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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라 님의 서재입니다.

드래곤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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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ch
작품등록일 :
2016.07.25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3 19:08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8,528
추천수 :
285
글자수 :
268,223

작성
16.09.21 21:29
조회
409
추천
5
글자
12쪽

#3 인류를 위해 (2)

DUMMY

“하.. 회유인가. 정말 어지간히도 우습게 보인 모양이네.”


분노보다는 후회에 가까운 한숨을 트레인이 내쉬자 스펜서는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트레인씨, 저는 정말 당신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와 함께 인류를 위해 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인류를 위해..?”


트레인이 의문을 표하자 스펜서는 손바닥을 부딛혀 박수를 짝! 하고 쳤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호들갑 떠는 그가 움직일 때마다 블리스가 트레인의 왼편에서 움찔움찔 몸을 움츠렸다.


“그렇습니다! 인류를 위해! 저는 당신을 정말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정말 대단합니다! 당신의 대단함을 모르는 멍청한 윗대가리들과는 대화도 안 통한다니까요! 말도 못 알아듣고 전력으로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드래곤을 데리고 중앙정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작전에 나오는 용감함, 브리더로서 인류를 위해 도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당신의 모습은 영웅, 그 자체입니다!”


스펜서의 목소리에는 1밀리그램의 거짓말도 섞여 있지 않았다. 그는 정말 진심으로 트레인의 모습을 영웅으로 보고 있었다.


절대 위협이 되지 않도록 진정제를 끊임없이 투여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게 만들어 무력화 시켜놨던 드래곤을 부여받았기에 드래곤과 연계해서 활동하는 다른 브리더들과 달리 그는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아니, 교육되지 않은 강대한 몬스터를 데리고 활동하는 만큼 오히려 그에게 부담이 되었으리라, 도움이 안되는 정도가 아니라 언제 등 뒤를 물어뜯을지 모르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말이 브리더지 실질 전력은 일반 요원에 불과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우선 중앙정부로 블리스를 데려가 훈련시키고 전력이 충분해졌을 때 임무를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브리더로서, 브리더가 내세운 슬로건인 인류를 위한 조직이라는 자부심하에 임무를 수행하려 했다.


이것이 영웅이 아니라면 무엇이 영웅이겠습니까. 스펜서는 고개를 흔들고 얼굴을 두 손으로 짚었다. 너무도 안타까웠다. 저런 영웅이 대체 왜..!!


“그러한 당신이, 겨우 위선 가득한 중앙정부의 브리더 따위를 하고 있다니!”


“이 이상 내 파트너와 중앙정부를 모독한다면 대화는 끝이다.”


안 그래도 위축된 모습이던 블리스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드래곤’ 이라는 스펜서의 말에 고개를 떨어뜨리는 모습을 본 트레인이 차갑게 말했다.


“그것은 죄송합니다. 그 드래곤을 모욕하고 싶었던 생각은 없었습니다. 애초에 저희로서는 통제할 수 없는 괴물이기에 그렇게 만든 것인 만큼 드래곤에게는 잘못이 없지요. 다만, 중앙정부를 향한 모독은 더 할 것 같습니다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고 스펜서는 핑글 뒤로 돌아 유리로 된 연구소들 쪽으로 손가락을 뻗었다.


대화중에 공격할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지 등을 훤히 드러낸 모습이 너무도 무방비했다.


“트레인님, 저희가 무슨 연구를 하는지 아십니까? 아실테죠! 모르실 리가 없습니다!”


“매직아이템의 연구잖아?”


트레인의 대답에 그는 크으으으으 하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아니, 그건 내가 알아낸 게 아닌데.”


“말씀대로! 저희는 매직아이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스펜서는 트레인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냉철하고 침착할 것 같은 외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그는 뜨겁게 말했다.


“지금 우리 인류는 이 작은 도시에 갇혀 사는 신세입니다! 과거에 이 땅을 지배했던 위대한 우리가! 작은 몬스터가 나타날까 두려워 벽을 세우고 그 안에서 밖에 평화를 영위할 수 없는 불쌍한 신세가 된 것입니다!”


“광고하냐? 뭐 매직아이템이 있다면 인류가 다시 마법의 시대처럼 이 땅을 지배할 수 있다... 이런거? 그게 인류를 위한 일이라고 하고 싶은 거냐?”


