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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963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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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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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돈이 복사가 된다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98화



올림피아드 성적이 발표되었다.


원래였다면 이미 2~3일 전에 발표가 되었어야 했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조금 늦었다.


사람들은 그 이유를 박상혁과 관련된 소문에게서 찾았다.


‘이미 채점은 완료했는데 욕을 먹을까봐 발표를 숨기고 있다.’ ‘나비효과 측의 요청으로 점수를 높게 바꾸고 있다.’ 등 여러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점수가 발표되자 비난하던 사람들도 발표 연기를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1등의 이름에 떡하니 박상혁의 이름이 적혀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100점이라는 전무후무한 성적으로.


논란을 예상한 것인지 성적 발표 홈페이지에는 이례적으로 긴 설명문이 같이 적혀 있었다.


‘시험장의 cctv와 시험지 풀이과정을 여러 번 검토한 결과 아무런 부정행위가 없었음을 밝힙니다.’


거기에 올림피아드 위원회 회장이라는 사람이 한 신문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 역시 화재가 되었다.


‘상혁 군의 문제 풀이는 신선하고 색다르며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국내에서 이런 재능을 본 적이 없어요. 저희 심사위원들에게도 큰 자극을 주었습니다.’


대한민국 수학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의 극찬이다.


그는 컨닝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렇게 답했다.


‘컨닝이요? 누가 그런 답안지를 줬을까요? 적어도 국내에는 없을 겁니다. 그 정도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해외에도 몇 없어요. 세상에 수학 경연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한국에 와서 그런 부정행위를 저지를까요?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컨닝의 가능성을 일언지하로 부정했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의심하는 사람들을 위한 한 마디까지.


‘상혁 군이 1시간 만에 이 문제를 풀었다고 들었습니다. 믿기 힘든 성과이긴 하죠. 그래서 내일 상혁 군과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의 문제풀이를 실시간으로 방송할 예정이니 관심 있는 분은 시청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의심하는 거 알겠다. 그러니 생방송으로 보여주겠다. 더 의심을 할래야 할 수 없는 깔끔한 대응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한국의 이목이 모두 쏠린 생방송에서 상혁은 다시 한 번 증명해냈다.


수학 문제의 접근법, 풀이 과정, 연산까지. 흠잡을 곳이 하나도 없는 깔끔한 문제풀이를 선보인 것이다.


“맙소사... 드디어. 드디어 한국에 이런 영재가 나타난 건가?”

“제가 발견하고 키우던 아이입니다. 언젠가 한국에 필즈상을 가져다 줄 인재이지요.”

“이럴 때가 아닙니다. 저희 다른 문제도 풀게 해 볼까요? 상혁이가 어디까지 풀 수 있을지 궁금하군요.”


국내의 내로라하는 교육계 인사들이 다 모여서 시종일관 감탄만을 흘렸다.


검증 방송, 해명 방송이라는 것도 잊고, 상혁의 실력에 반해서 공부만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광기 어린 현장에 시청자들은 감히 조작을 입에 담을 수 없었다.


그렇게 상혁의 수학 실력에 대한 검증이 끝이 났다. 드라마에 민수 역으로 등장하는 상혁은 공부도 잘한다는 사실이 공인된 것이다.


그 반향은 엄청났다. 흐름이 다시 한 번 크게 뒤집혔다.


당장이라도 박상혁을 집어삼키려던 사람들이, 해명과 사과를 촉구하던 사람들이 동시에 활동을 중단했다.


마치 올림피아드의 결과가 그들의 신경다발을 그대로 끊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와 동시에 그동안 움츠리고 있던 민수의 팬들이 다시금 기지개를 폈다. 명백한 증거가 나왔으니 더 이상 중립 기어를 박을 필요가 없었기에.


댓글창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민수사랑 – 와... 대박. 민수, 아니 상혁이는 공부도 잘하나봐. 어떡하니?


예삐공듀 – 민수네 어머님이 하시는 빵집에서 들었던 이야기인데. 민수 원래 공부 잘했대. 큰 대회에서도 몇 번 우승했다더라.


나비효과러브 – ㄴ 그 이야기를 왜 지금 함?


예삐공듀 – 말했는데 묻혔었음;;


상혁이 공부를 잘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몇 팬들의 발언 또한 재조명을 받았다.


