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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470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9.01 22:00
조회
595
추천
8
글자
17쪽

오스틴의 연구실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110화



우리가 목표로 하던 오스틴 박사의 연구실이 불타고 있다.


갱단 놈들이 단체로 희귀병이 걸리기라도 한 걸까?


가져갈 거면 곱게 가져가면 될 것을 불을 지르고 총을 쏘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탕! 타당!


총성과 화약의 냄새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스레 움츠러들게 만든다.


하지만 경호팀들은 참전 경험이 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담담하게 진입계획을 세웠다.


그러던 중 석호가 내 쪽을 힐끔 보며 말했다.


“저 애는 여기 두고 진입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이전에 비하면 단어 선택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내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리라.


다만 호승심은 여전한 것이, ‘그래. 니 말이 맞았어. 그래도 전장은 우리의 몫이야.’라고 하는 것만 같다.


이런 상황에도 태호는 내게 먼저 의견을 물었다.


“어떻게 할 거니? 네가 들어가고 싶다면 내가 최선을 다해서 지켜주마.”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총알과 죽음이 난무하는 저 곳에 아이를 들이민다는 것 자체가 미친 짓거리다.


하지만 이 몸은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서.


“갈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야 꼬맹이. 그러다 죽을지도 몰라. 엄마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니까?”


부팀장이 걱정해주기에 중지 손가락을 들어서 응대했다.


“내 맘인데요.”

“이 새끼가! 으휴. 때릴 수도 없고.”


의지가 얼어붙고, 다리가 떨릴만한 상황임에도 내가 침착할 수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9살이지만 군대를 다녀왔기 때문에 그나마 총에 면역이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행운의 DNA 때문이다.


정말 머리에 총구를 들이밀고 쏘는 게 아닌 이상 높은 확률로 빗나갈 것이다.


거기에 경호실장 아저씨의 호위까지 합쳐지면 어지간해선 무사할 터.


신에게 엿을 먹이고 선전포고하기 위해 나선 자리다. 리턴을 위해서는 리스크를 질 필요가 있었다.


“좋아. 그러면 작전을 설명하지. 적의 차량을 봤을 때 최대 인원은 마흔 명 추정, 바깥에 경비를 서고 있는 다섯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보통 방어 측은 공격에 비해 어느 정도 이점을 가진다.


공격 측은 달려오며 에너지를 소모하고, 팔과 다리가 흔들리기 때문에 조준이 제대로 안 될 테니까.


그에 비해 방어 측은 차분하게 조준사격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고작 입구를 지키는 5명 정도를 못 제끼겠냐 싶다만, 경호팀도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소리.


태호는 그러한 점을 지적하며 차를 가리켰다.


“그러니 우리는 차를 타고 입구로 달린다.”

“총에 안 뚫릴까요?”

“방탄이다.”


오우. 좋은 차를 준비해두셨다.


“기본적으로 사살은 피하도록 하되, 언제나 자신의 생명을 우선으로 하도록.”

“무기는요?”

“현지에서 조달했다.”


그러고는 트렁크에서 총기류를 꺼내 손에 쥐었다.


“큰 문제로 번지기 전에 물건을 회수하고, 돈으로 입막음을 시도한다. 상대가 갱단이니 경찰과의 협상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거다. 최우선 목표는 물건의 확보라는 점을 잊지 마라.”


모두의 시선이 태호에게로 향했다. 전투를 앞둔 이들 특유의 긴장과 희열이 느껴졌다.


나 역시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것 같아 떨리면서도 신기했다.


“그럼. 진입한다.”


우리가 탄 차가 빠른 속도로 연구실로 향했다.


경계를 하던 갱들이 다급하고 총질을 했지만.


“이거 방탄유리야 개X끼야!”


나의 하고 싶은 말 버킷리스트 3위를 충족할 뿐이었다.


다섯 중 둘이 차에 치여 나가 떨어졌다. 남은 인원은 셋.


“여긴 채환이와 현준이가 제압하고 따라오도록.”


경호팀 중 두 사람을 남기고 내부로 진입했다.


방탄차라는 엄폐물이 입구를 막고 있다. 세 명 정도는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으리라.


무엇보다 아직 연구실 내부에 30명이 넘는 갱단이 있으니, 더 이상의 인원을 투자할 수 없었다.


“끄윽.”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비릿한 혈향이 코를 찔렀다.


흰색 가운을 입은 남자가 바로 정면에 쓰러져 있었는데, 그의 배에서는 피가 쉼 없이 꿀렁이며 나오고 있었다.


그 주위에는 이상한 무늬 셔츠를 입은 두 사람이 낄낄 거리며 총구로 남자를 찌르고 있었고.


보아하니 연구원에게 정보를 뜯기 위해 몇 명을 남기고, 나머지는 약을 찾기 위해 집을 뒤지고 있는 듯하다.


