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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라 님의 서재입니다.

드래곤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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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ch
작품등록일 :
2016.07.25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3 19:08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8,527
추천수 :
285
글자수 :
268,223

작성
16.09.22 23:21
조회
217
추천
4
글자
21쪽

#3 인류를 위해 (3)

DUMMY

부우우웅 하는 소리가 초음파처럼 울리고 실험장 사방에서 벌떼가 시커멓게 날아올랐다.


“히익!”


정말 안타깝게도 블리스의 뛰어난 시력에는 벌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저번에 봤던 벌들보다 두 배는 크고 다리와 몸에 빳빳한 털들이 한가득 솟아나 있는 거대한 벌들이 무리를 지어 위협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너무도 잘 보였다.


블리스는 머리카락과 온몸의 솜털들이 쭈뼛 서는 느낌을 느끼며 슬그머니 몸을 뒤로 돌렸다.


트레인의 신호가 떨어지면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치리라 굳게 결심한 블리스의 어깨를 트레인이 가볍게 두드렸다.


“..?”


블리스가 슬그머니 벌들에게서 시선을 때고 트레인을 올려보자 트레인이 싱긋 웃었다.


“달려!”


“!”


당황하는 블리스를 버리고 냅다 달리는 트레인의 뒤를 따라 블리스가 짧은 다리로 다다다다 쫓아 달렸다.


“트레인, 방향!”


그런데 방향이 이상하다. 들어온 입구는 뒤인데 트레인은 실험장 안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뒤 따라가는 블리스로서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우선 도망가야 할 텐데 왜 실험장 안쪽으로 달리는 걸까..?


“아.”


고개를 돌려 입구를 바라본 블리스는 순식간에 납득할 수 있었다. 입구에서도 시커멓게 벌떼들이 날아 들어오고 있었으니까. 트레인은 매복하고 있던 벌떼도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트레인이야! 하고 생각한 블리스였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블리스에게도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트레인은 벌떼가 적은 곳을 향해 달리고 있었지만, 벌떼가 너무 많았고 탁 트인 실험장 안은 숨을 곳도 없었다.


너무도 많은 벌떼가 사방으로 흩어져 빠져나갈 곳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길도 벽도 사람도 벌떼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어느새 갈 길을 잃고 멈춘 트레인의 옆에 블리스도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트레인, 브레스. 브레스..”


블리스가 트레인의 소매를 잡아 당겼지만 트레인은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분명 블리스의 브레스라면 이 벌떼를 밀어버리는 것이 가능할 터였다. 레이저처럼 발사되는 브레스를 사방에 난사하면 벌떼 따위 순식간에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2차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았다.


블루 드래곤의 브레스는 레이저 형으로 모든 것을 뚫고 지나가기 때문에, 아무리 지하연구소라고 해도 위력 조절을 못하는 블리스의 강력한 브레스라면 지상까지 뚫고 올라가고도 남기 때문이다.


“완전히 포위되어도 브레스는 쓰지 않는 것입니까. 역시 당신은 영웅으로 어울립니다. 자신의 목숨과 사정보다 다른 인류의 사정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라니.. 다시 생각해보실 생각 없습니까? 효율을 생각하시면 알겁니다. 제 제안을 다시 한 번,”


“한번이 아니라 백번을 생각해도 소용없을 것 같다. 피차 시간낭비하지 말자고.”


하아.. 하는 스펜서의 한숨이 들려왔고 벌떼의 움직임이 공격적으로 변했다. 붕붕 버리는 날개짓 소리가 전투적으로 굵고 날카로워졌다.


“트레인..”


블리스가 입을 열었다 닫았다 어쩔 줄 몰라 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블리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안절부절 못하는 블리스의 이마를 트레인이 가볍게 두드렸다.


놀라 올려본 트레인의 입이 천천히 움직였다.






아.


단 3단어. 입모양만 움직였음에도 블리스는 안정을 되찾았고, 눈을 감았다.


트레인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으니까!


다음 순간, 벌떼가 일제히 트레인과 블리스를 향해 쇄도했다.


“꺅?!”


눈을 감은 블리스의 몸에 벌들이 부우우웅 하고 스치고 지나갔다. 수십, 아니 수백 수천의 벌떼가 몸 주위를 스치고 날아가는 기분은 너무도 오싹했지만 블리스는 차마 눈을 뜨지 못했다.


눈을 뜨면 사방이 벌 천지일 테니까.