그들의 묻혔던 발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역시 상혁을 모함하려던 세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J일보에서는 상혁이 시험을 망치고 돌아가다가 기자에게 짜증을 냈다고 했다.


그런데 그와 정반대되는 결과가 나왔으니 해명을 해야 할 쪽은 상혁이 아닌 J일보 측이 되었다.


예삐공듀 – 근데 만약 J일보가 구라치기라도 한 거면 어떻게 되는 거임?


psh38 – 뭘 어쩌긴 어째. 좆되는 거지.


그 날 저녁 J일보의 사과문이 올라왔다.


‘인터뷰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음을 인지했습니다. 혼란을 겪으셨을 박상혁 군과 나비효과 팬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또한 앞으로 여러분들께 더 정확한 보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해’, ‘앞으로’와 같이 사과문에 들어가면 안 되는 내용들이 다 들어가 있는 속칭 4과문이었다.


어떤 과정에서 그렇게 되었는지, 어떤 책임을 지고 어떻게 보상할 예정인지가 누락되어 있다.


해석하자면


‘아 난 사과 했다고~ 우리 큰 신문사라고! 사과한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정도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사과를 했는데 처벌할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 그게 대기업이니까.


그런데 J 일보의 사과문이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 한 음성파일이 나돌기 시작했다.


‘아~ 괜찮아요. 관심이 있다고 다 잘할 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저보고 기사를 적지 말라는 겁니까? 기자를 상대로 경고하시는 거에요?’


어째서인지. 어디서 구한 건지. 그날의 인터뷰의 모든 내용이 다 까발려졌다.


인터넷 불판은 식을 기미가 안 보였다.


최강한화 – 크킄ㅋ킄. 이거 뭐임? 이거 가지고 협박했다고 글 싸지른 거임?


폭주기관차 – 오해? 이게 오해? 오오오오해???


영웅전설 – 알량한 지식으로 덤볐다가 제대로 깨졌네. 저거 어떻게 처리하려나.


psh38 – 어쩌긴. 좆된 거지 뭐.


당사자들은 손에 식은땀이 흐르고, 눈앞이 깜깜해지며, 하루에도 몇 번씩 생을 마감하고 싶은 충동이 들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간절하게 희망해도 좆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지우면 사라지는 기록도 아니고 신문으로, 그것도 1면으로 박았는데 수습은 해야할 거 아닌가.


뭐 상식적으로 연기만 하던 애가 저렇게 공부를 잘 할 거라고 누가 예상을 했겠냐만은.


원래 인생은 실전이다 X만이들아.


* * *


“뭐... 어떻게... 되긴... 좆 된 거지...”

“상혁아 컴퓨터로 뭘 그렇게 열심히 하냐? 옆구리에는 또 팝콘을 끼고?”


만식 아저씨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아아. 요새 컴퓨터에 재미있는 게 많아서요. 컴퓨터 쓰실라고요?”

“아니. 아니다. 니가 쓴다는데 이따가 쓰지 뭐.”


만식 아저씨의 사무실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우선권은 나에게 있었다.


아저씨의 업무가 조금 밀리겠다만 어쩔 수 없다. 요새 세상 돌아가는 게 워낙 재미있어서 말이지.


댓글을 안 달 수가 없고, 팝콘을 안 먹을 수가 없다.


여러 기사를 돌아다니며 J일보는 좆될 거라는 댓글을 다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면 이렇게 사무실에 들러서 댓글을 달고는 한다.


혹시나 우리 집에서 달았다가 아이피 추적이라도 당하면 안 되니, 사무실에서 하는 철저함까지.


만약 걸려도 극성맞은 소속사가 손을 썼다고 대처하면 된다.


이렇게만 보면 내가 꼭 나쁜 소속 배우인 것만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사장님도 지금 상황을 만끽하고 계시니까.


만식 아저씨의 폰이 알림음이 울렸다. 요즘에도 광고주로부터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이전과는 내용이 정 반대로 바뀌었지만.


그는 콧방귀를 흥 뀌고는 전화를 받아 들었다.


