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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589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8.17 21:49
조회
771
추천
10
글자
28쪽

투자는 계획적으로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99화



10월 20일. 나비효과의 촬영이 모두 끝이 났다. 마지막 화 방영까지는 2화정도 남은 시점.


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은 기쁜 마음으로 종방연에 참석했다.


이미 37화에 최고 시청률 50%를 달성했기 때문. 여기서 어떻게 끝나던 대한민국 드라마계에 이름을 남길만한 성적임은 틀림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코가 삐뚤어져라 마시고 즐겼는데, 정작 주인공인 나는 이번에도 콜라만 홀짝여야 해서 입이 삐뚤어졌다.


진짜. 언제 12년이 흘러 성인이 될는지. 아직 한참 남은 것 같다


“상혀과앙. 우리 승리의 요정! 감도님이랑 또 드롸마아 찍짜?”

“아이고. 알겠어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술은 마실 때는 맛있는데, 다른 사람 위장에서 새어나온 술 냄새를 견디는 건 쉽지 않았다.


팀장님이 나비효과 팀 전체에 어마어마한 보너스를 약조한 게 아니라면 당장에 바디 블로우를 날렸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한 체험이었다.


많은 인기를 얻었고, 그에 걸맞게 많은 돈을 벌었다.


기존의 목표 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통장에 모셔둘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래도 단순히 돈 이상으로도 재밌고 신선한 경험이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래서 아역끼리 간단한 종방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와! 이 집 되게 넓다!”


정확히는 아역 + @다. 승윤이도 함께였기 때문에.


2달간의 노력 덕에 두 사람은 그럭저럭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의외로 공통 화제가 있어 빠르게 가까워진 것이다.


“꼬맹이. 추천한 드라마는 다 보고 왔어?”

“당연하지! 나는 드라마 작가가 될 거니까!”


승윤이는 어떤 바람이 불었는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마 어떻게든 드라마 업계로 따라 오려는 발버둥이 아닐까 싶다.


내가 영영 드라마 업계로 떠날까봐 초조해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으니 이와 관련된 게 아닐까.


평소에 마법소녀 시리즈를 좋아했으니 적성에 맞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아이의 꿈은 살면서 서른 번 정도 바뀐다.


그럴 땐 그저 아이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우쭈쭈 응원을 해주면 된다.


그 결과 한별 누나도 승윤이와 교류를 시작했고, 드라마 스승 역할로써 관계를 이어가게 되었으니 만사 OK 아닐까.


“그런데 스승님한테 계속 반말 쓰는 거야?”

“스승님이라도 상혁이랑 있는 시간은 양보 못해! 흥!”

“으휴. 이걸 때릴 수도 없고.”


이처럼 두 사람은 저렇게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한별 누나는 외동이라 여동생이 생긴 기분이 그렇게 싫은 편은 아니라고.


거기에 우리 둘이만 다니면 스캔들이 날 텐데, 한 명 더 끼고 다니면 그럴 걱정이 없어서 좋다고 한다.


뒤탈 생각 안 하고 편하게 놀 수 있어서 오히려 반갑다나.


그래서 오늘은 승윤이랑 같이 한별 누나네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난관을 만나고 말았다.


“직접 보는 건 처음이구나. 반가워 상혁아... 아니 멋진 배우 양반이라고 불러야 하나?”


빼어난 꽃은 시들어가는 과정까지 아름다운 법이라고 한다.


그 말을 형상화 해놓은 것 같은 고혹적인 아줌마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한별 엄마 a.k.a 국민배우 나윤희다.


저 사람이 왜 저기 있을까?


“음... 어.. 반갑습니다?”

“놀라는 걸 보니 한별이에게 아무 이야기도 못 들었나 보구나?”

“네.”


사실 한별 누나네 집에 한별이네 엄마가 있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래도 한별이네 아줌마가 어디 보통 아줌마인가. 국민배우를 뽑으면 항상 거론되는 여배우 나윤희다.


