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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9,033
추천수 :
3,59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8.19 21:56
조회
752
추천
11
글자
17쪽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101화



“샘숭 전자가 유래 없는 위기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권희 회장은 극복할 수 있다며 성명문을 발표했지만 반응은 차갑습니다.”


요즘 TV에서는 샘숭 전자가 무너졌다는 소식만을 전하고 있다.


연이은 투자 실패와, 야심차게 내 놓은 신제품을 꼴아 박은 게 이유가 크다고.


그 커다란 기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이미 많은 신뢰와 기대를 잃었다.


‘샘숭은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다. 어째서인지 트렌드를 읽지 못하며, 과거만을 답습하고 있다.’


이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론이었다.


사람들이 주식을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성장할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당연히 기대가 안 되는 샘숭의 주가 역시 무너졌고, 동시에 내 억장도 와르르 무너졌다.


“이런 미래는 없었는데...”


미래가 바뀌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아무리 스케줄이 고달파도 매일 아침 주식을 보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졌었는데.


애들아 빨리 자라서 9만 전자가 되거라! 년마다 배당금 달달하게 꽂아주는 거 잊지 말고!


라고 외치며 흐뭇해 했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나의 강성했던 재산들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 등치 좋던 주식이, 사장이 미쳤는지 반값 세일을 하며 멸치가 되어버렸다.


차기작 찍으면서도 돈이 들어오는 대로 샘숭 전자에 넣었기에, 현재 내 계좌에는 정말 약간의 돈 밖에 남지 않았고.


이게 도박으로 다 꼬라박은 사람들의 심정일까?


살아도 사는 것 같지가 않고, 온 몸에 힘이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나무다. 자연이고. 물이다. 그저 흔들리는 대로 멍하니 있을 뿐이다.


이렇게 가만히 있자니 한동안 따라다니던 점술가의 말이 떠오른다.


“죽을 거에요. 가만있으면 죽어요. 그러니 저희 관측소로 와야 합니다.”


그래.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꼭 육체가 죽어야만 죽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건가?


아니.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빈손이 된 나는 지금 죽은 걸지도 모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말 한 마디 정도는 섞어 볼 걸 그랬다. 말 섞는데 돈 드는 건 아니니까.


“상혁아! 촬영 가야지!”

“네 흐흐흐흐.”


그래도 지구는 돌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얼핏 들으면 희망적일 수도 있는 격언이지만 겪어보면 이만큼 잔인한 말이 또 없다.


아무리 상황이 개 같아도 오늘의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니까.


나는 잠시 앉아서 마인드 세팅을 했다. 이럴 땐 연기를 배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얼핏 보면 정상인처럼 행동할 수 있었으니.


다행히 촬영은 무난하게 끝을 낼 수 있었다.


“컷트! 상혁 씨 오늘도 너무 좋았어!”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연기하는 것은 완벽한 나. 화사하게 제작진들에게 인사를 마친 뒤, 차로 돌아왔다.


“후우우.”


그리고 시트에 몸을 누이자마자 그대로 가라앉았다. 기운이 없다 보니 같은 연기를 해도 심력 소모가 다르다.


“만식 아저씨... 다음 스케줄은 뭐에요?”

“오늘은 집에 돌아가자. 요새 많이 힘들어 보이던데.”

“그것 참... 괜찮은 소리네요.”


저번에 로드 매니저 사칭범을 만난 이후, 만식 아저씨가 직접 출퇴근을 도와주고 있다.


그만큼 처리해야할 서류는 쌓이겠지만 어쩌겠나. 인기 배우가 우선이지.


그렇게 의자 시트와 물아일체를 이루어 꿈나라를 여행하려던 찰나,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차가 급정거를 했다.


덜컥!


몸이 앞으로 쏠리며 동시에 내 정신도 다급히 수면 위로 끌려 올라왔다.


“뭐야 씹헐!”

“아저씨? 무슨 일 있어요?”

“아니! 빨간 불인데! 속도도 지키고 있는데! 사람이 뛰어들지 뭐니?”


상황을 제대로 안 봐서 모르겠지만, 일이 꼬인 것 같다.


