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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라 님의 서재입니다.

드래곤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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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ch
작품등록일 :
2016.07.25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3 19:08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8,514
추천수 :
285
글자수 :
268,223

작성
16.10.07 22:39
조회
303
추천
6
글자
12쪽

#5 브리더의 싸움(2)

DUMMY

“아프냐?”


트레인이 철로 된 봉을 흔들며 묻자 그레이는 고개를 저었다.


-제 피부는 두껍습니다. 어지간한 고통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죠.


“진짜?”


-물론입.. 앗, 악, 잠깐, 트레인씨?!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하면 아프죠!


트레인이 반색을 하며 그레이의 몸에 박힌 봉을 걷어차고 당기고 누르고 밀자 그레이가 난색을 표했다.


“이야.. 안 아픈 줄 알았지.”


-생각보다 쩨쩨하시군요.


그레이가 불만에 트레인은 휘파람을 불며 고개를 돌렸다. 사정도 알았고 나중에 벌을 주겠다고 했지만, 역시 아직은 용서가 덜 됐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그 미워하는 방식이 좀 치졸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큼큼, 슬슬 시작해도 될 것 같아. 대부분의 병력이 구멍 난 벽 쪽으로 모였어. 블리스의 마력만 잡았으면 될 것 같은데.”


트레인이 스키아를 바라보자 움... 으으으으음... 하고 신음하며 눈살을 찌푸리던 스키아가 버럭 화냈다.


“기다려 좀!”


“으, 응. 미안..”


블리스가 버럭 소리치자 트레인은 슬그머니 그레이에 기대 몸을 숨겼다.


-약하시군요.


“시꺼.”


누구라도 스키아처럼 기 쌘 애가 화를 내면 몸을 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딱히 내가 약한 게 아니라고.


그렇게 트레인이 자기변명 하고 있을 때 스키아가 눈을 번쩍 떴다.


“찾았다!”


거대한 마력을 언제나 몸에 두르고 다니는 드래곤의 마력 흐름은 아주 뚜렷해서, 마력에 민감한 스키아는 도시 정도의 범위에서라면 다른 드래곤을 찾아낼 수 있었다.


특수한 흐름을 찾을 필요도 없이 거대한 마력이 모인 곳이 드래곤이 있는 장소일 테니까.


“근데 이상하네, 뭔가 마력의 흐름이 되게 알아보기 어려워. 마치 흐르는 물 속에 잠긴 돌맹이 같다고 해야하나.. 음..”


“일단 가서 생각하자! 스키아도, 신시아씨도 빨리 구해야해!”


심상치 않은데. 하고 중얼거리는 스키아를 트레인이 재촉하자 버럭 소리쳤다.


“알았다고! 오늘 지휘는 내가 하니까! 트레인은 그냥 조용히 있어!”


입만 열면 블리스 블리스 블리스...


흥, 하고 짜증을 내며 스키아가 그레이의 등 위로 올라가자 그레이의 새카맣고 날카로운 비늘들이 촤르륵 누워 길을 만들었다.


그 길은 그레이의 등에 박힌 철봉으로 향해 있었다.


철봉은 3m 길이의 ㄱ자로 꺾인 철봉으로서 한 면이 그레이의 몸속에 박혀 있어서 1자로 위로 솟아 있었고, 트레인은 그 철봉에 매달려 단단히 박혀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그레이의 피부와 근육 사이를 뚫고 박혀서, 마치 굳은 살 아래에 안 아프게 바늘을 꼽는 어린이들의 장난을 큰 스케일로 한 것 같다고 생각하며 스키아도 철봉에 매달렸다.


그레이를 타고 이동할 생각이었는데, 그레이의 몸에는 붙잡을게 하나도 없어서 곤란했기에 손잡이를 만들자고 트레인이 제안한 방법이었다.


어떻게 보면 학대에 가까운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스키아는 그레이에게 명령했다.


“하나 둘 셋 하면 점프하는거야. 그 다음엔 네발 다 몸에 딱 붙여. 내가 착지! 라고 외치기 전까지는 그냥 그러고 있으면 돼.”


-알겠습니다.


“좋아 트레인 단말에게 한바탕 날뛰라고 전해.”


“오케이.”


트레인은 품에서 작은 단말을 꺼내 들었다.


외벽 앞에 있든 중장보병과 트레인, 스키아는 환영. 이것은 이른바 양동!


“단말 날뛰어!”


-명령 확인. 본 단말은 지금부터 전투를 시작합니다.


소형 단말에서 키이이이잉 하고 중장보병의 기동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다다당! 하고 콩 볶는 소리가 들려 왔다.


“점프!!”


-네?


“점프 하라고!!”


하나 둘 셋 이라면서요오오오오오!!! 라는 그레이의 불평과 함께 스키아의 브레스가 뒤를 향해 발사되었고,


그레이가 하늘을 날았다.