당연히 있으면 있다 말은 해줄 줄 알았지. 말이 없어서 촬영이라도 갔겠지 싶었고.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서프라이즈를 당한 셈이다.


내가 한별 누나에게 시선을 던지자, 그녀가 베시시 미소를 지었다.


“말했으면 준비 많이 하고 왔을 거 아냐.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어.”


그렇긴 하다. 저 아줌마가 있는 줄 알았으면 집들이 선물로 과일 바구니가 아니라 한우 세트 정도는 들고 왔을 텐데.


준비가 덜 된 거에 비해, 방심할 수 없는 상대를 만났다. 생각만큼 가벼운 쫑파티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있자니 승윤이가 한 걸음 나서 꾸벅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장승윤이라고 합니다! TV에서 많이 뵈었어요!”

“어머! 고맙단다. 승윤이 이야기도 많으 들었어. 우후후. 아줌마가 맛있는 거 많이 준비했단다. 기대해도 좋아.”

“우와 신난다!”


승윤이 방방 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은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태연하게 있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래도 잘못한 건 없으니 긴장을 풀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아직 파티 준비가 덜 된 것 같아 2층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한별 누나는 쭈뼛 거리면서도 우리를 방으로 인도했다.


10살이면 사춘기에 근접한 나이다. 부끄러우면서도 우리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자. 여기가 내 방이야.”

“오오 머찌다!”

“그렇지! 아무나 못 들어오는 곳이라고!”


다행히도 우리에겐 리액션 담당 승윤이가 있었고, 한별 누나도 어깨에 힘을 좀 줄 수 있었다.


역시 두 사람은 케미가 잘 맞는다니까.


그와 별개로 확실히 괜찮은 방이긴 했다.


꽤나 비싸 보이는 가구는 둘째 치고, 방 한 구석에 모아둔 포스터들이 인상적이었다.


“저거 다 누나가 출연한 작품들이네요?”

“응. 내가 걸어온 발자취니까. 때때로 뒤돌아보며 마음가짐을 다잡고 있어.”


이래서 내가 한별 누나를 존경한다. 경력도 적고, 조그맣지만 프로 의식이 투철했으니까.


하지만 저렇게 멋진 척을 하면 골려주고 싶은 법이다.


나는 승윤이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왜?”

“흐흐. 우리 저거 구경하지 않을래?”


나는 포스터 밑에 정돈되어 있는 앨범들을 가리켰다.


딱 보아도 맡은 배역과 관련된 기사, 사진들을 정리한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흑역사, 과거의 미숙한 모습을 보이고도 이불킥을 안 할 수 있을지 두고봐도 좋을 것 같다.


“흐흐흐. 알았어 상혁아.”


아마 승윤이는 이해를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맞장구는 제일 잘 쳐주는 친구였다.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앨범을 향해 뛰었다.


“야! 안 돼! 보면 안 된다고!”


한별 누나가 다급히 막으려 했지만 정점에 이른 DNA의 소유자를 막을 수는 없었다.


“누나가 걸어온 자랑스러운 발자취라면서요.”

“남한테 보여주기엔 부끄럽단 말이야!”


한별이 필사적으로 방해했지만 나는 이를 가뿐하게 빠져나가 유유히 앨범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지체하지 않고 바로 펼쳐 읽어 내렸다.


“우씨... 부끄러운데.”


첫 페이지에는 호평일색인 기사들이 모아져 있었다. 모녀 배우라며 치켜세웠던 모양이다.


그런데 두, 세 페이지를 넘어가자 차차 악의적인 기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연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어머니의 유전자는 어디로 사라졌나?’


그녀는 어느새 발버둥을 멈추고 있었다. 단지 얼굴이 빨개져있을 뿐이다.


맨날 어른인 척, 잘난 척만 했는데 약한 모습을 들켜서 부끄러운 모양.


만일 이게 끝이었으면 나까지 민망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게 끝이 아님을 알고 있다.


