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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424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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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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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돈이 삭제가 된다니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100화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렇게나 강성했던 나의 전부가 사라지고 말았다. 이제는 티끌만이 남아 사라지기 직전.


자연스레 사이비 점술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심심할 때마다 끈질기게 찾아와 내가 죽을 거라고 경고했던 젊은 여자.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이야기라도 들어볼 걸 그랬다.


... 경찰에 신고해서 접근금지 요청을 한 건 너무 심했던 건가.


6개월의 시간. 그 동안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되짚어 보기로 했다.


* * *


야심차게 준비한 차기작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아무리 타율이 좋은 4번 타자라고 하더라도 매 타석마다 공을 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끔은 헛방망이질을 치는 게 당연하며, 타율이 3할만 넘어도 훌륭하다고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나와 한별 누나는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다.


차기작 ‘비밀 정원’의 시청률이 무난하게 40% 후반 대에 안착을 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우리의 관계에 열광했고, 한별 누나와 나는 배우로써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일전의 성공이 우연이라는 사람들에게 멋지게 한 방을 먹인 것이다.


덕분에 연말에서 연초 사이에는 조금 바빴다.


방송국 연기대상, 백상 연기대상 등 이름 있는 시상식에 초대를 받았기 때문.


차기작 촬영 스케줄이 가볍지는 않았기만 빠질 수는 없었다. 신인상을 준다는데, 얼마나 바쁘더라도 가야지.


대한민국의 잘나가는 배우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내가 상을 받았다.


엄마는 눈물을 흘리셨고, 할머니는 기분 좋게 막걸리를 들이켰으며, 할아버지는 친구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내 자랑을 하고 다니셨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참 추상적이지만 이제는 그게 뭔지 알 것도 같다.


비루하게 살았던 인생 1회차의 30년보다 요 근래 1년이 더 충만했으니.


날 이 자리까지 이끌어준 정점의 DNA, 그리고 이를 잘 개발한 나 자신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다만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는 법이니까.


없애려고 상당히 애를 써 보았지만, 이건 노력한다고 없앨 수 있는 종류의 문제가 아닌 모양이더라.


벌레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스토커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도 최근에 알게 되었다.


행적을 쫓기만 하는 부류, 나에게서 나온 부산물에 관심을 가지는 부류,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직접적으로 덮치는 부류.


이게 겉보기로 구분할 수 없어서 더 곤란했다.


범죄자라고 꼭 추레하리라는 법은 없었다. 꼭 이성이라는 법도 없고. 팬이라며 접근한 사람들 중에 나타나기도 한다.


때문에 참 맘 편히 잘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다시금 실감하고 있었다.


소속사 사장이신 만식 아저씨도 사건의 심각함을 알고 있었기에, 여러 사람을 붙여주었다.


전속 매니저 형이 회사에 들어왔고, 로드 매니저라고 해서 운전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도 오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오래 기다리셨죠? 강민수입니다.”


지금 약속 장소로 찾아와 차에 시동을 거는 저 사람이 바로 로드 매니저...인 듯하다.


“혹시 신분증을 볼 수 있을까요?”

“아잇. 물론이죠! 헤헤. 저도 이름이 민수에요. 신기하죠?”

“그러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민수 아저씨!”


다행히도 만식 아저씨에게 들은 정보와 일치한다. 신분증도 멀쩡하고, 차키까지 갖고 있는 걸 보면 이상한 사람은 아니리라.


나는 그제야 꾸벅 인사를 하고 차에 올라탔다.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요새 의심 병 초기 증상이 생긴 것 같다.


“다음 스케줄이...”

“비밀 정원 촬영이시죠?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걱정 붙들어 매세요!”


스케줄을 가지고 슬쩍 떠 보았는데 정확하게 대답했다.


한숨을 내뱉으며 폭신한 의자 시트에 몸을 묻은 뒤, 눈을 감았다.


나도 의심을 하는 내가 싫다. 저렇게 괜찮은 사람도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설마 저 사람이 내 스케줄을 달달 꿰고 있는 스토커인데, 로드 매니저의 물건을 빼앗고 지금 운전을 하고 있기라도 하겠는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띠링!


