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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라 님의 서재입니다.

드래곤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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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ch
작품등록일 :
2016.07.25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3 19:08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8,537
추천수 :
285
글자수 :
268,223

작성
16.08.25 22:50
조회
377
추천
7
글자
8쪽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3)

DUMMY

“응, 그래그래 이해도 안 해주고 나쁘지 응.”


얼마나 지났을까? 울다 지쳐 훌쩍이는 두 드래곤을 신시아가 달랬다. 블리스는 부드럽게 안아서 토닥여주고 반대쪽 팔로 스키아의 팔을 잡고 스키아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아이들 달래기. 같은 교사출신이지만 트레인은 이런 점에서는 부족했기에 신시아의 실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맨날, 맨날, 도망만, 가고,”


“남자가 참을성이 없어서 그래. 쪼잔 하다니까, 블리스 옷도 이상한 것만 사주고!”


“옷은, 쓰레기만, 사..”


훌쩍이면서도 할 말 다 하는 스키아와 지쳐 잠든 블리스. 둘의 성격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을 보며 트레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나마 신시아씨 덕에 평화롭게 잘 해결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애들을 달래면서 날 욕하는 건 그만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한껏 트레인을 흉보던 스키아도 잠들었다.


후, 하고 한시름을 놓은 트레인은 문을 향해 한마디 했다.


“이제 들어오셔도 되요.”


“아, 네...”


쥰 중사가 겸연쩍은 모습으로 들어왔다.


“치사하지 않습니까? 저 얻어맞을 때 오셨으면 같이 좀 말려주시지.”


트레인이 불만을 표했다.


“그랬으면 같이 얻어맞았을 거 같아서 안 나왔습니다. 어우, 조그만 애가 무슨 주먹은 그렇게 매서운지 엄두도 안 나던데요?”


“그래도 같이 나눠 맞아주는게 전우애 아니겠습니까?”


“저는 군인이지만 트레인씨는 브리더니 전우애가 성립하지 않지 말입니다.”


“같이 목숨 걸고 싸웠는데 전우 아닙니까?”


트레인이 이죽거리자 쥰 중사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조심스럽게 블리스를 안아들었다.


“애들 데리고 가시죠. 제가 퇴원 수속은 다 마쳐놨습니다.”


“감사해서 눈물이 다 날려고 그럽니다.”


트레인이 스키아를 조심스럽게 안아들자 스키아가 트레인의 옷을 잡고 품으로 꼭 파고들었다.


이럴 때마다 트레인은 스키아가 너무 안쓰러웠다.


나이는 93세에 브리더 경력 58년에 달하는 베테랑인 스키아는 그 경험에 의한 지식을 가져 어른스럽게 행동하려고 했지만, 그 안의 정신연령은 9살짜리 어린애였다.


드래곤의 수명은 만년이 넘는다. 과거의 기록으론 2만년이 넘게 생존한 드래곤도 있었다고 할 정도로 장수하는 종족인데, 이들은 엘프나 드워프와는 달리 천천히 성장하는 종족이었다.


엘프와 드워프가 인간과 똑같이 20살에 성인이 되어서 천년을 살아가는 것과 달리 드래곤은 300살이 넘어야 비로소 성인이 되는 느린 성장을 하는 종족인 것이다.


물론 그 수명을 생각하면 빠르게 성장한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중요한건 지금 블리스와 스키아는 인간으로 치면 10살이 간신히 되었거나 되지 않았을 아이들이라는 것이었다.


한창 집에서 가족과 함께 즐겁게 자라야할 나이에 스키아는 죽음이 난무하는 브리더의 세상에서 살아 온 것이다.


그래서 스키아의 성격은 모순되어 있었다.


기본이 밝고 착한 아이였지만,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사고 경계 받고 천대받는 생활을 반복하는 사이에 자신의 감정을 들키는 것을 매우 꺼려하고 두려워하게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길 원했고, 감정을 남과 교류하고 싶어 했다. 그런 주제에 자신의 감정을 마음을 남에게 들키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순.


그나마 다른 드래곤들은 브리더가 제어를 하고 있고, 보호하고 있기에 덜했지만 중앙정부에서 한명의 브리더로 인정받은 스키아는 그러한 것조차 없었다.


언제나 혼자 다녀, 임무지에서 모든 사람에게 따돌림 당하고 외로워하면서도, 한명의 브리더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임무를 수행해 온 것이다.


삐뚤어지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 아이의 브리더가 되었으면 했었는데 말이지.


트레인이 스키아를 꼭 안아주자 응, 하고 스키아가 몸을 뒤척이더니 딱 굳혔다. 이거 일어났네.


트레인이 딱딱하게 굳은 스키아의 몸을 편하게 해 주기 위해 뒤척여주자 스키아는 그대로 몸을 기대 편하게 함과 동시에 얼굴을 트레인의 품에 파묻었다.