“아 네. 광고주님. 알죠. 걱정 되어서 그러셨던 거. 아 재계약이요? 글쎄요... 그건 제가 지금 답을 못 드리겠네요. 앗 바빠서 그만! 들어가세요!”


상대가 아직 뭐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만식 아저씨는 그대로 전화를 뚝 끊어 버렸다.


며칠 전 상황과는 정 반대다. 전세역전하여 갑이 된 이후로는 저렇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크하하하하하. 이 자식들 꼴 좋다. 크하하하하.”


물론 광고를 받고 말고는 내가 결정할 일이지만 즐기시게 내버려 두기로 했다. 나도 신의를 저버린 회사와 계속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팝콘이나 뜯으며 인터넷에서 활동을 이어가려던 찰나, 만식 아저씨의 핸드폰이 다시 한 번 울기 시작했다.


“또 광고 전화에요?”

“아니. 모르는 전화인데. 잠시만.”


아저씨는 전화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셨다. 그리고 잠시 후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돌아왔다.


“상혁아. 왔다!”

“오! 드디어!”


언제쯤 오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리 대기업 신문사라고 하더라도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던 모양이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안녕하십니까. J일보 편집장 이재근입니다. 전화통화 가능하실까요?”


편집장이라. 처음부터 거물이 나왔다. 그래도 그래봤자다.


아무리 편집장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이 취할 행동은 정해져 있다.


“말하세요.”

“저희 측 기사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경위를 떠나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저희 측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갚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마 그 쪽에도 매뉴얼이 있을 것이다. 이런 류의 사건이 터졌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합의’라고.


당사자들끼리 합의를 끝났다는데 다른 이들이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지금쯤 내일 1면에 실을 기사를 적고 있지 않을까. ‘상혁 군께 사죄의 말을 전했으며 상혁 군은 넓은 마음으로 용서를 해주셨다.’고.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 나는 만에 하나라도 ‘네’라고 대답할 생각은 없다.


“박상혁님?”


대답이 없자 이재근이 답을 채근해왔다. 똥줄 타는 걸 즐기지는 않는 모양.


그렇게 대답을 원한다니, 흔쾌히 들려주기로 했다.


“보상은 받을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정식 재판을 통해서요.”

“... 네? 그게 무슨.”


나름 큰 신문사 편집장이라는 사람이 정보가 느리다. 그래서 어따 써먹을는지.


“이미 고소장 제출했습니다. 명예훼손으로요. 그럼 법정에서 뵙겠습니다.”

“그게 무슨! 아니 잠시만...”


더 듣지 않고 끊어버렸다. 속이 뻥~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고소를 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다. 감히 누굴 상대로 작업을 쳤는데 당연히 팔 한 쪽 정도는 뜯길 각오는 했어야지.


뜯을 수 있는 돈은 조금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J일보 면전에 똥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짜릿한 거다.


아마 내일 아침 가장 많이 팔릴 기사는 ‘J일보 박상혁 군과 원만한 합의’가 아니라 ‘J일보 박상혁에게 고소를 당하다.’가 될 것이다.


아까 얼핏 보니 나비효과 극성팬들이 계란을 한 판 투척하고 올 거라던데. 부디 몸조심하길 바란다.


마음 같아서는 나도 가서 두 세 개 정도는 던지고 싶은데 아쉬울 따름이다.


J일보는 어떻게 될까? 매출 하락, 구독 하락은 당연한 거고.


그 때 그 싸가지 없는 기자는 징계를 당하겠지? 다른 신문사로 쫓겨날지도 모르고.


윗대가리 한 명 정도는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지들 부하직원이 주제도 모르고 나댄 것을 통제하지 못한 까닭이다.


아. 그와 별개로 한동안 J일보는 내부 고발자 축출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까 싶다.


그들에게 치명상을 입힌 건 다름 아닌 음성파일이다.


사람들은 그 음성파일을 J일보 내부 기자 중 하나가 유출했으리라 추측하고 있었다.


아니 그렇지 않은가. 지들이 몰래 녹음한 파일을 여기저기 흘리고 다닐 리도 없고. 또 어디서 구하겠나.


분명 J일보 내부에도 나비효과의 팬이 있고, 민수 팬이 있어서 목숨을 걸고 몰래 유출했을 거라는 추측이 대다수였다.


정의는 승리한다면서 말이다.