잠시 눈을 감으려는데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으으. 딱 좋은 순간이었는데. 이대로 조금만 있으면 몽롱하게 잠에 취할 수 있었겠지만, 고개를 들었다.


나란 남자는 성실한 남자였으니까.


문자 메시지는 심플했다.


만식 – 오기로 한 로드 매니저가 차키를 잃어버렸다고 하네. 조금 더 기다려야겠다.


그럼 나를 태우고 있는 저 사람은 누구일까?


음... 좆됐구만.


세상이 이렇게 불합리하다. 오늘은 로또에 당첨될 것 같다는 예감은 언제나 빗나가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억까는 적중률이 꽤나 높은 편이다.


백미러를 보고 있자니 로드 매니저?가 이쪽을 힐끔힐끔 보고 있다. 언제 잠드나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출발한지 얼마 안 되어서 다행이다. 이정도면 원래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았다.


“어디 불편하신 곳 있으세요?”


그쪽이 불편한데요. 라고 나올 뻔한 말을 삼켰다.


우리의 범죄자 양반이 발이 저리신 모양이다. 나는 그를 향해 함박 미소를 지어주었다.


상대의 의심을 무장해제 시키는 해맑은 미소였다.


그리고 정확히 3초 뒤, 차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어엇? 위험해요!”

“니가 더 위험한 새끼잖아!!!”

“나 정도면 괜찮지! 그냥 같이 살기만 하면 되는데에에에...”


사칭범의 목소리가 멀어져갔다. 그래도 신호위반을 저지르며 불법 U턴을 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아고고.”


차도가 아닌 인도 쪽으로 몸을 던졌기에, 몸이 납작해지는 일은 없었다.


수호의 DNA덕에 살이 까지지는 않았지만 충격이 조금은 있다. 머리도 울렸고.


고개를 흔들어 충격을 털어냈다. 지금 차를 새로 잡으면 촬영 시간에 늦지 않을 것도 같다.


범죄자를 만났음에도 일 생각부터 하는 내 자신이 웃겼다. 언제부터 범죄가 일상이 되었는지.


일을 우선하는 태도는 회귀 예전부터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이러니 감독님들한테 이쁨을 받지.


“어? 박상혁이다!”

“진짜네? 와. 여기서 뭐하는 거지?”


범죄자랑 조우해 바닥을 구르고 있을 뿐인데, 알아봐주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팬들은 소중했기에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네. 제가 박상혁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핫핫하.”

“드라마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핫핫하.”


스타들만 할 수 있다는 무미건조한 웃음을 흘리며 빠져나갈 각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흉흉한 기운이 느껴졌다. 모두가 하하호호 웃고 있는 가운데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아저씨가 하나 있다.


게다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 버스 기사 아저씨?”

“그래! 나 버스 기사 배춘식이다!”


나비 효과 초창기에 촬영을 다닐 때 주로 이용했던 교통수단이 버스였다. 그 때 봤었던 아저씨인가보다.


그런데 왜 저렇게 화가 나 있을까? 내 인생에 그렇게 비중이 크셨던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머지않아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주변에 아는 사람이라고 싸인 받아 놓는다고 말했는데! 갑자기 버스를 안 타? 내가 뭐가 돼!”


오늘따라 운전 하시는 분들이 기분이 격한 모양이다.


“내가 가슴에 펜만 몇 달을 넣고 다녔어. 그러다 포기했지. 대신에 칼을 넣고 다녔다? 너무 비참해서. 그런데 그러니까 바로 만나네? 이게 바로 신의 계시가 아니면 뭐겠어!”


버스 기사는 바로 품에서 칼을 꺼내들었다.


“뭐야. 미쳤나봐!”

“꺄악!!!”


급발진이 과하다. 사고의 흐름에서 생략된 부분이 너무 많다.


그리고 나는 이런 이상한 경우를 이전에도 겪어본 적이 있었다.


“신. 아... 벌써 쿨타임이 다 된 건가?”


빌어먹을 운명. 납치 사건부터 시작해서 현장학습의 멧돼지 소동까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억까의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


벌써 미친 사람만 두 명째 만나지 않았나. 확신할 수 있다.