“who the fuck are you!”


영어로 뭔가를 물어 왔지만, 영어 끈이 짧아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


학교에서 영어 듣기 하면 발음이 또박또박하던데, 갱단 놈들 발음은 죄다 뭉개져서 들리지도 않는다. 이게 주입식 교육의 폐해인가?


하지만 대화를 굳이 입으로 할 필요는 없지.


퉁! 투둥!


태호와 부팀장은 지체하지 않고 적에게 총을 쐈고, 나머지 인원들이 달려들어 무력화시켰다.


석호는 곧바로 가운을 입은 남자에게 다가가 대화를 시도했다. 무식하게 생긴 석호는 의외로 영어를 꽤나 잘 했다.


계속 이렇게 있는 것도 답답했기에 번역기를 하나 장만하기로 했다.


알아서 척척 나서는 다른 팀원들과 달리 어버버 거리는 팀원이 하나 있기에 내 옆으로 끌고 왔다.


“뭐... 뭐야!”

“영어할 줄 알아요?”

“물론이지! 내가 막내긴 해도 파병 경험이...”

“대단하네요. 그래서 저거 지금 뭐라는 겁니까?”


Mr. 어벙께서는 말없이 경호실장 태호를 바라봤고, 태호는 그냥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바라는 대로 해달라는 뜻이다. 짜잔. 새삥 번역기가 하나 생겼다.


어벙한 남자는 억울한 듯 했으나, 태호의 입장에서도 나쁘지는 않았다.


태호는 팀의 대장이니만큼 언제나 날카로운 판단을 해야 한다. 나를 어벙씨한테 맡김으로 그만큼 여유가 생기니 이득일 터.


거기에 무력만 강하지 팀워크가 미진한 인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엔 호위만큼 적당한 것이 없었다.


“대장님. 제가 꿈꾸던 임무는 이런 게...”

“아. 번역 빨리 좀 해 줘요.”


참고로 내가 괜히 쪼고 있는 건 아니다. 아무리 소음기를 끼고 있다고 해도 총 소리를 온전히 죽이는 건 불가능하다.


쓰러진 녀석의 동료가 언제 올지 몰랐기에 빠르게 선택을 해야만 했다.


기세에 눌린 어벙씨가 더듬더듬 들리는 대로 해석해주었다.


“갱단 녀석들이... 약속을 어겨... 가격 협상을 안 했...”


버퍼링이 심해서 기계를 때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말하던 직원의 속도에 맞추고 있던 모양.


그리고 이는 직원이 고개를 떨구면서 끝이 났다.


대충 정리하자면 오스틴 박사는 갱단과도 거래를 트고 있었고, 욕심을 부리다가 판이 엎어졌다는 소리였다.


보고를 들은 태훈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중으로 계약을 맺고 있던 거였나? 어쩐지 돈을 밝히는 작자더라니.”


실제로 이번 계약을 위해 가져온 금괴가 적지 않았다.


세계에서 유일한 약이라고는 해도 트렁크 2대에 꽉 찰 정도로 금괴를 요구할 줄이야.


샘숭 정도가 아니고서야 저런 요구를 맞춰주지 못할 것이다. 갱단은 이를 못 참아 그냥 힘으로 뜯어가기로 한 거고.


대충 상황이 그려졌다.


“약의 위치는?”

“모른답니다. 경찰이 들이닥치기 전날 오스틴 박사가 숨겼다는 사실만 알고 위치는 모른다고.”

“... 그럼 거래는 어떻게 하려 했대?”

“돈을 받으면 장소를 알려주겠다고 했다나 봅니다.”


어지간히도 독한 사람이다. 요새 당근마켓에서도 저렇게 선입금을 요구하면 사기를 의심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 갱단을 상대로 배짱 장사를 하고 있냐.


상황파악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결국 집을 뒤지고 있는 갱단과 다를 게 없는 상황이다.


위치를 모르는 이상, 우리도 서둘러 신약을 찾아야 했다. 인원수가 딸리는 상황에서 상대가 물건까지 먼저 찾는다면 문제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테니까.


연구실 내부는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리가 있는 1층은 그냥 먹고 쉴 수 있는 휴게의 공간.


지하 1층은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는 실험실. 특히 이곳에 많은 인원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2층인데, 이곳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다.


그냥 1층이 휴게, 지하 1층이 연구실이니 2층은 숙면을 취하는 장소가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What's fucking going on?”


아래층에서 양키의 질문이 들렸다. 아무래도 총 소리를 들은 모양.


대답이 없자 철컥, 총을 장전하는 소리가 뒤따랐다.


폭탄의 심지가 착실하게 타들어가고 있다. 제 때 선택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 터지고 마리라.