“바로 그렇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열심히 인류를 위한 기술을, 지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중앙정부는 어떻습니까?! 인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거드름 피우며 권력을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아직 인류가 가지기엔 이른 기술이라고? 웃기는 소리나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말 대로다. 아직 인류가 갖기엔 이른 기술이야.”


이 연구소를 한스씨가 밀어버리기로 결정했던 것은 연구 방식에 있어서 비인도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인류가 갖기엔 이른 기술이라는 것이었다.


“당신까지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 것입니까! 대체 무엇이 이른 기술이란 말입니까! 우리는 이미 매직아이템을 만들어냈습니다! 폭주할 위험도 없는 안전한 기술을 만들어냈단 말입니다! 안전하고, 몬스터들의 축복을 다룰 수 있어 강력한 매직아이템의 어디가 문제인 것입니까! 정식으로 투입되기 시작하면 인류는 한걸음, 아니 열 걸음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왜 이해해 주지 않는 거냐고, 왜 당신마저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스펜서는 외치고 있었다. 핏발선 눈으로 목이 갈라질 것처럼 외치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틀림없이 인류를 향하고 있었다.


“매직아이템이 널리 퍼지게 되면, 강력해진 인류의 군대는 몬스터를 쓸어버릴 수 있을거야. 하늘을 날아다니는 병단, 10m이상으로 점프해 벽이나 지형 따위는 무시할 수 있는 보병부대, 공간을 왜곡해 작은 가방안에 천명이 먹을 식량을 옮기는 보급부대도 만들 수 있겠지.”


트레인의 말에 스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알고 있잖아!


“더 널리 퍼져서 가정에도 보급되면 인간은 벽 따위 필요 없을 거야. 보급된 매직아이템이 있으면 위험등급 D이하의 몬스터는 손쉬운 상대일 테니까. 거점을 짓고 도시안에서 발전하는 게 아니라 인류가 살고 싶은 곳 어디에서나 넓게 발전해 이 땅을 정복할 수 있겠지.”


“그겁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류를 크게 한걸음,”


어느새 스펜서의 표정은 환하게 밝아졌다. 기쁘게 자신의 계획을 인정하는 트레인에게 포부를 밝히려는 순간 그의 말은 차갑게 잘려나갔다.


“그와 동시에 인간성은 크게 퇴보하겠지.”


“네..?”


“어이, 네 목에 걸린 그거. 그 주황색 목걸이. 그거 매직아이템이지?”


트레인이 지적하자 스펜서는 주황색의 목걸이를 들어 보였다.


“그렇습니다. 이건 벌을 조종하는 매직 아이템으로,”


“아냐아냐, 됐어 그 성능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 내가 하나만 묻자.


.


.


.


.


벌 다루는 용병 아저씨 어디 갔냐?”


“...”


트레인의 질문에 스펜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용병의 성격을 생각하면 고용주고 나발이고 수틀리면 공격해 오고도 남았을 텐데 너무도 조용하더라니.. 틀렸으면 했는데 맞은 모양이다.


“몬스터의 축복을 담은 매직아이템? 말이야 좋지. 하지만 말이야, 그 매직아이템을 만들 소재인 몬스터는 누가 잡는데?”


저 벌을 조종하는 능력도 퀸비 급의 위험등급 A이상의 고급 몬스터들이나 가지고 있는 능력이었다. 그런 퀸비를 사냥하려면 군대가 나서야 큰 손해를 입고 나서야 간신히 처리가 가능할 수준이었다. 더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매직아이템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건 소재가 될 축복을 가진 몬스터를 연구하는 일이잖아? 그것도 살아있는 체로 그 매직아이템에 사용될 축복이 몬스터의 어느 부위에서 나오는지 연구해야하는데, 그게 가능할 리가 없지. 안 그래?”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강대한 능력을 가진 몬스터를 잡아 연구하는 것은 어렵지만,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마나를 사용하는 엄연한 몬스터로 분류되는 인간이라면, 그 중에서도 몬스터의 축복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이라면!


“왜 대답을 안 해? 네 목에 걸려 있잖아! 사람을 소재로 만든 매직아이템으로서!”