나는 앨범의 뒷부분을 펴서 승윤과 한별 누나 사이로 들어갔다.


앨범의 뒷부분은 빳빳한 신문들로 채워져 있었다. 새로 넣었음이 분명하지만 그 분량은 적지 않았다.


승윤이 눈에 띄는 기사 제목을 읽어 내렸다.


“아역배우 유한별. 물음표를 떼어 버리다.”

“하읏!”


안 그래도 새빨개진 얼굴이 한층 더 빨개졌다.


마치 어둠의 듀얼이라도 하는 것 마냥 실제로 데미지를 입은 모양새다.


나 역시 질세라 다른 기사를 읽었다.


“제 2의 나윤희라는 꼬리표를 떼고 한명의 배우로 성장하다.”

“읏. 그만. 부끄러워!”


부끄럽다는 사람이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있다.


한창 칭찬이 고플 나이다. 기사로 접해도 저렇게 좋다고 스크랩을 해두었는데 실제로 들으면 어떻겠는가.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 틀림없다. 조금 부끄럽기는 하겠다만.


“승윤아 한별 누나 되게 멋지다. 그치~”

“응! 상혁이가 더 멋지긴 한데, 언니도 멋지긴 한 것 같아.”


역시 승윤이는 참 똑똑하다. 거짓말을 못한다니까.


“뭐? 말 다했어?”


그렇게 누나의 얼굴에 금칠을 해주고 있던 중, 갑자기 한별 누나가 고개를 들었다.


“헉! ... 우리 그만 읽을까?”

“거의 다 읽었는데요. 뭐.”

“그만 읽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나는 나보다 약한 자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명언을 충실히 수행했고 그 결과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 상혁이다!”


승윤이의 말처럼 내 사진이 그곳에 들어가 있었다.


정확히는 내 독사진은 아니고, 한별 누나랑 찍은 사진이었다.


오늘따라 빨갛던 그녀의 표정이 최고로 달아올랐다. 한별은 물에 빠진 것처럼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기념이야! 그래! 이번 드라마는 내게 의미가 커서 기념으로 모아놨어.”

“흐응!”


승윤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너구리 매운맛 모드다. 한별 누나가 뭐라고 그러든 ‘흥!’만 반복할 뿐이다.


“누나...”

“왜. 뭐. 아니 이상한 건 아닌잖아.”


내가 말을 걸자 그녀의 얼굴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꼭 한 마디 해야겠다.


“누나. 이거 김태양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잖아요. 그 사람은 어디 갔어요?”

“...응? 잘랐어.”

“아무리 그 사람이 별로여도 딱 그 부분만 잘라내면 어떡해요.”


나도 태양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한 처사였다.


어딘가 쓰레기통에서 쓸쓸하게 혼자 V를 하고 있을 태양에게 심심치 않은 위로를 보낸다.


“크흠. 우리 다른 거 할까?”

“그래! 우리 다른 거 하자!”


어쩐 일로 승윤이와 한별 누나의 의견이 맞았다.


나는 그래도 민주주의 사회의 일원이었기 때문에 의견을 두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그러죠. 뭐할까요. 부루마불? 보드게임 있어요?”

“아니. 없어.”

“책이나 읽을까요 그럼?”

“연기 관련 책은 잔뜩 있는데.”


... 생각보다 한별 누나는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으레 천재가 그러듯이, 관심 분야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흥미를 못 느끼는 모양.


그래도 사람이 3명이니 만큼, 방법이 있으리라.


승윤이가 의기양양하게 의견을 밝혔다.


“소꿉놀이!”


소꿉놀이. 아이들이 모여서 가족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행동으로 표출하는 놀이를 뜻한다.


아역 배우 2명이 모인 만큼, 평범한 소꿉놀이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보다 고차원적인 연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의외로 승윤이가 좋은 의견을 내주었다.


“상혁이가 아빠! 내가 엄마! 한별 언니는 남는 거 알아서 해! 멍뭉이 하던지. 아가 하던지!”