만식 아저씨가 잡혀 들어가더라도 두부 정도는 보내주기로 결심하며 빠르게 차에서 내렸다.


일단 사람이 우선이었으니까.


“저기요! 괜찮으세...요?”


그런데 쓰러진 사람의 인상착의가 눈에 익었다.


연구원들이나 입을 것 같은 길고 품이 넓은 외투, 그런데 색깔이 보라색이다. 마치 점술사가 입는 것처럼.


거기에 모자가 후드마냥 달려 얼굴을 살짝 가리고 있다. 이 또한 점술사의 복장과 느낌이 비슷하다.


이런 특색 있는 복장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두 명 있을 리가 없다.


내가 접근 금지를 요청한, 나에게 죽음을 선고했던 바로 그 점술사였다.


이 양반이 왜 여기 있을까?


“아야...”


딱 보니 크게 상흔도 없고, 팔 다리 뒤틀리지 않았고, 피도 안 흘리는 걸 보니 크게 부딪힌 건 아닌 것 같다.


아마 차를 세울 목적으로 무작정 튀어나온 모양이다. 목적은... 나겠지.


“흐음...”


자연스레 팔짱이 껴졌다. 고개도 기울어지고, 미간도 찌푸려졌다.


“흐헉, 흐헉. 상혁아... 죽었니?”

“아뇨. 멀쩡해요. 들어가 계셔도 괜찮을 거 같은데요?”

“그래. 고맙다. 숨만 돌리고 바로 나갈게.”


만식 아저씨가 많이 놀란 모양이다. 나는 차분히 점술사를 표방한 스토커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3분이 지나지 않아 그녀가 머리를 붙잡으며 정신을 차렸다.


“아야야. 이게 무슨... 맞다! 상혁 씨! 어라? 나와 있네? 아니. 그보다 역시 살아 있어! 흐히히. 역시 신기하다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대신해주고 있다.


차에 치인 사람보고 살아 있어 신기하다는 소리를 듣다니.


그보다 생각보다 말이 많다. 횡설수설 하기도 하고. 점술사는 원래 이지적이고 조용한 이미지이지 않나?


차분히 상대를 분석하고 있자니 점술가 양반이 푼수마냥 손을 파닥거리며 설명을 시작했다.


“앗! 신고하지 말아 주세요! 나는 정말 조언을 하러 온 거 뿐인데! 다시 한 번 접근하면 감옥에 간다고 그랬다고요!”

“알았으니 침착하게 이야기 해 봐요. 나도 만날 생각은 있었으니까.”

“제발! 당신에게 할 말이...? 응? 저랑 만날 생각이 있으셨다고요?”


점술사가 눈을 깜빡 거린다. 접근 금지마저 때린 사람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니 의아한 듯하다.


나도 원래는 들을 생각이 없었다. 사이비와는 대화를 하는 순간부터 이미 패배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은 다르다. 그동안의 행적을 돌아보면 점술사의 예언 적중률이 꽤나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녀가 처음 경고를 한 시점부터 스토커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뭐 스토커야 인기가 있으면 당연하게 꼬이는 게 아닌가 싶기는 하다만.


그녀가 마지막으로 경고하고 나서, 버스 기사와 목사가 칼을 들고 쫓아오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오늘. 그녀는 나를 만나자마자 ‘역시’ 살았다고 말했다.


맨날 죽을 거라고 예언을 하던 사람이 오늘은 어쩐 일로 내 생존을 예측한 걸까? 무엇을 근거로?


보통 이런 점술가들이 흑막으로 나오는 경우도 많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이 사람한테는 광기가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거기에 숨긴 무기 같은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일단 들어보기로 했다. 이 사람이라면 내 빌어먹을 운명에 대해서 조금은 알 것 같아서.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꼴이 되겠지만 어쩌겠나.


앞으로 버는 돈들도 다 꼬라박지 않으려면 이거라도 해야지.


그래도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 목줄은 채워두도록 하자.


“어째서...”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그녀에게 미소를 띄우며 선고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 쪽이 내게 피해를 입힐 방법이 없으니까요.”

“네?”

