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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라 님의 서재입니다.

드래곤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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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ch
작품등록일 :
2016.07.25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3 19:08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8,530
추천수 :
285
글자수 :
268,223

작성
16.09.30 21:37
조회
230
추천
5
글자
17쪽

#4 모래상어(3)

DUMMY

“모래상어..”


트레인이 매섭게 노려보자 모래상어는 그 얼굴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상어가 아니라 돌고래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하지만 조금도 방심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었다. 이놈이 죽인 인간이 몇인데, 그 자리에서 죽어나간 군인이 몇이고 다친 사람이 몇인데 넘어갈까보냐.


“트레인, 진정해. 얘들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어.”


“사정? 그런 거 죽어간 군인들에게 말해보라고 그래!”


트레인이 버럭 소리치자 스키아의 두 팔이 다시 어깨를 눌러왔다.


“트레인~ 지금 나한테 소리 지른 거야? 자기 입장 파악이 안 되는 걸까?”


싱긋 웃는 스키아의 목소리가 차갑다. 히히, 하면서 벌린 입 안의 하얀 이빨이 반짝 하고 빛나는 모습에 트레인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지만, 그 기세는 죽지 않았다.


“스키아, 장난으로 넘어갈게 있고 아닌게 있어. 이건 아니야!”


트레인이 다시금 소리치자 스키아도 얼굴에서 웃음기를 지우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바보는 말도 안 통한다니까. 하고, 한심한 아들을 보는 엄마 같은 눈이 되어서는 입을 열었다.


“트레인, 오늘은 쉴 거야. 이미 밤이고, 네 상태도 안 좋으니 내일 움직일 거니까, 지금은 자 둬.”


“뭐? 한시가 급해! 쉬고 있을 여유는 없다고! 블리스가, 컥?!”


스키아의 당수가 트레인의 옆 목에 박혔고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는 잠이 들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부릅뜬 채 쓰러지면서도 스키아의 팔을 잡으려 하는 것이 애처로워 보였지만 스키아는 조용히 그를 눕혀 주었다.


“에휴.. 이런 일 하기 싫은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악역이었다. 블리스를 온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다고 해도 구하려는 착한 트레인을 현실적인 생각을 하는 냉정한 스키아가 막아서는 꼴이니까.


하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도마뱀의 꼬리라는 축복을 소재로 만든 회복 약품은 잘려나간 신체까지 회복시킬 정도로 편리한 매직아이템이지만, 부작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레인의 왼쪽 뺨을 스키아의 부드럽게 쓰다듬자 바스락하고 비늘이 떨어져 내렸다. 파충류 특유의 얇고 탄력 있는 비늘이 반짝 빛났다.


“마력의 흐름을 보면 왼쪽 뺨으로 끝난걸까.”


도마뱀의 꼬리는 회복에 있어서만큼은 절대적이지만, 그만큼 상당한 마력을 소비하는 축복이었다.


사람이 직접 마력을 소비해서 사용하려고 했다간 순식간에 절명할 수준이라, 특수하게 가공시켜 외부에서 마력을 끌어들여 치료하도록 개량시킨 것이 이 약품인데,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몸의 바깥쪽에서부터, 즉 피부나 머리카락부터 조금씩 파충류의 그것이 생겨나는 부작용이 있었다.


통상적인 치료라면 큰 문제는 없었지만, 이번 트레인처럼 잘려나간 왼팔, 동사하여 괴사한 복부 내장 전체의 치료 같이 커다란 치료를 하면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위험성이 있었다.


거기다가 피로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상처가 치료되는 과정에서 육체는 그만큼의 피로를 느끼기에 지금의 트레인이라면 중딩 꼬맹이한테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 있었다.


이런 몸으로 구출하러 가봐야 결과가 안 좋게 될 것은 당연한일이었다.


거기다 끌려간 블리스도 하루정도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밖에서 이것저것 영향을 받고 온 실험체인 만큼 아무리 바쁘게 진행했다고 해도 지금은 상태 체크하느라 바쁠 테니까, 본격적인 실험이 시작될 내일까지 최소 하루의 여유가 있었다.


그 뿐 아니라 개판으로 박살난 연구소 수리도 진행해야 할 테니 더 바쁘겠지.


“너희한테 있었던 일을 잘 보여줘. 트레인도 사정을 알면 어느 정도 용서해 줄 거야. 착한 사람이니까, 분명히 그럴거야.”


-고맙습니다.


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고 스키아는 조심스럽게 트레인을 편히 눕혔다.