...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이었을지도 모르고.


한별 누나는 승윤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


방금까지는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 같았는데, 멍뭉이를 하라는 말에 생각을 바꾼 듯하다.


“소꿉놀이를 할 나이는 아니거든.”


그것도 그렇다. 저 때는 한창 나이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질 시기다.


나 역시 38살 먹고 소꿉놀이를 하는 것에 망설임이 조금 들던 상황.


여기서는 알아서 깔끔하게 딱 잘하는 센스쟁이인 내가 나설 차례인 것 같다.


“우리 그럼 공부할까요?”

“으헥?”

“읭?”


나름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했는데, 반응들이 시원치 않다.


물론 공부가 싫은 마음은 십분 이해를 한다만, 어차피 해야 되는 일 아닌가? 그렇다면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이 있을 때 공부를 하는 게 효율이 좋을 터이다.


... 사실 놀자고 모인 날에 공부를 하자는 게 얼마나 미친 주장인지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이 몸은 공부의 고통에서 벗어난 것을. 나는 공부 잘하니까 상관없다. 히히.


승윤이는 크게 반발은 안하지만 손가락만 꼬물거리고 있다. 하기 싫다는 뜻이다.


반면 한별 누나는 보다 확실하게 자기 주장을 표명했다.


“상혁이 네가 잊었나 본데. 난 배우야. 연기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닐까?”

“아니죠. 사람들은 누나를 통해서 배역을 보는 거잖아요. 아무리 멋진 배역을 맡으면 뭐해. 배우 본인이 부족한 게 많으면 몰입이 깨질 걸요?”


결국 배우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만약 누나가 상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쌓아왔던 이미지만큼이나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실제로 역사 문제를 몰라서 나락으로 간 연예인들 몇을 알고 있다.


돈을 받고 사랑을 받는 만큼, 어느 정도 감수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점을 지적하자 한별 누나도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했다.


“하는 말만 들으면 꼭 우리 엄마 같아.”

“그만큼 똑똑한 거라고 받아들일게요.”


나의 유려한 언변으로 상대의 말을 무력화시켰지만 분위기가 영 살지 않았다.


정말 공부가 하기 싫은 듯하다. 나도 분위기를 망쳐가며 강행할 생각은 없었기에 한 발 물러나기로 했다.


“흐음. 그럼 딴 거 할까요?”

“응!”

“좋아!”


이럴 땐 대답이 빠르다.


다수결로 새로운 놀이를 찾기로 했지만 마땅히 할 만한 게 없어 승윤이의 제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그런데 거기서 또 분쟁이 발생했다.


“그럼 내가 엄마하고, 상혁이가 아빠하고. 언니는 멍뭉이!”

“아니? 나도 엄마할 건데?”


서로 엄마를 하겠다며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남편은 하나에 아내가 여러 명이라는 소리인데... 한국의 통념상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래도 연장자인 한별 누나를 설득하려고 했으나.


“왜! 뭐가 어때서! 조선 시대일 수도 있고! 불륜녀일 수도 있는 거잖아!”

“어허!”


이 사람이. 못하는 말이 없다. 조기 교육이 사람을 망친다더니.


그래도 아예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라 못하게 막을 수도 없었다.


“내가 엄마야!”

“나도 엄마야!”


그렇게 다들 엄마야를 외치는 대환장 파티가 벌어지려는 찰나, 문이 열리고 윤희 아줌마가 들어왔다.


소란이 가라앉고 정적이 흘렀다.


“... 나도 아내 할까?”


나이를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정말 미움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조용히 있기로 했다.


그래도 적절한 시점에 아줌마가 개입해주었다.


덕분에 나는 아내가 두 명이 되지 않고 식사를 하러 갈 수 있었다.


“우와...”

“대단하네요.”


절로 감탄이 나오는 차림 상이었다. 함박 스테이크와 매쉬드 포테이토. 수제 치킨에 갈비찜까지. 딱 봐도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 잔뜩 차려져 있었다.