“생각해봐요. 접근 금지인데 왔죠? 거기에 신호를 잘 지키고 있는데 차에다가 몸을 던졌네? 이것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거 알고 있지 않나요?”


분명 먼저 찾아온 것은 그녀였음에도 지금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사람이 웃고 있는데 말이야 민망하게끔. 몸은 왜 떠는 걸까?


“자. 여기서 대화하기엔 조금 자리가 안 좋으니 우리 사무실로 가요. 차에 타세요.”

“히익! 차요? 어디로 데려가는 거죠? 걸어가면 안 될까요?”

“어허. 사무실이라 그러네. 안 잡아먹어요.”


부르르 떠는 그녀를 붙잡아 차로 데리고 왔다.


“끄어억!”


참고로 이건 점술가의 비명이 아니다. 만식 아저씨의 비명이다.


내가 설명을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친 사람이 멀쩡하다는 사실에 놀란 듯하다.


소속사 사장님도, 스토커 겸 점술가도 모두 떠는 가운데 9살 꼬마만이 여유롭게 뒷자석에 누웠다. 그림이 조금 이상하다.


“자. 가시죠!”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기분이 고양됨을 느꼈다. 근래 중 가장 의욕이 넘친다.


이번 만남이 반격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들었다.


* * *


“자. 드세요. 과자랑 율무차 밖에 없어서 미안해요.”

“아. 감사합니다.”


소속사 건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젓던 점술가였지만, 평범한 사무실임을 깨닫고 조금 진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와작와작.


아무리 긴장이 풀려도 그렇지. 과자를 놓자마자 허겁지겁 집어 삼키고 있다. 참 신기한 사람이다.


“더 드릴까요?”

“네. 감사합니다!”


거절할 줄도 모르고. 밥을 안 챙겨 먹은 모양이다.


암탉에게 모이를 주는 심정으로 있는 과자를 다 털어 주었다. 율무차도 컵을 꺼내다가 부어 주었고.


그렇게 잠깐의 야참 시간이 끝나고 점술가가 고개를 벌떡 들었다.


“운전하셨던 분은...”

“집에 갔어요. 그쪽 덕분에 심장이 아직도 두근거린다고 그러더라고요.”


빨리도 물어본다. 여러 모로 좀 둔해 보이는 그녀에게 사무실로 데려온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카페를 가면 좋았을 텐데. 지금부터 할 이야기가 조금 개인적이지 않을까 싶어서요.”

“핫! 맞아요. 그렇죠.”

“준비 되는 대로 이야기 해 줘요. 내가 죽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가 뭔지.”

“네... 넵!”


쓸 데 없이 외계신 같은 이야기를 하면 바로 상을 엎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점술가가 꺼낸 것은 의외의 물건이었다.


“이건... 사진이네요?”


그것도 그냥 사진이 아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빛의 입자들이 조화롭게 밝게 빛나고 있었다.


점술가는 자신이 꺼낸 우주의 사진을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저는 밤하늘 보는 걸 좋아했어요. 과연 어떤 존재가 저렇게 어마어마한 성운들을 만들었을까. 시간이 날 때마다 지켜보곤 했죠.”


평소였으면 각설하고 본론부터 이야기를 하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기에 간신히 입을 다무는데 성공했다.


점술가는 그런 줄도 모르고 애틋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었다.


“이 우주에 아무 이유 없이 만들어진 건 없어요. 모두 각자의 용도가 있는 법이고 그건 별들도 마찬가지죠. 저는 별들의 흐름이 세상의 사건사고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 말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옛날 점술가들은 별들을 보며 미래를 예측했다지?


저 사람도 그런 부류인 것 같다. 그렇다고 사이비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만 그래도 근본은 있는 셈이다.


“처음에는 별들을 관측하며 세상의 큰 사건들과 연관을 지어봤어요. 그 가운데 일정한 흐름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 말을 마치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굳게 마음을 먹은 듯 고개를 들었다.


지금부터 할 말이 그녀를 진짜인지 사이비인지를 가려주리라.


“당신은 원래 이렇게 빛나면 안 되는 사람이었어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누구도 침범한 적 없는 내 비밀을 누군가 들춰 본 느낌이다.