8개월 가까이 지났으니 쿨타임이 돌만도 하고.


내가 두각을 드러낼 때마다 유독 운명이 지랄했는데,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하나가 된 지금 언제 일이 터져도 이상하지는 않았다.


“흐음.”


한숨을 내쉬고 상황을 분석했다. 적은 칼을 휘두르는 중년 아저씨 하나.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당장이라도 바디 블로우 두 방만 때려도 무력화 시킬 수 있으니.


다만 제약이 좀 많다. 상대가 칼을 들고 있으니 엄한 사람이 다칠 수도 있고, 또 아무리 제압을 위함이라고 하더라도 폭력을 저지르면 안 좋은 이미지가 생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법은 정당방위가 잘 인정되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잘 풀려도 문제다. 이미 외모가 출중하고, 공부를 잘한다는 소문이 쫙 퍼졌는데. 여기서 싸움까지 잘 한다고?


안 그래도 꽤 되는 안티가 백만이 넘을지도 모른다.


팬도 늘겠지만 그만큼 범죄자도 늘어날 테고.


그래서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


“112! 경찰에 신고해!”

“상혁아! 너는 죽어도 내가 지킬게!”


내게 감정이라는 게 없었다면 사람들을 갈아 넣어 운명을 짓이겼을 텐데.


그러나 나는 강한 힘에는 강한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거미 인간의 말에 동감하는 편이기 때문에, 굳이 어려운 길을 걷기로 했다.


일단 상황을 조금 간단하게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은 치우도록 하자.


“자 다들 주목!”


박수를 치자 사람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향했다.


나는 영업용 스마일을 지으며 외모의 DNA의 리미트를 해제했다.


“팬 여러분! 이 아저씨랑은 제가 말 잘 할 테니까. 돌아가주실 수 있으세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래주시면 정말 고마울 것 같아요!”


잠시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흐느적거리며 멀어져갔다.


안 그래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거기에 출력을 높이고, 미소까지 보여주었으니 어떻게 되겠는가.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내가 부탁한 바를 들어주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설령 내가 위험하더라도 부탁을 우선시 할 정도로 상대의 감정에 큰 영향을 끼친 게다.


얼굴을 무슨 초능력처럼 사용하다니, 쓰고 나면 항상 민망하긴 하지만 달리 CC기가 없어서 어쩔 수 없다.


이제 주위에 남은 건 버스 기사 배춘식 씨 뿐.


나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부드럽게 질문했다.


“춘식 아저씨. 혹시 지금이라도 싸인을 받으시는 건...”

“갈喝!!!”

“퉤! 그럴 줄 알았다!”


성격 더러운 신이 준비한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리가 없었다. 몇 초 후, 나와 춘식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이 몸의 나이가 어느덧 9살이 아니던가. 1년 전과는 뽑을 수 있는 출력이 다르다.


나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달리며, 춘식을 처리할만한 장소를 찾았다.


“상혁이다! 헉! 뒤에 저건 뭐야?”

“촬영이에요~”

“응? 카메라는 없는데...”

“최신 기술입니다~”


번화가라 그런지 사람이 없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때, 마침 인적이 드문 거리의 건물 중 하나의 문이 벌컥 열렸다.


“상혁아! 이쪽! 이쪽이야! 여기로 오려무나!”


가끔 우리 빵집에 전도를 오던 목사였다.


그렇게 미더운 양반은 아니지만 다른 선택지도 없었기에, 일단 성당으로 몸을 숨겼다.


탁!


내가 먼저 문을 통과하고, 춘식이 다음으로 문턱을 넘자마자 성당의 문이 닫혔다.


성당 내부엔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목사 외에는 아무도 없다. 이제 마음 놓고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곧바로 땅에 손을 짚고 원을 그리며 한 바퀴 회전했다.


“이 칼로 너의 피를...!”

“좆이나 까 잡숴!”


회전력을 발끝에 모은 뒤, 반동을 주어 앞으로 튀어나왔다.


설마 도망가던 상대가 갑자기 덤벼들 거라고는 생각을 못한 건지 춘식은 칼을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했다.


