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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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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ch
작품등록일 :
2016.07.25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3 19:08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8,520
추천수 :
285
글자수 :
268,223

작성
16.08.24 19:45
조회
293
추천
10
글자
10쪽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2)

DUMMY

“단말 당장 메시지를 삭제해!”


-브리더 단말은 메시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메시지 삭제를 할 수 없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그런 규정 따위 무시하고 삭제해줘 빨리,”


-본 단말은 어린아이가 가지고 놀기 좋은 고물이라, 융통성이 없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규정을 지킵니다.


“이런데서 뒤끝 작렬하기냐!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 안 그럴 테니까 빨리 지워줘!”


트레인이 단말을 다시 선반에 올려놓고 절하듯 고개를 숙였다.


“메시지가 뭐기에 그러세요? 확인이라도 하고 지우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메시지를 확인도 안하고 지우는 건 예의가 아니잖아요.”


“그건 신시아씨가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걔는 이거 빨리 안지우면 화낸다고요!”


트레인의 외침에 단말은 깜빡깜빡하고 두 번 빛났다.


-고려해본 결과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표출하겠습니다.


지징하고 환영이 편지 모양으로 떠올랐다. 동글동글한 귀여운 문체로 적힌 편지는 급하게 썼는지 끝부분이 살짝 올라가 있었다.


“어디보자, 트레인 다쳤다고 들었는데 괜찮아? .... 어머, 귀여운 편지네요!”


편지의 내용은 간단했다. 트레인을 걱정하고 몸조심하고 있으라는 내용들이 귀여운 이모티콘과 동글동글한 글씨로 적혀있었다. 적을 때 울기라도 했는지 걱정하는 부분은 글자가 바들바들 떨린 흔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걸 그 아이가요? 몇 번 찾아왔었는데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요.”


“얘는 항상 편지는 솔직하게 쓰는데, 직접 얼굴을 마주하면...”


트레인의 하소연하던 말소리가 점점 작아졌고 부들부들하고 입가가 떨렸다.


“?”


트레인의 시선의 끝, 문 앞에는 작은 소녀가 서 있었다. 새하얀 머리카락에 새하얀 눈동자, 블리스의 색소가 부족해서 하얀색인 피부와는 달리, 정말 하얀 색으로 칠해 놓은 것 같은 새하얀 피부. 하얀 눈을 떠올리게 하는 외모의 스키아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입을 뻐끔거리고 있었다.


“너, 너너너너너 그, 그, 그거..”


“어? 뭐? 이거? 편지? 아냐, 안 봤어. 네가 뭘 생각하든 오해야!”


“다른 사람이랑 같이 보고 있어...?”


스키아의 손가락이 신시아를 가리켰다. 응? 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신시아의 앞에 있는 편지의 환영.


-방금 낭독도 하였음.


그리고 단말의 결정타.


칭! 하는 소리가 울리며 스키아의 몸에서 마력이 움직였다.


마력에 의한 육체 강화. 중앙정부의 훈련된 드래곤들은 마력을 다루는 훈련을 받는데, 스키아의 특징은 바로 저것이었다.


통상적인 마력 백업의 몇 배에 달하는 신체능력 향상. 저것을 스키아는 성인 남성의 근력은커녕 잘 훈련된 브리더도 압도할 힘을 낼 수 있었다.


“이런 젠장!”


트레인은 드르륵 하고 침대 옆 창문을 열었다. 여기가 몇 층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작전상 후퇴다!


“어딜 가!”


도망치려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은 트레인의 옷을 스키아가 낚아채 끌어 당겼다. 컥! 하는 소리와 함께 트레인은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침대로 끌려 들어왔고, 스키아가 트레인의 멱살을 콱 잡아 쥐었다.


“왜 도망, 꺅?!”


트레인의 멱살 쥐고 화를 내려던 스키아의 가슴을 블리스가 걷어찼다. 침대 위에서 뭐야? 뭐야? 하고 놀라고 있던 블리스의 동그란 눈에 날카롭게 날이 섰다.


지금 블리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트레인이었다. 저번 모래상어에게 트레인을 잡아먹힐 뻔 하고 트레인이 기절해 있는 동안 블리스는 그 누구라도 트레인을 건드리면 최선을 다해 응징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아, 네가 트레인의 드래곤이 됐다는 신입이야? 지금 나랑,”


스키아의 말을 무시하고 블리스가 달려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알아듣지 못하니 무시한 것이지만 설마 이런 반응을 보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스키아는 허를 찔렸다.