“그쪽을 처음 알게 된 건 서울의 공부 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신문 기사 덕분이었어요.”


교류회 대회에서 1등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하루에 가장 큰 업적을 세운 사람과 가장 빛난 별을 비교하며 어떤 사람이 어떤 별을 상징할까 추측하곤 하거든요. 성공률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닌데, 당신은 비교적 확신할 수 있었어요. 왜냐면...”

“노출이 되는 빈도가 많았으니까.”

“맞아요.”


다른 사람들과 달리 1살부터 풀 악셀을 밟으며 달려온 나는 상대적으로 이름을 알릴 일이 많았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상대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겠지.


그래. 저 여자가 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알겠다.


상식을 벗어난 능력이긴 하다만, 1살부터 온갖 방해물들을 찢어버린 사람도 있는데 뭐.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이다. 세상은 넓고 천재는 많으니까.


그런데 내가 밝게 빛나면 안 된다는 소리는 뭐였을까?


내가 묻자 그녀가 눈을 빛내며 활짝 웃었다.


“그건 간단해요. 별을 확정 했으면 그 때부터는 과거의 기록을 뒤져보면 되거든요.”


점술가라는 사람이 스토커와 비슷한 광기를 뽐내고 있다.


이 사람이 과자를 허겁지겁 먹던 사람과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누가 믿을까.


적어도 전문분야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푼수의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별들에게도 흐름이라는 게 있고, 구성이라는 게 있어요. 밝게 빛나는 별의 위치, 상대적으로 왜소한 별의 위치가 따로 있는 거죠.”

“그런데 나는 위치상 원래 왜소한 별이어야 했다?”

“맞아요. 그것도 굉장히 조그마해서 보잘 것 없는 그런 별이어야 했죠.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크고 강하게 빛나더라고요. 주변을 모두 집어 삼킬 정도로.”


나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 수밖에 없었다. 나의 회귀 사실이 이렇게 들킬 줄이야. 생각지도 못했다.


이러면 인정을 할 수밖에 없다. 저 사람은 실력 있는 점술가가 맞다.


그 사실을 체감하자마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저렇게 실력이 있는 사람이 그동안 내 죽음을 경고하고 있었다니.


운명이 유독 나한테 심하게 억까한다는 사실이 착각이 아닌 듯하다.


“그래서 내가 죽는다는 이유가 뭡니까?”


맨날 답답해만 하다가 이제야 속 시원하게 들을 기회가 찾아왔다.


도대체 왜 나는 항상 빌어먹게 견제가 들어오는 걸까. 달리려고만 하면 방지턱이 깔리고.


“잘은 모르겠지만 자정작용 때문이 아닐까요? 이치에서 벗어난 별이 있으니, 원래의 흐름대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인 거죠.”

“누가 정한 이치고, 누가 정한 흐름입니까?”

“그거야 저도 모르죠. 우주를 다스리는 존재가 아닐까요? 보다 명확한 개념으로는... 신?”


신이라는 단어에 눈을 질끈 감았다.


역시.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최악의 만남이었고, 헤어질 때도 곱게 헤어진 것은 아니었으니까.


신 새끼, 개새끼. 신발 새끼.


한참을 욕하다 보니 그래도 기분이 조금 풀렸다.


신씩이나 되는 위대한 양반이 9살 꼬마 하나 못 죽이고 있다는 것부터가 웃긴 일이었으니까.


어려서부터 꾸준히 단련한 결과 정점의 DNA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어지간한 암살시도도 우습게 이겨낼 수 있다.


침착함이 돌아왔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괴현상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어 개운하기까지 하다.


역시 조금 더 일찍 만날 걸 그랬다.


“차분하게 접근을 하셨다면 조금 더 대화를 일찍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 그건.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흐히히. 가 간단하게 용건만 말하는 것도 히힘들었어요.”


그렇다고 다짜고짜 사람보고 죽을 거라니. 퍽이나 대화할 생각이 들겠다.


나의 영민한 통찰력이 아니었다면 눈치 채지 못했으리라.


