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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489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8.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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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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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역전의 서막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96화



‘기자를 협박하는 민수. 드라마에서와는 달리 안하무인.’


오늘자 J일보의 1면을 차지한 기사의 제목이다.


무례했던 기자는 꽤나 유명한 신문사의 직원이었고, 예상했던 대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갑자기 여론이 나빠진 건 아니었다.


시청률 40%를 돌파한 드라마다. 민수홀릭중인 시청자들은 우리 민수가 그럴 리 없다며 절대적인 믿음을 보내었다.


무슨 되도 않는 찌라시냐면서, 등신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며 J일보를 욕하기까지.


그러나 그 날 저녁 상황이 다시 한 번 바뀌었다.


S방송국을 통해 음성파일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인터뷰하신 대로 기사를 쓰시면 잘못 ... 될 것 같아요.’


중간 말을 의도적으로 잘라내어 묘하게 협박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형적인 선동과 날조다.


나비효과에 타격을 줄만한 찌라시가 경쟁 방송국에서 나왔다.


충분히 의심할만한 상황이다만, 객관적인 증거가 공개되자 여론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나비효과의 민수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것이다.


생각해보자. 연극을 재밌게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뒷골목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게 뭐시여. 아까까지 공주 역할을 하던 사람이 아닌가? 그녀는 담배를 뻐억뻐억 피다 못해 가래침까지 퉤 뱉고 말았다.


그럼 기분이 어떻겠나. 연극에 대한 좋았던 기억이 훼손되는 것이다. 몰입이 떨어지고, 이전과 같이 돌아갈 수는 없겠지.


때문에 해명을 촉구하는 팬들이 꽤나 늘어났다. 민수와의 추억을 돌려달라고.


일이 이렇게 되리라는 걸 알고 있던 나는 만식 아저씨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기자가 오해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인터뷰다.’


그러나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해인 건 확실하냐’, ‘어린놈이 스타 병에 걸렸다’등 험담이 쏟아졌고 이내 나비효과를 보지 말자는 운동이 펼쳐졌다.


내 실패를 바라는 사람도 있기야 하겠지만, 특정 세력이 개입되어 있음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하루아침에 이 정도의 흐름이 형성될 리가 없다.


여하튼 그런 상황이라 촬영장의 분위기도 우중충했다.


감독과 작가한테는 이미 사정을 설명해두었다.


“피해를 끼쳐드려 죄송해요. 저는 대회에 나가서 빨리 풀고 나왔을 뿐이거든요. 그런데 기자분이 오해를 하시더라구요.”


평소에 호감작을 잘 해두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저 시험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 그걸로 설득이 가능할지를 물었다.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입가에 진한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네. 아마 손해 본 시청률이 2배가 되어서 돌아올 거에요.”

“그래. 믿으마.”


내 무결함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떳떳하게, 동시에 느긋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관조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나를 손가락질 하면 뭐하겠나. 나에게 잘못이 없는 것을.


오히려 그동안 주위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나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선을 넘는 놈들의 손가락을 죄다 부러트려버리면 된다.


그래. 지금 수작질을 시도하는 저 태양그룹처럼 말이다.


“주인공을 다시 교체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요?”

“그래. 넌지시 이야기 하긴 했는데 아마 며칠 지속되면 공식적으로 건의하지 않을까 싶다.”


내 이미지가 드라마를 갉아먹으니 다시 김태양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자는 이야기다.


징한 놈들. 그렇게 데이고도 정신을 못차렸다.


아마 연기 욕심은 아닌 듯하고, 돈 때문이 아닐까 싶다.


태양이 다시 주연 자리를 꿰차면 태양그룹은 광고 모델을 공짜로 하나 얻게 된다.


태양 그룹의 이미지를 개선시켜주며 매출을 올려줄 좋은 모델을 말이다.


“일단은 거절했다. 드라마가 무슨 심심풀이 땅콩도 아니고 주인공을 그렇게 자주 바꾸자 그러니 원...”


감독은 걱정 말라며 내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하지만 감독도 알고 나도 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절대 없다는 사실을.


‘일단’이 ‘아마’가되고 ‘결국’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내가 드라마에 계속 악영향을 끼치면 주인공이 다시 교체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 일주일쯤 지나자 나비효과의 주인공 교체에 대한 찌라시가 언론사를 통해 나돌기 시작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우리 할아버지의 친우이자 내 소속사 사장 만식은 광고주들에게 전화 러시를 받고 있었다.