그래도 최소한 말은 하고 싸울 생각이었던 스키아의 머리끄덩이를 블리스가 온 힘을 다해 붙잡아 당겼다.


“꺅?!”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신시아가 일어나 벽으로 몸을 피했고 트레인도 당황했다.


스키아는 강했다. 맨주먹 대련에서 트레인을 쩔쩔매게 할 정도로 근력, 지구력, 속도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았고 50년이 넘게 브리더를 해 온 만큼 전투경험도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싸움은 처음이었다.


스키아의 싸움은 기본적으로 자신보다 커다란 적들과의 싸움이었는데, 블리스는 스키아보다도 작았다. 그런 주제에 터무니없이 빠른 속도와 힘으로 머리끄덩이를 잡아 흔드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야! 너!”


두 번 정도 주먹을 휘둘러봤지만 너무 달라붙어서 제대로 휘두를 수도 없었던 스키아도 블리스의 머리끄덩이를 휘어잡았다. 이판사판이야!


“꺅!”


“잠깐, 얘들아!”


스키아가 말리기 위해 다가가려고 하는 것을 트레인이 막았다.


“왜요? 애들 안 말려요?!”


“...다가가시면 다쳐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너무도 진지한 트레인의 말을 한동안 생각하던 신시아의 표정이 굳었다. 아무리 그래도 말려야지!


“지금 다치는 게 문제에요?! 제가 안 되면 트레인씨가 말려야죠!”


“알겠습니다. 제가 말릴게요. 잠깐만요!”


트레인은 숨을 한번 크게 내쉬고 눈을 감았다가 떴다.


“하나, 둘... 셋! 하면 말릴 겁니다.”


앞으로 달려들려고 하다가 움찔 하고 뒤로 물러선 트레인은 다시 눈을 감고 마음을 다지고 떴다!


몸을 앞으로 숙였던 트레인은 다시 몸을 세웠다.


“하아.. 이거 말려야 하나요. 저 진짜 하기 싫은데.”


트레인의 어깨가 축 쳐졌다. 저거 말리러 가면 어떤 결말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트레인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스키아와 반년 이상 지내본 경험이 저건 그냥 자기들끼리 싸우게 두는게 좋아. 라고 말하고 있었다.


“말려야죠! 다쳐도 어른이 다쳐야지 애들 싸움을 그냥 두면 어떻게 해요!”


“그쵸..?”


라고 대답은 했지만 차마 다가가지 못하는 트레인의 등에 신시아의 스매싱이 작렬했다. 쫙! 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고 환자복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트레인이 비명을 질렀다.


“악!”


“야! 너 왜 때려! 꺄악!”


순간 블리스의 머리카락을 놓고 화를 내려던 스키아가 비명을 지르며 다시 블리스의 머리끄덩이를 붙잡았다.


“후..”


저걸 보니 말리긴 말려야 하려나보다. 트레인은 몸을 낮춰 둘 사이에 팔을 밀어 넣고 좌 우로 갈랐다. 오른손으로 스키아를 밀어내고 왼손으로 블리스를 밀어내니, 둘 다 씩씩거리며 서로를 노려보다가 블리스가 먼저 손을 놓았고, 스키아도 블리스의 머리에서 손을 땠다.


“왜 싸우고 그, 악! 잠깐, 악!”


뭔가 훈훈하게 말을 하려는 트레인의 얼굴에 스키아의 주먹이 작렬했다.


놀란 트레인이 왼팔로 스키아의 주먹, 발을 막았다. 날카롭고 강력한데다 명치나 뼈와 근육 사이, 혹은 힘줄 같은 약점만을 노리고 들어오는 주먹이라 엄청나게 아팠다.


“야!!”


버럭! 하는 외침에 트레인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방금, 블리스가 말했어..?


세상에, 처음 한 말이 야! 야?


풋 하고 트레인이 웃자 스키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왜 쟤 보고 웃어?!


부웅! 하고 바깥쪽으로 크게 휜 로우킥이 트레인의 허벅지 힘줄을 강타했고 억! 하는 외마디와 함께 트레인의 몸이 휘청하고 쓰러졌다.


“얘 그만해!”


깜짝 놀란 신시아가 스키아를 말리려 하자 스키아가 신시아에게 돌아섰다.