그 자리에 있는 건 기자뿐이 아니었지만 나를 의심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평범한 8살 꼬맹이가 무슨 험한 꼴을 겪었다고 기자를 만나면 녹음기부터 켜 놓겠는가. 아무리 그래도 8살인데.


물론 난 평범하지 않은 꼬맹이고, 인터넷에 파일을 올린 것도 내가 맞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아마 J일보는 있지도 않은 내부 고발자를 찾는다고 고생 좀 할 것이다.


“상혁아! 인터뷰 슬슬 출발해야한다!”

“네~ 갈게요!”


참고로 다음 스케줄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인터뷰였다.


“저는 사실만을 말했을 뿐인데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여기서 그간 갈고 닦은 눈물 연기 좀 선보이고.


“그래도 항상 팬 분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라고 팬 분들께 공로를 돌리면 끝.


나머지는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팬 분들이 알아서 처리해 주실 것이다.


* * *


시청률이 올랐다. 이제는 47%. 역사상 몇 번 안 나온다는 50%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 말로는 아마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는 한 번 쯤은 찍을 것 같다고.


말해 뭐하겠나. 그렇다. 이 모든 건 나의 공로가 참 컸다.


지난 기자 사건이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이 되면서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평소에 나비효과를 보지 않던 사람들마저 ‘아~ 쟤가 뉴스에 나오는 영재소년이야?’라며 나비효과를 찾고 있다고 한다.


공부 관련 광고도 들어왔고. 국보급 천재라며 다음 행보도 관심을 받고 있다.


여러 모로 일이 잘 풀렸다.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는 더 없이 좋다.


오늘따라 안색이 어두운 김태양이 벌써 5번째 NG를 내고 있음에도 감독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 게 그 증거다.


“아이 괜찮아! 천천히 가자! 으하하하! 어차피 상혁이가 다 해줄 거야! 으하하하하!”


그렇게 김태양은 13번째 NG를 냈고, 결국 감독에게 쌍욕을 듣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녀석은 저지른 게 있는 탓인지, 촬영이 끝나자마자 바로 살금살금 촬영장을 뜨려 했다.


물론 나는 녀석을 곱게 보내줄 생각이 없다.


“야! 아니 형! 우리 이야기 좀 하지?”


태양도 학습이라는 걸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망했음을 감지하자마자 바로 대가리를 박았다.


“상혁아 미안해. 하지만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라는 것만 알아줘. 회사 사람들이 추진한 건데 내가 어떻...”

“됐고. 진행시켜 봐요.”

“할 수... 응? 뭐라고?”


태양이 눈을 깜빡거렸다. 그리고는 귀를 한 번 후볐다. 못 들을 말을 들었다는 것처럼.


“아 잘못들은 거 아니고. 진행시켜 보라고요.”

“엉? 왜? 갑자기?”

“그쪽 비중을 늘려줄 수 있어요. 내가 여주인공이랑 안 이어지는 방법도 있고요. 작가님이랑 의논하면 아마 허락해주실 거 같은데.”


성공작이라고 해서 꼭 해피엔딩이라는 보장은 없다.


‘파리지앵의 연인’이나, ‘거침없이 브라질리언킥’ 같은 경우도 새드 엔딩으로 끝났지 않나.


아마 시청자들이 욕을 엄청나게 하겠지만 그만큼 인상이 남는 드라마가 되리라는 건 분명하다.


애초에 ‘민수’는 과거의 상징이니, 결국엔 미래로 돌아갈 ‘다연’과 이어지지 않는 게 더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개연성이 있어 납득할 만하면서도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명 엔딩 탄생도 꿈은 아니다.


하나 짚어볼만한 점이 있다면...


“그러니까 왜 하겠다는 건지 말해줄 수 있어?”


왜. 잘 나가고, 논란까지 해결한 지금 태양의 비중을 늘려주는 것인지. 그것일 터.


거기엔 명확하고도 확실한 이유가 있다.


내가 위태로울 때 주인공 교체를 노린다면 그건 개수작이지만.


내가 잘나갈 때 주인공 비중을 조정해주는 건 협상이거든.


즉. 돈을 뜯을 수 있다는 소리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을까?”

“응?”