거기에 파티 분위기를 챙긴다고 산더미 같은 과자와 음료수, 케이크를 챙겼다.


정성과 센스가 가득한 한상이다.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헤헹.”


어디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싶더라니, 한별 누나가 어깨를 피고 가슴을 내밀고 있었다.


“흐흠. 어때? 오길 잘했지?”

“그러네요.”


나는 순순히 맞장구 쳐주었다. 한 분야에서 정점에 이른 여배우가 요리까지 숙달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윤희 아줌마도 그런 기색을 느꼈는지 콧노래를 부르며 자리에 앉았다.


“자. 식사하자꾸나.”


국민배우와 한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에 출연한 것만 같은 기분이다.


생각한 파티와는 결이 달랐지만 이것도 일종의 파티였다. 그것도 굉장히 고급스러운 파티.


물론 대화를 주도하는 건 윤희 아줌마였다.


“오늘은 와줘서 정말 고맙단다. 덕분에 요새 딸아이의 표정이 밝아.”

“엄마!”


한별 누나가 또다시 버둥거렸지만, 윤희 아줌마는 이를 웃어넘길 따름이다.


“사실은 사실이잖니. 네가 먼저 연기 이야기를 꺼낸 게 얼마만이야? 거기에 상혁이 이야기도 정말 많이 하고.”


역시 이 몸의 영향력이란. 가만히 이어도 빛이 난다고나 할까? 승윤이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다.


“상혁이는 대단해요. 저는 드라마 작가가 될 거구요!”

“어머. 나중에 나도 출연시켜주면 좋겠다.”

“알았습니다! 참고할게요!”


그렇게 좋은 분위기로 식사를 끝마칠 수 있었다.


윤희 아줌마는 주로 우리에 대한 걸 물어봤는데, 딸이 같이 다니는 사람이 어떤 애들인지 궁금했던 것 같다.


“음. 차를 가져오고 싶은데. 상혁아 도와줄 수 있니?”

“넵.”


정말 준비성이 뛰어난 아줌마다. 이렇게 많이 먹었는데 여기서 또 뭘 준비했다니.


나는 기꺼운 마음으로 그녀와 동행했다.


함정인 줄도 모르고.


둘이 남자마자 윤희 아줌마가 다시금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차기작 같이 하기로 했다며? 어떤 작품이 가장 괜찮아 보이니?”

“크흡.”

“나비효과를 골랐던 것도 네 선택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말이야. 네 의견이 궁금하구나.”


침이 목에 걸렸다. 방심하고 있었는데 허를 찌르는 질문이 들어왔다.


이러려고 나를 콕 찝어 데려온 것 같다. 밥을 먹을 때 물어보지 않은 걸 감사해야 할까?


“...”

“응? 뭐가 제일 잘 될 것 같아?”


침묵으로 넘어간다는 선택지는 없는 것 같다.


방금까지의 모습은 어머니의 모습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배우 개인으로써의 자아가 더 강한 것 같다.


최근 두각을 드러내는 배우에 대해 호기심을 감추지 않았다.


어쩐지 너무 쉽게 넘어 가더라 싶더라니. 그래도 여기서 쭈구리가 될 생각은 없다.


나는 여유롭고, 있어 보이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보내주신 4개의 대본 중에서라면 ‘단홍빛 꽃잎이 떨어지는 밤’이요.”

“흐음. 그 말은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말로 들리는데?”


아줌마의 기분 좋아 보이는 콧노래가 이미 정답임을 밝히고 있었다.


그래. 긴가민가했는데 이건 역시 테스트인 것 같다.


대본 보는 눈이 좋은 아줌마가 어째서인지 가장 괜찮은 작품을 빼고 보냈더라고.


실수인가 싶었는데 의도된 행동이었다니 소름이 돋는다.


여기서 ‘단홍빛 꽃잎이 떨어지는 밤’은 80점짜리 답안에 불과하다.