“너! 누가 트레인 때리랬어!”


“뭐?”


자기가 때리는 건 되고 남이 때리는 건 안 되는지, 화를 내는 스키아.


신시아는 기가 막혀서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할 때 블리스가 돌아선 스키아의 뒷머리를 콱 잡아챘다.


“꺅!! 너 진짜!!”


허리가 뒤로 확 넘어간 스키아가 몸을 확 꺾어 블리스의 가슴을 걷어찼다. 머리카락 끝을 잡은 거라 몸을 꺾을 수 있어 가능한 행동이었고 블리스는 스키아의 머리카락을 놓치고 쓰러졌다.


“너 선배를 향한 존경도 없니?!”


화가 난 스키아가 트레인에게 돌아서려는 순간 블리스의 입이 쩍 벌어졌다.


“해보자 이거지?!”


스키아도 입을 벌렸고 둘의 앞으로 파란 마력과 하얀 마력이 모이기 시작했을 때 트레인이 벌떡 일어나 둘의 목을 가볍게 쳤다.


“스톱!”


콜록! 하고 둘 다 목을 잡았고 모여들던 마력은 대기로 흩어졌다.


“아무리 그래도 브레스는 안되지! 뭐하는 거야!”


트레인이 버럭 소리치자 블리스의 눈망울에 눈물이 맺히더니 또륵 하고 눈물이 흘러 내렸다.


혼났다. 난 트레인을 지켜주려고 한 것뿐인데. 트레인이 화냈어.


왜? 안 돼? 나는 트레인을 지켜주는 것도 안 돼?


“흑... 흐아아앙..”


이내 펑펑 우는 블리스에게 트레인이 쩔쩔매고 있으려니 스키아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난 왜 맨날 이래..?


걱정돼서 임무도 미루고 달려왔는데, 다리 다쳤다기에 레이티아한테 청록도시로 와 달라고, 레이티아한테 빚까지 져서 일로 와 달라고 부탁했는데, 걱정돼서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그리고 브레스는 쟤가 먼저 했는데 왜 내가 혼나?


서러웠다.


“흐아아앙..”


“어?”


스키아도 펑펑 울기 시작했고, 엉엉 우는 두 드래곤 사이에서 트레인은 이마를 짚었다.


“누가 상황정리 좀 해줘..”


작가의말

블리스가 처음으로 말했습니다.


스키아가 오랫만에 등장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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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 청록 도시를 떠나다. +1 16.12.23 157 1 15쪽
49 #5 브리더의 싸움(8) +2 16.12.20 235 2 14쪽
48 #5 브리더의 싸움(7) 16.12.15 157 1 14쪽
47 #5 브리더의 싸움(6) +1 16.12.13 217 1 15쪽
46 #5 브리더의 싸움(5) 16.12.12 198 1 14쪽
45 #5 브리더의 싸움(4) 16.12.10 208 3 11쪽
44 #5 브리더의 싸움(3) +4 16.12.08 222 2 16쪽
43 #5 브리더의 싸움(2) +1 16.10.07 304 6 12쪽
42 #5 브리더의 싸움(1) +2 16.10.06 251 4 14쪽
41 #4 모래상어(4) +1 16.10.04 216 4 12쪽
40 #4 모래상어(3) +2 16.09.30 230 5 17쪽
39 #4 모래상어(2) 16.09.29 214 4 13쪽
38 #4 모래상어 16.09.27 207 4 9쪽
37 #3 인류를 위해 (4) 16.09.23 214 4 12쪽
36 #3 인류를 위해 (3) 16.09.22 217 4 21쪽
35 #3 인류를 위해 (2) 16.09.21 409 5 12쪽
34 #3 인류를 위해 16.09.20 295 5 8쪽
33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4) 16.09.13 425 4 13쪽
32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3) 16.09.12 382 4 15쪽
31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2) 16.09.08 419 6 10쪽
30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1) +3 16.09.07 455 7 9쪽
29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0) +1 16.09.05 551 7 9쪽
28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9) +1 16.09.02 335 5 13쪽
27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8) 16.09.01 212 8 13쪽
26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7) +1 16.09.01 269 6 8쪽
25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6) +2 16.08.30 315 10 11쪽
24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5) +1 16.08.29 349 6 13쪽
23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4) +1 16.08.26 459 6 13쪽
22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3) +1 16.08.25 377 7 8쪽
»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2) +1 16.08.24 294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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