어버버 하는 춘식의 팔을 쳐 칼을 떨어트린 뒤, 그대로 바디 블로우. 그러니까 배에다가 주먹을 꽂아 넣었다.


예상대로 그는 2번을 버티지 못하고 침을 질질 흘리며 앞으로 꼬꾸라졌다.


“흠. 나이가 있으니 좆을 까지는 못하려나.”


앞으로는 대사 하나, 하나를 생각하면서 뱉어야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니 목사 양반이 다가왔다.


“고... 고생하셨습니다.”

“네. 고마워요. 그런데 제가 인적이 드문 곳을 찾는다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크흐. 그 그것이 제가 신의 의지를 들을 수 있어서 크흐흣.”


생각보다 영적인 능력이 뛰어난 양반인 것 같다.


그런데 몇 달 사이에 인상이 많이 달라졌다. 당당하고 자애롭던 모습은 어디가고 뭔가에 쫓기는 것처럼 땀을 쭉쭉 흘리고 있다.


내가 지긋이 바라보자 목사가 시선을 피한다. 자세도 뭔가 어정쩡하고.


느낌이 왔다. 좆같은 운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이.


일단 목사의 명치에 주먹을 꽂았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잘 벼린 식칼이 바닥에 떨어졌다.


챙그랑!


안 그래도 파리한 목사의 얼굴이 더욱 창백하게 물들었다.


“그! 어떻게!”

“제가 신이랑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요. 신 믿는 사람은 안 믿어요.”

“불경! 불경하다악!”


사람을 죽이려 그랬던 사람이 말은 잘 한다. 누가 할 말인지.


... 그런데 목사가 불경을 찾아도 되는 건가?


궁금증은 접어두고 정보를 수집했다. 이 좆같은 운명의 작용 방식을 알고 싶었기에.


“어떻게 목사라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려 그래요. 살인은 나쁜 거잖아요.”

“그 그치만! 신이 바라시는 걸! 나는 이행을 해야하는? 신을 따르는!”


그의 얼굴이 점점 빨개지며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개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은 결과, 얼마 전부터 나를 죽이라는 목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한다.


자신의 가치관과 다르다며 기도를 올렸지만 그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그래서 미칠 것만 같아서 범행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흠. 정체불명의 속삭임은 대표적인 정신병의 초기 증상이다.


종교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 마음에 병이 생긴 걸까?


아니면 정말 신이라는 작자가 나를 죽이려 한 걸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목사가 그 뒤로 알 수 없는 말을 꽥꽥 뱉어 대기에 넥 슬라이스를 선물해주었다.


부디 그곳에서는 안식을 찾을 수 있기를.


잠시 고민을 한 뒤,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네. 네 감독님. 정말 죄송한데 오늘 일이 생겨서 못 갈 거 같아요. 아 정말 죄송합니다. 네. 들어가세요.”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촬영을 취소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하루가 이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단 말이지.


사람이라면 반복 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언제까지 마음 놓고 할 일을 하다가 윽! 너는? 하고 당하기만 할 것인가?


날이 텄다 싶으니 판을 접고 대비할 준비를 해야지.


같은 패턴으로 고생하는 건 이제 식상하다.


거기에 나도 그동안 놀고만 있던 것은 아니다. 좆같은 운명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준비되어 있다.


집이나 가게로 돌아가는 건 악수다. 사건이 발생하는 장소가 달라질 뿐. 오히려 집에다가 나쁜 일을 끌고 오니 피해가 늘어나겠지.


그러니 문제가 일어나도 대처가 가능한 곳을 돌아다닐 생각이다.


예를 들어 보자. 만일 공사장 같은 곳에 짱박혀 있으면 포크레인이 최종 보스로 등장을 하겠지?


그러나 인적이 드문 도시 속에 있으면 기껏해야 괴한, 자동차가 끝이다.


아무리 운명이 억까를 시전한다고 하더라도 그 규모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나도 성장을 한다 이 말이야!”


가끔 보면 내 성장에 나도 놀랄 때가 있다. 나란 녀석. 잘난 녀석.