이것만으로도 합격은 하겠지만 기왕이면 만점을 노리는 게 좋지 않겠는가.


어느새 눈동자 크기를 키우고 이쪽을 집어 삼킬 듯 보고 있는 아줌마에게 대답을 들려주었다.


설마, 설마 하면서도 은근히 기대하는 답안. 만점짜리 답안을.


“역시 비밀정원이 가장 괜찮아보이더라고요.”

“... 이유는?”


미래에서 보고 왔수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대본이 가장 괜찮았거든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소재고. 딱 배우만 잘 갖춰지면 성공할 드라마 같았어요. 거기에 저랑 한별 누나가 들어가면 딱일 거라 생각했고요.”

“그래. 내 생각과 정확하게 일치하는구나. 어디서 들은 대답은 아니지?”

“물론이죠. 제 느낌을 정리했을 뿐이에요.”


윤희 아줌마의 눈에 이채가 스쳤다. 이채가 사라진 자리에는 이내 탐욕이 자리했고.


“앞으로도 한별이와 친하게 지내주렴. 매번 같이 출연하는 건 힘들겠지만, 그래도 연락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놓치고 싶지 않은 인재라는 소리다. 연기 외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존재라는 공인을 받은 것과 다름이 없다.


나는 슬쩍 겸양을 떨기로 했다.


“제가 없어도 선배님이 계시잖아요. 아직 젊으신데 누나를 계속 이끌어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상혁이 너가 몇 살이라 그랬지?”

“8짤이요.”

“으흥. 요즘 애들은 성장이 빠르다더니.”


말은 그렇게 해도 아부의 효과는 확실했다. 그녀의 입 꼬리가 내려갈 기미가 안 보이는 걸 보면 말이다.


윤희 아줌마는 이내 그런 감정을 정리하고, 기품 있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내가 말하는 것도 좋지만, 엄마라서 힘든 부분도 있거든. 너도 알지 않니?”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가 촬영 초반에 감을 못잡았던 것도 아줌마의 영향이 있었으니까.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 것 같았다.


“거기에 너라는 존재는 한창 성장기인 한별이한테 큰 자극이 된단다. 거기에 승윤이라는 아이도 마찬가지.”


이건 조금 소름이 돋았다.


나도 바보 등신은 아닌지라 한별 누나가 내게 호감을 가진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아직 어린 나이여서 명확하게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수는 없겠지만, 긍정적인 감정임은 확실하다.


그런데 윤희 아줌마는 이를 좋은 기회로 보고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해서 잘 되면 잘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연기에 큰 도움이 될 거라면서 말이다.


국민배우라는 위치에까지 오르려면 저 정도의 열정, 다른 말로 탐욕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윤희 아줌마는 나에게 침을 덕지덕지 바르려 시도했다.


... 물론 물리적인 시도는 아니다. 나이 차이가 몇 살인데.


“상혁아. 소속사는 어디라고 했지?”

“MS 스튜디오에요.”


참고로 MS는 만식의 줄임말이다. 그녀는 잠시 눈을 깜박이더니 놀랄만한 제안을 늘어놓았다.


“우리 같은 소속사 할까?”

“이적하라는 이야기세요?”

“아니. 말 그대로 한 식구가 되자는 소리지.”


아. 인수합병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줌마는 큰물에서 노는 사람답게 일을 진행하는 속도가 남달랐다.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좋은 조건을 늘어놓았다.


“일정 관리도 더 편할 거고, 메이크업이나 협찬도 더 좋을 거고. 거기에 자산관리도 탁월하단다? 어릴 때 번 돈일수록 신중하게 관리해야 하는 법이에요.”


아줌마는 어려서 성공한 뒤, 돈을 다 날려서 궁핍하게 사는 사람을 여럿 봤다고 첨언했다. 아마 진실일 거라 생각한다.


“부담 가지지 않아도 좋아. 소속사 사장이 한별이 삼촌이거든. 대우는 좋게, 편의는 최고로 봐줄게. 어떠니? 천천히 생각해봐도 좋아.”