“단순 비중 늘리기. 대등한 주인공. 엔딩 차지까지. 패키지에 따라서 금액이 조금 달라요 고객님?”


개수작을 시도했던 만큼 값을 따블로, 따따블로 받을 예정이다.


나는 손해 볼 게 하나도 없으니까. 태양 그룹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따져서 거의 근삿값을 받아내야겠다.


“흐흐흐흐.”

“얘는. 뭐가 그렇게 웃기니?”


단전에서부터 행복이 솟아올라 잠시 웃음을 흘리고 있자니 한별 누나가 찾아왔다.


항상 대기실에서 기다리더니, 요즘에는 나를 찾으러 자주 나오곤 한다.


이번 루머 사건 이후로 더욱 챙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착한 누나다.


그런 그녀에게도 좋은 소식을 들려주기로 했다.


“한별 누나. 우리 차기작 해도 되겠는데요?”

“응? 정말? 걸리는 게 있다더니?”

“방금 해결했어요.”

“와! 너무 괜찮다. 당장 엄마에게 말하고 올게!”


차기작을 고민하면서 가장 걸렸던 건 이미지가 중복되는 문제였다.


자칫 잘못했다간 나비효과2가 되고 말게 뻔했으니까.


그런데 나비효과가 새드 엔딩으로 끝이 나면 어떻게 될까?


전 국민들이 민수 – 다연의 행복을 바라지 않을까? 꿈에서라도 이어지길 바라며 행복회로를 돌릴 것이다.


사람들의 욕구가 충족이 되지 않고 갈망하는 상태가 되겠지.


그런데 그 때 한별 누나와 내가 같이 출연하는 차기작 소식이 들려온다면?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우리 둘을 응원할 것이다. 이전보다 더한 응원을 보내며.


나비효과를 겹쳐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미지 소모가 과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번에 본 게 새드 엔딩. 이번에 볼 게 해피 엔딩인데 이미지가 소모될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개자식들의 개수작도 주인을 잘 만나면 돈이 되는 법이다.


돈. 돈이 복사가 되고 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들 모두 재충전을 하는 휴일이 되셨는지요!

선호작도 추천도 댓글도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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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대적자 22.09.15 579 10 17쪽
119 빛이 나는 사람 22.09.14 584 7 26쪽
118 천재는 약점을 극복한다 22.09.13 579 11 19쪽
117 합창 22.09.10 622 9 18쪽
116 별에 관한 고찰 22.09.09 622 10 16쪽
115 아빠 새끼를 만나다 22.09.08 663 9 25쪽
114 가족들이 호강하다 +1 22.09.07 629 11 24쪽
113 가족끼리 왜 이래 +1 22.09.06 597 10 18쪽
112 러시안 룰렛 22.09.03 588 10 20쪽
111 혀어어업상 22.09.02 589 9 18쪽
110 오스틴의 연구실 22.09.01 597 8 17쪽
109 공항에서의 기싸움 22.08.31 607 8 17쪽
108 숨바꼭질 22.08.30 616 9 17쪽
107 제왕과 정점 22.08.27 647 9 20쪽
106 정중지와 22.08.26 633 9 18쪽
105 피와 살육, 대환장의 주주총회 22.08.25 673 8 25쪽
104 유성아의 연구실 22.08.24 684 11 21쪽
103 가만히 있어도 22.08.23 714 13 19쪽
102 운이 좋은 날 22.08.20 747 13 19쪽
101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1 22.08.19 746 11 17쪽
100 돈이 삭제가 된다니 +4 22.08.18 746 9 18쪽
99 투자는 계획적으로 22.08.17 773 10 28쪽
» 돈이 복사가 된다 +1 22.08.16 757 11 18쪽
97 대역전극 +1 22.08.13 724 11 11쪽
96 역전의 서막 +1 22.08.13 717 10 12쪽
95 구설수 22.08.12 734 12 18쪽
94 박상혁 쟁탈전 +1 22.08.11 765 10 20쪽
93 위대한 령도자 박상혁 동지를 맞이하라! 22.08.10 792 13 22쪽
92 지금까지 이런 판매는 없었다. 이것은 팬미팅인가 판매인가. 22.08.09 766 12 20쪽
91 광고를 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2 22.08.07 801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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