“고마울 것 없어. 이쪽이 필요해서 하는 거니까. 잘 설득하는 게 좋을 거야. 솔직히 트레인이랑 나 둘만으로도 충분하고도 남거든? 네가 트레인을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로 너희도 도와주고 할 거지만 트레인이 내일도 용서가 안 된다고 하면, 별개 행동을 취할 거야. 물론 너희가 구해야 한다는 메샤라는 아이도 구해줄거지만, 너도 직접 구하고 싶지 우리만 보내는 건 싫잖아?”


모닥불 옆에 잘 눕히고 모포를 둘러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해 준 후 그녀는 날카롭게 모래상어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트레인의 용서와는 별개로 책임은 져야 할 거야. 네가 많은 군인들을 죽인 건 사실이고, 죽어간 그들은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이니까. 그에 걸맞은 벌을 각오해둬.”


스키아의 말에 모래상어는 멈칫하더니 천천히 땅에 몸을 눕혔다.


-거절한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브리더를 적으로 둔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되겠지.”


-그를 보면 딱히 두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만..


그레이의 도발에 스키아는 사나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새하얀 눈과 새하얀 피부가 마치 귀신같아 보인다, 라고 그레이는 생각했다.


“진짜 브리더라는게 어떤 건지 보여줄게. 이번 적들은 제법 만만치 않은 녀석들이지만, 우리들 브리더가 왜 최강인지 확실하게 가르쳐줄테니까.”






일반적인 오우거보다 5배는 거대한 덩치로 왕국을 만들려고 했던 오우거가 있었다.


도시에서 연쇄살인을 일으켜 피바람을 일으켰던 뱀파이어가 있었다.


전 인류를 언데드로 만들어버릴 계략을 짜던 리치가 있었다.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도시를 침공했던 늑대인간이 있었다.


배가 고픈 나머지 상단 하나를 통째로 집어삼키려 했던 모래상어가 있었다.


그 외에도 강인하고 잔학했던 몬스터들이 있었다.


하나같이 위험등급 A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강대한 몬스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모습은 어지간한 브리더라도 식은땀을 흘릴 광경이었다.


그러나 지금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것은 몬스터들이었다.


뭐야 이거? 여긴 어디고? 이놈들은 다 뭐야? 전부다 만만치 않은데?!


척 보기에도 전부 한가락 하는 살벌한 놈들이다 보니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있을 뿐 아무도 섣불리 나설 수가 없었다.


터무니없는 기운이 느껴지는 강력한 몬스터가 무려 20여 마리다.


이런 놈들이 이 자리에서 살육전을 벌인다면 그것이 초래할 결과는 확실했다.


오랫동안 갈고 닦은 감각이, 타고난 본능이, 직감이, 예상이, 단 한가지 결과만을 내보내고 있었다.




몰살.




그렇다, 단 한 놈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공포였다. 이 자리를 지배하는 것은 죽음의 공포였다.


이미 죽음을 겪었던 자들이 느끼는 죽음의 공포는 일반적인 사람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극한의 공포였다.


죽음이 무엇인지,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그 허무함, 그 절망감이 얼마나 거대한지 아는 이들이기에 더욱 선명한 공포가 이 강대하고 참을성 없는 몬스터들을 지배했다.


살아생전이었다면 다 죽던 말 던 일을 벌였으리라, 자신의 강함을 믿고 날뛰었으리라.


허나, 죽음을 이미 알고 있는 그들은 어느 누구도 손가락, 아니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슬슬 늑대인간과 오우거의 몸이 움찔 움찔 떨리기 시작했다.


인내력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식은땀이 흐르고 차갑게 가라앉는 마음이, 점점 고통스럽게 목을 죄여와 인내력의 끈이 끊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 상황을 옆에서 느끼고 있는 몬스터들 또한 죽을 맛이었다.


누구 한 놈이라도 나서서 공격을 한다면, 누구 한 놈이라도 허튼짓을 하는 순간, 이곳은 피바다가 되어버린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걸 막기 위한 행동도 할 수가 없다니!



천천히 떨리는 오우거의 팔이 몽둥이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새하얀 고블린의 머리카락과 양 팔에서 푸른 전류가 타탁거리기 시작했다.



늑대인간의 손톱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리치가 마법서를 펼치고 뱀파이어의 양 팔에 붉은 기운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일촉즉발, 이제 단 한 가지 계기, 누구 한 놈이라도 살기라도 뿜는다면 이 자리에 있는 모두는 죽음을 맞이하리라.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몬스터들이 평생을 갈고 닦았으며, 수많은 인간을 학살한 절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 누구도 살아남지 못하리라.


죽이고 죽는 살육 후에 비참하게 쓰러져 죽어가게 되리라.