“아이 알죠. 압니다요. 좋은 이미지 만들어달라고 광고 찍은 거. 그런데 지금 상황이 안 좋아서 화 나신거 압니다요. 그런데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광고주님이 화가 많이 나신 모양.


전화를 끊은 만식은 한숨을 쉬며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이거 해결되는 거 맞지?”

“그럼요. 그래도 일은 좀 줄지 않으셨어요? 평소에 일이 많아서 힘드시다더니.”

“이 자식! 지금 그걸 말이라고!”


아마 일 자체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기분이 안 좋아보이니 좋은 소식을 들려주기로 했다.


“걱정 마세요. 제가 다시 갑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성적 결과가 나오면 다시 우리 쪽이 갑이 된다.


지금 화를 내던 광고주들? 아마 재계약 할 일은 없지 않을까?


“그리고 일도 한 1.5배는 늘지 않을까요?”

“아니. 그건 좀.”

“알겠어요. 제가 열심히 해서 2배까지 늘려볼게요.”

“아니! 안 그래도 돼. 내가 미안하다!”


안 그래도 회사 규모에 비해 일이 많은 상황이다.


만식은 결국 두 손 두 발을 들며 이럴 줄 알았으면 계속 단역 전문 소속사 할 걸 그랬다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좋으면서.


내가 나갈 채비를 하자 만식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촬영장 가니?”

“아뇨? 촬영장에 기자들 쫙 깔렸어요. 감독님이 머리 좀 식히라던데요?”


만식의 머리 위로 물음표가 떠올랐다.


“그럼 어디 가는 건데?”

“아. 오늘 학교 운동회 있다고 그래서요. 거기 가보려고요. 때마침 잘 된 거 있죠?”


나의 태연한 답변에 만식은 속도 편하다면서 가슴을 쿵쿵 쳤다.


“머리 식히는 것도 좋지만, 이럴 때일수록 현장을 지켜야 해. 너 없는 자리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에이. 괜찮아요. 갔다 올 게요.”


일주일동안 웅크려 지내느라 몸이 찌부둥한 차였다.


슬슬 몸을 풀어줘야 한다. 그동안 정체되었던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힘차게 달려야 할 테니까.


* * *


“3반! 파이팅!”

“1반이 최고다! 1반 파이팅!”


삼길초등학교의 운동회는 꽤나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수연아! 오른 쪽!”

“응!”

“나머지는 전방으로 달려!!”

“3반에 영광 있으라! 으아아아악!”


초반에는 3반이 점수란 점수는 모두 쓸어 담는 양상이었다.


한 몸과 같은 조직력에 죽을 각오로 임하는 독기까지.


다른 반들은 3반을 상대하며 마치 정예병들과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준비된 시합의 3분의 1을 3반이 독식할 즈음,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애들아! 3반부터 조지자!”

“우리는 떨어져도 돼! 3반만 떨어트려!”


더 이상의 독주를 용납할 수 없는 건지, 애들이 3반만을 견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반은 떨어져도 3반이 우승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자신의 승리라면서 말이다.


아무리 3반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인다고 하지만 11개의 반이 합심해서 견제하는 가운데 승리를 쟁취하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그나마 다빈이 조직적으로 애들을 통제하고, 사나운 너구리 한 마리가 적절하게 공훈을 올렸기에 어떻게든 1위를 유지할 수는 있었다.


이에 다른 반들은 그들 중 가장 점수가 높았던 1반에게 점수를 몰아주기 시작했고.


마지막 장거리 계주를 앞둔 시점, 두 팀 간의 점수 차는 단 5점에 불과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반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다.


얼핏 보면 우승까지 한 걸음 남은 것 같지만 3반 아이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하필이면 1반에 육상부 소속인 애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체력만 온전했다면 어떻게든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었겠지만 마지막 경기까지 온갖 견제를 다 받았기에 이미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객관적으로 보면 승기가 넘어간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그냥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3반 인원들이 모였다.


모두가 힘들고 지친 만큼 저도 모르게 빈자리를 눈길로 쫓기 시작했다.


“상혁이는 오는 걸까?”


상혁이 잠깐 학교에 왔던 날, 그는 마지막 경기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달라고 했었다.


그 마지막 경기가 장거리 계주였고, 그 마지막 주자에 상혁을 올려두었다.


그래서 다들 교문 쪽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상혁이 당장이라도 등장할 것만 같아서.