눈을 꼭 감고, 벌들의 느낌을 꾹 참고 있는 블리스의 귀에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악! 하고 소리치는 사람의 비명소리는 트레인도, 블리스 자신도 아닌 모르는 사람의 비명소리였고 블리스의 입고리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뭐, 뭐야?! 으아아악!!”


“왜 벌들이 공격하지 않는 거야? 꺄악!!”


트레인은 벌떼를 지나쳐 목걸이를 차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처리했다.


너무 크고 많은 자신들의 벌떼에 시야가 차단된 적들은 그 벌떼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트레인에게 대처하지 못했고 한명 한명 차례로 쓰러져나갔다.


“역시 대단하시군요.”


“그야, 한번 써먹은 수법으로 브리더를 치겠다고 생각한 너희들이 잘못한거지.”


트레인은 품에서 작은 단말을 꺼내 흔들어보였다.


“전투중지 페로몬 발생장치야. 페로몬은 특정한 명령밖에 못 내리지만 초음파보다는 행동 우선순위가 높거든. 이미 다 뽀록된 능력은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대표적인 예지.”


트레인은 적들을 쓰러트리며 회수한 주황색 목걸이중 하나를 목에 걸었다.


벌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라고 생각하자 새카만 벌떼의 구름들이 실험장 구석구석으로 날아가 사라졌다.


“정말 대단한 물건이네. 생각만으로 이놈들을 이렇게 조종할 수 있다니..”


트레인이 칭찬하자 스펜서는 씁쓸하게 웃었다.


“솔직히 통하지 않을 거라고 알고 있었습니다만, 이정도로 손쉽게 처리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너는 벌을 통제하지 않는 거냐? 네 목에 걸린 목걸이로도 벌을 조종할 수 있잖아?”


“예. 해봐야 소용 없다는걸 아는데 해서 뭐하겠습니까.”


응. 바람직한 생각이야. 하고 트레인은 천천히 스펜서에게 다가갔다.


“중앙정부의 권한으로 체포한다. 이 연구에 대해 아는 거 모르는 거 다 불어줘야겠,?!”


다가가던 트레인이 순간적으로 뒤로 펄쩍 크게 뛰어 물러서는 순간 그가 있던 자리가 새파란 얼음이 되어버렸다.


쩌저적 하고 얼어붙은 땅이 수축하며 갈라져 있었고 하얀 냉기가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었다.


틀림없었다. 이정도로 강한 위력을 가지는 레이저 계통 기술은 트레인이 아는 한 단 한가지 밖에 없었다.


“브레스..?”


하지만 블리스의 브레스는 아니었다. 뒤에서 블리스도 놀란 눈을 부릅뜨고 있었으니까. 이것은..


“뭘 그렇게 놀라십니까? 저희가 지난 백년간 뭘 소재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스펜서가 박수를 치자 하얀 가운을 걸친 연구원들이 한명한명 모습을 드러냈다.


“좀 더 멋있게 등장시키고 싶었는데 말이죠. 이곳의 선임 연구원들입니다. 이 기술 개발에 큰 노력을 퍼부은 천재들이죠!”


그들은 두근 두근 하고 맥박 치는 푸른 보석이 박힌 무언가를 들어 트레인과 블리스를 향했다.


그리고 그 보석에 파란 빛이 모여드는 순간,


“피해!!!”


트레인은 뒤로 덤블링하듯이 몸을 던졌다.


파칭 하고 눈앞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간 브레스에 맞은 브리더 정복의 앞섬이 파스스 하고 얼음조각이 되어 흩어져 내렸다.


“하하핫,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최대 전력을 빼앗기신 기분은?”


스펜서의 기분 좋은 웃음과 함께 연구원들은 트레인과 블리스에게 브레스를 발사했다.


“제기랄!”


트레인은 광선을 피해 몸을 오른쪽으로 던짐과 동시에 외투를 벗어 바닥을 긁듯이 휘둘렀다.


파앙! 하는 충격음과 함께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모래 먼지로 몸을 숨기려고 하는 트레인의 필사적인 모습을 연구원들은 피식 비웃었다.


그깟 모래먼지 따위 통째로 얼려버리면 그만이다.


조준할 것도 없이 먼지로 가차 없이 발사되어 날아오는 브레스를 트레인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피했다.


“크으윽!”