얼핏 유예를 주는 것 같지만, 속으면 안 된다.


저런 유형의 사람들을 몇 번 상대해 본 적 있는데 물러나는 척, 그동안 더 준비를 빡세게 해 와서 바로 굳히기에 들어가더라.


가지고 싶은 건 꼭 가져야 하는 유형이다.


아역배우로 빨아먹을 돈이 남아 있는 이상 대형 소속사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만... 그래도 곤란하다.


내 사정을 생각하면 거절하는 게 맞다.


나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확실히 답했다.


“죄송해요. 지금 소속사도 괜찮거든요.”

“천천히 생각해도 괜찮아.”

“죄송합니다.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분명한 의지가 담긴 대답에 윤희 아줌마가 입맛을 다셨다.


“음. 그럼 자산관리만이라도 받으면 어떨까?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 든든한 자산을 형성해줄 거야.”


어떻게든 서류상의 흔적을 남기려는 것 같다만 그것 역시 거절하기로 했다.


물론 아줌마는 포기하지 않을 테고, 앞으로도 종종 만날 테니. 만날 때마다 피곤해질 게 뻔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이런 경우에 탁월한 효과를 가진 대화 주제를 알고 있다.


“괜찮아요. 자산 관리도 이미 하고 있거든요.”

“어머. 아는 회사가 있니?”

“아뇨?”

“어머니께서 그쪽 관련 일을 하시나?”

“빵집하세요. 나중에 놀러 오시면 맛있는 빵 대접해 드릴게요.”

“아 참. 그랬지.”


그녀는 거침이 없이 다음 단어를 내뱉었다.


“그럼 아버지 지인이니?”


내가 기다리고 있던 단어이기도 했다.


“저는 아버지가 없는데요.”


한창 흐름을 잡고 있던 윤희 아줌마의 기세가 탁 풀렸다. 필살기인 탈룰라 전법이 제대로 들어갔다.


아차하는 심정과 함께 자신이 너무 급했음을 깨달은 것이리라.


“음... 미안하구나. 내가 그건 몰랐네.”


이해는 한다. 내가 너무 잘난 걸 어떡해.


그 왜 인디X나 존스 같은 거 보면 보물에 눈이 돌아서 이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바라던 상황이 조성되었다. 아마 한동안 아줌마가 나를 귀찮게 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나는 아직도 당황하고 있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괜찮아요. 아버지 없어도 제가 이렇게 잘 자랐는걸요?”

“오호호. 그렇지. 맞아. 스스로가 어떤지가 중요한 거 아니겠니? 참. 차가 어디에 있더라?”


그렇게 스리슬쩍 테스트 과정이 끝이 났고, 차까지 얻어 마신 우리는 쫑파티를 마무리 하고 한별 누나의 집을 나섰다.


“또 오렴!”

“연락할게!”


한별 누나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제대로 대접을 했다는 뿌듯함 때문이리라.


한편 윤희 아줌마는 아직까지 땀을 흘리고 있었는데, 한별 누나는 이를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왜 그런지는 모르는 모양이다.


“차 맛있었지?”

“뜨거웠어! 혀 데일 뻔 했는걸?”


나는 승윤이를 집에다 데려다 준 뒤, 집으로 향했다.


승윤이는 다음번에는 자기네 집에서 만나자며 콧김을 내뿜었고, 나는 그러자고 대답해주었다.


“일이 많은 하루였네.”


분명 놀러 갔는데 생각보다 진이 빠졌다. 즐겁긴 했지만 긴장을 했던 탓이다.


그리고 그건 전적으로 윤희 아줌마 탓이 컸다.


“큰일 날 뻔 했지.”


편의성 때문에 소속사를 옮겼다간 곤혹을 겪을 뻔 했다.


윤희 아줌마의 제안을 거절한 건 고작 만식 아저씨와의 의리 때문이 아니었다.