“그, 그건 그렇습니다! 하지만, 효율이 다릅니다! 한명의 인간을 소재로 많은 매직아이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분명 한명의 인간을 소재로 만들기 위해 잃는 것은 아깝지만,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매직아이템은 6개 이상, 많으면 10개를 넘기기도 합니다! 그 한명을 희생해 더욱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겁니다! 더욱 많은 인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스펜서의 대답에 트레인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말이 통하질 않는다. 내가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그게 아닌데, 한명의 인간을 죽여야만 만들 수 있다는 효율문제가 아니라 인간성. 인간이 인간이기 위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건만, 저 자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문제인 모양이었다.


“너는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말하겠다. 우리가 매직아이템을 아직 인류에게 이른 기술이라고 하는 이유는 지금 네 목에 걸린 그런 악마 같은 매직아이템이 넘쳐나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비록 트레인이 정식으로 브리더가 된 것은 한달도 안 된 일이었지만 그가 브리더 견습으로 생활한 것은 3년이 넘었다.


그 기간 동안 트레인이 배운 것 중에는 매직아이템도 있었다. 배울 당시에는 중앙정부가 잘 통제하면 문제없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 보니 자신이 틀렸다고 깨달을 수 있었다.


“아직 몬스터의 축복을 가지고 태어나는 인간을 경시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이 아니라 몬스터로 취급되던 분위기였기 때문에, 매직아이템의 소재가 될 몬스터를 격리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술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을 사냥하고 실험하는 사태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웃기지마!!!”


스펜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의 얼굴엔 배신감이 서려 있었다.


“겨우 몇백 아니 몇 천의 희생으로 전 인류가 진보하게 된단 말이다!! 너희 브리더는 그저 우리가 개발해낸 매직아이템의 힘이 두려운 것이겠지!! 우리가 개발한 매직아이템이 너희 중앙정부의 권력을 흔들 수 있을 테니까!!”

그의 목소리에는 원망과 배신감이 깊이 담겨 있었다. 결국 트레인, 저 놈도 중앙정부의 개에 불과했던 것이라고 인류의 진보를 방해하는 쓰레기들이라고 울부짖었다.


“하, 그 수백의 희생으로 인류는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을 잃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왜 모를까...”


트레인은 천천히 한숨을 내쉬고 허리에서 약품을 꺼내 들었다.


“이게 뭔 줄 알아?”


“브리더들이 사용하는 회복의 마도구 아닙니까? 그게 뭐가 어쨌다는 겁니까?”


“매직아이템이야. 네가 그렇게 인류를 발전시킬 힘이라 우리 중앙정부가 무서워한다는 그 매직아이템이라고.”


이 회복약품은 중앙정부가 리자드 계통의 몬스터를 연구해서 도마뱀 꼬리 축복을 해석해 만들어낸 약품. 즉 매직아이템이었다.


“내가 매직아이템을 만드는 법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생각 안 들었어? 중앙정부에선 50년도 전에 이미 매직 아이템의 연구를 끝낸 상태거든? 우리는 우리의 권력을 지키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야.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의 정의를 가지고 인류를 지키고 있는 거다. 권력 따위는 관심 없어. 네가 인류를 생각한다는 것은 잘 알겠다. 하지만 나와는 생각과 방식이 전혀 다르니, 나는 너의 스카웃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


트레인의 대답에 스펜서가 하.. 하하하하!! 하고 광소하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핫 하.. 하핫.. 히히힛..!!!”


점점 높아저가는 광소가 한순간 뚝 하고 끊기고.


그가 눈을 부릅떴다.


“50년도 더 전에.. 인류를 진보시킬 기술을 얻어놓고.. 그걸 지금까지 숨겼다고..? 이런 빌어먹을 자식들이!! 너희 중앙 정부는 인류의 적이다! 인류의 발전을 막는 쓰레기다!! 너희가 그 기술을 밝혔더라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구원받았을지 아는 거냐!! 우리가, 그 기술에서 얼마나 더 발전된 기술로 인류를 진보시킬 수 있었을지 아는 거냐!! 역시 너희 중앙정부는 모조리 죽여 없애버려야 하는 해충이다!!!”


스펜서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과 함께 실험장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목에는 주황색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작가의말

갈갈이 갈려서 아이템이 되신 신 군에게 묵념.


이번 화 비중이 적은 블리스에게 애도를.


재미있게 읽어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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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 인류를 위해 (3) 16.09.22 218 4 21쪽
» #3 인류를 위해 (2) 16.09.21 410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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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3) 16.09.12 382 4 15쪽
31 #2 블리스가 말을 배워가는 이야기(12) 16.09.08 420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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