순간 등에 격통이 울렸다. 후끈하고 차가운 몸이 얼어붙는 고통이 피부 언저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겨우 빗맞은 것이 이 정도라니!


고통을 견디며 트레인은 양손으로 땅을 박찼다.


핑글 하고 하늘로 몸을 던져 브레스를 피하고 익스큐터로 연구원들을 조준했지만 차마 쏘지 못하고 땅을 굴렀다.


촹촹촹 하고 자신을 따라 오는 푸른 빛줄기들을 피해 한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공중에서 회전시켰다.


곡예에 가까운 움직임을 연구원들의 조준이 쫓아가려는 사이 트레인은 외투를 집어던졌다.


핑! 하고 얼어붙은 외투조각이 표창처럼 날아와 한 연구원의 복부에 박혔고, 연구원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이 새끼가!! 이 사람들이 얼마나 인류에게 중요한 인재들인지 알고 이런 만행을 저지르는 겁니까!! 라고 하면 될려나요?”


격앙으로 소리를 지르는 척 하며 스펜서는 밉살스럽게 웃었다.


쓰러졌던 연구원도 천천히 일어나 몸을 가볍게 털었을 뿐 상처하나 없었다.


“우리 연구복도 당신네 정복처럼 꽤 튼튼한 소재로 되어 있거든요.”


큭, 하고 트레인이 이를 갈자 다시 브레스가 마구마무 쏟아져 내렸다.


팡! 하고 땅을 박차며 오른편으로 몸을 던지는 척 페인트를 넣고 왼쪽으로 몸을 던지자 오른쪽에 6개의 광선이 파파팍 꽂혔고 조금의 여유가 생긴 트레인은 블리스를 바라보았다.


블리스 쪽은 트레인과 달리 조금의 여유도 없었다.


연구원들의 손을 보고 날아올 광선의 위치를 예상해서 피하는 트레인과 달리 전혀 훈련되지 않은 블리스는 그런 곡예를 부릴 수가 없었다.


피하고 있다기 보다는 연구원 한명이 일부러 빗맞추며 가지고 놀고 있는 상황이었다.


“젠장..!”


“어딜 한눈파시나!”


순간 촹! 하고 광선이 뻗어왔고 트레인은 몸을 크게 뒤로 꺾었다.


뒤로 크게 꺾인 몸의 위로 광선이 촤촹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다음순간 트레인의 몸이 미끄러졌다.


바닥이 얼어있었어..?! 한눈 판 사이에 움직인 곳이 얼어 있었다. 미끄덩하고 바닥에 쓰러진 트레인의 위로 5줄기의 광선이 촤초촹 하고 지나갔다.


“이렇게 되면..!”


트레인은 천운에 감사하며 몸을 굴리고 양 손으로 땅을 짚고 덤블링하며 일어섰다.


그가 누웠던 아래쪽에 광선들이 박히는 것을 보며 생각을 집중했다.


부우우웅 하고 벌떼가 나타나자 스펜서가 광소했다.


“크하하하하핫!! 하하핫!! 저 건방지고 거만했던 브리더의 꼴을 보라죠! ‘인류에게 아직 이른 기술이다.’ 하고 잘난 척하더니 쓰는 저 꼬라지를 보라고요!”


수많은 벌들도 광선이 번쩍이자 후두둑 하고 얼어붙은 조각이 되어 떨어져 내렸다.


벌들 사이에 몸을 숨기려던 트레인이 낭패를 본 표정이 되었고 스펜서는 그런 트레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게 당신들의 한계입니다! 저희가 만들어낸 블루드래곤 하트는 8개! 당신들 중앙정부가 보유한 7마리의 드래곤보다 한 개 많습니다! 이제 중앙정부 당신들은 별것도 아닙니다!”


스펜서는 여유가 넘쳤다. 이대로 저 브리더를 처리하고 드래곤을 회수해서 블루드래곤 하트를 더 만들어 중앙정부를 없애버리리라, 그리고 매직아이템을 퍼트려 인류를 더욱 진보시키리라!


하지만, 그 전에..


“천천히 하세요. 여러분, 즐깁시다! 저 중앙정부의 개에게 무력감이라는 것을 가르쳐 줍시다! 이 얼마나 통쾌한 일인지...!”


“알겠습니다. 소장님의 뜻대로!”


연구원 한명이 트레인의 바로 앞을 노려 브레스를 쏘았고 트레인은 뒤로 크게 펄쩍 뛰어 브레스를 피해냈다.