쿠콰콰콰쾅!!! 하는 무시무시한 공기의 폭발음과 함께 뒤에 있던 나무들이 산산이 가루가 되어 날아가고 땅이 뒤집히는 터무니없는 파괴 현장을 만들며 날아오르니 트레인은 뭔가 조금 착찹해졌다.


“생각해보면 부장님 이번일 무마시키려면 고생 꽤나 하시겠지.”


트레인이 생각하던 방식과는 전혀 틀린 스키아의 막무가내 방식은 역시 난폭했다.


대놓고 도시에 전쟁선포 비슷한 위협에다가 청록 도시의 자랑인 파란 숲의 일부분을 박살내버렸으니 이거 무마시키려면 보통일은 아닐 거다.


“왜?! 트레인도 찬성했잖---- 아아아아아!!!!!”


쿠왕! 하고 한발 더 발사된 브레스가 공중에서 폭발하며 그레이가 더욱 가속했고, 충격파에 아래에 있던 나무들의 파란 잎사귀가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푸른 파도처럼 보였다.


-우오오오오오!!!!


그레이의 외침이 들렸다.


생각해보면 등에 박힌 철봉이 추진력을 전달하는 매개체이니 고통스러울 법도 한데 외침에는 놀라움과 즐거움이 담겨 있었다.


-하늘을 날아보는건 처음이군요!!!


“나도 처음이야!!!”


언제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말이야아아아아!!! 하고 또다시 브레스가 발사되었고 더욱 가속했다.


“난 한번 해봤는데!!!”


원정선에 떨어져서 기절했지만 말이야!!! 하하핫! 하고 트레인이 웃었다.


이거 생각보다 재밌었다. 하늘로 날아가는 쾌감이라고 해야할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기겁할 만큼 무서운 체험이겠지만, 여기에 그런 평범한 사람은 없었다.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철봉을 잡고 있으려니 스키아가 한번 더! 라고 외치며 브레스를 발사 했다.


-우우옷?!


이제 어느정도 높이 떠 있겠다. 땅에 피해가 닿지 않을 테니 출력을 높인 스키아의 브레스에 가속도가 차원이 달라졌다.


여태까지가 안전벨트를 맨 기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안전바가 올라간 놀이기구의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하하하핫!! 하고 웃는 스키아와 달리 둘은 위기감에 눈을 떴다.


-착륙은 어떻게 합니까?


“그야 바닥에 역추진 해서 속도를 줄이겠지!”


불안이 조금 담긴 그레이와 트레인의 대화를 들은 블리스는 겁쟁이들! 하고 깔깔대며 웃었다.


“안할건데?”


-네?


“뭐?”


둘의 대답이 하모니를 이루니 스키아는 이 바보들이 뭐라는 거야? 라는 표정이 되었다.

그 뚱한 표정을 보는 트레인이야 말로 속이 타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야 저 안은 도시잖아. 저기서 역추진하면 난리나지.”


“분명 그건 그렇지만.. 그럼 이거 어쩌게?!”


이미 벽보다도 아득히 높이 날아올라 구름이 가깝게 보일 정도의 높이까지 날아놓고 대책 없음은 아니겠지?! 하고 물어오는 트레인에게 스키아는 싱긋 웃었다.


“그건 그레이가 알아서 할거야! 내가 착지! 라고 하면 착륙해 준다고 그랬으니까~”


-착륙 어떻게 하는지 물어봤는데요?!


그 침착한 그레이의 목소리가 다급하다. 눈에 띄게 당황하는 그레이의 목소리에 트레인의 비명소리가 겹쳤고 스키아는 깔깔대며 웃었다.


“농담이야아아아아!!”


쾅!! 하고 브레스가 땅이 아닌 하늘을 향해 발사되었고, 이내 무시무시한 속도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저 아래에서 외벽 위의 병사들이 당황하며 총구를 겨누는 모습이 보이자 스키아는 사납게 웃었다.


“멍청이들!! 비켜어어어어!!!”


쾅!!! 하고 다시 한 번 추진, 그야말로 천둥새가 떠오를 정도로 급 가속된 낙하.


“외벽에 착지!!!!”


-무리입니다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악!!!”


트레인의 비명소리, 그레이의 비명소리, 그리고 아래에서 난데없는 봉변사태에 달한 병사들이 도망가며 지르는 비명소리 속에서 스키아가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충격에 대비이이이이이!!”


쿵!!!하고 스키아의 브레스가 외벽을 향해 역추진을 걸었고 외벽을 반쯤 날려버리며 그레이가 추락했다.


마치 물수제비 하는 돌맹이처럼 쾅! 하고 외벽에 들이받음과 동시에 외벽이 터져나가며 그레이의 몸이 탁 하고 튀어 올랐다.


“으아아아아아!!!”


“입 다물어, 모래 들어간다아아아아아!!!”