잠시 후 스키아의 쿨쿨 자는 소리가 이상할정도로 커진데다가 귀까지는 새빨개져서 트레인은 웃음을 꾹 참아야 했다.


새하얀 스키아의 피부는 빨갛게 달아올라서 만지면 따듯할 것 같았다.


“어머.”


신시아가 스키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꺅 하고 외치는 것처럼 입모양을 지었고 쥰 중사는 아예 먼저 병실을 빠져나갔다. 밖에서 킄킄 거리는 작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나마 신시아가 고개를 완전히 트레인의 품에 박아서 다행이지 이 모습들을 봤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트레인은 필사적인 육체 컨트롤로 몸의 떨림을 억제한 체로 소리죽여 웃었고, 그 비정상적인 모습에 신시아는 아주 뒤집어졌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폭소하는 모습을 취하면서도 소리를 하나도 안낼 수 있는 것인지. 미스터리였다.





간신히 웃음을 제어하고 나온 병원 밖은 해가 지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거에요?”


“오늘은 우선 숙소로 가서 자려고 합니다. 내일부터 다시 일해야겠죠.”


“쥰 씨는요?”


“저는 당분간은 휴가입니다. 저도 집에서 쉬어야겠죠.”


둘의 대답을 듣고 신시아는 음!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분 다 할 일은 딱히 없는 거죠? 그럼 차라리 제 집에서 하루 자고 가실래요?”


“네?”


“블리스랑 스키아는 재우고 어른들끼리, 한잔하죠.”


신시아는 능청스럽게 술을 마시는 시늉을 했고 쥰 중사는 피식 웃었다.


트레인도 고개를 끄덕였다. 술이라, 나쁠 것 없지. 오히려 좀 마시고 싶은 기분이었다.


“좋습니다.”





신시아에 집에 도착한 트레인은 블리스와 스키아를 침대에 눕혔다. 스키아도 이동하는 사이에 잠들어서 블리스의 옆에서 얌전히 잠자고 있었다.


“좋아요. 그럼 옥상으로 가시죠.”


스키아는 소곤소곤 말했고 그들은 건물 옥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갑게 식힌 맥주와 저녁 겸 안주인 치킨, 꼬치고기 등을 세팅했고, 셋은 둥글게 앉아 식사 겸 음주를 시작했다.


“방금 퇴원한 사람이 무슨 술을 그렇게 먹어요?”


술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트레인을 신시아가 흘겨보며 한소리 하자 트레인은 피식 하고 헛

웃음을 지었다.


“그 환자한테 술을 마시자고 한게 누군데요. 거기다 무슨 냉장고에 술이랑 안주밖에 없습니까?”


트레인도 한소리하자 신시아는 흥 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는 자기도 옷장 열면 똑같은 양복만 한 가득이면서.”


“.. 그걸 어떻게..”


“스키아가 다 말해줬거든요!”


신시아가 뾰로통하게 대답하자 쥰 중사가 하하하 하고 크게 웃었다.


“저도 냉장고에 술이랑 안주밖에 없긴 합니다. 트레인씨는 안 그렇습니까?”


“이 사람들 안 되겠네, 무슨 사람들이 그렇게 생활미가 없습니까, 저는 냉장고에 반찬이랑 만이 두거든요?”


“스키아가 맛있는 거 많이 잘한다고 하긴 하더라고요. 반찬 종류가 어르신들이 좋아하실만한 것들 밖에 없는 게 문제죠.”


“건강에 좋거든요?!”


“아직 건강 챙길 나이 아니거든요!”


“슬슬 위험한 나이이긴 하죠!”


쥰 중사의 말에 신시아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뭐에요! 두 사람도 젊은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요!”


신시아는 단말을 당당하게 꺼내 들었다.


“이참에 나이 공개하죠! 제일 많은 사람이 나가서 안주 사오기!”


그렇게 트레인과 신시아가 한마디씩 하고 쥰 중사가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었다가 하며 떠들썩한 식사가 진행되었다.


몇 병이나 마신 것일까? 수북하게 쌓인 맥주병 옆에 신시아와 쥰 중사가 시체처럼 뻗어 있었다. 생각보다 얼마 못마시네 들.


트레인은 피식 웃으며 술잔을 들었다.


“건배!”


챵! 하고 술잔이 부딪힌다. 트레인은 벌컥벌컥 술을 들이키다가 천천히 술잔을 내렸다.


뭐야 둘다 시첸데 술잔은 누가 부딪힌 거야?


당황한 트레인의 앞에 핑크색의 커다란 배와 뭉툭한 손이 보였다.


“뭐냐, 더 안마시냐?”


“한스씨..?”


벙쪄있는 트레인의 앞에서 커다란 토끼가 술잔을 받아들고 있었다.


“음... 인형옷은 술을 마실수가 없군.”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원래 이 글을 구상할때 처음에는 스키아를 블리스의 포지션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쓰다가 블리스가 스키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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