하지만 피하는데 성공했음에도 트레인의 입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바닥이 미끄럽다.


피해 다니는 동안 이미 바닥은 전부 얼어버려서 몸을 운신하기에 아주 좋지 않았다.


이대로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끝장이다.


차라리 달려들어서 난전으로 만들어야...!


“어딜 다가오려고 하십니까?”


앞으로 튀어 나가려고 하던 트레인은 몸을 무리하게 꺾어 광선을 피했다.


뛰어나가려던 다리와 억지로 뒤로 꺾인 몸이 중심을 일고 땅을 굴렀다.


“크윽..”


낙법으로 오른팔로 땅을 짚어 거리를 벌리며 굴러 일어선 트레인은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도 블리스와 마찬가지로 놀림당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제기랄..”


욕을 지껄이며 회피하는 트레인의 움직임이 눈에 띄고 느려졌다. 아무리 초인적인 체력을 지닌 사람이라도 저렇게 무리한 동작을 회피를 계속했으니 지치는 것이 당연했다.


“큭큭큭..”


스펜서의 입에서 비틀인 웃음이 흘러 나왔다. 이제는 지쳐 너덜너덜해져서 피한다기 보다는 몸을 던져 구르는 것에 가까운 불쌍한 꼬라지를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아윽!”


얇은 비명소리와 함께 블리스가 쓰러졌다.


그녀를 가지고 놀던 연구원은 표정을 찌푸렸다. 슬슬 지겨워졌다.


“아.. 슬슬 질리는데 드래곤 쪽에 한발 맞춰봐도 되겠습니까?”


연구원의 질문에 스펜서는 흠.. 하고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팔다리 한두개 자르는 것은 상관없습니다만, 죽이지는 마시고.. 아셨죠?”


“물론입니다!”


연구원은 우렁차게 대답하고 눈를 가늘게 떴다. 자, 어디를 맞춰줄까, 역시 다리로 하자. 저 얇은 다리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니 잘못하면 몸통을 맞춰 죽일 수도 있으니까. 히힛, 이거 다시 재밌어졌구만...!!!


스펜서와 연구원의 대화를 들은 블리스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지만 그것이 더욱 연구원의 흥미를 돋웠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개미를 젓가락으로 눌러 죽이는 것 같은 재미.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강력한 몬스터인 드래곤을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우월감..!


연구원은 이 충실한 즐거움에 몸이 부르르 떨었다.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최선을 다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달려보는 블리스를 조준하는 그의 손도 천천히 움직였다.


아무리 빠르게 크게 움직여봐야 조준하는 쪽은 조금만 움직여도 문제가 없었다. 맞추려고 마음먹으면 못 맞출 이유가 없지!


그는 입술을 핥으며 조준하고, 발사했다.


챵하고 발사된 빛이 블리스의 왼발을 향해 날아들었다.


“꺄아아악!!!”


블리스의 작은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부들부들 떨리는 블리스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블리스를 감싸 안고 몸을 던진 트레인의 왼팔에 파직 하고 균열이 생기더니 우수수 부서져내렸기 때문이다.


“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블리스를 감싸 안은 트레인의 모습에 스펜서는 쯧 하고 혀를 찼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드래곤은 그저 도구일 뿐인데, 도구에 목숨을 거는 꼴이라니.


“역시 당신은 멍청합니다. 드래곤이 브레스를 쏘지 못하게 하는 것은 2차 피해를 걱정하기 때문이시죠? 위대한 대의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왜 모르시는 겁니까? 당신의 대의가 저와 다르시다면 그 대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저를 막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스펜서와 연구원들은 천천히 트레인에게 다가왔다. 트레인이 블리스를 감싸 안고 있어서 브레스를 쏘기 곤란했기 때문이다.


“둘을 때어내고 브리더는 처리하세요. 드래곤은 마취시켜서 끌고갑시다....?!”


순간 하얀 무언가가 눈앞으로 튀어 올랐다.


“섬광,”


섬광탄이 튀어 오른 것을 확인하고 경고하기도 전에 피이이이이----잉!!! 하고 강렬한 충격음과 함께 새하얀 빛이 실험장을 한가득 감쌌다.


“아아악!! 내 눈!!”


스펜서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가렸다.


어째서 섬광탄이 이렇게 빨리 터진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스펜서와 연구원들이 혼란에 빠졌을 때 트레인은 빠르게 몸을 일으키고 땅을 박찼다.