그 강함이 독이 되어 어느 누구도 깔끔한 죽음은 맞이할 수 없으리라.


다 알고 있기에 더욱 비참한 살육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아.”


순간 들려온 무언가를 발견한 듯 한 목소리에 오우거의 몽둥이가 움찔거렸다. 늑대인간의 두 다리의 발톱이 땅에 박혔고 리치의 입이 열릴 뻔 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그들 모두가 하늘을 보았다.


별이 내려오고 있었다.


연녹색으로 은은한 빛을 내는 아주 작은 별이 천천히 하늘에서부터 내려오고 있었다.


꿀꺽 하고 누군가의 목에서 침을 삼키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살벌한 긴장의 한 가운데에, 눈을 뜬 순간 형성되어 있던 몬스터들의 둥그런 원 안에 별은 사뿐히,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저것은 대치 상황을 풀어줄 것인가 아니면 전투의 시발점이 될 것인가, 제발 이 싸움을 막아달라는 소원이 담긴 시선 속에서 별의 연녹색 빛은 천천히 작아져 그 실체를 드러냈다.


“아으..”


그것은 하얀 모포에 싸인 아기와 연녹색의 은은한 빛을 발하는 랜턴이었다.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아기의 등장에 모든 몬스터들이 벙쩌 있을 때 마음속에 굵고 노쇠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희는 이 아이를 키우고 지키도록 하라.


그 목소리에 동조하는 몬스터는 없었다. 이 자리에 있는 이 강대한 몬스터들 보고 인간의 아기를 키우고 지키라니, 그야말로 황당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 황당한 상황에 몬스터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절망적인 살육이 늦춰진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이 되리라 생각했던 그것이 조금이나마 뒤로 미루어진 것이다.


“누구냐! 감히 나에게 명령하려 하는 것이냐!”


가장 먼저 반발한 것은 뱀파이어였다. 척 보기에도 자긍심이 높아 보이는 녀석은 천천히 오른팔을 아기를 향해 내밀었다.


“그 대가, 톡톡히 치르게 해주마!”


키잉하고 붉은 빛이 뱀파이어의 오른팔에 모여들었을 때 모래상어가 움직였다.


천천히, 하지만 그 위압적인 덩치로 천천히 나서 아이와 뱀파이어 앞으로 나섰다.


이성적인 생각이 아니라 본능으로만 살아가는 모래상어가 나서는 순간 모든 몬스터는 깨달았다. 전투의 시발점이 움직였다! 라고,


“좋아, 상대해주마!”


늑대인간이 발톱을 꺼내고, 오우거가 몽둥이를 들어 올리고, 고블린이 벼락을 일으키는 순간, 아이의 목소리가, 마음이 모두의 머릿속에 전해져 왔다.


목소리나 언어가 아닌, 따듯하고 행복한 감정이 그들의 마음속에 전해졌다.


“뭐냐 이건..!”


과거 길고 긴 세월을 살면서 느낀 적이 없었던 그러한 감각, 그 따듯한 감각에 뱀파이어가 당황하는 사이에 모래상어는 아기를 보호하듯 그 위에 섰다.


“생각도 없는 멍청한 짐승 따위가!”


혼란스러운 것인지 전혀 맥락 없는 폭언을 내뱉는 뱀파이어의 앞에서 본능만으로 살아가며, 생각 따위는 하지 않을 몬스터인 모래상어가 말했다.


-이것이 생각이라는 것입니까? 신기하군요.


“이 하등한 괴물이...!”


뱀파이어가 당장에라도 달려들 것처럼 팔을 들었을 때 리치가 일갈했다.


“어리석은 것들! 그 아이를 죽이면 우리 모두 죽을 것이다!”


리치의 일갈에 뱀파이어가 천천히 리치를 노려보았다.


“누가 어리석다..? 네놈이 죽고 싶은가 보구나?”


뱀파이어의 살벌한 살기에 리치는 코웃음을 쳤다. 어느새 죽음의 공포는 사라졌다. 이 애송이의 건방짐에 대한 분노보다, 일어날 살육에 대한 공포보다, 자신이 알아낸 사실에 대한 지식욕과 이 아이가 발하는 따듯한 기운이 더욱 강하다는 것이 리치 본인도 믿을 수가 없었다.


“마력의 흐름도 읽지 못하는 멍청한 놈! 네놈도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정도는 기억하고 있겠지!”


리치의 말에 뱀파이어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잊겠는가, 브리더와의 전면전에서 패배해 온몸이 얼어붙었던 그 최후를, 천천히 부서져 가루가 되어가는 몸을 바라보며 자신의 목표가, 노렸던 꿈이 사라져갔던 그 순간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기억한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


“다른 놈들도 마찬가지이겠고, 나 또한 그렇다. 한번 죽은 우리가 이곳에 살아있는 이유는 이 아이가 살려주었기 때문이다.”


