 (3) +13 21.07.25 772 59 12쪽
163 2-148. 대비하는 자 (2) +21 21.07.18 806 68 12쪽
162 2-147. 대비하는 자 (1) +10 21.07.11 907 65 12쪽
161 2-146. 성공한 사업가 (4) +10 21.07.04 906 68 19쪽
160 2-145. 성공한 사업가 (3) +10 21.06.27 908 60 14쪽
159 2-144. 성공한 사업가 (2) +14 21.06.20 853 61 19쪽
158 2-143. 성공한 사업가 (1) +11 21.06.13 916 62 16쪽
157 2-142. 올라서는 자 (3) +14 21.06.06 816 64 15쪽
156 2-141. 올라서는 자 (2) +6 21.05.30 800 49 13쪽
155 2-140. 올라서는 자 (1) +6 21.05.23 908 56 14쪽
154 2-139. 여인 (4) +28 21.05.16 971 73 16쪽
153 2-138. 여인 (3) +9 21.05.09 908 55 16쪽
152 2-137. 여인 (2) +11 21.05.02 945 6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