섬광탄은 보통 던지면 5초 뒤에 폭발한다. 그렇기에 피할 여유가 생겨야 했지만 트레인은 핀을 뽑고 3초를 샌 후에 던졌기에 섬광탄은 공중에 뛰어오름과 동시에 폭발한 것이다.


근접에 도착했을 때 사용하는 테크닉을 예상하지 못해 섬광탄을 고스란히 뒤집어쓴 연구원들이 눈을 가리고 매직아이템을 들어올렸다.


패닉에 빠진 사람들이 하는 가장 기초적인 행동, 난사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흡!”


트레인은 땅을 박찬 그 힘 그대로 가장 오른쪽에 있던, 블리스를 가지고 놀던 연구원의 명치에 날아차기를 꽂았고 연구원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4m는 날아가 쓰러졌다.


“죽여버려!”


그 소리를 듣고 연구원들의 매직 아이템이 광선을 발사했지만, 트레인은 몸을 굽혀 광선을 피하고 돌을 주워 들었다.


“합!”


그대로 몸을 숙인채로 달려 어깨로 여성 연구원의 복부를 찍어쓰러트리고 공중으로 점프해 그 옆에 있던 연구원의 머리에 내려찍기를 선사했다.


“히이이, 끄악!”


착란에 빠져 매직아이템을 난사하려는 연구원은 직후에 집어던진 돌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그러자 연구원들은 애꿎은 돌맞은 연구원 쪽으로 광선을 쏘아댔고 쓰러진 연구원의 머리 위로 촹촹촹 하고 광선들이 날아들었다.


그 뒤로는 쉬웠다. 목표를 잃은 연구원을 처리하는 것은 아주 손쉬운 일이었다.


“끄악!!”


익스큐터로 턱을 후려 맞은 최후의 연구원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트레인은 숨을 후. 하고 내쉬었다.


스펜서 나름의 자랑일 연구원들이 이 매직아이템을 들고 나타난 것은 천운이었다.


자기들이 블리스를 죽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대놓고 떠들지 않나, 전투에 특화된 전문 요원들이었다면 그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테고 이렇게 상대가 무력화 되었다고 지례짐작하고 다가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섬광탄을 보는 실수도 하지 않았을 테고 말이지.”


“자, 잠깐!”


그야말로 순식간에, 불과 10초도 걸리지 않을 짧은 시간에 일곱명의 연구원들을 모조리 정리한 트레인은 스펜서의 멱살을 잡아들었다.


다행히 잘려나간 왼팔은 얼어붙어 있어서 출혈이 없었기에 고통을 참으며 싸울 수 있었지만 트레인에겐 여유가 없었다. 상처가 녹아 출혈이 일어나게 되면 순식간에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될 테니까.


“미안하지만 이쪽도 여유가 없어서 말이지. 곱게 잠들어라.”


“인질이 있다!!”


스펜서가 발악하듯 비명을 질렀고, 트레인은 바닥에 매다 꽂으려던 동작을 멈추고 스펜서를 잡아 당겼다.


“인질..?”


실험장의 구석에서 한 연구원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빌어먹을..대체 실험장에 무슨 짓을 해놨길래 기척도 없이 한 놈씩 모습을 드러내는 거야??”


트레인은 이를 빠드득 갈며 스펜서를 내려놓았다.


연구원의 품에는 기절한 신시아가 안겨 있었고 그 머리에는 총이 겨누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 하하... 이거, 안 놓습니까?”


여유가 생겨 손을 찰싹찰싹 치는 스펜서의 멱살에서 트레인은 천천히 손을 땠다.


“이래서 어설프게 양심이나 챙기는, 커억?!”


그리고 그대로 스펜서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경악해 눈을 부릅뜬 스펜서의 안구에 뒷통수를 팔꿈치에 찍혀 쓰러지는 연구원의 모습이 비춰졌다.

.

.

.


“괜찮으십니까?!”


연구원을 제압한 쥰 중사가 신시아를 들고 달려왔다.


힘이 빠져 비틀거리는 트레인을 재빨리 부축해줬고 블리스도 재빨리 달려와 쥰의 반대편에서 트레인을 부축했다.


물론 덩치가 작은 블리스로서는 양팔을 하늘로 쭉 뻗어도 잘 부축되지 않았지만 말이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그런데 여긴 어떻게..?”