다만. 어디로 가든지 사람들의 이목이 쏠릴 것은 명백했으니 뭐라도 가릴 것이 필요했다.


하여 성당을 루팅한 결과 얼굴을 다 덮을만한 베일을 찾을 수 있었다.


웨일스의 유명한 골프 선수 말고, 수녀님들이 머리에 쓰는 그 베일.


베일이 상당히 컸기 때문에, 이 정도면 얼굴을 가리고도 남을 것 같다.


“나쁘지 않네.”


거울을 보며 차림새를 가다듬었다. 이러고 있으니까 꼭 만화에 나오는 마법소년과 같은 느낌이다.


“신아. 오늘도 정의로운 복면이 되는 걸 허락해주려무나.”


천사소년, 아니 지옥소년 상티의 출범이다.


결국 이 날, 나의 화려한 드리블과 뛰어난 계획 덕에 아무런 피해 없이 하루를 끝마칠 수 있었다.


설마 가스총을 들고 나오는 사냥꾼과 오토바이로 묘기를 부리는 모히칸이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만.


그러나 결국 승리는 지옥소년 상티의 차지였다.


“신 자식아. 임마. 공부 좀 해오란 말이야. 응? 매번 같은 패턴으로 오면 시시하다 자식아.”


그러나 나는 몰랐다. 그 말이 씨가 되어 어떤 스노우볼을 굴리게 될지.


바로 다음날. 샘숭 전자의 주식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첫 날은 5%, 그 다음 날은 3% 그렇게 쭉 내려가다가 최종적으로 30%까지.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었다. 2만 주 가까이 들고 있던 내 주식은 비싼 휴지 조각이 되고 말았다.


운명은 패턴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고, 강성했던 내 재산은 보잘 것 없어지고 말았다.


“쓸 데 없는 소리 하지 말 걸...”


나는 그 충격에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100화. 이 글의 끝이 어디일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기념할만한 순간인 것 같습니다.

언제나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이 있어 열심히 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도 선호작도 추천도 큰 힘이 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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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49 효녹
    작성일
    22.08.18 22:55
    No. 1

    아...뭐지 작가가 글쓰기 싫어진건가..갑자기 급발진..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3 서지구.
    작성일
    22.08.18 23:09
    No. 2

    그런 느낌을 받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꼬라박고 끝내려는 게 아니라 새로운 에피소드의 도입을 써 봤는데, 살짝 과했나 싶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상혁이가 늘 말하는 '빌어먹을 운명'에 대해 조금 더 체계적으로 다뤄볼 생각입니다. 언제까지나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 극복할 방법도 마련하고, 어느때처럼 본전 이상을 뽑아내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걱정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49 효녹
    작성일
    22.08.18 23:50
    No. 3

    상혁이가 인기가 많아진만큼 운명반동이 찾아온건아닌지 생각 해봅니다 즐감하고갑니당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54 so****
    작성일
    22.12.16 03:52
    No. 4

    진짜 짜증나는 전개 급발진 차라리 김치 싸다구를 날려라

    아니면 미래로 스킵을 하던가 씨발 이게 뭔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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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유성아의 연구실 22.08.24 682 11 21쪽
103 가만히 있어도 22.08.23 711 13 19쪽
102 운이 좋은 날 22.08.20 745 13 19쪽
101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1 22.08.19 745 11 17쪽
» 돈이 삭제가 된다니 +4 22.08.18 745 9 18쪽
99 투자는 계획적으로 22.08.17 771 10 28쪽
98 돈이 복사가 된다 +1 22.08.16 755 11 18쪽
97 대역전극 +1 22.08.13 722 11 11쪽
96 역전의 서막 +1 22.08.13 713 10 12쪽
95 구설수 22.08.12 731 12 18쪽
94 박상혁 쟁탈전 +1 22.08.11 763 10 20쪽
93 위대한 령도자 박상혁 동지를 맞이하라! 22.08.10 788 13 22쪽
92 지금까지 이런 판매는 없었다. 이것은 팬미팅인가 판매인가. 22.08.09 763 12 20쪽
91 광고를 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2 22.08.07 798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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