리치는 아이와 랜턴을 들어올렸다.


“이 아이의 몸에 걸려있는 축복은 죽은자의 왕이다. 내가 그토록 평생을 걸쳐 얻으려 했던 축복이기에 잘 알고 있지. 죽은 자를 언데드 따위로 살리는 것이 아니라 생전의 상태 그대로 되살리는 기적에 가까운 축복이니라!”


“죽은자의 왕..”


마법에 대해서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뱀파이어는 큭. 하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머지 몬스터들은 서로 눈치만을 살피고 있었다.


인류와 드래곤의 전쟁이 한창일때도 살아서 마법을 본 적도 배운 적도 있는 저 둘과는 달리 그들에게 있어서 마법은 먼 옛날에 인간들이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기술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는 우리가 그 아이를 죽이면 모두 죽는다는 것인가?”


그래도 오우거를 모아 왕국을 건설하려 했던 지혜로운 오우거는 대충 상황을 파악한 모양이었다. 리치가 그렇다. 하고 대답하자 그는 몽둥이를 내려놓고 털퍼덕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 어쩌다 이런 꼴이 된 거람.”


꼴 참 우습게 되었다는 자조와 함께 죽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가 마음속에 퍼져나갔다.


뱀파이어도 하늘을 말없이 올려보다가 털퍼덕 주저 앉았다.


생각해보면 이놈들과 싸울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저 죽을 때의 공포와 절망이 가득했기에 그 공포와 절망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었기에 싸워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동시에 싸워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리에 가득했던 것이다.


피의 지배자이고 밤의 지배자이며 다른 하등한 것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믿었던 나도 그저 죽음을 두려워하는 하나의 생명체에 불과하다는 것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몬스터들은 하나 둘 주저앉았다.


하하.. 하는 탄식이, 한숨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이후는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리치는 이 아이의 축복가 옆에 놓여 있던 랜턴에 대해 연구를 했고 오우거는 아이가 지낼 수 있을 집을 건축했고 유일하게 아이를 돌보는 지식을 가진 뱀파이어가 아이를 교육하고 가르쳤다.


다른 몬스터들은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고 물고기나 짐승을 사냥해 식량을 조달해 왔다.


그렇게 10여년이 흘렀다.


아이는 순조롭게 자랐고 날카롭게 날이 서 있던 몬스터들의 성격도 둥글둥글하게 마모되어 갔다.


“어이 레드, 메샤가 또 너 찾는다.”


벼락을 부르는 고블린 화이트는 저녁 조리를 위해 벼락으로 불을 만들었고 레드는 또냐, 하고 궁시렁 거리면서도 메샤가 있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잡아왔다.


거대한 모래상어 그레이가 집채만 한 멧돼지를 가져왔고 오우거 그린이 요리사 모자를 뒤집어쓰고 커다란 칼을 챙챙 하고 갈았다.


“좋아, 거기다 놔. 오늘 저녁은 스튜다!”


우리들은 모두 이름이 바뀌었다. 레드에게 말을 배운 메샤가 한명한명 이름을 지어준 것이다.


멍청한 애송이 뱀파이어의 이름이 색깔이라고 우리들까지 이 꼴이야! 라며 리치인 퍼플은 불만인 모양이었지만 그레이는 그저 기분이 좋았다.


이름은커녕 생각도 없었던 자신이 생각을 하고, 이름도 생겨 즐겁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레이에게 있어서 메샤는 이제 보물과 다름없었고, 이는 다른 몬스터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젖 짜왔어!”


늑대인간 블랙이 커다란 통 5개를 등에 짊어지고 돌아왔다.


이 세상은 아주 독특했다. 4계절이 있고, 강물도 있고 수많은 동물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한 방향으로 걷다보면 어느새 반대쪽 방향으로 제자리에 돌아오는 아주 작은 세상이었다.


퍼플의 말로는 작은 유사차원인 것 같다는데 레드를 제외한 다른 몬스터들은 그런가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어차피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었고 나갈 이유도 방법도 없다보니 메샤가 커서 나이 들어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가겠구나, 하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안에 들리십니까????---


하고 외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을 때 끝이 났다.


작가의말

놀라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니 아무도 없었다.


다들 의문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잘못들었나 하고 고개를 돌리니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띵동~


그렇다. 벨튀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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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오른 개드립을 한번 해 봤습니다.


하하..


댓글 추천 정말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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