자산관리사에게 맡길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출연료와 포상금 총 4천 가량, 광고와 방송 출연비 5천 가량, 거기에 태양그룹과의 비중 조정 협상에서 얻은 천만 원.


대략 1억원 가까이의 돈이 통장에 있었다. 아니 있었었다.


8살이 2달 남짓한 시간 동안 벌었다고는 믿을 수 없는 금액이다.


그런데 그 큰돈 중 300만 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용했다.


갑자기 강원랜드가 끌린 것은 아니고. 모두 샘숭 전자 주식에 때려 박았다.


이 당시가 주당 9000원 정도였으니, 1만 700주 정도를 손에 얻은 셈이다.


누군가 들었다면 미친놈이라고 했을 것이다.


쉽게 얻은 돈이라 쉽게 꼬라박는다면서 말이다. 아마 윤희 아줌마도 그랬을 것이고, 때문에 소속사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설명을 하더라도 납득시킬 자신이 없었기에.


그러나 나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서 보고 왔으니까.


9천 전자가 9만 전자가 되는 미래를.


다른 대기업 주식이 바닥을 기고 있을 때, 홀로 고고한 학처럼 비상하는 고고한 자태를.


9천만 원으로 어떻게든 땅 투기에 들어가는 것도 방법 중 하나겠지만 여러 이유 때문에 기각했다.


첫 번째는 거품이 많이 낄만한 지역은 지금도 9천만 원으로는 어림도 없었으며.


두 번째는 집은 시기에 따라서 빠르게 처분하지 못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투자는 첫 번째 투자에 불과하다. 진또배기는 다음에 올 코인.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돈을 뺄 생각을 하면 샘숭 전자 주식 투자가 더 알맞았다.


9만 전자까지는 못가더라도 7배 수익은 확실히 얻을 수 있을테니까.


6~7억 가까이 되는 돈으로 코인 초창기에 들어간다면?


아마 지폐로 벽난로를 24시간 태워도 죽기 직전까지는 돈을 다 못 쓸 것이다.


저 석유국 왕자랑 친구나 하면서 세계를 유랑해도 될 정도.


이미 인생이라는 게임의 클리어 라인에 한 발자국 발을 디뎠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걸리는 게 있다면.


“당신. 머지않아 죽을 거야. 죽음을 피하고 싶다면 나와 이야기를...”


이런 잡다한 것들이 꼬인다는 사실이다.


유명하고, 돈이 많아지니 이런 점은 불편했다.


“안 사요~”


나는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을 제치고 집으로 향했다.


딱 봐도 나이도 많아 보이지 않는구만 왜 저런 짓을 하는지.


시간이 아깝지도 않은 모양이라 생각하고 혀를 찼다.


그리고 6개월이 흘렀다. 나는 9살이 되었고 그날 만난 예언가의 예언대로 천천히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분량이 조금 됩니다. 히히.


추천도 선호작도 댓글도 언제나 제게 큰 힘이 됩니다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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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유성아의 연구실 22.08.24 683 11 21쪽
103 가만히 있어도 22.08.23 711 13 19쪽
102 운이 좋은 날 22.08.20 745 13 19쪽
101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1 22.08.19 745 11 17쪽
100 돈이 삭제가 된다니 +4 22.08.18 745 9 18쪽
» 투자는 계획적으로 22.08.17 772 10 28쪽
98 돈이 복사가 된다 +1 22.08.16 755 11 18쪽
97 대역전극 +1 22.08.13 722 11 11쪽
96 역전의 서막 +1 22.08.13 714 10 12쪽
95 구설수 22.08.12 731 12 18쪽
94 박상혁 쟁탈전 +1 22.08.11 764 10 20쪽
93 위대한 령도자 박상혁 동지를 맞이하라! 22.08.10 790 13 22쪽
92 지금까지 이런 판매는 없었다. 이것은 팬미팅인가 판매인가. 22.08.09 764 12 20쪽
91 광고를 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2 22.08.07 799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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