연구실 쪽으로 내려가는 게 가장 확률이 높은 선택이다. 하지만 태호는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접근했다가 15번을 실패했고, 16번째 시도 역시 망할 뻔 했으나 9살 꼬마 덕분에 겨우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선택에 자신이 없는 것도 당연하다.


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내 쪽으로 향했다.


나는 모든 DNA를 활성화하며 성원에 호응했다.


이전에 두뇌와 행운이 합을 맞추며 좋은 성과를 거둔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두뇌는 지하실로 내려가는 것이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했고.


반면 행운은 2층으로 올라가야한다고 나의 등을 떠밀었다.


그리고 보통 이런 경우는 행운의 말을 따르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


‘분노. 이럴 거면 왜 물어봤냐. 이래서 내가 행운을 싫어해...’


두뇌의 투덜거림을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나는 태호와 팀원들을 향해 내 생각을 공유했다.


“저는 위층일 거라고 생각해요.”

“이유는?”

“오스틴이라는 사람이 체포되기 전 내용물을 숨겼다고 했잖아요. 그럼 당연히 연구실이 아닌 다른 곳에 보관하지 않았을까요?”


결과를 알고 이유를 붙인 것에 불과하지만, 충분히 일리가 있는 가설이다.


이에 경호 팀도 쉽게 의견을 묵살하지는 않았다. 부팀장 석호만 빼고.


“야. 약 같은 거 다른 곳에서 보관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

“그랬으면 저희는 한국으로 어떻게 옮길까요? 바보에요?”


다른 곳에 보관했다고 효능을 잃는다면 애초에 한국까지 이송을 하지 못한다. 부팀장 석호의 입가가 뒤틀렸다.


“그래서. 우리 모두 위층으로 가야한다 이거냐?”

“아뇨. 그건 아니에요. 팀을 나누죠.”

“뭐? 이런 상황에서 인원을 나눠서 행동하면 각개격파 당하는 거 몰라?”

“... 사람 말 좀 끝까지 듣죠?”


나는 태호를 향해 눈빛을 보냈다. 이렇게 시간도 없는데 말을 잘라먹는 사람이랑 대화를 계속 해야겠냐고.


잠시 후, 태호가 석호를 완벽히 제압했다.


“갱단이 바보 등신도 아니고 저희의 침입이 들키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퇴로를 확보할 필요성은 있죠.”

“... 상대 수가 더 많으니 퇴로 확보가 어려울 텐데.”

“네. 맞아요. 그러니 소수의 정예를 파견해서 위층을 수색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이곳에서 갱단을 상대로 농성하는 거죠.”


현재 상황에서는 이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어차피 우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갱단을 제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인원차이가 날 테니까.


그렇다면 차라리 올라오는 계단을 점거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전투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을 테니.


상대가 상황파악을 끝내기 전, 머릿수를 조금 더 줄일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 되리라.


그러다가 만약 아래층에서 신약이 발견되면 빼앗으면 되는 거고.


태호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만약 위층에 약이 있다면 그게 최선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럼 위로 보낼 인원은...”

“제가 갈게요. 실력 있는 몇 사람만 붙여주세요.”


어차피 많은 인원이 투입 되는 것보다 내 행운 레이더가 더 효율적이다. 그러니 내가 가는 게 맞다.


“... 음. 괜찮겠니?”

“결정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걸 빼면요.”


고민할 시간에 요격 준비나 마치라고 일침하자, 그제야 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태산아.”

“네! 특별 임무 열심히 하겠습니다!”

“석호야.”

“... 왜 이런 꼬마랑.”

“부탁 좀 하마. 작전의 성패가 갈렸다.”


통역을 해주던 어벙한 아저씨의 이름이 태산이었다. 이왕 옆에 있는 거 임무를 맡기기로 결정한 모양. 그는 자신이 꿈꾸던 게 바로 이런 거라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반면 석호는 불만이 있어 보였다. 9살 꼬마의 지휘를 듣기는 죽어도 싫은 모양.


그럼 그냥 죽으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유능한 사람 한 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잘 어르고 달래는 게 리더의 역량이겠지.


그렇게 상혁 팀을 결성한 우리는 곧바로 2층을 향해 이동했다.


뭐가 있을지 모르니 조심스럽게 발소리를 죽였다.


다행히 2층에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인원이 없었다.


인원수가 적은 만큼, 그냥 방에 들어가 각자 찾고 있는 모양.


“거기 뭐 있냐?”

“아니. 여기도 허탕이야.”


이제는 영어가 들리면 자동으로 번역을 해주는 태산이다.


어쨌든, 우리는 굳이 벌집을 쑤시지 않기로 했다.


곧 있으면 1층에서 경호실장의 총이 불을 뿜을 것이다. 2층의 인원들이 그 소리를 듣고 튀어나오기 전에 빠르게 아무 방이나 들어가야 했다.