팡! 하고 다시 한 번 하늘을 향해 발사된 브레스로 모래상어의 몸이 도시 안쪽으로 급강하했고, 그 폭거에 트레인은 철봉을 잡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스키아도 붉은 도시와 전쟁을 선포한 레이티아 못지않은 악동이라더니, 이런 미친 짓을 하기냐!! 하는 생각과 함께 머리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부유감?!


모래상어의 몸에 박아놓은 철봉이 빠지고 있었다.


경악에 집중된 트레인의 눈에 철봉이 밀려 올라오는 것이 보였지만, 스키아는 하늘을 보며 웃느라 눈치 채지 못한 듯 철봉을 꽉 잡고 있었다.


“이리와 바보야!”


“뭐?!”


트레인은 그대로 몸을 낮춰 그레이의 비늘을 꽉 잡았다.


그리고 오른팔을 뻗어 스키아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엣?!”


다음 순간 쿵!!! 하는 강렬한 충격파와 함께 모래상어는 땅에 처박혔다.


-끄어어어어억...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깊은 고통이 느껴지는 소리를 들으며 스키아는 눈을 떴다.


자신의 허리와 등을 감싸는 부드러운 따듯함. 트레인의 체온에 화들짝 놀라 일어섰다.


“너, 너너너 뭐 하는 거야?!”


스키아가 버럭 소리치자 트레인은 아이고.. 하고 그대로 하늘을 보고 누우며 스키아의 손에 쥐어진 철봉을 가리켰다.


“그거 빠졌어.”


꽤나 깊이 박았던 철봉이 피와 살점이 묻어 뜯겨 나와 있었다.


“힉!”


깜짝 놀라 철봉을 집어던지고 그레이의 등을 보니 이미 다 나아 있었다.


“괜찮아?!”


다만, 트레인의 왼손이 피투성이였다.


급한데로 정복의 소매를 이용해 비늘을 잡았지만, 얼마나 날카로운지 도검저항도 충분히 갖췄을 정복은 잘려나갔고 왼손도 뼈가 보일 정도로 깊이 베여 있었다.


“이정도야 뭐.”


트레인은 약품을 주사해 회복시키며 끙. 하고 일어섰다.


“바보, 내가 단단하다는 건 알잖아! 나는 그냥 두면 되는데!”


“그런거 생각하겠냐? 눈앞에서 소중한 사람이 다치게 생겼는데? 몸이 먼저 움직인다고.”


트레인의 말에 아무 말도 못하고 스키아는 고개를 돌렸다.


보나마나 얼굴이 새빨갛겠지. 여기서 더 말을 이어가면 다음에 돌아오는 것은 주먹이다.


트레인은 윽, 하고 말을 이었다.


“어딘지는 알지? 빨리 출발하자. 위에는 난리다 야.”


시, 시끄러! 알아! 하는 외침이 목안에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


뒤돌아 대답이 없는 스키아를 한동안 바라보던 트레인은 외벽 위에서 들려오는 병사들의 소란스러운 외침을 들으며 트레인은 스키아의 허리를 들어 안았다.


“아, 알지. 내가 안내할 테니까 땅속으로 들어가자.”


고개를 돌려 얼굴을 최대한 보여주지 않은 채로 스키아의 떨리는 대답이 들려왔다.


제 딴에는 뒤에서 안았으니 얼굴은 안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여 안 보여주려 하고 있었지만 귀까지 빨개진 게 트레인에게도 잘 보였다.


입까지 살짝 튀어나온걸 보니 어지간히 부끄러운 모양이다.


하여튼 정에 굶주린 주제에 어른인척은..


“야, 입 벌려.”


-네엡..


그어억.. 죽겠다... 하고 입을 벌리는 그레이의 입 안에 트레인은 스키아를 안고 옆으로 들어가 누웠다.


“조, 좋아! 가자. 방향은 내가 지정할게.”


소중한 사람... 스키아는 자신도 모르게 빙그레 지어지는 미소를 얼굴에 가득 담은 채로 그레이의 입이 닫혀 어두워진 좁은 공간에서 슬그머니 트레인의 얼굴을 올려 보며 몸을 돌렸다. 약간 좁고 축축하고 비린내 나지만, 나쁘지 않다고 스키아는 생각했다.


작가의말

여기에 콩깍지 낀 사람, 아니 드래곤이 한명 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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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브리더의 싸움(2) +1 16.10.07 304 6 12쪽
42 #5 브리더의 싸움(1) +2 16.10.06 251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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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 인류를 위해 (3) 16.09.22 217 4 21쪽
35 #3 인류를 위해 (2) 16.09.21 409 5 12쪽
34 #3 인류를 위해 16.09.20 295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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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3) 16.09.12 381 4 15쪽
31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2) 16.09.08 419 6 10쪽
30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1) +3 16.09.07 455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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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8) 16.09.01 212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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