트레인의 질문에 쥰은 주변을 둘러보며 대답했다.


“뉴스를 보고서 무슨 일인지 걱정돼서 브리더 숙소로 달려가 보니 신시아씨가 납치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행해서 쫓아온 건데.. 여긴 대체 뭡니까?”


“불법 연구소입니다. 죄송한데 단말 좀 빌릴 수 있겠습니까? 군 회선으로 중앙정부와 연락하면 근처에 있는 브리더가 금방 지원와서 마무리 할 겁니다.”


적진 한가운데라고 볼 수 있는 도시 안이니 트레인 혼자서 마무리하기엔 어려워 보였다. 심지어 이렇게 부상을 입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나마 스키아가 근처에서 임무수행중이니 빠른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나았다.


“알겠습니다. 여기 단말입니다.”


쥰 중사가 신시아를 바닥에 눕히고 단말을 내밀었다.


군용 단말의 회선은 도시 근처 일부 지역이지만 중앙정부로 연결되는 회선으로 긴급 연락망에 접속은 가능할 터였다.


“감사합?!!!”


단말을 받아 들기 위해 오른팔을 뻗는 순간 촹! 하고 쥰 중사에게서 뻗어 나온 푸른 빛이 트레인의 복부를 관통했다.


“크.. 억..”


“트레인!!!”


몸에 힘이 빠져나갔다. 온몸이 차갑게 굳어버리는 느낌과 함께 트레인은 천천히 쓰러졌다.


비명을 지르며 쥰 중사에게 달려드는 블리스의 복부에 발길질이 꽂히는 모습이 너무도 천천히 보였다.


“죄송합니다. 트레인씨. 저를 용서해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동료들을 살려야합니다. 앞으로 죽는 동료들이 없게 해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쥰 중사가 사과하며 트레인에게 매직아이템을 내밀었다.


“8번째... 는.. 당신이..”


허억허억 하고 간신히 숨을 몰아쉬는 트레인에게 쥰 중사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당신도 곧 살려드리겠습니다.”


“살려..?”


“이 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매직아이템 중에는 죽은 자를 소생시키는 물건도 있습니다. 트레인씨도 나중에 살려드리고 용서를 구할테니, 지금은 부디 편히 잠드시길..”


“이런..”


트레인은 바닥에 털퍼덕 쓰러진 채로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 중지를 펴 쥰에게 향하게 했다.


마음 같아선 온갖 쌍욕을 퍼부어주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질 않았다.


쥰은 씁쓸한 표정으로 매직아이템을 기동시켰고,


-키아아아아아아악!!!!!!


모래상어가 튀어 올라왔다.


작가의말

헉헉.. 오늘은 뭔가 많이 쓴것 같습니다!


전투씬이 되니 블리스가 비중이 점점 줄어드네요 ㅠㅠ


브레스말고는 아직 할 줄 아는게 없는 블리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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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5 브리더의 싸움(3) +4 16.12.08 223 2 16쪽
43 #5 브리더의 싸움(2) +1 16.10.07 304 6 12쪽
42 #5 브리더의 싸움(1) +2 16.10.06 251 4 14쪽
41 #4 모래상어(4) +1 16.10.04 216 4 12쪽
40 #4 모래상어(3) +2 16.09.30 230 5 17쪽
39 #4 모래상어(2) 16.09.29 214 4 13쪽
38 #4 모래상어 16.09.27 207 4 9쪽
37 #3 인류를 위해 (4) 16.09.23 214 4 12쪽
» #3 인류를 위해 (3) 16.09.22 218 4 21쪽
35 #3 인류를 위해 (2) 16.09.21 409 5 12쪽
34 #3 인류를 위해 16.09.20 295 5 8쪽
33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4) 16.09.13 426 4 13쪽
32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3) 16.09.12 382 4 15쪽
31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2) 16.09.08 420 6 10쪽
30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1) +3 16.09.07 455 7 9쪽
29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0) +1 16.09.05 552 7 9쪽
28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9) +1 16.09.02 335 5 13쪽
27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8) 16.09.01 212 8 13쪽
26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7) +1 16.09.01 269 6 8쪽
25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6) +2 16.08.30 315 10 11쪽
24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5) +1 16.08.29 349 6 13쪽
23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4) +1 16.08.26 459 6 13쪽
22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3) +1 16.08.25 377 7 8쪽
21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2) +1 16.08.24 294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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