“오스틴... 오스틴... 여기다!”


무언가 있다면 오스틴 박사의 방에 있을 가능성이 가장 컸다. 때문에 석호와 태산이 그의 방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네요.”


방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다름 아닌 나였다. 발이 가는 대로 가다가 멈추니 자연스럽게 오스틴의 방 앞에 발이 멈추더라.


잘 키운 행운의 DNA는 정예 경호원 두 명이 안 부러웠다.


다른 인원들에게 들키지 않게 발소리를 죽여 오스틴의 방으로 진입했다.


“X발. 여기라고?”


태산의 중얼거림이다. 조용히 작전을 수행해야 하지만, 그를 질책할 수는 없었다.


왜냐면 이미 방이 난장판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갱이라고 해서 대가리를 장식으로 들고 다니는 놈들은 아니었는지, 녀석들도 오스틴의 방을 먼저 뒤진 모양.


“어떡할래. 여기 더 찾을 거야? 다른 곳이 낫다고 보는데.”


석호의 의견은 타당하다. 이미 저들이 뒤지고 간 곳을 찾아봤자 시간만 버리는 꼴이다.


그러나 행운 레이더는 여전히 이 방 안을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만 더 찾아 볼 게요.”

“젠장. 알아서 해라!”


탕! 탕탕!


마침내 아래층에서 총성이 울렸다.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뭐야?”

“총성? 다른 패거리라도 온 건가?”


그 소리를 들은 2층 인원들의 목소리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수색을 멈추고 방에서 나온 탓이다.


이제는 정말 빼도 박도 못하게 되었다.


“제길. 요격한다. 태산아 도와라.”


석호는 그래도 내가 약을 찾을 때까지 시간을 벌어줄 생각인 듯, 몸을 일으켰다.


그 때, 두뇌가 현재 상황에 대해 최적의 작전을 수립했다.

“일단 몸을 숨기죠. 상대는 우리의 정체를 모르고 있잖아요. 아래쪽에 신경이 쏠렸지. 그러면...”

“등을 보였을 때 쏴버리면 된다는 소리군. 괜찮네.”


폼으로 부팀장을 맡고 있는 건 아닌지, 석호가 빠르게 작전을 알아들었다.


석호와 태산은 내 지시대로 몸을 숨겼다. 나야 뭐 몸이 작아서 숨기는 편했다.


뚜벅, 뚜벅 발소리가 가까워지자 우리는 숨까지 참았고.


갱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우리가 있는 방을 지나갔다.


석호의 입이 호선을 그렸다. 히죽 웃은 그는 신이 난다는 듯 바깥으로 몸을 내밀었고.


타다다당.


깔끔한 사격 솜씨로 적들을 제압했다.


적들의 대응 사격이 없는 것으로 보아 한 번에 적들을 모두 쓰러트린 것 같다.


아무리 상대가 방심하고 있다고 해도 저렇게 깔끔하게 제압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다.


나는 엄지를 치켜세웠고, 석호는 만족스럽게 치열을 드러냈다.


“나랑 태산이가 쓰러진 녀석들을 확실하게 제압하는 동안 네가 약을 찾는 거 맞지?”

“맞아요.”


석호는 이제 좀 손발이 맞는다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런데 그는 알까? 무의식중에 나한테 의견을 구한다는 건, 나를 작전을 수립하는 상급자라고 인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런데 말하면 또 빼액 소리를 지를 게 뻔하니 조용히 있도록 하자.


어쨌든, 한결 편해진 상황 속에서 방을 뒤질 수 있게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란 말이지.”


책상 위의 물건들이 모두 쓰러지고, 책장이 엎어지고. 침대가 반 쯤 뒤집어진 방이지만 이곳이 틀림없다.


그래도 너무 정보량이 많았기에 뇌에게 자체 필터를 부탁했다.


그러자 여느 때처럼 쓸모없는 정보들이 까맣게 물들어가며 시야가 한정되었다.


그 세계에서는 침대 밑 한 권의 서적만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유레카.”


나는 여유롭게 다가가, 내가 이 미국까지 오게 만든 물건을 잡아들었다.


“... 이건?”


헐벗은 금발의 여성이 풍만한 육체를 자랑하고 있었다. ... 내가 찾은 건 19금 서적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호작, 댓글, 추천은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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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가만히 있어도 22.08.23 711 13 19쪽
102 운이 좋은 날 22.08.20 745 13 19쪽
101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1 22.08.19 745 1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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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돈이 복사가 된다 +1 22.08.16 755 1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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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지금까지 이런 판매는 없었다. 이것은 팬미팅인가 판매인가. 22.08.09 763 12 20쪽
91 광고를 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2 22.08.07 798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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