그러나 상혁의 직속 휘하 이다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마 힘들 거야. 무슨 이상한 소문이 퍼져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지금 그럴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다빈은 상혁에게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저. 그저 상혁이 없이도 1등을 차지해서 명령한 바를 멋지게 수행했다고 자랑하고 싶었다.


힘이 빠지기는 승윤도 마찬가지인 모양.


“히잉. 상혁이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는데.”


요새 상혁이 힘이 없어 보였기에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싶었으나 힘들게 되었다.


너구리의 어깨가 추욱 쳐졌다.


공아린 선생님은 그런 애들을 끌어 안아 주었다.


“자 애들아. 아직 끝난 거 아니야! 힘내서 열심히 해보자!”

“네! 3반을 위대하게!”


아이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운동장에 나섰다.


삐익!


운동회의 승패를 가를 경기가 시작되었다.


“3반 달려라!”

“승리는 1반의 것!”


2등은 성과를 거두고도 기뻐할 수 없다.


노력도, 열정도 모두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리니까.


때문에 아이들은 모든 것을 걸고 부딪혔다. 달리는 아이들은 다리가 부서져라, 응원하는 아이들은 목이 터져라.


“가라아아!!!”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뜻대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의지를 가지고, 간절히 희망해도 패배할 때가 있는 법이다.


“1반 우승하자!!”


1반의 우승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커지는 반면, 3반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점차 줄어들었다.


응원만으로 전세를 뒤집기엔, 이미 거리가 너무 벌어졌으니.


3반 아이들은 충분히 잘 싸웠다. 애초에 체력이 온전했어도 간당간당한 승부였다.


마지막 경기가 오기 전에 승점을 확보하는 것이 확실한 승리 방법이었다.


패배를 눈앞에 둔 아이들의 눈가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흐엉. 이기고 싶었는데... 흐어어어엉.”


노력했던 만큼. 간절했던 만큼. 감정이 북받치는 걸 견딜 수 없었다.


그렇게 모든 아이들이 체념하고 포기한 순간, 교문에 흰색 봉고가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것은 모두가 기다리던 사람이었다.


3반의 중심. 가장 빛나는 별. 찬란한 희망. 박상혁.


그는 차에서 내리며 한 마디 말을 내뱉었다.


“에이씨. 뭔 놈의 기자들이 이렇게 많아? 돌아오느라 한참 걸렸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사람들의 머리 위로 물음표가 떠올랐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추천도 댓글도 선호작도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여기서 끊어가는 건 아쉬워 오늘은 한 편 더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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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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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대적자 22.09.15 577 10 17쪽
119 빛이 나는 사람 22.09.14 583 7 26쪽
118 천재는 약점을 극복한다 22.09.13 578 11 19쪽
117 합창 22.09.10 620 9 18쪽
116 별에 관한 고찰 22.09.09 620 10 16쪽
115 아빠 새끼를 만나다 22.09.08 661 9 25쪽
114 가족들이 호강하다 +1 22.09.07 626 11 24쪽
113 가족끼리 왜 이래 +1 22.09.06 596 10 18쪽
112 러시안 룰렛 22.09.03 585 10 20쪽
111 혀어어업상 22.09.02 588 9 18쪽
110 오스틴의 연구실 22.09.01 596 8 17쪽
109 공항에서의 기싸움 22.08.31 606 8 17쪽
108 숨바꼭질 22.08.30 614 9 17쪽
107 제왕과 정점 22.08.27 645 9 20쪽
106 정중지와 22.08.26 630 9 18쪽
105 피와 살육, 대환장의 주주총회 22.08.25 671 8 25쪽
104 유성아의 연구실 22.08.24 682 11 21쪽
103 가만히 있어도 22.08.23 711 13 19쪽
102 운이 좋은 날 22.08.20 745 13 19쪽
101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1 22.08.19 745 11 17쪽
100 돈이 삭제가 된다니 +4 22.08.18 745 9 18쪽
99 투자는 계획적으로 22.08.17 771 10 28쪽
98 돈이 복사가 된다 +1 22.08.16 755 11 18쪽
97 대역전극 +1 22.08.13 722 11 11쪽
» 역전의 서막 +1 22.08.13 714 10 12쪽
95 구설수 22.08.12 731 12 18쪽
94 박상혁 쟁탈전 +1 22.08.11 764 10 20쪽
93 위대한 령도자 박상혁 동지를 맞이하라! 22.08.10 790 13 22쪽
92 지금까지 이런 판매는 없었다. 이것은 팬미팅인가 판매인가. 22.08.09 763 12 20쪽
91 광고를 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2 22.08.07 798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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