자. 이제 들어야 할 건 거의 다 들었다.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자.


“최근에 제 별에 큰 변화가 생겼죠?”

“네. 혹시 샘숭 전자와 관련이 있으실까요?”


그럴 줄 알았다. 그녀가 추측한 대로 별자리를 예시로 들어 되짚어보기로 했다.


내 별은 최근에 샘숭 전자의 별자리와 크게 엮이기 시작했다.


1.3만 주 가까이 샀으니 거의 한 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덕분에 내 별 역시 몸집을 불릴 수 있었겠지.


그런데 우리의 신 새끼는 그러한 흐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여느 때처럼 나를 조지려 들었다.


그러나 이게 웬 걸. 나를 아무리 괴롭혀도 소용이 없었으니.


그래서 방법을 바꾼 것이다. 나를 이길 수 없으니, 나랑 연관된 별자리를 건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가 휴짓조각이 되어버린 내 주식들.


참으로 치졸하고 옹색한 마인드다. 그런데 효과가 있어서 더 열 받는다.


그러나 그것도 오늘까지다. 나에겐 제 발로 찾아온 운명 탐지기가 있으니.


별의 인도에 따라,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보여주리라.


그리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반격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두 손을 활짝 펼치며 그녀에게 물었다.


“자. 방법을 들려주세요. 어떻게 하면 샘숭 전자의 빛을 다시 복구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점술가의 낯에 땀이 삐질삐질 흐르기 시작했다.


“어... 복구할 방법은 없는데요?”

“뭐? 없다고? 그럼 경고는 왜 하러 온 거에요?”

“여기서 더 빛을 발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테니까 한동안은 활동을 멈추시라고...”


아이고 두야. 만능인 줄 점술가가 그저 운명 탐지기에 불과했다니.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치려 기술자를 불렀는데, 외양간도 못 고치게 생겼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오늘까지는 현 상황에 대한 파악, 내일 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화끈하게 진도를 나가고 싶은데... 비축분이 없는 비루한 작가를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추천, 선호작, 댓글은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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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대적자 22.09.15 590 10 17쪽
119 빛이 나는 사람 22.09.14 588 7 26쪽
118 천재는 약점을 극복한다 22.09.13 584 11 19쪽
117 합창 22.09.10 625 9 18쪽
116 별에 관한 고찰 22.09.09 626 10 16쪽
115 아빠 새끼를 만나다 22.09.08 669 9 25쪽
114 가족들이 호강하다 +1 22.09.07 636 11 24쪽
113 가족끼리 왜 이래 +1 22.09.06 600 10 18쪽
112 러시안 룰렛 22.09.03 592 10 20쪽
111 혀어어업상 22.09.02 592 9 18쪽
110 오스틴의 연구실 22.09.01 602 8 17쪽
109 공항에서의 기싸움 22.08.31 609 8 17쪽
108 숨바꼭질 22.08.30 619 9 17쪽
107 제왕과 정점 22.08.27 650 9 20쪽
106 정중지와 22.08.26 637 9 18쪽
105 피와 살육, 대환장의 주주총회 22.08.25 678 8 25쪽
104 유성아의 연구실 22.08.24 690 11 21쪽
103 가만히 있어도 22.08.23 717 13 19쪽
102 운이 좋은 날 22.08.20 751 13 19쪽
»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1 22.08.19 753 11 17쪽
100 돈이 삭제가 된다니 +4 22.08.18 748 9 18쪽
99 투자는 계획적으로 22.08.17 776 10 28쪽
98 돈이 복사가 된다 +1 22.08.16 762 11 18쪽
97 대역전극 +1 22.08.13 728 11 11쪽
96 역전의 서막 +1 22.08.13 721 10 12쪽
95 구설수 22.08.12 739 12 18쪽
94 박상혁 쟁탈전 +1 22.08.11 768 10 20쪽
93 위대한 령도자 박상혁 동지를 맞이하라! 22.08.10 803 13 22쪽
92 지금까지 이런 판매는 없었다. 이것은 팬미팅인가 판매인가. 22.08.09 772 12 20쪽
91 광고를 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2 22.08.07 809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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